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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탈북 학생 정착 돕는 대안학교 ‘맞춤교육’
입력 2019.02.23 (08:19) 수정 2019.02.23 (08:50)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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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젊은이들의 고민을 꼽으라면 단연 진학과 취업이겠죠.

탈북민의 경우는 이게 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죠, 북한의 익숙하던 북한의 환경을 떠나 남한 생활에 녹아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겠죠.

이렇게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들을 위해 교육은 물론 취업에도 도움을 주는 학교가 있다고 합니다.

학교 생활을 통해 남한 생활을 배우고 또 뚜렷한 목표도 생겼다는 학생들, 어떤 이야기가 담겼는지 궁금한데요.

정은지 리포터와 함께 만나 보시죠.

[리포트]

춘천의 한 음악연습실.

젊은 청년들이 음악을 연주하며 흥겹게 노래를 부릅니다.

드럼과 기타, 피아노까지, 여느 밴드처럼 구색을 갖춘 연습.

알고 보니 단순한 취미생활이 아니라 버젓한 학교 수업인데요.

탈북 학생들이 다니는 대안학교가 학생들을 위해 음악 연습실을 빌려 준비한 야외 수업입니다.

스트레스도 풀고, 자신감도 얻는데 이만한 수업이 없다고 입을 모으는데요.

[박권원/해솔직업사관학교생 : "요즘 수업도 많고요. 기타 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요."]

[박명성/한솔직업사관학교생 : "(피아노 칠 때) 시간이 홀딱 지나가고 정신적으로 안정됩니다. 그리고 공부에 도움도 돼요."]

같은 시간, 탈북민 학교의 교실에서는 수학 수업이 한창입니다.

선생님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을 내놓는 학생들.

어려운 문제도 척척 풀어내는데요.

["(세 변의 길이가 주어질 때 주의점이 뭐라 그랬어 아까?) 두 변보다 커야 해요."]

["(한 변의 길이가 아주 길면 돼요, 안 돼요?) 안돼요."]

북한과는 교육과정도 다를텐데 어느 새 잘 적응한 모습이 대견해 보입니다.

10년 전 탈북해 한국으로 들어온 김광일 씨도 이 곳의 학생인데요.

한국에 온 뒤 대학생이 된 기쁨도 잠시.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웠던 광일 씨는 스스로 대학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기초부터 다시 다지겠다며 대안학교에 들어온 지 벌써 1년.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한 광일 씨는 다시 대학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김광일/해솔직업사관학교생 : "승무원, 크루즈 승무원과 가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어요. 현재 꾸준히 공부해서 내년에 진학할 대학으로 가는 게 일단은 목표에요."]

5년 전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김일광 씨는 힘들었던 직장 생활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쓰립니다.

중학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회사 취업에 성공했지만 생소한 용어들을 알아듣지 못해 직장에서 버티기 힘들었습니다.

[김일광/해솔직업사관학교생 : "(회사) 연수 가서 필기시험 보는 게 있어요. 필기시험 보는데 외래어가 많이 섞여서 외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두 번인가 세 번인가 떨어지고 회사에 들어오니까 왜 떨어졌냐고 물어봐서 최선을 다해서 했는데 잘 안됐다고 하니까 거기서 한글 모르냐고 그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기초부터 다시 공부하고 싶었지만 2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정규 교육 과정은 생각지도 못횄던 일광 씨.

결국 다니게 된 탈북민을 위한 대안학교에서 새로운 배움의 길을 찾고 있습니다.

[김일광/해솔직업사관학교생 : "이제 고등학교 검정고시 보고 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내가 원하는 분야의 자격증이라든지 그런 거 학교에서 따고 내가 학교에서 얻어간 것만큼 학교에다 보답하고 싶습니다."]

한국 사회 정착의 성패를 결정하는 정착 초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탈북 청년들을 위해 설립한 대안학교.

성장 과정도, 탈북 배경도, 한국에서의 상황도 모두 다른 탈북 청년들이 자신에게 딱 맞는 교육이나 경험을 제공받지 못해 방황하지 않도록 돕자는 취지로 세워졌습니다.

[김선배/한솔직업사관학교 국어 교사 : "맞춤형 교육이 되겠습니다. 첫 번째 면접을 통해서 진단 평가를 합니다. 그리고 그 눈높이에 맞게끔 교육 계획을 세워서 현재 공부를 시키고 있습니다."]

