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고무통에서 발견된 시신…살해 뒤 4년이나 숨겼다

입력 2019.03.15 (08:27) 수정 2019.03.1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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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부산의 한 주택가에서 숨진 지 4년이 넘은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이 시신이 발견된 곳이

집 베란다에 놓인 이 커다란 고무통 안이었습니다.

폭행 끝에 살해당한 뒤 4년 넘게 고무통에 숨겨져 있던 시신..

듣기만 해도 엽기적인 이 사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건의 전말을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부산의 한 주택가. 지난 8일 오후, 조용했던 골목에 경찰들이 줄지어 도착했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경찰들이 있길래 무슨 도둑 들었나 나는 그랬거든. 생각보다 경찰들이 차하고 많이 왔거든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경찰차가 갑자기 한 대 두 대씩 오더니 계속 모였었어요. 5~6대까지. 되게 조심스럽게 조사 같은 거를 하는 거 같더라고요."]

경찰들이 집 앞 베란다에 놓인 고무통을 살피는데요.

놀랍게도 이 고무통 안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숨진 지 4년이 넘은 백골 상태였던 겁니다.

[박승철/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가정집 베란다에서 시신을 물통에 넣어서 보관하고 있다는 112 신고를 접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 접해서 감식 수사, 과학 수사 등을 통해서 사람의 시신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감식 결과 숨진 여성은 지난 2015년 가출 신고가 된 A씨였습니다.

[박승철/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가출 신고가 돼 있는 것을 2015년 12월에 확인이 됐습니다. 12월 3일에 확인이 됐습니다."]

숨진 A씨는 이 집에 살던 28살 B씨의 전 직장 동료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자, 가출 신고 이후 4년 동안 행적이 묘연했던 A 씨가 전 직장 동료의 집에서 어쩌다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걸까요?

B씨의 가족을 어렵게 만나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들었습니다.

사건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숨진 A씨는 B씨와 직장에서 처음 만났고 또래였던 두 사람은 친한 언니 동생 사이로 지냈습니다.

[피의자 가족(음성변조) : "휴대전화 공장에 잠깐 다녔는데 '집 밥도 못 먹고 불쌍한 애니까 밥 좀 차려주세요.' 하면서 데리고 왔더라고. 우리 집에 좀 머물렀어요. 정확하게 얼마나 머물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B씨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함께 지내도록 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얼마 뒤,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졌다고 합니다.

[피의자 가족(음성변조) : "어느 날 갑자기 안 좋아지더라고요. 싸우고 말리고 그랬거든요. 처음에는 말을 안 하다가 나중에 그러더라고. 남편하고 뭐 있었다고."]

B씨가 자신의 남편과 A씨의 사이를 의심하게 되면서 싸움이 잦아졌고, 결국 A 씨는 얼마 뒤, 따로 방을 얻어 독립했습니다.

[박승철/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피의자 집에 피해자가 얹혀살게 되면서 감정적인 갈등이 많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부가 피해자와의 갈등이 생겼다고 봅니다."]

하지만 앙심을 품은 B씨가 남편과 함께 A씨의 원룸을 찾아갔고, 폭행한 끝에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살해 이후 B씨 부부의 엽기적인 행각이 이어졌습니다.

숨진 A씨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고 시멘트를 들이부은 뒤 자신의 집으로 옮긴 건데요.

경찰 조사 결과 시신을 옮긴 과정에는 B씨의 남동생까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시신을 집으로 옮긴 A씨는 이틀 뒤, 여행용 가방에서 시신을 꺼내 다시 고무통에 넣어 유기했습니다.

[박승철/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시신을 처음에 옮길 때는 여행용 가방에 옮겨서 처음 자기 살던 곳에다가 유기를 했다 아닙니까. 마당에다가 유기를 했는데 냄새가 나니까 세제도 뿌리고 이런 게 있었다고 진술을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B씨 부부는 범행 2년 뒤,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됐는데요.

이 때도 시신이 담긴 고무통을 이삿짐과 함께 옮겨왔습니다.

시멘트까지 들이부어 감당하기 힘든 무게 탓에 이삿짐센터의 장비까지 동원됐습니다.

[박승철/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이삿짐센터에서 옮겨준 겁니다. 고무통 안에 시멘트가 들어 있기 때문에 무겁기 때문에 옮길 수가 없어서 기계를 이용해서 이삿짐센터에서 옮기는 거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완전범죄로 끝날 것 같았던 B씨 부부의 범행은 4년이 지난 뒤. 결국 들통나고 맙니다.

사건 이후 이혼한 B씨가 얼마 전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범행 사실을 털어놓은 겁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시신이 담긴 고무통이 있던 집엔 B씨의 가족들도 함께 살고 있었는데 어떻게 4년 동안 이 고무통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경찰이 고무통을 발견할 당시 뚜껑도 덮여 있지 않은 상태인데다 놓여 있었던 위치는 누구나 볼 수 있는 문 앞 통로였습니다.

[피의자 가족(음성변조) : "내가 필요한 거였으면 들여다보고 (했을 텐데) 밖에 수도도 없고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고무통에 물 담을 일도 없고. 그래서 신경을 안 쓴 거죠."]

[이웃주민(음성변조) : "이사 올 적에 강아지를 한 마리 가지고 왔었거든. 그런 거 (배설물) 담으려고 가져다 놨나 보다 했는데……. 뚜껑도 없이 흙이 채워져 있었어. 연탄재같은 그런 걸 갖다 버렸는지 이렇게 생각을 했어."]

