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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저격’ 조선일보의 수상한 연구 제안
입력 2019.02.23 (08:11) 수정 2019.04.12 (14:02) 저널리즘 토크쇼 J
‘지상파 저격’ 조선일보의 수상한 연구 제안
"지상파 편향성 연구는 조선일보가 먼저 제안했다"

조선일보의 '공정성 잃은 지상파' 연속 보도의 근거가 됐던 연구를 주도한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56)는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조선일보 측이 내놓은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방송인 최욱(왼쪽)씨와 윤석민 서울대 교수방송인 최욱(왼쪽)씨와 윤석민 서울대 교수

윤석민 교수, '저널리즘 토크쇼 J' 전격 출연

오는 24일(일요일) 방송되는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조선일보의 '공정성 잃은 지상파' 연속 보도의 내용을 짚어보고 보도의 배경을 분석한다. 이번 방송에는 조선일보 고정 필진이자 '지상파 편향성' 연구를 주도한 윤석민 교수(서울대 언론정보학부)가 출연한다. J의 고정패널인 방송인 최욱 씨는 녹화에서 "윤석민 교수가 출연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지상파 공정성 연구' 결과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질책과 비판 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널리즘 토크쇼 J>라면 수준 높고 품격 있는 토론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출연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선일보 측이 제안해 연구 착수"


조선일보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14일 단 하루를 빼고 연속해서 내놓은 기획 기사의 내용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이 친정부, 친민주당 쪽으로 편향됐다는 것이다. 제목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지상파 방송에 대한 융단폭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상파 라디오들 문 정부의 주파수
-김어준‧김용민에 대한 일방적 옹호… KBS 진행자는 청와대 입성
-"이명박‧박근혜 중에 누가 더 나빠?”,
-라디오, 더 심해진 편향성…가랑비에 옷 젖듯이 청취자에게 영향
-박주민 8회, 이정미 6회, 우상호 4회… 여권 인사들이 장악한 ‘라디오 마이크’
-이슈 터지면 친여 총출동…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목소리’
-"세월호 고의 침몰” 등 음모론 전파… 김어준의 뉴스공장?
-'나꼼수’에서 퍼져나온 막말 팟캐스트…원조는 2002년 ‘노무현 라디오’
-권력의 스피커 ‘라디오’(오피니언)
-TV 시사프로, 사실보다 정파적 주장 쏟아내
-"문 정부 들어서 사장들 바뀌자, TV 시사프로그램 편향성 심해져”
-김태우 폭로 사건 다루며… 자막엔 ‘허위’ ‘언론보도 베껴’
-“엄정하고 독립적으로 연구… 모든 데이터 공개하겠다"
-이명박‧삼성‧양승태… TV 시사프로, 일제히 적폐몰이 융단폭격
-손혜원 투기 의혹… KBS, 손 의원 불러 10분간 해명 기회
-MBC는 편향성 강하고 KBS는 기계적 중립
-정권 편향도 모자라 비판 언론 공격까지 하는 방송들

윤석민 교수는 이 기사의 핵심 근거로 활용된 <박근혜-문재인 정부 시기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 평가 연구>를 수행했다. 윤 교수가 이끈 연구는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에서 3,000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됐다. 조선일보는 처음 보도 당시에는 이 부분에 함구하고 있다가 뒤늦게 자사의 지원을 받은 연구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에 대한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는 2018년 9월 서울대 윤석민 교수 측으로부터 '공영방송 공정성 변화 분석 연구'에 관한 연구비 지원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연구비를 지원했습니다. 이 연구를 연구소가 발주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


하지만 윤석민 교수가 J에 출연해 밝힌 내용은 조선일보의 입장과는 크게 달랐다.

