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돋보기] ‘60초에 300번’ 번개 폭풍 덮친 LA…SF 영화 같은 비주얼에 ‘충격’

입력 2019.03.0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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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의 신' 토르가 미국 LA로 내려온 것일까?

LA 인근 산타바바라 카운티에 현지시간으로 5일 저녁 몰아친 '번개 폭풍'이 미국 SNS를 달구고 있다.

이날 저녁 8시를 전후한 5분 동안 산타바바라 해안가에는 1,500회에 가까운 번개가 집중됐다. 60초에 평균 300회가량의 번개가 내려친 셈이다. 사진을 보면 여러 줄의 번개가 한꺼번에 구름에서 땅으로 내려치고 있다.

LA 공항의 터미널이 순간 정전되고 일부 항공편이 결항했지만, 다행히 다른 큰 피해는 없었다. 이번 '번개 폭풍'은 자정까지 2천2백여 회에 걸쳐 이어졌다. SF 영화나 나올 법한 강렬한 빛줄기의 번개, '천지창조'의 순간 같다는 구름 속의 번개 등 다양한 모양의 번개를 볼 수 있다. 마블 영화의 팬이라면, '번개의 신' 토르의 등장을 떠올릴 법한 장면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번개의 신’ 토르영화에 등장하는 ‘번개의 신’ 토르

공포의 대상 '번개'…. 각종 신화에 단골로 등장

과학이 발달하기 전에 사람들은 천둥과 번개를 하늘이 노한 것으로 생각했다. '토르'도 북유럽 신화의 최고 신 중에 하나로 번개를 다룬다. 그리스 신화의 최고 신 '제우스'도 번개가 주무기다. 기독교 세계에서 '여호와'의 분노도 번개로 표현된다.

사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도 번개가 하늘이 노해서 생겼다는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번개가 치려면 대기에서 보통 세 가지 정도의 이상 현상이 발생해야 한다. 우선 아랫공기가 따뜻하고, 윗공기가 차가운 불안정 대기상태여야 한다. 그다음에 태양열에 따른 지표면 복사열과 배후 산악지형 등 지형적인 요인으로 공기의 상승운동이 발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 공기가 습기를 머금어야 한다.

이 조건에 부합하는 게 미국에서는 쿠바와 가까운 플로리다 지역이다. CNN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정말 '토르'라도 등장한 것일까? 이 이례적인 기상현상의 주범은 바로 '대기 강'(Atmospheric River)이다.

태평양에서 미국 서부 사이에 생겨나는 ‘대기 강’태평양에서 미국 서부 사이에 생겨나는 ‘대기 강’

‘대기 강’ 여파로 1862년 43일 동안 비가 쏟아진 새크라멘토 모습‘대기 강’ 여파로 1862년 43일 동안 비가 쏟아진 새크라멘토 모습

■'번개 폭풍'의 이유는 '대기 강'(Atmospheric River)

사진을 보면 태평양에서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길다랗게 구름 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대기 강'이다. 북쪽의 차가운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밀려오면서 앞서 말한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는 현상이다.

'대기 강'은 길게는 태평양부터 미국 서부까지 약 8천 킬로미터에 걸쳐 형성되기도 한다. '대기 강' 끄트머리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그때마다 각종 기상 이변 현상이 벌어지곤 했다.

대표적으로 1862년 캘리포니아 주도인 새크라멘토에서는 43일 동안 쉬지 않고 비가 내렸다고 한다. 당시 광경을 묘사한 그림을 보면 새크라멘토 시내가 베니스처럼 변했다.

자연의 신비인 번개는 서양 문화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오늘은 목요일, 영어로 하면 Thursday이고, 어원을 따라가면 '토르(Thor)의 날'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번개의 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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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07 16: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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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의 신' 토르가 미국 LA로 내려온 것일까?

LA 인근 산타바바라 카운티에 현지시간으로 5일 저녁 몰아친 '번개 폭풍'이 미국 SNS를 달구고 있다.

이날 저녁 8시를 전후한 5분 동안 산타바바라 해안가에는 1,500회에 가까운 번개가 집중됐다. 60초에 평균 300회가량의 번개가 내려친 셈이다. 사진을 보면 여러 줄의 번개가 한꺼번에 구름에서 땅으로 내려치고 있다.

LA 공항의 터미널이 순간 정전되고 일부 항공편이 결항했지만, 다행히 다른 큰 피해는 없었다. 이번 '번개 폭풍'은 자정까지 2천2백여 회에 걸쳐 이어졌다. SF 영화나 나올 법한 강렬한 빛줄기의 번개, '천지창조'의 순간 같다는 구름 속의 번개 등 다양한 모양의 번개를 볼 수 있다. 마블 영화의 팬이라면, '번개의 신' 토르의 등장을 떠올릴 법한 장면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번개의 신’ 토르
공포의 대상 '번개'…. 각종 신화에 단골로 등장

과학이 발달하기 전에 사람들은 천둥과 번개를 하늘이 노한 것으로 생각했다. '토르'도 북유럽 신화의 최고 신 중에 하나로 번개를 다룬다. 그리스 신화의 최고 신 '제우스'도 번개가 주무기다. 기독교 세계에서 '여호와'의 분노도 번개로 표현된다.

사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도 번개가 하늘이 노해서 생겼다는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번개가 치려면 대기에서 보통 세 가지 정도의 이상 현상이 발생해야 한다. 우선 아랫공기가 따뜻하고, 윗공기가 차가운 불안정 대기상태여야 한다. 그다음에 태양열에 따른 지표면 복사열과 배후 산악지형 등 지형적인 요인으로 공기의 상승운동이 발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 공기가 습기를 머금어야 한다.

이 조건에 부합하는 게 미국에서는 쿠바와 가까운 플로리다 지역이다. CNN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정말 '토르'라도 등장한 것일까? 이 이례적인 기상현상의 주범은 바로 '대기 강'(Atmospheric River)이다.

태평양에서 미국 서부 사이에 생겨나는 ‘대기 강’
‘대기 강’ 여파로 1862년 43일 동안 비가 쏟아진 새크라멘토 모습
■'번개 폭풍'의 이유는 '대기 강'(Atmospheric River)

사진을 보면 태평양에서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길다랗게 구름 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대기 강'이다. 북쪽의 차가운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밀려오면서 앞서 말한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는 현상이다.

'대기 강'은 길게는 태평양부터 미국 서부까지 약 8천 킬로미터에 걸쳐 형성되기도 한다. '대기 강' 끄트머리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그때마다 각종 기상 이변 현상이 벌어지곤 했다.

대표적으로 1862년 캘리포니아 주도인 새크라멘토에서는 43일 동안 쉬지 않고 비가 내렸다고 한다. 당시 광경을 묘사한 그림을 보면 새크라멘토 시내가 베니스처럼 변했다.

자연의 신비인 번개는 서양 문화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오늘은 목요일, 영어로 하면 Thursday이고, 어원을 따라가면 '토르(Thor)의 날'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번개의 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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