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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TV에 ‘그린피스 시위’…반핵단체 등장 이유는?
입력 2019.03.17 (18:48) 수정 2019.03.17 (18:49) 취재K
오늘(17일) 오전 북한 국영방송인 조선중앙TV에 조금 낯선 화면이 등장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화면북한 조선중앙TV 화면

핵실험 반대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국제 환경 보호 단체, 그린피스의 시위 장면이 나온 겁니다. TV 화면 속 그린피스 회원들은 그린피스(GREEN PEACE)라고 영어로 뚜렷하게 적힌 조끼를 입고, 서로 손과 손을 연결해 평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회원들은 도나나(DONANA) 공원이라고 적힌 드럼통에 팔을 고정시킨 채 앉아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화면북한 조선중앙TV 화면

프로그램의 이름은 '국제생활-도나나 자연공원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 오늘 처음 북한 TV가 선보인 프로그램입니다. 철새 군락지인 스페인 도나나 국립공원의 환경이 농사 때문에 파괴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TV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 농민들이 딸기 농사를 위해 지하수를 천 개 이상 판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내용이 나올 때 '환경 전문가'로 표현된 그린피스 회원들이 등장합니다. '환경 전문가'들은 농사보다는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물 소비를 제한할 것을 요구합니다.

2017년 트럼프 비난을 위해 등장했던 그린피스 영상2017년 트럼프 비난을 위해 등장했던 그린피스 영상

북한 매체에 그린피스가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최근에 조선중앙통신은 일본이 국제포경위원회에서 탈퇴한 사실을 비난하면서 그린피스를 인용했습니다. 2017년 9월엔 조선중앙TV에 파리협정을 비난하는 그린피스 회원들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린피스 회원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린피스 홈페이지 캡처그린피스 홈페이지 캡처

과거에 나온 적이 있다고 해도, 오늘 북한 TV 화면은 생소합니다. 그린피스는 1971년 핵실험 반대와 자연보호 운동을 위해 설립된 국제 환경보호 단체입니다. 그린피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주요 활동 중에 하나로 "군비 축소와 핵무기의 철폐 요구"가 적혀 있기도 합니다. 이런 대표적 반핵 단체의 로고가 뚜렷하게 북한 TV에 등장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조선중앙TV는 북한의 정서와 반하는 내용에 대해선 철저히 모자이크합니다. 삼성 등과 같은 한국 기업 로고도 반드시 모자이크를 한 채 TV에 내보냅니다. 영어로 된 내용이 TV에 나오는 경우도 드뭅니다. 이렇게 사전 검열을 철저히 하는 북한이 그린피스라는 영어 단체명을 가리지 않은 채 수초 이상 TV에 노출시켰다는 점은 의아합니다. 조금씩 개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북한의 방송 문화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겁니다.

시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비핵화를 두고 북미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지금 이 시점에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그린피스를 가감 없이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반핵단체인 그린피스의 시위를 TV를 통해 보여준 것은 북한이 여전히 비핵화 협상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간접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 北 TV에 ‘그린피스 시위’…반핵단체 등장 이유는?
    • 입력 2019.03.17 (18:48)
    • 수정 2019.03.17 (18:49)
    취재K
오늘(17일) 오전 북한 국영방송인 조선중앙TV에 조금 낯선 화면이 등장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화면북한 조선중앙TV 화면

핵실험 반대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국제 환경 보호 단체, 그린피스의 시위 장면이 나온 겁니다. TV 화면 속 그린피스 회원들은 그린피스(GREEN PEACE)라고 영어로 뚜렷하게 적힌 조끼를 입고, 서로 손과 손을 연결해 평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회원들은 도나나(DONANA) 공원이라고 적힌 드럼통에 팔을 고정시킨 채 앉아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화면북한 조선중앙TV 화면

프로그램의 이름은 '국제생활-도나나 자연공원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 오늘 처음 북한 TV가 선보인 프로그램입니다. 철새 군락지인 스페인 도나나 국립공원의 환경이 농사 때문에 파괴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TV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 농민들이 딸기 농사를 위해 지하수를 천 개 이상 판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내용이 나올 때 '환경 전문가'로 표현된 그린피스 회원들이 등장합니다. '환경 전문가'들은 농사보다는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물 소비를 제한할 것을 요구합니다.

2017년 트럼프 비난을 위해 등장했던 그린피스 영상2017년 트럼프 비난을 위해 등장했던 그린피스 영상

북한 매체에 그린피스가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최근에 조선중앙통신은 일본이 국제포경위원회에서 탈퇴한 사실을 비난하면서 그린피스를 인용했습니다. 2017년 9월엔 조선중앙TV에 파리협정을 비난하는 그린피스 회원들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린피스 회원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린피스 홈페이지 캡처그린피스 홈페이지 캡처

과거에 나온 적이 있다고 해도, 오늘 북한 TV 화면은 생소합니다. 그린피스는 1971년 핵실험 반대와 자연보호 운동을 위해 설립된 국제 환경보호 단체입니다. 그린피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주요 활동 중에 하나로 "군비 축소와 핵무기의 철폐 요구"가 적혀 있기도 합니다. 이런 대표적 반핵 단체의 로고가 뚜렷하게 북한 TV에 등장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조선중앙TV는 북한의 정서와 반하는 내용에 대해선 철저히 모자이크합니다. 삼성 등과 같은 한국 기업 로고도 반드시 모자이크를 한 채 TV에 내보냅니다. 영어로 된 내용이 TV에 나오는 경우도 드뭅니다. 이렇게 사전 검열을 철저히 하는 북한이 그린피스라는 영어 단체명을 가리지 않은 채 수초 이상 TV에 노출시켰다는 점은 의아합니다. 조금씩 개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북한의 방송 문화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겁니다.

시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비핵화를 두고 북미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지금 이 시점에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그린피스를 가감 없이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반핵단체인 그린피스의 시위를 TV를 통해 보여준 것은 북한이 여전히 비핵화 협상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간접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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