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대통령에 전해진 재미교포의 편지 “3.1운동 지지 호소”

입력 2019.02.24 (06:15) 수정 2019.02.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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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독립 만세운동이 진행되던 그 해 3월 27일, 재미 교포들이 미국 우드로 윌슨 대통령에게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며 보낸 서한이 공개됐다. 윌슨 대통령은 3·1 운동의 자극제가 됐던 민족 자결주의를 주창한 당시 현직 미국 대통령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재 대한인국민회(The Korean National Association)가 보낸 서한은 일제의 한국어 탄압과 신사 참배 강요 등의 횡포를 고발하고 있으며, 서한과 함께 교포들은 기미 독립선언서 영문본을 윌슨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 서신들은 실제로 그 해 6월 3일 자로 미국 국무부 극동과(Division of Far Eastern Affairs)에 접수된 것으로 도장이 찍혀있다.

샌프란시스코 주재 대한인국민회가 1919년 3월 27일에 윌슨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대표자 데이비드 리(이대위) 명의로 돼 있으며, 1919년 6월 3일자 미국 국무부 극동과 접수 도장이 찍혀있다.샌프란시스코 주재 대한인국민회가 1919년 3월 27일에 윌슨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대표자 데이비드 리(이대위) 명의로 돼 있으며, 1919년 6월 3일자 미국 국무부 극동과 접수 도장이 찍혀있다.

이번에 공개된 서한은 주미 특파원 출신 모임인 한미클럽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SAIS에 있는 제임스 퍼슨(James Person) 교수의 지원으로 발굴한 것이다. 영문본 기미 독립선언서와 교민들의 서한이 윌슨 대통령 앞으로 발송되고,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 접수해 회람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라고 한미클럽은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세 가지다. 재미교포들이 윌슨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 이에 첨부한 영문본 기미 독립선언서, 그리고 조선총독부 등 일본 측의 공식 보고서를 다룬 미국 신문 기사다.

서한은 한국의 독립이 일본의 국제법 위반으로 침해당했으며, 자유와 독립을 향한 한국민들의 투쟁을 지지해 줄 것을 미국 대통령에게 호소하고 있다.

교포들은 기미 독립선언문도 영어로 번역해 윌슨 대통령에게 보냈다.교포들은 기미 독립선언문도 영어로 번역해 윌슨 대통령에게 보냈다.

아울러 일제 강점 직후인 1910년부터 1918년까지 진행된 토지조사사업을 언급하며 한국 요지의 땅들이 소유주들의 뜻과 관계없이 그들의 필요 때문에 일본에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동산에 대한 근대적 소유관계를 확립하겠다며 시작된 이 토지조사 사업으로 우리나라 임야와 전답의 40%가 조선총독부로 넘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대한인국민회는 190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박용만, 안창호, 이승만, 이대위 등에 의해 결성된 독립운동 단체로, 상하이 임시정부처럼 미국 내에서 사실상의 임시정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주 한인사회의 지도자로서 당시 대한민국민회 북미지방총회장을 맡았던 이대위(李大爲·영문명 David Lee·1879∼1928) 선생이 대표 서명한 이 서한은 3.1운동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한 것은 물론, 우리의 자유 독립 의지를 천명하고 일제의 국권 침탈 상황을 강력히 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함께 발굴된 미국 국무부 문서에는 3·1 운동 당시 거사 상황과 일제의 무차별적인 진압, 그리고 3월 5일 평양 움직임 등 추후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이해 3월 8일 자 미국 신문은 도쿄에 주재 중인 특파원이 취재해 보도한 것으로 조선총독부가 공식 발표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그중에는 여학생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내용이 있어 시선을 끈다.

조선총독부 등 일본 측 공식 보고서를 다룬 내용조선총독부 등 일본 측 공식 보고서를 다룬 내용

한미클럽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퍼슨 교수의 지원을 받아 3·1 운동 관련 외교문서를 추가로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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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윌슨 대통령에 전해진 재미교포의 편지 “3.1운동 지지 호소”
    • 입력 2019-02-24 06:15:55
    • 수정2019-02-24 13:30:20
    취재K
3·1 독립 만세운동이 진행되던 그 해 3월 27일, 재미 교포들이 미국 우드로 윌슨 대통령에게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며 보낸 서한이 공개됐다. 윌슨 대통령은 3·1 운동의 자극제가 됐던 민족 자결주의를 주창한 당시 현직 미국 대통령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재 대한인국민회(The Korean National Association)가 보낸 서한은 일제의 한국어 탄압과 신사 참배 강요 등의 횡포를 고발하고 있으며, 서한과 함께 교포들은 기미 독립선언서 영문본을 윌슨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 서신들은 실제로 그 해 6월 3일 자로 미국 국무부 극동과(Division of Far Eastern Affairs)에 접수된 것으로 도장이 찍혀있다.

샌프란시스코 주재 대한인국민회가 1919년 3월 27일에 윌슨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대표자 데이비드 리(이대위) 명의로 돼 있으며, 1919년 6월 3일자 미국 국무부 극동과 접수 도장이 찍혀있다.
이번에 공개된 서한은 주미 특파원 출신 모임인 한미클럽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SAIS에 있는 제임스 퍼슨(James Person) 교수의 지원으로 발굴한 것이다. 영문본 기미 독립선언서와 교민들의 서한이 윌슨 대통령 앞으로 발송되고,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 접수해 회람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라고 한미클럽은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세 가지다. 재미교포들이 윌슨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 이에 첨부한 영문본 기미 독립선언서, 그리고 조선총독부 등 일본 측의 공식 보고서를 다룬 미국 신문 기사다.

서한은 한국의 독립이 일본의 국제법 위반으로 침해당했으며, 자유와 독립을 향한 한국민들의 투쟁을 지지해 줄 것을 미국 대통령에게 호소하고 있다.

교포들은 기미 독립선언문도 영어로 번역해 윌슨 대통령에게 보냈다.
아울러 일제 강점 직후인 1910년부터 1918년까지 진행된 토지조사사업을 언급하며 한국 요지의 땅들이 소유주들의 뜻과 관계없이 그들의 필요 때문에 일본에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동산에 대한 근대적 소유관계를 확립하겠다며 시작된 이 토지조사 사업으로 우리나라 임야와 전답의 40%가 조선총독부로 넘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대한인국민회는 190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박용만, 안창호, 이승만, 이대위 등에 의해 결성된 독립운동 단체로, 상하이 임시정부처럼 미국 내에서 사실상의 임시정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주 한인사회의 지도자로서 당시 대한민국민회 북미지방총회장을 맡았던 이대위(李大爲·영문명 David Lee·1879∼1928) 선생이 대표 서명한 이 서한은 3.1운동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한 것은 물론, 우리의 자유 독립 의지를 천명하고 일제의 국권 침탈 상황을 강력히 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함께 발굴된 미국 국무부 문서에는 3·1 운동 당시 거사 상황과 일제의 무차별적인 진압, 그리고 3월 5일 평양 움직임 등 추후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이해 3월 8일 자 미국 신문은 도쿄에 주재 중인 특파원이 취재해 보도한 것으로 조선총독부가 공식 발표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그중에는 여학생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내용이 있어 시선을 끈다.

조선총독부 등 일본 측 공식 보고서를 다룬 내용
한미클럽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퍼슨 교수의 지원을 받아 3·1 운동 관련 외교문서를 추가로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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