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결정에도 “‘성소수자 환영’ 현수막 안 돼”…학생들 반발

입력 2019.03.07 (09:55) 수정 2019.03.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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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대학교 교정마다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여러 현수막이 붙기 시작했는데요.

숭실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성소수자 학생들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을 걸려다가 학교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강푸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는 여기 있다! 우리는 여기 있다!"]

붐비는 교정에서 현수막을 든 학생들이 구호를 외칩니다.

학교 측이 현수막 게시를 불허하자, 직접 들고 시위에 나선 겁니다.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모두를 환영한다'는 문구가 문제였습니다.

[숭실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회원 : "성소수자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은 너무 학교 내에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승인을 허가해 줄 수 없다, 약간 이런 식으로..."]

하지만 학교 측은 단지 현수막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건학 이념이 원리주의적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둬, 동성애를 옹호하는 모든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숭실대는 2015년에도 건학 이념을 이유로 성소수자 관련 행사를 막아, 최근 인권위의 시정 권고를 받았습니다.

인권위는 지난 1월, 성소수자 관련 영화를 상영하려는 학생들에게 강의실 사용을 막은 건 평등권 침해라며, 숭실대에 대관을 허용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대학의 자율성은 인정하지만, 학생의 기본권 제한에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숭실대는 인권위의 권고 자체가 헌법의 테두리를 넘어선 것이란 입장입니다.

[고승원/숭실대학교 대외협력실장 : "현행법상 동성 결혼을 불허하고 있고, 군에서조차 동성애에 대해서는 사실은 징계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인권위의 사항 자체가 헌법을 좀 초월하는 것이 아닌가..."]

한편 성소수자 신입생을 환영하며 비슷한 내용의 현수막 게시 등이 허용된 대학은 전국 서른 곳에 달합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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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결정에도 “‘성소수자 환영’ 현수막 안 돼”…학생들 반발
    • 입력 2019-03-07 09:58:17
    • 수정2019-03-07 1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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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대학교 교정마다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여러 현수막이 붙기 시작했는데요.

숭실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성소수자 학생들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을 걸려다가 학교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강푸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는 여기 있다! 우리는 여기 있다!"]

붐비는 교정에서 현수막을 든 학생들이 구호를 외칩니다.

학교 측이 현수막 게시를 불허하자, 직접 들고 시위에 나선 겁니다.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모두를 환영한다'는 문구가 문제였습니다.

[숭실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회원 : "성소수자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은 너무 학교 내에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승인을 허가해 줄 수 없다, 약간 이런 식으로..."]

하지만 학교 측은 단지 현수막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건학 이념이 원리주의적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둬, 동성애를 옹호하는 모든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숭실대는 2015년에도 건학 이념을 이유로 성소수자 관련 행사를 막아, 최근 인권위의 시정 권고를 받았습니다.

인권위는 지난 1월, 성소수자 관련 영화를 상영하려는 학생들에게 강의실 사용을 막은 건 평등권 침해라며, 숭실대에 대관을 허용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대학의 자율성은 인정하지만, 학생의 기본권 제한에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숭실대는 인권위의 권고 자체가 헌법의 테두리를 넘어선 것이란 입장입니다.

[고승원/숭실대학교 대외협력실장 : "현행법상 동성 결혼을 불허하고 있고, 군에서조차 동성애에 대해서는 사실은 징계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인권위의 사항 자체가 헌법을 좀 초월하는 것이 아닌가..."]

한편 성소수자 신입생을 환영하며 비슷한 내용의 현수막 게시 등이 허용된 대학은 전국 서른 곳에 달합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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