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가습기살균제 사용 한달 만에 아들 사망했는데…

입력 2019.03.18 (16:57) 수정 2019.03.1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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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종 넘는 가습기살균제 1천만 개 팔렸어. 이중 극소수만 사법처리
- 정부 판정 기준 너무 협소하고 엄격해...피해신고자 6천여 명 중 10%만 피해 인정
- 소아암 치료 중 외래진료할 정도로 경과 좋아졌다가 ‘애경 가습기메이트’ 사용후 사망
- ‘신경모세포종’으로 치료받던 16세 아들, 갑자기 사망한 원인은 전혀 관계없는 ‘폐출혈’
- 옥시 뒤에 숨어있던 ‘애경’과 ‘SK케미칼’, 거의 대부분 어떠한 처벌이나 피해배상도 없어
- “유해성 몰랐다”던 국정조사 증언 거짓말로 드러나, 과실치사·살인죄에 대한 수사 필요
- 정부가 허가한 유명회사 제품 사용한 게 무슨 죄? 인과관계를 피해자가 밝혀야 하나?
- 잠재적 피해자 50만명쯤 될 것. 피해사례 밝히고 기업이 ‘반증’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3월 18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최예용 부위원장 (사회적참사 특조위), 김정백 (피해 유가족)



▷ 오태훈 : 가습기살균제 사건, 피해 보상이 지금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 SK케미칼이 제품의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살균제 제조업체에게 원료를 공급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좀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의 최예용 부위원장 연결해서 말씀 나누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최예용 : 네, 안녕하세요?

▷ 오태훈 : 먼저 이 가습기살균제 하면 옥시라는 업체가 많이 떠오르는데요. 그때 옥시 전 대표가 형이 확정됐다고도 들었고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아닌가봐요?

▶ 최예용 : 네, 아닙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모두 40개가 넘는 그런 제품에 거의 1천만 개 팔린 그런 사건인데 지난 2016년 사회자께서 말씀하시는 2016년에 검찰수사는 그중에 아주 일부만 6개 제품에 대해서만 법적인 사법 처리가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거기에 옥시가 포함이 되어 있고 옥시가 이 사건에서 가장 많이 참여했고 또 피해자도 많기 때문에 대표적인 그런 제품과 문제 기업으로 지목이 되고 있습니다만 여기에서 빠진 그러니까 2016년도 검찰 수사에서 빠진 제품과 기업들도 상당수가 많고 그중에 애경 가습기메이트 이런 제품이 있고 또 SK케미칼의 책임 문제라든지 또 대형할인마트에서 판매되었던 이마트라든지 이런 곳의 절반 이상이 사실 그때 수사에서 빠졌습니다.

▷ 오태훈 : 그랬군요. 그러면 앞선 수사에서 옥시 관련돼서는 사용자들 피해 보상 같은 것들은 어떻게 이루어진 건가요, 그러면?

▶ 최예용 : 아주 일부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판정 기준이 너무나 협소하고 엄격해서 전체 피해 신고자의 한 10%만이 인정이 되고 나머지 90%는 인정을 못 받고 있는 상태고요. 그러다 보니까 옥시 측에서는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에 대해서만 또 배보상을 해요. 그러니까 전체 피해자가 지금 6천 명이 넘는데 피해 청구자가. 5천 명 넘는 사람들이 여전히 피해자로 인정도 못 받고 배보상도 못 받고 그분들의 신체적인 정신적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 오태훈 : 참 시간이 상당히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지금 이게 해결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게 황당할 따름인데 그러면 여기서 지금 앞서 말씀해 주셨던 애경의 가습기메이트로 인해서 아들을 잃은 피해자 한 분 먼저 연결해보고 계속해서 최예용 부위원장과 말씀 나누겠습니다. 피해자 나와 계시죠?

▶ 김정백 : 예, 여보세요.

▷ 오태훈 : 예, 안녕하십니까? 먼저 아드님이 가습기메이트 사용으로 인해서 사망했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사용했고 어떤 증상들이 나타났는지요?