"작년 9월 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선일보에서 어떤 미디어 영역을 담당하는 기자분이 저한테 전화해서 최근에 지상파 방송, 특히 어떤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편향성 같은 것이 심각하다고 보고 저희가 취재를 하는데 저한테 그 전문가로서 의견을 좀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자리에서 즉답을 거절했습니다. 제가 몇 개의 사례만 가지고 얘기할 수는 없고, 맥락을 빼고 특히 인용했을 때는 정말 심각하게 보이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건 저는 반대했고 그래서 좀 이렇게 어떤 정서적으로 이런 기사는 쓰지 마라, 그러고 나서 이제 저는 잊어버렸는데, 일주일쯤 지나서 바로 조선일보 측에서 다시 연락이 와서 그렇다면 지난번 말씀하신 바로 그 연구를 좀 수행해줄 수 있느냐. 그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평가하는 에피소드 중심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그래서 제가 굉장히 놀랐고 오히려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기회가 되면 그런 연구를 수행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제 수행을 하게 된 연구입니다. 조선일보가 왜 발주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한테 먼저 연락이 왔고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은 비공식적으로 주고받은 이야기입니다. 그다음에 그쪽에서 당연히 연구 제안서를 보내왔습니다. 연구제안서는 작성해서 제출했습니다. 아마 공식적인 과정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윤석민 교수 발언-

조선일보가 자사가 발주한 연구 용역의 보고서를 지상파 방송사들을 공격하는 핵심 근거로 활용해놓고 그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J의 고정패널인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선거법상 여론조사에 대한 보도 지침을 보면 여론조사 의뢰기관과 수행기관을 밝히게 돼 있다. 조선일보 보도의 경우 법률에 따라 밝히는 것은 아니더라도 당연히 누구의 의뢰로 조사가 이뤄졌는지 밝히고, 자사의 주장을 펼치면 되는데 이 부분을 뺐다는 것은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나치에 비유까지 하며 지상파 저격


조선일보는 특히 12일자 신문에 '권력의 스피커'라는 칼럼을 통해 "문재인 정부 들어 라디오의 '권력 우호적 성향'이 심각해졌다고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밝혔다. 출퇴근길 라디오가 권력에 충성 경쟁하는 놀이터가 된 것 같다. 나치의 선전책임자 괴벨스는 '대중은 처음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믿게 된다'고 했다. 우리 라디오 세상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J 패널인 독일 기자 안톤 숄츠는 "나치에 대한 비유는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독일에서 이렇게 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괴벨스에 비유한 것은 너무 상식 밖이고 지나친 것인데 조선일보가 나치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자 자질 공격...조선일보 의도 의심"

송현주 한림대 교수송현주 한림대 교수

이번 주제와 관련해 패널로 출연한 송현주 교수(한림대 언론정보학부)는 "라디오 진행자들의 자질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데 김어준 씨의 경우 언론인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묻는 각종 설문 조사에서 손석희 JTBC 사장에 이어 수년째 2위에 올랐다. 정파적 입장을 떠나서 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부각시키고 일관되게 사회에 문제제기를 하는 언론인으로 평가되는 시각은 외면한 채 조선일보가 진행자의 자격과 자질을 따져가며 오히려 기사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욱 "조선, 방송 내용 앞뒤 잘라 왜곡"


<저널리즘 토크쇼 J>의 고정 패널인 팟캐스트 MC 최욱 씨는 11일자 조선일보 기획 기사인 '최욱(MBC '에헤라디오'), 전화연결 초등생에 "이명박·박근혜 중 누가 더 나빠?"'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당시 방송 내용을 직접 언급하면서 "8개월 전 초등학생과 전화 연결을 하면서 당시 이슈였던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뉴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을 던졌고 초등학생이 '박근혜 대통령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한 앞뒤 맥락이 있지만 조선일보는 이를 왜곡한 채 기사를 냈다"고 지적했다. 아래 영상을 보면 최욱 씨의 주장과 조선일보의 보도 가운데 어떤 입장이 더 타당한지 직접 판단해 볼 수 있다.



"보고서 구조적 한계"...'확정된 사실'로 보도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는 조선일보 기획 기사의 근거인 연구 보고서의 내용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특히 편향성을 가르는 기준과 잣대에 대해 심층적으로 의견을 나눴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방송에서 "'연구에 다른 집단이 참여했을 때도 편향성을 바라보는 동일한 결론을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이 연구의 구조적 한계이므로 반복 연구를 통해 편향성을 측정한 수단이 충분한 타당도를 갖춰야 한다. 과학적으로 실증됐다고 할 수 없는 이 같은 연구가 그대로 언론에 옮겨지는 순간 대중은 확정된 사실로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는데 조선일보가 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중들은 연구 기관이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라고 하면 이걸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서울대라는 후광 효과가 필요했던 것이고 나머지를 자신의 어떤 이야기를 펼치는 데 재료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무척 아쉽다"라고 지적했다.