대학 진학과 취업반이 따로 있지만, 선생님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학생들이 얻을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

설립 6년이 된 지금까지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도움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의 기숙사 생활을 지역사회와 기업이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김기찬/해솔직업사관학교 상임이사 : "이 학생들이 가족과 친구와 동창 관계가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가 패밀리(가족) 라고 해서 학교를 마치고 직장을 얻어서 취업을 해서 가정을 이룰 때까지 우리가 관리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패밀리(가족) 라고 하는데 19명은 취업을 해서 사후 관리 중에 있으니까..."]

각자의 사연으로 이곳을 찾은 학생들.

나이도 학업 수준도 제각각이지만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에게서 학교생활에 대한 즐거움이 느껴지는데요.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의 배움을 향한 열정은 식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일과를 마친 저녁 시간, 기숙사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이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숙사를 찾은 건데요.

[김재진/해솔직업사관학교 출신 : "학교생활 하면서 거쳐 온 시기를 후배들이 (지나) 오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시대에 잘못 걸었던 그런 부분에 대해서 충고를 해주고 싶었고요. 좋은 일자리를 갖고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 애들 찾아와서 맛있는 것도 사 주려고 왔습니다."]

선배들을 만나자 그동안 쌓아놓은 질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형 자격증 땄잖아요. 사회 나가면 그런 거 실제로 유용하게 써먹어요?) 실제로 유용하지. 이번에 회사 들어간 것도 아마 자격증이 없었으면 (취업) 안 됐을 거고. 예전에 나도 이제 자격증이 뭐가 중요하냐, 중국어도 할 줄 아는데 (그냥) 하면 되지. 사실 현실이라는 게 그렇지가 않거든."]

탈북한 뒤 외로움을 견뎌야 했던데 이어, 고민을 털어놓을 인간관계에 갈증을 느꼈던 탈북 청년들.

먼저 사회에 뿌리내린 선배들과의 대화가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우/해솔직업사관학교생 : "사회생활에 대해서 모르는 것, 과연 해솔학교에서 이렇게 자격증을 열심히 따서 (사회에) 나가서 과연 어떻게 유용하게 쓰는지,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좀 더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한국을 찾고 다시 대안학교의 문을 두드린 학생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자립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정기순/해솔직업사관학교 홍보팀 : "더 많은 북한 이탈 청년들이 찾아와서 정말 이곳(학교)에서 자기 꿈을 찾고 자기 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발견해서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리더로서 잘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통일로 미래로] 탈북 학생 정착 돕는 대안학교 ‘맞춤교육’
    • 입력 2019-02-23 08:30:02
    • 수정2019-02-23 08:50:24
    남북의 창
[앵커]

요즘 젊은이들의 고민을 꼽으라면 단연 진학과 취업이겠죠.

탈북민의 경우는 이게 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죠, 북한의 익숙하던 북한의 환경을 떠나 남한 생활에 녹아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겠죠.

이렇게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들을 위해 교육은 물론 취업에도 도움을 주는 학교가 있다고 합니다.

학교 생활을 통해 남한 생활을 배우고 또 뚜렷한 목표도 생겼다는 학생들, 어떤 이야기가 담겼는지 궁금한데요.

정은지 리포터와 함께 만나 보시죠.

[리포트]

춘천의 한 음악연습실.

젊은 청년들이 음악을 연주하며 흥겹게 노래를 부릅니다.

드럼과 기타, 피아노까지, 여느 밴드처럼 구색을 갖춘 연습.

알고 보니 단순한 취미생활이 아니라 버젓한 학교 수업인데요.

탈북 학생들이 다니는 대안학교가 학생들을 위해 음악 연습실을 빌려 준비한 야외 수업입니다.

스트레스도 풀고, 자신감도 얻는데 이만한 수업이 없다고 입을 모으는데요.

[박권원/해솔직업사관학교생 : "요즘 수업도 많고요. 기타 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요."]

[박명성/한솔직업사관학교생 : "(피아노 칠 때) 시간이 홀딱 지나가고 정신적으로 안정됩니다. 그리고 공부에 도움도 돼요."]

같은 시간, 탈북민 학교의 교실에서는 수학 수업이 한창입니다.

선생님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을 내놓는 학생들.

어려운 문제도 척척 풀어내는데요.

["(세 변의 길이가 주어질 때 주의점이 뭐라 그랬어 아까?) 두 변보다 커야 해요."]

["(한 변의 길이가 아주 길면 돼요, 안 돼요?) 안돼요."]

북한과는 교육과정도 다를텐데 어느 새 잘 적응한 모습이 대견해 보입니다.

10년 전 탈북해 한국으로 들어온 김광일 씨도 이 곳의 학생인데요.