▶ 김정백 : 2010년도에 1월부터 11월까지 소아암으로 치료 중에 있다가 11월에 주치의가 경과가 좋아서 외래진료를 해도 되겠다하는 시점에 11월에 애경 가습기메이트를 구입해서 한 한 달 채 사용을 안 했는데 사망을 했습니다. 일반인들한테도 이게 나쁜데 암치료 중에 있는 환자한테는 아무리 뭐 외래치료를 받을 정도로 경과가 좋았다 하지만 몸이 허약할 대로 허약한데 더욱 치명적이거든요. 그런데 병명은 11월까지 한 암명은 신경모세포종이라고 소아들만 17세까지 걸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사망 사인이 암하고 전혀 관계없는 폐출혈입니다, 폐출혈.

▷ 오태훈 : 아, 암이 아니었고.

▶ 김정백 : 예, 그런데도 아직까지 정부에서 어떻게 바늘구멍 같은 행정 시스템을 통과를 못해서 아무 보상도 못 받고 있습니다.

▷ 오태훈 : 현재까지 아무런 보상도 없어요? 업체건 정부건, 어느 곳에서도요?

▶ 김정백 : 예, 옥시는 당시에 구속도 되고 이랬는데 상대적으로 SK나 애경은 옥시 뒤에 숨어서 저는 애경이나 SK를 국내에서 살인 1위 기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환경단체나 이런 데서 낸 자료를 보면 국내 살인 1위입니다, 1위. 그런데 옥시 뒤에 숨어서 어떤 비호 세력이 있는지 여태까지 진척이 없어요.

▷ 오태훈 : 최근에 와서야 SK케미칼이라든가 애경 쪽의 임원진들 구속되거나 지금 기소돼서 재판되고 또 지금 수사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도 가해자들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좀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이 크시겠어요.

▶ 김정백 : 수사도 늦어지고 어떤 이유에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옥시는 구속도 되고 이랬는데 애경과 SK는 하여튼 무슨 어떤 이유인지 궁금증을 유발시키는데 지금이라도 철저하게 이게 만천하에 공개가 돼서 처리가 됐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오태훈 : 함께 활동하셨던 애경 제품 사용하고 피해 입으신 분들 현재 지금 뭐라고 말씀하시나요?

▶ 김정백 : 마찬가지입니다. 애경은 자료를 검토해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자료를 보시면 옥시 피해자들은 그래도 10% 정도 아마 피해 구제가 된 모양인데 애경이나 SK는 1%도 안 돼요, 영점몇 프로도 보상이 안 돼서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고 있고 최근에 뉴스 보니까 부사장 하나 구속시켜놓고 이러는데 지금이라도 시작하는 건 좋은데 그 선에서 그치지 말고 이참에 철저히 밝혀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이 억울함이 없이 좀 많이 깨끗하게 파헤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정백 : 예,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아들을 잃은 피해자 한 분 연결해서 말씀을 나눠봤는데요. 최예용 부위원장님, 말씀 듣다 보니까 오히려 다국적 기업이라고 하는 옥시보다 지금 SK케미칼이라든가 애경 쪽이 계신 분들은 전혀 진척 상황이 없네요.

▶ 최예용 : 네, 2016년도 검찰 수사 때는 이 제품을 사용해서 정부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받는 사람이 없었고 또 정부의 동물실험에서도 당시에 가장 중요한 피해 내용인 폐 섬유화, 폐가 딱딱해지는 어떤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수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피해자들이 10명이나 지금 사망자를 포함해서 정부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받았고 또 환경부가 동물 실험한 내용에 보면 쥐라든지 이런 동물 실험에서 폐사하거나 다양한 형태의 건강 피해가 확인됐다고 해서 작년에 환경부 차관이 국정감사 때 검찰에 이러한 자료를 제출하겠다, SK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런 식의 의견이 제시되면서 새롭게 수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죠.

▷ 오태훈 : 그동안 SK케미칼 측은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책임이 없었다, 이런 입장을 계속 견지해왔었는데 왜 갑자기 또 부사장이 구속된 건가요?

