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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부터 70대까지…“대화방 속 불법촬영물 생각보다 흔해요”
입력 2019.03.15 (07:00) 취재K
20대부터 70대까지…“대화방 속 불법촬영물 생각보다 흔해요”
여성의 신체나 성관계 모습을 불법으로 촬영하고, 또 이를 아무 문제의식 없이 돌려봤다는 가수 정준영 씨의 단체 대화방 내용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하지만 이를 일부 남성 연예인들의 일탈로 넘기기보다는, 일상에 만연한 성적 대상화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KBS 취재진이 만난 시민들 역시 '이런 일이 생각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남자만 몇백 명 모인 단체 카톡방이었어요. 클럽에서 찍은 불법 촬영물이 올라오더라고요."

취업을 준비하는 30살 김 모 씨는 대학생 시절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남자만 몇백 명이 모인 학과 축구팀 단체 대화방에 초대돼 들어갔더니, 클럽에서 찍은 불법 촬영물이 아무렇지 않게 공유되고 있었다는 겁니다. "선배나 후배들이 재미삼아서 야한 동영상을 올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더라고요. 결국, 그 방을 나오게 됐죠."

그때 이후로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는 걸 또 목격한 적은 없지만, 김 씨는 여성 지인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생각보다 많이 이뤄진다고 증언했습니다.

"친구들끼리 있는 방에 여자 사진이나, '누가 예쁘다' 혹은 '누가 몸매가 좋다'는 사진들은 많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여성 연예인 말고 주변 사람이요."

서울에서 택시를 모는 73살 서 모 씨에게도 불법 촬영물 공유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봤어요, 봤어. 카톡(카카오톡)에도 보면 그런 것들이 있다고. 영화배우들 뭐 이런 게, 기가 막히게 하는 거야. '몰카' 이런 거." 서 씨는 '그런 걸 유독 좋아하는 사람들이 영상을 구해와 퍼트린다'고 말했습니다.

"운전사 한 명 중에 그런 카톡방에 잘 들어가는 사람이 있어. 카톡방에서 야한 동영상 이런 걸 내려받아서 USB에 집어넣더라고. 엄청 많아. USB에 막 녹화시켜 주더라고." 서 씨는 '이 놈의 휴대전화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성인 사이트도 있고 많아요. 애들이 자기 이름만 대면 들어갈 수 있다니까. 거기 들어가면 별 게 다 있어."

"궁금한 건 또 봐야겠고, 유머로 소비하고 싶고…. 이게 장난인가요?"

정 씨의 범죄 혐의가 폭로되던 날, 대형 포털 사이트에선 '정준영 동영상'이 온종일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정 씨에게 피해를 본 여성들이라며, 실명을 나열한 지라시가 등장해 소속사가 강경 대응을 예고하는 일까지 벌어졌죠. 피해자의 신상과 불법 동영상을 궁금해하는 일종의 관음증이 또 한 번 재현된 겁니다.


선선히 인터뷰에 응했던 29살 김다혜 씨는 더 충격적인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당장 어제, 예전에 친했던 직장 동료한테 이런 카톡 메시지를 받았어요. '정 씨랑 같은 대화방에 있는 동생이 있는데, 걔가 가진 거 내가 어렵게 구했으니까 너 몰래 봐'라고 하면서 동영상을 보내더라고요."

김 씨는 바로 '이런 걸 왜 공유하세요'라고 맞받았다고 했습니다. "상대방은 '이거 장난이야, 아기가 나오는 거야'고 했지만, 저는 다시 이게 장난할 거리가 되냐고 오히려 더 화를 냈죠. 그게 또 하나의 유머 코드로 소비될 수 있다는 거, 그걸 또 재밌다고 공유하고 있다는 게 화가 났어요."

"제지하는 사람 하나도 없어 황당…. 어디부터가 문제인가"

한의원을 운영하는 46살 한 모 씨 역시 "여러 사람이 모인 방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안 된다고 한 사람이 어떻게 한 명도 없는지가 굉장히 황당하다"고 했습니다.


