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349일 만에 보석 석방…“통신·외출 일체 금지”

1년 가까이 수감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석으로 풀려나게 됐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는 오늘(6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보석 청구를 허가했습니다.

재판부는 충분한 항소심 심리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다음달 8일 이 전 대통령의 구속 기한 만기가 다가오는 점에서 보석을 할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구속 만기일에 선고한다고 가정해도 고작 43일밖에 주어지지 않았다"며 "심리하지 못한 증인 수를 감안하면 만기일까지 충실한 심리를 끝내고 선고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면 오히려 자유로운 불구속 사태가 돼 주거 제한이나 접촉 제한을 고려할 수 없다"며 "보석을 허가하면 조건부로 임시 석방해 구속영장의 효력이 유지되고, 조건을 어기면 언제든 다시 구치소에 구금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10억 원 보증금을 납입할 것과 주거지를 자택으로만 제한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변호인과 직계 가족만 접견할 수 있고 통신과 외출도 불가능합니다.

다만 재판부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한 '병보석'은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대병원에 머무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만약 진료를 받아야 하면 그 사유를 적어 재판부에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같은 보석 조건을 위반하면 재판부 직권으로 재구속이 가능합니다.

10분간 휴정한 사이 변호인과 상의한 이 전 대통령은 "(보석 조건을)숙지했다"며 보석 조건을 수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서울 동부구치소로 돌아가 짐을 챙긴 뒤 서울 논현동 자택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새로 꾸려져 다음 달 초로 다가온 구속기간 내에 충분한 심리가 어렵고, 몸 상태도 좋지 않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지난 1월 29일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부가 변경된 점은 보석 허가의 이유가 될 수 없고, 이 전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나쁜 건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2일 구속된 뒤 349일 동안 수감생활을 해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