▶ 최예용 : 금방 말씀드린 대로 그런 SK와 애경 가습기메이트 제품에 대한 피해 내용들이 확인이 됐고요.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추가적인 고발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조사를 했는데 보니까 2016년도에 애경 책임자가 국정조사에서 “우리는 몰랐다. 그리고 처음 개발을 할 때도 그런 조사한 보고서가 현재 없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한 거가 거짓말임이 드러났어요. 그러면서 그 보고서를 은폐하고 폐기하는 그런 내용들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인이 돼서 그 사람들은 그래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해서 구속이 된 것이고요. 그런데 정작 이 제품의 유해성 때문에 수많은 피해자들이 죽고 다쳤다고 하는 이 사건의 본류, 그러니까 과실치사나 살인죄에 대한 그런 수사가 남아 있는 것입니다.

▷ 오태훈 : 피해자들이 그동안 겪었을 고초가 어마어마했을 것 같은데 피해 보상도 전혀 안 이루어진 상황 아니겠습니까, 현재까지?

▶ 최예용 : 아주 일부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에요. 아까도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신고자의 한 10% 정도만 정부가 피해자로 인정하고 그리고 기업기금이 일부 있어서 그걸로 일부 지원을 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굉장히 미진한 상태여서 이런 상태로... 아니, 이분들은 죄가 전혀 없거든요, 아무런 잘못이 없어요. 정부에서 허가하고 또 유명한 회사들이 광고한 그런 제품을 사서 쓴 것밖에 없는데 인과관계나 과학적인 그런 의학적인 한계가 큰 인과관계로 왜 이 피해자들이 모두 뒤집어 써야 하는가, 그런 점에서 이번을 계기로 기업들이 아주 전향적으로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고 전향적으로 내놓는 그렇게 해서 사회적으로 해결하는 그런 과정이어야 되는 것이지 이것을 또 법정으로 가져가서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공방하고 그것이 3심까지 대법원까지 가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릅니다. 기업과 정부의 책임이 명백하게 드러난 사건인 만큼 분명하게 빨리 해결책이 나와야 된다고 보죠.

▷ 오태훈 : 앞서 말씀하신 내용 중에서 피해자 중에 10명 중에 1명 정도만 인정을 받는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아홉 분은 왜 인정을 못 받는 겁니까?

▶ 최예용 : 그게요, 그러니까 이 사건이 1994년부터 제품을 판매했고 2011년에 문제가 돼서 판매 금지됐습니다. 지금부터 따지자면 7~8년 또는 한 20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이죠. 그러면 그 제품을 사용한 당시에 사망한 사람은 사망했고 또 여러 가지 질환이 나타나고 해서 병원에 다녔는데 그러한 질환들이 과연 이 제품 때문에 그러냐라는 것을 엄격한 인과관계의 잣대를 요구하는 거예요. 그런데 피해자로서는 내가 이 제품을 썼고 그뒤에 죽고 다쳤다는 것을 말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것에 대한 아주 명확한 인과관계, 폐가 딱딱해지는 이 증상이 과연 가습기살균제에 어떤 성분이 들어가서 이것을 일으켰느냐는 그런 과정에 대한 과학적인 엄밀성을 피해자에게 요구하니 피해자들로서는 답답할 노릇이고 또 거꾸로 이렇게 엄밀한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것은 가해 기업, 그러니까 이런 제품을 만든 기업들에게 90%의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정부가 해온 방법이 100%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굉장한 한계를 가지니 지금까지 방식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 어떻게 보면 기업들이 우리 제품 써서 저런 질환이 나타날 리 없다고 반증해보라 이거예요. 반증을 하지 못하면 이분들은 당신네들 제품 때문에 그랬다고 우리는 볼 수밖에 없다는 그런 식의 총괄적인 사회적인 어떤 해결 방식이 필요한 상황이죠.

▷ 오태훈 : 사회적참사 특조위에서 피해 과정에 대한 실태조사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피해자분들 어떤 상황이신가요?

▶ 최예용 : 저희가 작년에 특별법에 의해서 발족하면서 정부는 질환별로 조사를 하거든요,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하지만 피해자들은 이 제품을 가정 단위로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떤 사람은 피해자로 신청하고 어떤 사람은 경증으로 신청 안 했지만 사실은 온 가족이 모두 다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 가정 단위로 조사를 했더니 정부가 인정하는 질환보다 훨씬 다양한 전신 질환이 진행 중이고 호소를 하고 있고 또 정신 건강이 굉장히 심각한 것으로 그렇게 나와요. 우울증, 불안장애, 자살 위험 또 자살 시도, 전체 조사 대상자 10명 중에 7명이 만성적인 울분 상태다, 이런 조사 결과도 있고요. 그리고 경제적인 피해도 엄청납니다. 사망자의 경우 한 400억 이상의 그런 경제적인 피해가 있다고 조사가 된 그런 상황인데 그런데 정부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받아도 평균 한 1,500만 원밖에 못 받으니 이게 해결책이 아닌 거죠, 사실은.

