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하루 만에 백기 든 한유총…엄마들의 분노는?

입력 2019.03.05 (08:25) 수정 2019.03.0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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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어제 하루, 유치원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 몸 고생, 마음고생 심하셨죠.

개학을 하지 않은 유치원 부모들은 돌봄교실 알아보랴 하루 종일 갈팡질팡하기도 했는데요.

한유총이 개학 연기를 철회하고 오늘부터 유치원 운영은 정상화된다는데, 엄마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시지 않습니다.

어떤 불만들이고, 또 걱정은 뭔지 지금부터 들어 보시죠.

[리포트]

어제 아침, 서울의 한 공립 유치원.

유치원 개학 연기 여파로 임시 돌봄교실 운영에 들어갔는데, 아이들은 오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경기도 용인의 한 유치원.

개학 연기 유치원 명단에 있는 곳이지만, 돌봄교실은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은 하고 있어요. 아이들 돌봄 교실만."]

인근의 또 다른 유치원. 역시 개학 연기 명단에 올라가 있지만, 문을 열었습니다.

많은 유치원이 개학 연기 명단에 올라 있던 용인 지역도 돌봄교실은 이렇게 운영되고 있었는데요.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사립 유치원에서 입학 연기나 무응답으로 해 주셨던 분들도 자체적으로 돌봄을 많이 운영하고 계신 상황이세요."]

이번 조치에 화가 난 일부 학부모들은 입학 취소를 하겠다며 유치원을 찾기도 했습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거 때문에 엄청나게 타격이 커요. 저희가 너무 화가 나서 입학 취소를 하고 다닌다는 아이를 못 다니게 하려고 (왔어요)."]

일단 자녀를 맡길 수 있는 돌봄교실이 있지만, 선뜻 맡기지 못하는 부모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이라는데요.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를 돌봄 서비스를 신청했는데요. 아이가 낯선 환경이다 보니까 가고 싶지 않다고 계속 거부를 해서 결국은 못 보냈고요."]

[김한메/전국유치원학부모 비대위 대표 : "아이들이 워낙 어리다 보니까 낯선 곳에 가기를 두려워하는 문제 때문에 가지 못하고 또는 가더라도 다시 데려오는 이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갑작스럽게 하루 종일 아이를 돌봐야 했던 부모들이 많아, 쉬는 날이었던 키즈 카페가 문을 열기도 했습니다.

[키즈 카페 관계자 : "쉬는 날이라서 청소하러 나왔다가 학부모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계셔서 우연히 그냥 열게 되었습니다."]

개학하고 유치원에 가 을 시간이지만, 심심해 하는 아이를 보다 못해 키즈 카페를 찾았다고 하는데요.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집에서 놀다 보니까 친구도 만나고 싶은데 왜 안 가냐고 물어 보긴 했었죠. 방학이 좀 길어진다고만 얘기한 거죠."]

학부모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봤습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전화도 아니고 문자 한 통이 왔어요. 그냥 우리가 이런 입장이니까 너희는 (그렇게) 알아라. 통보식인 거죠. 그러니까 저희는 기분 나쁘고 황당한 거죠."]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신뢰도 면에서 바닥을 쳤다. 1년 동안 보내서 만족하고 잘 보냈는데 막상 이런 일이 생기고 보니까 믿음이 많이 깨졌죠."]

실제, 어제 하루 얼마나 많은 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했을까요?

당초 360여 곳 동참이 예상됐지만, 230여 곳. 이 가운데 220여 곳은 돌봄교실을 운영해 아예 문을 닫은 곳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유은혜/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 "전체 사립유치원의 약 6.2%에 해당합니다. 다행히 한유총의 주장과는 달리 대다수 유치원은 정상 개원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우려됐던 돌봄 대란은 없었지만, 이번 사태로 유치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는 깨졌고, 분노는 컸습니다.

[김한메/전국유치원학부모 비대위 대표 : "자신들의 사유재산을 주장하기 위해서 아이들을 볼모로 해서 학사 일정을 파행시키는 이런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고 부모로서 용서할 수 없습니다."]

앞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던 서울시교육청도 이번 사태를 주도한 한유총 설립 허가 취소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내부 결재를 받고 한유총에 통보를 해 줘요. 그다음에 청문 절차를 갖고 청문 절차에서 최종 확인이 되면 이제 설립 허가 취소를 하는 거죠."]

학부모들의 여론 악화, 여기에 정부, 교육 당국의 압박이 계속되자 한유총은 결국 물러섰습니다.

오늘부터 유치원들은 정상화된다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걱정입니다.

또 이런 사태가 오지 않겠냐는 겁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안심이 되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나중에 이런 사태가 터지면 유치원에서는 또 부모를 상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까……."]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엄마들이 각서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정상 등원이 된다고 중요한 게 아니라 엄마들도 힘을 합쳐서 원장님과 얘기를 나누기로 했거든요."]

집단 행동에 나서는 학부모들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습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정신적으로나 그런 피해들을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통해서 저희가 거기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고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걱정 없이 교육을 받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부모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유치원들이) 정부랑 협의해서 부모들이 좀 피해를 안 봤으면 제대로 된 교육을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죠."]

개학 연기 사태는 하루 만에 정상화됐지만, 재발 방지 대책과 이른바 유치원 3법 등 아직도 과제는 적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학부모들의 원성을 받고 있는 책임 있는 주체들이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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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하루 만에 백기 든 한유총…엄마들의 분노는?
    • 입력 2019-03-05 08:32:21
    • 수정2019-03-05 13: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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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어제 하루, 유치원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 몸 고생, 마음고생 심하셨죠.

