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면 벌점?”…공기청정기 없는데 어쩌나

입력 2019.03.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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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 쓰면 벌점?"..공기청정기 없는데 어쩌나?

어제(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한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 학부모가 올린 글인데요. 요즘 미세먼지가 심해 아들에게 마스크를 씌워 등교시키는데,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했다는 겁니다.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면 벌점을 주겠다고 했다는 내용인데요. 어찌 된 일일까요?

해당 선생님은 실제로 벌점을 주겠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설명합니다.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건데요. 마스크를 끼면 수업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교실에서는 벗어달라고 얘기했다는 겁니다. 새 학기라 학생들의 얼굴도 익혀야 하고, 원활한 토론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마스크를 될 수 있으면 쓰지 말라고 했다는데요. 하지만 미세먼지 속으로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의 마음도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실에 공기청정기라도 있으면 그나마 마음이 놓일 텐데, 정화장치가 있긴 한 걸까요?


■ "전국 학교 교실 41%, 공기정화장치 없어"

지난달 교육부가 전국에 있는 학교의 공기정화장치 보유 현황을 조사했습니다. 전국 2,877개 학교, 27만 2,728개 교실 가운데 41.9%에 해당하는 11만 4천2백여 개 교실에 공기정화장치가 없었습니다. 국민 청원에 올라간 해당 학교 교실에도 공기정화장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행히 교육부도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 등 모든 교실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세먼지가 갈수록 심해짐에 따라, 애초 내년이 목표였던 '공기정화장치 100% 설치'를 올해 상반기까지로 앞당기겠다는 겁니다. 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도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완료하기 위해 국회에 천억 원의 추경도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설치만 하면 끝?..효과 검증 필요"

하지만 공기정화장치, 있어도 문제입니다. 성능 검증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와 관련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촉구하는 온라인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는 "공기정화장치를 사용했을 때 교실 안의 공기 질이 어느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기준이 없다"면서 "장치 설치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성능 검사 등을 구체적으로 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경기도교육청이 다음 달 중 학교 교실에 설치한 공기정화장치의 성능을 검증하는 연구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 용역을 의뢰하는 배경에 대해서 "실제 운영 이후에 교실의 공기 질이 개선됐는지에 대한 검증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교육부도 올해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함께 '에너지 환경 통합형 학교 미세먼지 관리 기술'을 연구,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연관 기사]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6일째…실질대책 요구 봇물

극심한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제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앞에서는 미세먼지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고, 다음 달에도 광화문광장에서 학교 안 공기정화장치와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의무화를 요구하는 집회도 예정돼 있습니다. 뿌연 미세먼지에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을 달래면서 학교 교육에도 차질을 미치지 않는,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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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쓰면 벌점?”…공기청정기 없는데 어쩌나
    • 입력 2019-03-07 17:12:22
    취재K
■ "마스크 쓰면 벌점?"..공기청정기 없는데 어쩌나?

어제(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한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 학부모가 올린 글인데요. 요즘 미세먼지가 심해 아들에게 마스크를 씌워 등교시키는데,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했다는 겁니다.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면 벌점을 주겠다고 했다는 내용인데요. 어찌 된 일일까요?

해당 선생님은 실제로 벌점을 주겠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설명합니다.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건데요. 마스크를 끼면 수업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교실에서는 벗어달라고 얘기했다는 겁니다. 새 학기라 학생들의 얼굴도 익혀야 하고, 원활한 토론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마스크를 될 수 있으면 쓰지 말라고 했다는데요. 하지만 미세먼지 속으로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의 마음도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실에 공기청정기라도 있으면 그나마 마음이 놓일 텐데, 정화장치가 있긴 한 걸까요?


■ "전국 학교 교실 41%, 공기정화장치 없어"

지난달 교육부가 전국에 있는 학교의 공기정화장치 보유 현황을 조사했습니다. 전국 2,877개 학교, 27만 2,728개 교실 가운데 41.9%에 해당하는 11만 4천2백여 개 교실에 공기정화장치가 없었습니다. 국민 청원에 올라간 해당 학교 교실에도 공기정화장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행히 교육부도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 등 모든 교실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세먼지가 갈수록 심해짐에 따라, 애초 내년이 목표였던 '공기정화장치 100% 설치'를 올해 상반기까지로 앞당기겠다는 겁니다. 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도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완료하기 위해 국회에 천억 원의 추경도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설치만 하면 끝?..효과 검증 필요"

하지만 공기정화장치, 있어도 문제입니다. 성능 검증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와 관련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촉구하는 온라인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는 "공기정화장치를 사용했을 때 교실 안의 공기 질이 어느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기준이 없다"면서 "장치 설치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성능 검사 등을 구체적으로 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경기도교육청이 다음 달 중 학교 교실에 설치한 공기정화장치의 성능을 검증하는 연구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 용역을 의뢰하는 배경에 대해서 "실제 운영 이후에 교실의 공기 질이 개선됐는지에 대한 검증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교육부도 올해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함께 '에너지 환경 통합형 학교 미세먼지 관리 기술'을 연구,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연관 기사]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6일째…실질대책 요구 봇물

극심한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제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앞에서는 미세먼지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고, 다음 달에도 광화문광장에서 학교 안 공기정화장치와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의무화를 요구하는 집회도 예정돼 있습니다. 뿌연 미세먼지에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을 달래면서 학교 교육에도 차질을 미치지 않는,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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