▷ 오태훈 : 참 확인된 피해자가 6천 명이 넘고 이중에 약 1,40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인데 이게 이렇게까지 미진하게 됐다는 게 화도 나는데 앞으로 재판도 있겠습니다만 사회적참사 특조위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신가요?

▶ 최예용 : 저희가 이렇게 피해자들의 실태가 이렇다는 것을 제대로 조사해서 드러내고요,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요. 그렇게 하고 또 그렇다면 지금까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정부의 대책이 이런 의미는 있었지만 이런 데에 한계가 있으니 과학적인 엄밀성을 왜 피해자들에게만 묻느냐? 가해자들에게도 그런 책임을 분명히 묻고 그렇게 해서 범사회적인 어떤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지금 6천 명 넘게 피해 신고되어 있다고 하지만 정부 추산에 의하면 한 50만 명이 피해자로 그렇게 예상이 돼요.

▷ 오태훈 : 50만 명이요?

▶ 최예용 : 예, 이 제품이 1천만 개가 넘게 팔렸거든요, 18년 동안에. 그러니까 모르는 거예요.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자기가 이 제품을 썼는지 기억도 못하고 그 제품 때문에 우리 가족이 죽고 다쳤는데 그 사실 자체를 모르거나 우리 집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진상규명이라고 하는 것은 신고된 피해자들에 대한 어떤 건강 피해와 피해 대책도 물론이지만 지금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을 최대한 확인해내는 과정도 진상규명에 중요한 과정이라고 그렇게 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만 말씀 듣고요. 다음에 또 한번 저희가 기회될 때 연결을 해서 자세한 얘기들, 진행 상황들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예용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의 최예용 부위원장 또 피해자 연결해서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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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가습기살균제 사용 한달 만에 아들 사망했는데…
    • 입력 2019-03-18 16:57:38
    • 수정2019-03-18 18:44:12
    최영일의 시사본부
- 40 종 넘는 가습기살균제 1천만 개 팔렸어. 이중 극소수만 사법처리
- 정부 판정 기준 너무 협소하고 엄격해...피해신고자 6천여 명 중 10%만 피해 인정
- 소아암 치료 중 외래진료할 정도로 경과 좋아졌다가 ‘애경 가습기메이트’ 사용후 사망
- ‘신경모세포종’으로 치료받던 16세 아들, 갑자기 사망한 원인은 전혀 관계없는 ‘폐출혈’
- 옥시 뒤에 숨어있던 ‘애경’과 ‘SK케미칼’, 거의 대부분 어떠한 처벌이나 피해배상도 없어
- “유해성 몰랐다”던 국정조사 증언 거짓말로 드러나, 과실치사·살인죄에 대한 수사 필요
- 정부가 허가한 유명회사 제품 사용한 게 무슨 죄? 인과관계를 피해자가 밝혀야 하나?
- 잠재적 피해자 50만명쯤 될 것. 피해사례 밝히고 기업이 ‘반증’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3월 18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최예용 부위원장 (사회적참사 특조위), 김정백 (피해 유가족)



▷ 오태훈 : 가습기살균제 사건, 피해 보상이 지금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 SK케미칼이 제품의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살균제 제조업체에게 원료를 공급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좀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의 최예용 부위원장 연결해서 말씀 나누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최예용 : 네, 안녕하세요?

▷ 오태훈 : 먼저 이 가습기살균제 하면 옥시라는 업체가 많이 떠오르는데요. 그때 옥시 전 대표가 형이 확정됐다고도 들었고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아닌가봐요?