개학을 하지 않은 유치원 부모들은 돌봄교실 알아보랴 하루 종일 갈팡질팡하기도 했는데요.

한유총이 개학 연기를 철회하고 오늘부터 유치원 운영은 정상화된다는데, 엄마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시지 않습니다.

어떤 불만들이고, 또 걱정은 뭔지 지금부터 들어 보시죠.

[리포트]

어제 아침, 서울의 한 공립 유치원.

유치원 개학 연기 여파로 임시 돌봄교실 운영에 들어갔는데, 아이들은 오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경기도 용인의 한 유치원.

개학 연기 유치원 명단에 있는 곳이지만, 돌봄교실은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은 하고 있어요. 아이들 돌봄 교실만."]

인근의 또 다른 유치원. 역시 개학 연기 명단에 올라가 있지만, 문을 열었습니다.

많은 유치원이 개학 연기 명단에 올라 있던 용인 지역도 돌봄교실은 이렇게 운영되고 있었는데요.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사립 유치원에서 입학 연기나 무응답으로 해 주셨던 분들도 자체적으로 돌봄을 많이 운영하고 계신 상황이세요."]

이번 조치에 화가 난 일부 학부모들은 입학 취소를 하겠다며 유치원을 찾기도 했습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거 때문에 엄청나게 타격이 커요. 저희가 너무 화가 나서 입학 취소를 하고 다닌다는 아이를 못 다니게 하려고 (왔어요)."]

일단 자녀를 맡길 수 있는 돌봄교실이 있지만, 선뜻 맡기지 못하는 부모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이라는데요.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를 돌봄 서비스를 신청했는데요. 아이가 낯선 환경이다 보니까 가고 싶지 않다고 계속 거부를 해서 결국은 못 보냈고요."]

[김한메/전국유치원학부모 비대위 대표 : "아이들이 워낙 어리다 보니까 낯선 곳에 가기를 두려워하는 문제 때문에 가지 못하고 또는 가더라도 다시 데려오는 이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갑작스럽게 하루 종일 아이를 돌봐야 했던 부모들이 많아, 쉬는 날이었던 키즈 카페가 문을 열기도 했습니다.

[키즈 카페 관계자 : "쉬는 날이라서 청소하러 나왔다가 학부모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계셔서 우연히 그냥 열게 되었습니다."]

개학하고 유치원에 가 을 시간이지만, 심심해 하는 아이를 보다 못해 키즈 카페를 찾았다고 하는데요.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집에서 놀다 보니까 친구도 만나고 싶은데 왜 안 가냐고 물어 보긴 했었죠. 방학이 좀 길어진다고만 얘기한 거죠."]

학부모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봤습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전화도 아니고 문자 한 통이 왔어요. 그냥 우리가 이런 입장이니까 너희는 (그렇게) 알아라. 통보식인 거죠. 그러니까 저희는 기분 나쁘고 황당한 거죠."]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신뢰도 면에서 바닥을 쳤다. 1년 동안 보내서 만족하고 잘 보냈는데 막상 이런 일이 생기고 보니까 믿음이 많이 깨졌죠."]

실제, 어제 하루 얼마나 많은 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했을까요?

당초 360여 곳 동참이 예상됐지만, 230여 곳. 이 가운데 220여 곳은 돌봄교실을 운영해 아예 문을 닫은 곳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유은혜/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 "전체 사립유치원의 약 6.2%에 해당합니다. 다행히 한유총의 주장과는 달리 대다수 유치원은 정상 개원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우려됐던 돌봄 대란은 없었지만, 이번 사태로 유치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는 깨졌고, 분노는 컸습니다.

[김한메/전국유치원학부모 비대위 대표 : "자신들의 사유재산을 주장하기 위해서 아이들을 볼모로 해서 학사 일정을 파행시키는 이런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고 부모로서 용서할 수 없습니다."]

앞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던 서울시교육청도 이번 사태를 주도한 한유총 설립 허가 취소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내부 결재를 받고 한유총에 통보를 해 줘요. 그다음에 청문 절차를 갖고 청문 절차에서 최종 확인이 되면 이제 설립 허가 취소를 하는 거죠."]

학부모들의 여론 악화, 여기에 정부, 교육 당국의 압박이 계속되자 한유총은 결국 물러섰습니다.

오늘부터 유치원들은 정상화된다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걱정입니다.

또 이런 사태가 오지 않겠냐는 겁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안심이 되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나중에 이런 사태가 터지면 유치원에서는 또 부모를 상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까……."]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엄마들이 각서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정상 등원이 된다고 중요한 게 아니라 엄마들도 힘을 합쳐서 원장님과 얘기를 나누기로 했거든요."]

집단 행동에 나서는 학부모들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습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정신적으로나 그런 피해들을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통해서 저희가 거기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고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걱정 없이 교육을 받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부모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개학 연기 유치원 학부모/음성변조 : "(유치원들이) 정부랑 협의해서 부모들이 좀 피해를 안 봤으면 제대로 된 교육을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죠."]

개학 연기 사태는 하루 만에 정상화됐지만, 재발 방지 대책과 이른바 유치원 3법 등 아직도 과제는 적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학부모들의 원성을 받고 있는 책임 있는 주체들이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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