"사람이 3명 이상 모여 있으면, 그중에 한 명은 제정신이어서 '그러면 안 된다', 아니면 농담으로라도 '그러다 잡혀간다'고 제지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한 씨는 흔히 말하는 '끼리끼리 모인다'는 속설도 에둘러 언급했습니다. "그런 일들이 간혹 있긴 있어요. 다 같이 아는 사람을 여성이라고 해서 비하한다든지. 그러면 좀 심하면 욕을 해서라도 진지하게 서로를 위해서 '그러면 안 된다, 나는 불편하다'고 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정 씨의 대화 상대 중에) 하나도 없다는 건 그런 사람만 모인 건지... 남자들 커뮤니티 안에서 그런 것들이 죄책감 없이 벌어진다는 게 어디서부터 문제인가 궁금할 정도로 심각한 일이죠, 사실."

하지만 21살 대학생 송 모 씨는 여럿이 모인 단체 대화방의 특성상 제지하는 게 더 어렵다고 말합니다. 여자 연예인이나 학교 후배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성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거북해도, 이른바 '예민 종자(별것 아닌 일에도 민감하게 구는 사람)'로 찍힐까 봐 반대 의견을 내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다른 이야기 하자고 하거나 무시하는데, 말하는 것도 사실 용기가 필요해요. 단체로 그런 얘기를 하는데, 혼자 싫다고 하면 눈치 보이니까…."

"수면 위로 드러난 게 이것 뿐" vs "극단적인 경우"


정 씨와 승리, FT아일랜드의 멤버 최종훈 씨 등 문제의 대화방 멤버들은 지금 줄줄이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거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연예인들이 벌인 일이라는 점에서, 파장과 충격이 큽니다.

같은 이유에서 이번 사태를 소수 연예인의 일탈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26살 이 모 씨는 이들의 행위를 "기득권에서 나오는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승리나 정준영은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연예인이었기 때문에 '남을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이 있었을 거라고 봐요. 그런데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제 주위에서는 불법 촬영물 공유하는 사람들을 잘 못 봤거든요."

21살 이 모 씨 역시 "적어도 저는 그런 일을 한 적 없고 주변에서도 전혀 본 적이 없다"며, 단체 대화방에서 성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음란물을 공유하는 일이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일이 아니라 극단적인 경우"라고 말했습니다. 암암리에 유통되는 불법 촬영물도,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거나 수리 기사에 맡겼을 때처럼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로로 유출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다만 같은 남성인 30살 회사원 김 모 씨는 "주변에 없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만연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데, 제 주변에도 보면 어렸을 때 한때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성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하는 친구도 있었고요. '소리만 녹음했다' 이런 친구들도 있었기 때문에, 꼭 없진 않다고 봐요."


서울 도봉구에 사는 문서오 씨도 비슷한 말을 들려줬습니다. 찍는 건 몰라도, 보는 건 훨씬 흔한 일이라는 겁니다. "보통 웹하드나 토렌트에도 불법 촬영물이 많이 떠돌잖아요. 저 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친구들끼리 그런 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도 했고, 공유하고 보기도 했던 걸 보면 아직은 일반 시민들이 그런 촬영물을 보는 것도 범죄라는 자각을 쉽게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학생 23살 이 모 씨는 몇 차례 논란이 됐던 '대학가 단체 카톡방' 사태를 언급했습니다. "저희 학교만 해도 단체 대화방 안의 성 추문 때문에 몇몇 단과대에서 대표자가 사임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정준영 사건은 수면 위로 올라와서 그렇지, 이런 비슷한 일이 엄청 많을 것 같단 말이죠? 그런데 밝혀지지 않으면 모르니까. 그래서 좀 더 무서운 것 같아요."

"'표현의 자유' 문제 아냐…. 강력 처벌·인식 바꿔야"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만난, 연세가 지긋한 신동우 씨는 "우리 젊은이들이 그렇게 문제가 크지 않거든요. 젊은 분들 상당히 건강합니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일부가 일탈 행위를 놀이처럼 하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니죠. 일부 그런 세력들은 빨리 이 사회에서 퇴출당했으면 좋겠어요. 젊은이들 모두가 다 그렇다고 표현하는 것 자체도 좀 아니라고 보고요."

