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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나타나지 않은 1억 원 돈 봉투…새 주인은 누구?
입력 2019.02.21 (20:11) 취재K
주인 나타나지 않은 1억 원 돈 봉투…새 주인은 누구?
은행 안에서 1억 원이 든 비닐봉지를 주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 돈은 누구 것일까요?

2017년 2월 이 모 씨는 서울 양천구의 한 은행에 있는 개인 대여금고를 찾았습니다. 볼 일을 마치고 나오던 이 씨는 대여금고안에 있던 책상 아래에서 수상한 비닐봉지 하나를 발견합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5만 원권 돈다발, 1억 500만 원이었습니다. 이 씨는 은행 직원을 불러 비닐봉지를 전달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은행은 이 돈을 6개월 동안 보관했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돈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고, 은행 측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에선 유실물 습득 공고를 냈는데 그래도 돈 주인은 6개월 동안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처음 돈을 주웠던 이 씨는 법원을 찾았습니다. 돈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민법 등에 따라 1억 500만 원의 절반인 5,250만 원의 소유권은 이제 자신에게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유실물 인도 청구 소송을 낸 겁니다.

민법은 6개월 동안 유실물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주운 사람에게 소유권이 인정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253조(유실물의 소유권취득)
유실물은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공고한 후 6개월 이내에 그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하지 아니하면 습득자가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렇다면 이 씨는 왜 절반만 소유권을 주장한 걸까요.

유실물법 규정 때문인데요. 관리자가 있는 장소에서 주운 물건은 관리자에게 인계를 해야 하고, 만약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관리자와 물건을 주운 사람이 반반씩 소유권을 갖게 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이번의 경우 유실물법에 따라 은행이 '습득자', 이 씨가 '사실상 습득자'가 되는 건데요.

유실물법 제10조(선박, 차량, 건축물 등에서의 습득)
① 관리자가 있는 선박, 차량, 건축물, 그 밖에 일반인의 통행을 금지한 구내에서 타인의 물건을 습득한 자는 그 물건을 관리자에게 인계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경우에는 선박, 차량, 건축물 등의 점유자를 습득자로 한다. 자기가 관리하는 장소에서 타인의 물건을 습득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④ 「민법」 제253조에 따라 소유권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제2항에 따른 습득자와 제1항에 따른 사실상의 습득자는 반씩 나누어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이 경우 습득물은 제2항에 따른 습득자에게 인도한다.

여기까지면 보면 이 씨가 주운 돈의 절반인 5,250만 원을 갖고 가는 데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은행 소유가 되는 거겠죠.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 씨나 은행 모두에게 돈의 소유권이 없다고 판결한 건데요.

우선 은행이 6개월 동안 돈을 갖고 있다가 뒤늦게 경찰에 신고한 게 문제가 됐습니다.

유실물법은 물건을 주웠을 때 7일 이내에 경찰 등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앞에서 본 유실물법에 따른 소유권 주장 역시 7일 이내에 신고하는 절차를 밟아야지만 인정이 된다는 겁니다.

이 씨 입장에서 보자면 본인이 신고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은행이 6개월 동안 신고하지 않은 거라 억울할 수도 있는데요.

재판부는 '습득자'인 은행의 소유권이 인정돼야 '사실상 습득자'인 이 씨에게도 소유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습득자인 은행의 소유권 취득이 인정된다는 전제하에 '습득자'와 '사실상 습득자' 사이의 이해관계 조정을 위해 절반씩 소유권을 나눠 가지도록 유실물법에서 규정하고 있다는 게 재판부 설명입니다.

재판부는 "7일 내 신고하도록 한 유실물법 규정은 원래 소유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실물 공고가 단기간 내 이뤄지지 않으면 소유자의 권리 회복이 매우 곤란해진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1억 원의 행방은 어떻게 될까요.

이번 판결은 1심 판결인데, 판결이 이대로 확정된다면 1억 원은 유실물법에 따라 국고에 귀속됩니다.

유실물법 제15조(수취인이 없는 물건의 귀속)
이 법의 규정에 따라 경찰서 또는 자치경찰단이 보관한 물건으로서 교부받을 자가 없는 경우에는 그 소유권은 국고 또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금고에 귀속한다.

만약 이 씨가 비닐봉지를 발견했을 때 은행 직원에게 알리지 않고, 돈이 든 비닐봉지를 그대로 들고 나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되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우리 형법에선 점유이탈물 횡령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유실물 등을 신고하지 않고 가져갔다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한 가지 꼭 기억해야 할 점, 남의 돈이나 물건 등을 주우면 반드시 7일 이내에 경찰서 등에 신고해야 한다는 겁니다.
  • 주인 나타나지 않은 1억 원 돈 봉투…새 주인은 누구?
    • 입력 2019.02.21 (20:11)
    취재K
주인 나타나지 않은 1억 원 돈 봉투…새 주인은 누구?
은행 안에서 1억 원이 든 비닐봉지를 주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 돈은 누구 것일까요?