한국에 온 뒤 대학생이 된 기쁨도 잠시.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웠던 광일 씨는 스스로 대학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기초부터 다시 다지겠다며 대안학교에 들어온 지 벌써 1년.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한 광일 씨는 다시 대학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김광일/해솔직업사관학교생 : "승무원, 크루즈 승무원과 가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어요. 현재 꾸준히 공부해서 내년에 진학할 대학으로 가는 게 일단은 목표에요."]

5년 전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김일광 씨는 힘들었던 직장 생활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쓰립니다.

중학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회사 취업에 성공했지만 생소한 용어들을 알아듣지 못해 직장에서 버티기 힘들었습니다.

[김일광/해솔직업사관학교생 : "(회사) 연수 가서 필기시험 보는 게 있어요. 필기시험 보는데 외래어가 많이 섞여서 외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두 번인가 세 번인가 떨어지고 회사에 들어오니까 왜 떨어졌냐고 물어봐서 최선을 다해서 했는데 잘 안됐다고 하니까 거기서 한글 모르냐고 그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기초부터 다시 공부하고 싶었지만 2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정규 교육 과정은 생각지도 못횄던 일광 씨.

결국 다니게 된 탈북민을 위한 대안학교에서 새로운 배움의 길을 찾고 있습니다.

[김일광/해솔직업사관학교생 : "이제 고등학교 검정고시 보고 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내가 원하는 분야의 자격증이라든지 그런 거 학교에서 따고 내가 학교에서 얻어간 것만큼 학교에다 보답하고 싶습니다."]

한국 사회 정착의 성패를 결정하는 정착 초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탈북 청년들을 위해 설립한 대안학교.

성장 과정도, 탈북 배경도, 한국에서의 상황도 모두 다른 탈북 청년들이 자신에게 딱 맞는 교육이나 경험을 제공받지 못해 방황하지 않도록 돕자는 취지로 세워졌습니다.

[김선배/한솔직업사관학교 국어 교사 : "맞춤형 교육이 되겠습니다. 첫 번째 면접을 통해서 진단 평가를 합니다. 그리고 그 눈높이에 맞게끔 교육 계획을 세워서 현재 공부를 시키고 있습니다."]

대학 진학과 취업반이 따로 있지만, 선생님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학생들이 얻을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

설립 6년이 된 지금까지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도움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의 기숙사 생활을 지역사회와 기업이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김기찬/해솔직업사관학교 상임이사 : "이 학생들이 가족과 친구와 동창 관계가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가 패밀리(가족) 라고 해서 학교를 마치고 직장을 얻어서 취업을 해서 가정을 이룰 때까지 우리가 관리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패밀리(가족) 라고 하는데 19명은 취업을 해서 사후 관리 중에 있으니까..."]

각자의 사연으로 이곳을 찾은 학생들.

나이도 학업 수준도 제각각이지만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에게서 학교생활에 대한 즐거움이 느껴지는데요.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의 배움을 향한 열정은 식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일과를 마친 저녁 시간, 기숙사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이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숙사를 찾은 건데요.

[김재진/해솔직업사관학교 출신 : "학교생활 하면서 거쳐 온 시기를 후배들이 (지나) 오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시대에 잘못 걸었던 그런 부분에 대해서 충고를 해주고 싶었고요. 좋은 일자리를 갖고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 애들 찾아와서 맛있는 것도 사 주려고 왔습니다."]

선배들을 만나자 그동안 쌓아놓은 질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형 자격증 땄잖아요. 사회 나가면 그런 거 실제로 유용하게 써먹어요?) 실제로 유용하지. 이번에 회사 들어간 것도 아마 자격증이 없었으면 (취업) 안 됐을 거고. 예전에 나도 이제 자격증이 뭐가 중요하냐, 중국어도 할 줄 아는데 (그냥) 하면 되지. 사실 현실이라는 게 그렇지가 않거든."]

탈북한 뒤 외로움을 견뎌야 했던데 이어, 고민을 털어놓을 인간관계에 갈증을 느꼈던 탈북 청년들.

먼저 사회에 뿌리내린 선배들과의 대화가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우/해솔직업사관학교생 : "사회생활에 대해서 모르는 것, 과연 해솔학교에서 이렇게 자격증을 열심히 따서 (사회에) 나가서 과연 어떻게 유용하게 쓰는지,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좀 더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한국을 찾고 다시 대안학교의 문을 두드린 학생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자립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정기순/해솔직업사관학교 홍보팀 : "더 많은 북한 이탈 청년들이 찾아와서 정말 이곳(학교)에서 자기 꿈을 찾고 자기 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발견해서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리더로서 잘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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