다만 강력한 규제에는 찬성한다고 했습니다. "SNS로 우연히 접촉하다 보면 진짜 낯 뜨거운 거 많이 봐요. 저는 유튜브로 강의를 자주 듣는데. 어떨 때는 나도 낯뜨거워가지고... '휴대전화가 잘못됐나?' 이럴 정도란 말이죠. 아무나 접촉할 수 있는 건데, 어린 애들한테도 그대로 노출되고. 그게 뭐겠어요. 불법 촬영물이나 음란물을 조직적으로 유포하고 그걸로 돈을 버는 세력들이 상당한 거죠. 이걸 규제해야죠."

정부의 'https(보안 강화 인터넷 통신 프로토콜)'를 통한 유해 사이트 접속 차단 정책까지 언급할 정도로 시사 문제에 해박했던 신 씨는 이 문제를 '개인의 표현의 자유'로 이해하려는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정보는 얼마든지 많아요. 상당히 자유롭죠. 진짜로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극히 일부분, 이건 당연히 차단돼야죠. 불법 촬영물은 나도 피해자일 수 있지만 내 자녀, 내 아내가 피해자일 수도 있는 거죠. 자기도 모르게 사생활을 일반에 노출하는 당연한 범죄를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더 문제라고 봐요."


앞서 직장 후배의 '장난'에 분노했던 김 씨는 일상적인 대화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불법 촬영 동영상을 일일이 다 잡아서 제가 처벌할 수는 없잖아요. 우리가 거창한 걸 하지 않더라도, 같은 대화방에 속한 남자인 친구들이 '야, 이건 아니지 않냐? 너 이런 거 하지 마'라고 해 줄 수 있으면 나중에 큰 변화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사태도 제보자의 고발로 알려졌잖아요. 사람들의 인식이 가장 먼저 바뀌어야만, 내부 고발자들이 조금 더 용기를 얻고 고발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문 씨도 비슷한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그게 잘못된 일이라고 본인이 확실히 생각한다면, 눈치가 보이더라도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20대부터 70대까지…“대화방 속 불법촬영물 생각보다 흔해요”
    • 입력 2019.03.15 (07:00)
    취재K
20대부터 70대까지…“대화방 속 불법촬영물 생각보다 흔해요”
여성의 신체나 성관계 모습을 불법으로 촬영하고, 또 이를 아무 문제의식 없이 돌려봤다는 가수 정준영 씨의 단체 대화방 내용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하지만 이를 일부 남성 연예인들의 일탈로 넘기기보다는, 일상에 만연한 성적 대상화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KBS 취재진이 만난 시민들 역시 '이런 일이 생각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남자만 몇백 명 모인 단체 카톡방이었어요. 클럽에서 찍은 불법 촬영물이 올라오더라고요."

취업을 준비하는 30살 김 모 씨는 대학생 시절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남자만 몇백 명이 모인 학과 축구팀 단체 대화방에 초대돼 들어갔더니, 클럽에서 찍은 불법 촬영물이 아무렇지 않게 공유되고 있었다는 겁니다. "선배나 후배들이 재미삼아서 야한 동영상을 올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더라고요. 결국, 그 방을 나오게 됐죠."

그때 이후로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는 걸 또 목격한 적은 없지만, 김 씨는 여성 지인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생각보다 많이 이뤄진다고 증언했습니다.

"친구들끼리 있는 방에 여자 사진이나, '누가 예쁘다' 혹은 '누가 몸매가 좋다'는 사진들은 많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여성 연예인 말고 주변 사람이요."

서울에서 택시를 모는 73살 서 모 씨에게도 불법 촬영물 공유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봤어요, 봤어. 카톡(카카오톡)에도 보면 그런 것들이 있다고. 영화배우들 뭐 이런 게, 기가 막히게 하는 거야. '몰카' 이런 거." 서 씨는 '그런 걸 유독 좋아하는 사람들이 영상을 구해와 퍼트린다'고 말했습니다.