"대학원생 5명에게 편향성 척도 일임"

연구 수행자인 윤석민 교수는 연구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에 대해 "공정성이라는 개념보다는 하위 차원의 다루기 쉬운 편향성에 접근했고 시사 프로그램의 경우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공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편향성을 드러낸다면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에 참여한 대학원생 5명에게 직접적인 가이드를 주지 않고 자율성에 맡겼다. 이들 학생이 정부 여당 우호적이냐, 야당 우호적이냐에 따라 -2, -1, 0, 1, 2 등의 잣대를 갖고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척도했으며 판단하기 애매한 발언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토론해가면서 합의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의 '지상파 때리기' 의도는?


이번 주 <저널리즘토크쇼 J>에서는 조선일보의 '지상파 때리기' 기획보도의 의도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정준희 교수는 "조선일보의 18일자 사설을 보면 '정권의 나팔수를 해준 대가로 정부가 지상파에게 간접광고, 중간광고까지 허용해줄 것'을 볼 때 타 언론사나 미디어 정책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안톤 숄츠 기자는 "박근혜·이명박 정부 당시 보수적 성향의 방송에 대해선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정권이 바뀐 뒤 진보적 성향의 방송에 대해서만 이런 보도를 하는 조선일보가 오히려 편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석민 교수는 "연구자적 양심에 따라서 이번 연구를 수행한 것인데 연구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조선일보의 필요에 의해서 일부 취사선택된 것은 본인으로선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연구를 조선일보가 보도한 것이 '이해 상충'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연구에 착수할 때 그 부분을 사실 고려하지는 않았지만 개별 연구자로서 앞으로 신중해지겠다"라고 답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오는 24일(일요일) 밤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33회는 '지상파 시사보도, 정말 편향됐을까'라는 주제로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안톤 숄츠 독일 출신 언론인, 송현주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출연한다.

  • ‘지상파 저격’ 조선일보의 수상한 연구 제안
    • 입력 2019.02.23 (08:11)
    • 수정 2019.04.12 (14:02)
    저널리즘 토크쇼 J
‘지상파 저격’ 조선일보의 수상한 연구 제안
"지상파 편향성 연구는 조선일보가 먼저 제안했다"

조선일보의 '공정성 잃은 지상파' 연속 보도의 근거가 됐던 연구를 주도한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56)는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조선일보 측이 내놓은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방송인 최욱(왼쪽)씨와 윤석민 서울대 교수방송인 최욱(왼쪽)씨와 윤석민 서울대 교수

윤석민 교수, '저널리즘 토크쇼 J' 전격 출연

오는 24일(일요일) 방송되는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조선일보의 '공정성 잃은 지상파' 연속 보도의 내용을 짚어보고 보도의 배경을 분석한다. 이번 방송에는 조선일보 고정 필진이자 '지상파 편향성' 연구를 주도한 윤석민 교수(서울대 언론정보학부)가 출연한다. J의 고정패널인 방송인 최욱 씨는 녹화에서 "윤석민 교수가 출연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지상파 공정성 연구' 결과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질책과 비판 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널리즘 토크쇼 J>라면 수준 높고 품격 있는 토론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출연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선일보 측이 제안해 연구 착수"


