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취재후] 티월드 옆에 또 티월드? 쌍둥이 매장의 속사정
입력 2019.03.17 (09:00) 수정 2019.03.17 (13:35) 취재후
[취재후] 티월드 옆에 또 티월드? 쌍둥이 매장의 속사정
휴대전화 매장 두 개가 나란히 있습니다. 언뜻 보면 같은 매장처럼 닮았지만, 알고 보면 남남입니다. 오른쪽은 SKT, KT, LG U+를 모두 파는 '판매점', 왼쪽은 'SK 공식인증 대리점'입니다.

"한달 전 대리점 들어와…쫓기듯 방 뺀다"

오른쪽 매장, 판매점 주인 이병호 씨는 8년째 이 자리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옆 대리점은 지난달 느닷 없이 들어왔습니다. 이 씨는 "대리점이 들어오기 전에 대리점주가 판매점을 넘길 생각이 없냐며 찾아왔었다"며 "권리금 협상이 안 돼 넘기지 않았더니 바로 옆에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손님 수는 그대로인데 매장은 둘로 늘었으니 당연히 매출이 줄었습니다. 이 씨는 "닷새째 손님이 한 명도 안왔다. 손님이 80%는 줄어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 씨는 결국 부동산에 매장을 내놨습니다. "쫓기듯 나간다"는 게 이 씨의 설명입니다.


"SKT 본사와 얘기하라"는 대리점주…"본사와 관련없다"는 SKT

대리점주에게도 사정을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판매점주의 말은 다 거짓이고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무엇이 거짓이냐'고 묻자, "SKT 본사와 얘기하라"는 입장만 반복해 구체적인 사정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SKT 본사는 '두 자영업자 사이의 이권다툼'으로 일축했습니다. SKT 관계자는 "해당 대리점은 '직영'이 아닌 '공식인증' 대리점"이라며, "SKT 본사가 아닌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본사는 매장 위치 선정에 간섭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본사가 대리점 개점을 승인해 주는 것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 대리점주에게 책임이 있는 개인사업장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SKT는 전체 대리점 가운데, '직영점'과 '공식인증대리점(위탁점)'을 2:8 정도의 비율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SKT가 휴대전화를 팔아 이익을 얻는 통로는 대부분 위탁점이라는 뜻입니다.

판매점이 SKT 휴대전화를 팔아도 판매점주뿐 아니라 본사도 돈을 법니다. 결국 본사는 고객이 대리점을 가든, 판매점을 가든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최대한 많은 대리점 또는 판매점과 계약하고, 다른 통신사보다 고객을 더 끌어 모으는 게 유리할 것입니다. SKT 휴대전화를 위탁 판매하고 있는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각각 적당한 이익을 남기고 있는지는 그들의 사정입니다.


상생 바람에서도 소외…'을 아래 병' 휴대전화 판매점

골목 하나에 비슷한 가게가 줄줄이 들어서는 '근접출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빵집 옆에 빵집, 편의점 옆에 편의점이 들어오는 탓에 대리점(또는 가맹점)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끊임 없이 나왔습니다.

결국 지난해 12월 편의점 업계는 18년 만에 '근접출점 제한 자율규약'을 맺었습니다. 올해 1월에는 '대리점법 개정안'도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본사와 대리점이 계약을 할 때부터 대리점의 영업권역을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판매점주 이 씨는 근접출점 걱정에서 벗어나게 될까요? 안타깝게도 아닙니다. 휴대전화 판매점은 법적으로 '대리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리점법상 대리점은 본사와 직접 유통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모든 휴대전화 판매점은 '본사-도매 대리점-판매점' 구조로, 2차 위탁 형식으로 계약을 맺습니다. 대리점과 똑같은 휴대전화를 팔지만, 계약 구조 탓에 법적 보호를 못 받는 셈입니다.


"자리를 옮겨도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 있잖아요."