"운전사 한 명 중에 그런 카톡방에 잘 들어가는 사람이 있어. 카톡방에서 야한 동영상 이런 걸 내려받아서 USB에 집어넣더라고. 엄청 많아. USB에 막 녹화시켜 주더라고." 서 씨는 '이 놈의 휴대전화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성인 사이트도 있고 많아요. 애들이 자기 이름만 대면 들어갈 수 있다니까. 거기 들어가면 별 게 다 있어."

"궁금한 건 또 봐야겠고, 유머로 소비하고 싶고…. 이게 장난인가요?"

정 씨의 범죄 혐의가 폭로되던 날, 대형 포털 사이트에선 '정준영 동영상'이 온종일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정 씨에게 피해를 본 여성들이라며, 실명을 나열한 지라시가 등장해 소속사가 강경 대응을 예고하는 일까지 벌어졌죠. 피해자의 신상과 불법 동영상을 궁금해하는 일종의 관음증이 또 한 번 재현된 겁니다.


선선히 인터뷰에 응했던 29살 김다혜 씨는 더 충격적인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당장 어제, 예전에 친했던 직장 동료한테 이런 카톡 메시지를 받았어요. '정 씨랑 같은 대화방에 있는 동생이 있는데, 걔가 가진 거 내가 어렵게 구했으니까 너 몰래 봐'라고 하면서 동영상을 보내더라고요."

김 씨는 바로 '이런 걸 왜 공유하세요'라고 맞받았다고 했습니다. "상대방은 '이거 장난이야, 아기가 나오는 거야'고 했지만, 저는 다시 이게 장난할 거리가 되냐고 오히려 더 화를 냈죠. 그게 또 하나의 유머 코드로 소비될 수 있다는 거, 그걸 또 재밌다고 공유하고 있다는 게 화가 났어요."

"제지하는 사람 하나도 없어 황당…. 어디부터가 문제인가"

한의원을 운영하는 46살 한 모 씨 역시 "여러 사람이 모인 방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안 된다고 한 사람이 어떻게 한 명도 없는지가 굉장히 황당하다"고 했습니다.


"사람이 3명 이상 모여 있으면, 그중에 한 명은 제정신이어서 '그러면 안 된다', 아니면 농담으로라도 '그러다 잡혀간다'고 제지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한 씨는 흔히 말하는 '끼리끼리 모인다'는 속설도 에둘러 언급했습니다. "그런 일들이 간혹 있긴 있어요. 다 같이 아는 사람을 여성이라고 해서 비하한다든지. 그러면 좀 심하면 욕을 해서라도 진지하게 서로를 위해서 '그러면 안 된다, 나는 불편하다'고 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정 씨의 대화 상대 중에) 하나도 없다는 건 그런 사람만 모인 건지... 남자들 커뮤니티 안에서 그런 것들이 죄책감 없이 벌어진다는 게 어디서부터 문제인가 궁금할 정도로 심각한 일이죠, 사실."

하지만 21살 대학생 송 모 씨는 여럿이 모인 단체 대화방의 특성상 제지하는 게 더 어렵다고 말합니다. 여자 연예인이나 학교 후배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성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거북해도, 이른바 '예민 종자(별것 아닌 일에도 민감하게 구는 사람)'로 찍힐까 봐 반대 의견을 내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다른 이야기 하자고 하거나 무시하는데, 말하는 것도 사실 용기가 필요해요. 단체로 그런 얘기를 하는데, 혼자 싫다고 하면 눈치 보이니까…."

"수면 위로 드러난 게 이것 뿐" vs "극단적인 경우"


정 씨와 승리, FT아일랜드의 멤버 최종훈 씨 등 문제의 대화방 멤버들은 지금 줄줄이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거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연예인들이 벌인 일이라는 점에서, 파장과 충격이 큽니다.

같은 이유에서 이번 사태를 소수 연예인의 일탈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26살 이 모 씨는 이들의 행위를 "기득권에서 나오는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승리나 정준영은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연예인이었기 때문에 '남을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이 있었을 거라고 봐요. 그런데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제 주위에서는 불법 촬영물 공유하는 사람들을 잘 못 봤거든요."