조선일보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14일 단 하루를 빼고 연속해서 내놓은 기획 기사의 내용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이 친정부, 친민주당 쪽으로 편향됐다는 것이다. 제목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지상파 방송에 대한 융단폭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상파 라디오들 문 정부의 주파수
-김어준‧김용민에 대한 일방적 옹호… KBS 진행자는 청와대 입성
-"이명박‧박근혜 중에 누가 더 나빠?”,
-라디오, 더 심해진 편향성…가랑비에 옷 젖듯이 청취자에게 영향
-박주민 8회, 이정미 6회, 우상호 4회… 여권 인사들이 장악한 ‘라디오 마이크’
-이슈 터지면 친여 총출동…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목소리’
-"세월호 고의 침몰” 등 음모론 전파… 김어준의 뉴스공장?
-'나꼼수’에서 퍼져나온 막말 팟캐스트…원조는 2002년 ‘노무현 라디오’
-권력의 스피커 ‘라디오’(오피니언)
-TV 시사프로, 사실보다 정파적 주장 쏟아내
-"문 정부 들어서 사장들 바뀌자, TV 시사프로그램 편향성 심해져”
-김태우 폭로 사건 다루며… 자막엔 ‘허위’ ‘언론보도 베껴’
-“엄정하고 독립적으로 연구… 모든 데이터 공개하겠다"
-이명박‧삼성‧양승태… TV 시사프로, 일제히 적폐몰이 융단폭격
-손혜원 투기 의혹… KBS, 손 의원 불러 10분간 해명 기회
-MBC는 편향성 강하고 KBS는 기계적 중립
-정권 편향도 모자라 비판 언론 공격까지 하는 방송들

윤석민 교수는 이 기사의 핵심 근거로 활용된 <박근혜-문재인 정부 시기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 평가 연구>를 수행했다. 윤 교수가 이끈 연구는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에서 3,000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됐다. 조선일보는 처음 보도 당시에는 이 부분에 함구하고 있다가 뒤늦게 자사의 지원을 받은 연구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에 대한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는 2018년 9월 서울대 윤석민 교수 측으로부터 '공영방송 공정성 변화 분석 연구'에 관한 연구비 지원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연구비를 지원했습니다. 이 연구를 연구소가 발주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


하지만 윤석민 교수가 J에 출연해 밝힌 내용은 조선일보의 입장과는 크게 달랐다.

"작년 9월 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선일보에서 어떤 미디어 영역을 담당하는 기자분이 저한테 전화해서 최근에 지상파 방송, 특히 어떤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편향성 같은 것이 심각하다고 보고 저희가 취재를 하는데 저한테 그 전문가로서 의견을 좀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자리에서 즉답을 거절했습니다. 제가 몇 개의 사례만 가지고 얘기할 수는 없고, 맥락을 빼고 특히 인용했을 때는 정말 심각하게 보이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건 저는 반대했고 그래서 좀 이렇게 어떤 정서적으로 이런 기사는 쓰지 마라, 그러고 나서 이제 저는 잊어버렸는데, 일주일쯤 지나서 바로 조선일보 측에서 다시 연락이 와서 그렇다면 지난번 말씀하신 바로 그 연구를 좀 수행해줄 수 있느냐. 그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평가하는 에피소드 중심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그래서 제가 굉장히 놀랐고 오히려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기회가 되면 그런 연구를 수행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제 수행을 하게 된 연구입니다. 조선일보가 왜 발주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한테 먼저 연락이 왔고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은 비공식적으로 주고받은 이야기입니다. 그다음에 그쪽에서 당연히 연구 제안서를 보내왔습니다. 연구제안서는 작성해서 제출했습니다. 아마 공식적인 과정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윤석민 교수 발언-

조선일보가 자사가 발주한 연구 용역의 보고서를 지상파 방송사들을 공격하는 핵심 근거로 활용해놓고 그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J의 고정패널인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선거법상 여론조사에 대한 보도 지침을 보면 여론조사 의뢰기관과 수행기관을 밝히게 돼 있다. 조선일보 보도의 경우 법률에 따라 밝히는 것은 아니더라도 당연히 누구의 의뢰로 조사가 이뤄졌는지 밝히고, 자사의 주장을 펼치면 되는데 이 부분을 뺐다는 것은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나치에 비유까지 하며 지상파 저격


조선일보는 특히 12일자 신문에 '권력의 스피커'라는 칼럼을 통해 "문재인 정부 들어 라디오의 '권력 우호적 성향'이 심각해졌다고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밝혔다. 출퇴근길 라디오가 권력에 충성 경쟁하는 놀이터가 된 것 같다. 나치의 선전책임자 괴벨스는 '대중은 처음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믿게 된다'고 했다. 우리 라디오 세상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J 패널인 독일 기자 안톤 숄츠는 "나치에 대한 비유는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독일에서 이렇게 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괴벨스에 비유한 것은 너무 상식 밖이고 지나친 것인데 조선일보가 나치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자 자질 공격...조선일보 의도 의심"