2017년 2월 이 모 씨는 서울 양천구의 한 은행에 있는 개인 대여금고를 찾았습니다. 볼 일을 마치고 나오던 이 씨는 대여금고안에 있던 책상 아래에서 수상한 비닐봉지 하나를 발견합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5만 원권 돈다발, 1억 500만 원이었습니다. 이 씨는 은행 직원을 불러 비닐봉지를 전달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은행은 이 돈을 6개월 동안 보관했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돈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고, 은행 측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에선 유실물 습득 공고를 냈는데 그래도 돈 주인은 6개월 동안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처음 돈을 주웠던 이 씨는 법원을 찾았습니다. 돈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민법 등에 따라 1억 500만 원의 절반인 5,250만 원의 소유권은 이제 자신에게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유실물 인도 청구 소송을 낸 겁니다.

민법은 6개월 동안 유실물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주운 사람에게 소유권이 인정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253조(유실물의 소유권취득)
유실물은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공고한 후 6개월 이내에 그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하지 아니하면 습득자가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렇다면 이 씨는 왜 절반만 소유권을 주장한 걸까요.

유실물법 규정 때문인데요. 관리자가 있는 장소에서 주운 물건은 관리자에게 인계를 해야 하고, 만약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관리자와 물건을 주운 사람이 반반씩 소유권을 갖게 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이번의 경우 유실물법에 따라 은행이 '습득자', 이 씨가 '사실상 습득자'가 되는 건데요.

유실물법 제10조(선박, 차량, 건축물 등에서의 습득)
① 관리자가 있는 선박, 차량, 건축물, 그 밖에 일반인의 통행을 금지한 구내에서 타인의 물건을 습득한 자는 그 물건을 관리자에게 인계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경우에는 선박, 차량, 건축물 등의 점유자를 습득자로 한다. 자기가 관리하는 장소에서 타인의 물건을 습득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④ 「민법」 제253조에 따라 소유권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제2항에 따른 습득자와 제1항에 따른 사실상의 습득자는 반씩 나누어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이 경우 습득물은 제2항에 따른 습득자에게 인도한다.

여기까지면 보면 이 씨가 주운 돈의 절반인 5,250만 원을 갖고 가는 데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은행 소유가 되는 거겠죠.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 씨나 은행 모두에게 돈의 소유권이 없다고 판결한 건데요.

우선 은행이 6개월 동안 돈을 갖고 있다가 뒤늦게 경찰에 신고한 게 문제가 됐습니다.

유실물법은 물건을 주웠을 때 7일 이내에 경찰 등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앞에서 본 유실물법에 따른 소유권 주장 역시 7일 이내에 신고하는 절차를 밟아야지만 인정이 된다는 겁니다.

이 씨 입장에서 보자면 본인이 신고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은행이 6개월 동안 신고하지 않은 거라 억울할 수도 있는데요.

재판부는 '습득자'인 은행의 소유권이 인정돼야 '사실상 습득자'인 이 씨에게도 소유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습득자인 은행의 소유권 취득이 인정된다는 전제하에 '습득자'와 '사실상 습득자' 사이의 이해관계 조정을 위해 절반씩 소유권을 나눠 가지도록 유실물법에서 규정하고 있다는 게 재판부 설명입니다.

재판부는 "7일 내 신고하도록 한 유실물법 규정은 원래 소유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실물 공고가 단기간 내 이뤄지지 않으면 소유자의 권리 회복이 매우 곤란해진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1억 원의 행방은 어떻게 될까요.

이번 판결은 1심 판결인데, 판결이 이대로 확정된다면 1억 원은 유실물법에 따라 국고에 귀속됩니다.

유실물법 제15조(수취인이 없는 물건의 귀속)
이 법의 규정에 따라 경찰서 또는 자치경찰단이 보관한 물건으로서 교부받을 자가 없는 경우에는 그 소유권은 국고 또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금고에 귀속한다.

만약 이 씨가 비닐봉지를 발견했을 때 은행 직원에게 알리지 않고, 돈이 든 비닐봉지를 그대로 들고 나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되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우리 형법에선 점유이탈물 횡령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유실물 등을 신고하지 않고 가져갔다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한 가지 꼭 기억해야 할 점, 남의 돈이나 물건 등을 주우면 반드시 7일 이내에 경찰서 등에 신고해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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