21살 이 모 씨 역시 "적어도 저는 그런 일을 한 적 없고 주변에서도 전혀 본 적이 없다"며, 단체 대화방에서 성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음란물을 공유하는 일이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일이 아니라 극단적인 경우"라고 말했습니다. 암암리에 유통되는 불법 촬영물도,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거나 수리 기사에 맡겼을 때처럼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로로 유출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다만 같은 남성인 30살 회사원 김 모 씨는 "주변에 없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만연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데, 제 주변에도 보면 어렸을 때 한때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성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하는 친구도 있었고요. '소리만 녹음했다' 이런 친구들도 있었기 때문에, 꼭 없진 않다고 봐요."


서울 도봉구에 사는 문서오 씨도 비슷한 말을 들려줬습니다. 찍는 건 몰라도, 보는 건 훨씬 흔한 일이라는 겁니다. "보통 웹하드나 토렌트에도 불법 촬영물이 많이 떠돌잖아요. 저 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친구들끼리 그런 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도 했고, 공유하고 보기도 했던 걸 보면 아직은 일반 시민들이 그런 촬영물을 보는 것도 범죄라는 자각을 쉽게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학생 23살 이 모 씨는 몇 차례 논란이 됐던 '대학가 단체 카톡방' 사태를 언급했습니다. "저희 학교만 해도 단체 대화방 안의 성 추문 때문에 몇몇 단과대에서 대표자가 사임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정준영 사건은 수면 위로 올라와서 그렇지, 이런 비슷한 일이 엄청 많을 것 같단 말이죠? 그런데 밝혀지지 않으면 모르니까. 그래서 좀 더 무서운 것 같아요."

"'표현의 자유' 문제 아냐…. 강력 처벌·인식 바꿔야"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만난, 연세가 지긋한 신동우 씨는 "우리 젊은이들이 그렇게 문제가 크지 않거든요. 젊은 분들 상당히 건강합니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일부가 일탈 행위를 놀이처럼 하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니죠. 일부 그런 세력들은 빨리 이 사회에서 퇴출당했으면 좋겠어요. 젊은이들 모두가 다 그렇다고 표현하는 것 자체도 좀 아니라고 보고요."

다만 강력한 규제에는 찬성한다고 했습니다. "SNS로 우연히 접촉하다 보면 진짜 낯 뜨거운 거 많이 봐요. 저는 유튜브로 강의를 자주 듣는데. 어떨 때는 나도 낯뜨거워가지고... '휴대전화가 잘못됐나?' 이럴 정도란 말이죠. 아무나 접촉할 수 있는 건데, 어린 애들한테도 그대로 노출되고. 그게 뭐겠어요. 불법 촬영물이나 음란물을 조직적으로 유포하고 그걸로 돈을 버는 세력들이 상당한 거죠. 이걸 규제해야죠."

정부의 'https(보안 강화 인터넷 통신 프로토콜)'를 통한 유해 사이트 접속 차단 정책까지 언급할 정도로 시사 문제에 해박했던 신 씨는 이 문제를 '개인의 표현의 자유'로 이해하려는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정보는 얼마든지 많아요. 상당히 자유롭죠. 진짜로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극히 일부분, 이건 당연히 차단돼야죠. 불법 촬영물은 나도 피해자일 수 있지만 내 자녀, 내 아내가 피해자일 수도 있는 거죠. 자기도 모르게 사생활을 일반에 노출하는 당연한 범죄를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더 문제라고 봐요."


앞서 직장 후배의 '장난'에 분노했던 김 씨는 일상적인 대화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불법 촬영 동영상을 일일이 다 잡아서 제가 처벌할 수는 없잖아요. 우리가 거창한 걸 하지 않더라도, 같은 대화방에 속한 남자인 친구들이 '야, 이건 아니지 않냐? 너 이런 거 하지 마'라고 해 줄 수 있으면 나중에 큰 변화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사태도 제보자의 고발로 알려졌잖아요. 사람들의 인식이 가장 먼저 바뀌어야만, 내부 고발자들이 조금 더 용기를 얻고 고발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문 씨도 비슷한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그게 잘못된 일이라고 본인이 확실히 생각한다면, 눈치가 보이더라도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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