가게를 내놓은 이 씨의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전국에 이 씨 매장같은 휴대전화 판매점은 1만 8천여 곳. 이동통신 3사 대리점을 모두 합친 8,200여 곳보다 두 배 넘게 많습니다.
  • [취재후] 티월드 옆에 또 티월드? 쌍둥이 매장의 속사정
    • 입력 2019.03.17 (09:00)
    • 수정 2019.03.17 (13:35)
    취재후
[취재후] 티월드 옆에 또 티월드? 쌍둥이 매장의 속사정
휴대전화 매장 두 개가 나란히 있습니다. 언뜻 보면 같은 매장처럼 닮았지만, 알고 보면 남남입니다. 오른쪽은 SKT, KT, LG U+를 모두 파는 '판매점', 왼쪽은 'SK 공식인증 대리점'입니다.

"한달 전 대리점 들어와…쫓기듯 방 뺀다"

오른쪽 매장, 판매점 주인 이병호 씨는 8년째 이 자리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옆 대리점은 지난달 느닷 없이 들어왔습니다. 이 씨는 "대리점이 들어오기 전에 대리점주가 판매점을 넘길 생각이 없냐며 찾아왔었다"며 "권리금 협상이 안 돼 넘기지 않았더니 바로 옆에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손님 수는 그대로인데 매장은 둘로 늘었으니 당연히 매출이 줄었습니다. 이 씨는 "닷새째 손님이 한 명도 안왔다. 손님이 80%는 줄어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 씨는 결국 부동산에 매장을 내놨습니다. "쫓기듯 나간다"는 게 이 씨의 설명입니다.


"SKT 본사와 얘기하라"는 대리점주…"본사와 관련없다"는 SKT

대리점주에게도 사정을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판매점주의 말은 다 거짓이고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무엇이 거짓이냐'고 묻자, "SKT 본사와 얘기하라"는 입장만 반복해 구체적인 사정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SKT 본사는 '두 자영업자 사이의 이권다툼'으로 일축했습니다. SKT 관계자는 "해당 대리점은 '직영'이 아닌 '공식인증' 대리점"이라며, "SKT 본사가 아닌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본사는 매장 위치 선정에 간섭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본사가 대리점 개점을 승인해 주는 것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 대리점주에게 책임이 있는 개인사업장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SKT는 전체 대리점 가운데, '직영점'과 '공식인증대리점(위탁점)'을 2:8 정도의 비율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SKT가 휴대전화를 팔아 이익을 얻는 통로는 대부분 위탁점이라는 뜻입니다.

판매점이 SKT 휴대전화를 팔아도 판매점주뿐 아니라 본사도 돈을 법니다. 결국 본사는 고객이 대리점을 가든, 판매점을 가든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최대한 많은 대리점 또는 판매점과 계약하고, 다른 통신사보다 고객을 더 끌어 모으는 게 유리할 것입니다. SKT 휴대전화를 위탁 판매하고 있는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각각 적당한 이익을 남기고 있는지는 그들의 사정입니다.


상생 바람에서도 소외…'을 아래 병' 휴대전화 판매점

골목 하나에 비슷한 가게가 줄줄이 들어서는 '근접출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빵집 옆에 빵집, 편의점 옆에 편의점이 들어오는 탓에 대리점(또는 가맹점)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끊임 없이 나왔습니다.

결국 지난해 12월 편의점 업계는 18년 만에 '근접출점 제한 자율규약'을 맺었습니다. 올해 1월에는 '대리점법 개정안'도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본사와 대리점이 계약을 할 때부터 대리점의 영업권역을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판매점주 이 씨는 근접출점 걱정에서 벗어나게 될까요? 안타깝게도 아닙니다. 휴대전화 판매점은 법적으로 '대리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리점법상 대리점은 본사와 직접 유통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모든 휴대전화 판매점은 '본사-도매 대리점-판매점' 구조로, 2차 위탁 형식으로 계약을 맺습니다. 대리점과 똑같은 휴대전화를 팔지만, 계약 구조 탓에 법적 보호를 못 받는 셈입니다.


"자리를 옮겨도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 있잖아요."

가게를 내놓은 이 씨의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전국에 이 씨 매장같은 휴대전화 판매점은 1만 8천여 곳. 이동통신 3사 대리점을 모두 합친 8,200여 곳보다 두 배 넘게 많습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

    KBS사이트에서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댓글 이용시 KBS회원으로 표시되고
    댓글창을 통해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소셜회원으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