세상에 완전범죄는 없습니다. 결국 B씨 부부의 엽기적인 범행은 4년 만에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숨진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는 한편 구속된 B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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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5 08:29:17
    • 수정2019-03-15 08: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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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부산의 한 주택가에서 숨진 지 4년이 넘은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이 시신이 발견된 곳이

집 베란다에 놓인 이 커다란 고무통 안이었습니다.

폭행 끝에 살해당한 뒤 4년 넘게 고무통에 숨겨져 있던 시신..

듣기만 해도 엽기적인 이 사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건의 전말을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부산의 한 주택가. 지난 8일 오후, 조용했던 골목에 경찰들이 줄지어 도착했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경찰들이 있길래 무슨 도둑 들었나 나는 그랬거든. 생각보다 경찰들이 차하고 많이 왔거든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경찰차가 갑자기 한 대 두 대씩 오더니 계속 모였었어요. 5~6대까지. 되게 조심스럽게 조사 같은 거를 하는 거 같더라고요."]

경찰들이 집 앞 베란다에 놓인 고무통을 살피는데요.

놀랍게도 이 고무통 안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숨진 지 4년이 넘은 백골 상태였던 겁니다.

[박승철/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가정집 베란다에서 시신을 물통에 넣어서 보관하고 있다는 112 신고를 접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 접해서 감식 수사, 과학 수사 등을 통해서 사람의 시신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감식 결과 숨진 여성은 지난 2015년 가출 신고가 된 A씨였습니다.

[박승철/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가출 신고가 돼 있는 것을 2015년 12월에 확인이 됐습니다. 12월 3일에 확인이 됐습니다."]

숨진 A씨는 이 집에 살던 28살 B씨의 전 직장 동료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자, 가출 신고 이후 4년 동안 행적이 묘연했던 A 씨가 전 직장 동료의 집에서 어쩌다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걸까요?

B씨의 가족을 어렵게 만나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들었습니다.

사건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숨진 A씨는 B씨와 직장에서 처음 만났고 또래였던 두 사람은 친한 언니 동생 사이로 지냈습니다.

[피의자 가족(음성변조) : "휴대전화 공장에 잠깐 다녔는데 '집 밥도 못 먹고 불쌍한 애니까 밥 좀 차려주세요.' 하면서 데리고 왔더라고. 우리 집에 좀 머물렀어요. 정확하게 얼마나 머물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B씨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함께 지내도록 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얼마 뒤,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졌다고 합니다.

[피의자 가족(음성변조) : "어느 날 갑자기 안 좋아지더라고요. 싸우고 말리고 그랬거든요. 처음에는 말을 안 하다가 나중에 그러더라고. 남편하고 뭐 있었다고."]

B씨가 자신의 남편과 A씨의 사이를 의심하게 되면서 싸움이 잦아졌고, 결국 A 씨는 얼마 뒤, 따로 방을 얻어 독립했습니다.

[박승철/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피의자 집에 피해자가 얹혀살게 되면서 감정적인 갈등이 많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부가 피해자와의 갈등이 생겼다고 봅니다."]

하지만 앙심을 품은 B씨가 남편과 함께 A씨의 원룸을 찾아갔고, 폭행한 끝에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살해 이후 B씨 부부의 엽기적인 행각이 이어졌습니다.

숨진 A씨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고 시멘트를 들이부은 뒤 자신의 집으로 옮긴 건데요.

경찰 조사 결과 시신을 옮긴 과정에는 B씨의 남동생까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시신을 집으로 옮긴 A씨는 이틀 뒤, 여행용 가방에서 시신을 꺼내 다시 고무통에 넣어 유기했습니다.

[박승철/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시신을 처음에 옮길 때는 여행용 가방에 옮겨서 처음 자기 살던 곳에다가 유기를 했다 아닙니까. 마당에다가 유기를 했는데 냄새가 나니까 세제도 뿌리고 이런 게 있었다고 진술을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B씨 부부는 범행 2년 뒤,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됐는데요.

이 때도 시신이 담긴 고무통을 이삿짐과 함께 옮겨왔습니다.

시멘트까지 들이부어 감당하기 힘든 무게 탓에 이삿짐센터의 장비까지 동원됐습니다.

[박승철/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이삿짐센터에서 옮겨준 겁니다. 고무통 안에 시멘트가 들어 있기 때문에 무겁기 때문에 옮길 수가 없어서 기계를 이용해서 이삿짐센터에서 옮기는 거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완전범죄로 끝날 것 같았던 B씨 부부의 범행은 4년이 지난 뒤. 결국 들통나고 맙니다.

사건 이후 이혼한 B씨가 얼마 전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범행 사실을 털어놓은 겁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시신이 담긴 고무통이 있던 집엔 B씨의 가족들도 함께 살고 있었는데 어떻게 4년 동안 이 고무통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경찰이 고무통을 발견할 당시 뚜껑도 덮여 있지 않은 상태인데다 놓여 있었던 위치는 누구나 볼 수 있는 문 앞 통로였습니다.

[피의자 가족(음성변조) : "내가 필요한 거였으면 들여다보고 (했을 텐데) 밖에 수도도 없고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고무통에 물 담을 일도 없고. 그래서 신경을 안 쓴 거죠."]

[이웃주민(음성변조) : "이사 올 적에 강아지를 한 마리 가지고 왔었거든. 그런 거 (배설물) 담으려고 가져다 놨나 보다 했는데……. 뚜껑도 없이 흙이 채워져 있었어. 연탄재같은 그런 걸 갖다 버렸는지 이렇게 생각을 했어."]

세상에 완전범죄는 없습니다. 결국 B씨 부부의 엽기적인 범행은 4년 만에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숨진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는 한편 구속된 B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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