송현주 한림대 교수송현주 한림대 교수

이번 주제와 관련해 패널로 출연한 송현주 교수(한림대 언론정보학부)는 "라디오 진행자들의 자질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데 김어준 씨의 경우 언론인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묻는 각종 설문 조사에서 손석희 JTBC 사장에 이어 수년째 2위에 올랐다. 정파적 입장을 떠나서 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부각시키고 일관되게 사회에 문제제기를 하는 언론인으로 평가되는 시각은 외면한 채 조선일보가 진행자의 자격과 자질을 따져가며 오히려 기사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욱 "조선, 방송 내용 앞뒤 잘라 왜곡"


<저널리즘 토크쇼 J>의 고정 패널인 팟캐스트 MC 최욱 씨는 11일자 조선일보 기획 기사인 '최욱(MBC '에헤라디오'), 전화연결 초등생에 "이명박·박근혜 중 누가 더 나빠?"'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당시 방송 내용을 직접 언급하면서 "8개월 전 초등학생과 전화 연결을 하면서 당시 이슈였던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뉴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을 던졌고 초등학생이 '박근혜 대통령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한 앞뒤 맥락이 있지만 조선일보는 이를 왜곡한 채 기사를 냈다"고 지적했다. 아래 영상을 보면 최욱 씨의 주장과 조선일보의 보도 가운데 어떤 입장이 더 타당한지 직접 판단해 볼 수 있다.



"보고서 구조적 한계"...'확정된 사실'로 보도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는 조선일보 기획 기사의 근거인 연구 보고서의 내용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특히 편향성을 가르는 기준과 잣대에 대해 심층적으로 의견을 나눴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방송에서 "'연구에 다른 집단이 참여했을 때도 편향성을 바라보는 동일한 결론을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이 연구의 구조적 한계이므로 반복 연구를 통해 편향성을 측정한 수단이 충분한 타당도를 갖춰야 한다. 과학적으로 실증됐다고 할 수 없는 이 같은 연구가 그대로 언론에 옮겨지는 순간 대중은 확정된 사실로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는데 조선일보가 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중들은 연구 기관이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라고 하면 이걸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서울대라는 후광 효과가 필요했던 것이고 나머지를 자신의 어떤 이야기를 펼치는 데 재료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무척 아쉽다"라고 지적했다.

"대학원생 5명에게 편향성 척도 일임"

연구 수행자인 윤석민 교수는 연구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에 대해 "공정성이라는 개념보다는 하위 차원의 다루기 쉬운 편향성에 접근했고 시사 프로그램의 경우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공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편향성을 드러낸다면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에 참여한 대학원생 5명에게 직접적인 가이드를 주지 않고 자율성에 맡겼다. 이들 학생이 정부 여당 우호적이냐, 야당 우호적이냐에 따라 -2, -1, 0, 1, 2 등의 잣대를 갖고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척도했으며 판단하기 애매한 발언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토론해가면서 합의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의 '지상파 때리기' 의도는?


이번 주 <저널리즘토크쇼 J>에서는 조선일보의 '지상파 때리기' 기획보도의 의도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정준희 교수는 "조선일보의 18일자 사설을 보면 '정권의 나팔수를 해준 대가로 정부가 지상파에게 간접광고, 중간광고까지 허용해줄 것'을 볼 때 타 언론사나 미디어 정책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안톤 숄츠 기자는 "박근혜·이명박 정부 당시 보수적 성향의 방송에 대해선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정권이 바뀐 뒤 진보적 성향의 방송에 대해서만 이런 보도를 하는 조선일보가 오히려 편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석민 교수는 "연구자적 양심에 따라서 이번 연구를 수행한 것인데 연구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조선일보의 필요에 의해서 일부 취사선택된 것은 본인으로선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연구를 조선일보가 보도한 것이 '이해 상충'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연구에 착수할 때 그 부분을 사실 고려하지는 않았지만 개별 연구자로서 앞으로 신중해지겠다"라고 답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오는 24일(일요일) 밤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33회는 '지상파 시사보도, 정말 편향됐을까'라는 주제로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안톤 숄츠 독일 출신 언론인, 송현주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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