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부른 방과후 학교 선정 기준…피해는 학생 몫

입력 2019.02.23 (21:18) 수정 2019.02.23 (22: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방과후 학교 위탁업체들의 부실 운영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싼 가격을 제시하고 학교와 계약하는 구조인 데다 선정 기준도 허술한 탓인데요.

이로 인한 피해는 교사는 물론 학생들에게까지 돌아갑니다.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제가 된 업체는 지난해 서울에서 방과후 학교 위탁 계약을 가장 많이 맺었습니다.

7년 넘게 같은 영업을 했고 연 매출이 70억 원 넘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강사료를 늦게 지급하기 일쑤였습니다.

[존/방과후학교 원어민 교사: "특히, 지난해 연말에 아무말이 없었어요. 제가 이메일, 문자, 전화도 했지만 아무 대응이 없었죠."]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급감하는 상황이었는데도 계약에는 아무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측에 제공한 위탁업체 선정 기준을 보면 100점 만점에 경영 상태 평가는 5점에 불과합니다.

해당 업체는 신용평가등급이 8등급 중 6번째였지만 2.5점 감점에 그쳐 선정에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경력과 강사 확보 등을 내세워 1단계 평가를 통과하면, 그 뒤엔 학교가 가장 싼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합니다.

[초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2차 평가에서는 가격이 절대적으로 100% 좌우하는 거죠."]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계약을 따내니 업체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손실을 방과후 학교 교구 납품으로 메우는 곳도 많습니다.

[방과후 교실 관계자 (음성변조): "교재 교구에서 이익을 더 많이 남깁니다. 원래 만 원짜리를 엄마한테 만 원, 2만 원을 더 받는 거죠. 그런 구조입니다."]

수업료를 낸 학부모, 방과후 학교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의 경우 전체 초등 방과후 학교의 63%가 이런 식으로 업체에 위탁 운영됩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부실’ 부른 방과후 학교 선정 기준…피해는 학생 몫
    • 입력 2019-02-23 21:22:25
    • 수정2019-02-23 22:07:36
    뉴스 9
[앵커]

방과후 학교 위탁업체들의 부실 운영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싼 가격을 제시하고 학교와 계약하는 구조인 데다 선정 기준도 허술한 탓인데요.

이로 인한 피해는 교사는 물론 학생들에게까지 돌아갑니다.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제가 된 업체는 지난해 서울에서 방과후 학교 위탁 계약을 가장 많이 맺었습니다.

7년 넘게 같은 영업을 했고 연 매출이 70억 원 넘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강사료를 늦게 지급하기 일쑤였습니다.

[존/방과후학교 원어민 교사: "특히, 지난해 연말에 아무말이 없었어요. 제가 이메일, 문자, 전화도 했지만 아무 대응이 없었죠."]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급감하는 상황이었는데도 계약에는 아무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측에 제공한 위탁업체 선정 기준을 보면 100점 만점에 경영 상태 평가는 5점에 불과합니다.

해당 업체는 신용평가등급이 8등급 중 6번째였지만 2.5점 감점에 그쳐 선정에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경력과 강사 확보 등을 내세워 1단계 평가를 통과하면, 그 뒤엔 학교가 가장 싼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합니다.

[초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2차 평가에서는 가격이 절대적으로 100% 좌우하는 거죠."]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계약을 따내니 업체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손실을 방과후 학교 교구 납품으로 메우는 곳도 많습니다.

[방과후 교실 관계자 (음성변조): "교재 교구에서 이익을 더 많이 남깁니다. 원래 만 원짜리를 엄마한테 만 원, 2만 원을 더 받는 거죠. 그런 구조입니다."]

수업료를 낸 학부모, 방과후 학교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의 경우 전체 초등 방과후 학교의 63%가 이런 식으로 업체에 위탁 운영됩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