▶ 최예용 : 네, 아닙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모두 40개가 넘는 그런 제품에 거의 1천만 개 팔린 그런 사건인데 지난 2016년 사회자께서 말씀하시는 2016년에 검찰수사는 그중에 아주 일부만 6개 제품에 대해서만 법적인 사법 처리가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거기에 옥시가 포함이 되어 있고 옥시가 이 사건에서 가장 많이 참여했고 또 피해자도 많기 때문에 대표적인 그런 제품과 문제 기업으로 지목이 되고 있습니다만 여기에서 빠진 그러니까 2016년도 검찰 수사에서 빠진 제품과 기업들도 상당수가 많고 그중에 애경 가습기메이트 이런 제품이 있고 또 SK케미칼의 책임 문제라든지 또 대형할인마트에서 판매되었던 이마트라든지 이런 곳의 절반 이상이 사실 그때 수사에서 빠졌습니다.

▷ 오태훈 : 그랬군요. 그러면 앞선 수사에서 옥시 관련돼서는 사용자들 피해 보상 같은 것들은 어떻게 이루어진 건가요, 그러면?

▶ 최예용 : 아주 일부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판정 기준이 너무나 협소하고 엄격해서 전체 피해 신고자의 한 10%만이 인정이 되고 나머지 90%는 인정을 못 받고 있는 상태고요. 그러다 보니까 옥시 측에서는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에 대해서만 또 배보상을 해요. 그러니까 전체 피해자가 지금 6천 명이 넘는데 피해 청구자가. 5천 명 넘는 사람들이 여전히 피해자로 인정도 못 받고 배보상도 못 받고 그분들의 신체적인 정신적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 오태훈 : 참 시간이 상당히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지금 이게 해결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게 황당할 따름인데 그러면 여기서 지금 앞서 말씀해 주셨던 애경의 가습기메이트로 인해서 아들을 잃은 피해자 한 분 먼저 연결해보고 계속해서 최예용 부위원장과 말씀 나누겠습니다. 피해자 나와 계시죠?

▶ 김정백 : 예, 여보세요.

▷ 오태훈 : 예, 안녕하십니까? 먼저 아드님이 가습기메이트 사용으로 인해서 사망했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사용했고 어떤 증상들이 나타났는지요?

▶ 김정백 : 2010년도에 1월부터 11월까지 소아암으로 치료 중에 있다가 11월에 주치의가 경과가 좋아서 외래진료를 해도 되겠다하는 시점에 11월에 애경 가습기메이트를 구입해서 한 한 달 채 사용을 안 했는데 사망을 했습니다. 일반인들한테도 이게 나쁜데 암치료 중에 있는 환자한테는 아무리 뭐 외래치료를 받을 정도로 경과가 좋았다 하지만 몸이 허약할 대로 허약한데 더욱 치명적이거든요. 그런데 병명은 11월까지 한 암명은 신경모세포종이라고 소아들만 17세까지 걸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사망 사인이 암하고 전혀 관계없는 폐출혈입니다, 폐출혈.

▷ 오태훈 : 아, 암이 아니었고.

▶ 김정백 : 예, 그런데도 아직까지 정부에서 어떻게 바늘구멍 같은 행정 시스템을 통과를 못해서 아무 보상도 못 받고 있습니다.

▷ 오태훈 : 현재까지 아무런 보상도 없어요? 업체건 정부건, 어느 곳에서도요?

▶ 김정백 : 예, 옥시는 당시에 구속도 되고 이랬는데 상대적으로 SK나 애경은 옥시 뒤에 숨어서 저는 애경이나 SK를 국내에서 살인 1위 기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환경단체나 이런 데서 낸 자료를 보면 국내 살인 1위입니다, 1위. 그런데 옥시 뒤에 숨어서 어떤 비호 세력이 있는지 여태까지 진척이 없어요.

▷ 오태훈 : 최근에 와서야 SK케미칼이라든가 애경 쪽의 임원진들 구속되거나 지금 기소돼서 재판되고 또 지금 수사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도 가해자들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좀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이 크시겠어요.

▶ 김정백 : 수사도 늦어지고 어떤 이유에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옥시는 구속도 되고 이랬는데 애경과 SK는 하여튼 무슨 어떤 이유인지 궁금증을 유발시키는데 지금이라도 철저하게 이게 만천하에 공개가 돼서 처리가 됐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오태훈 : 함께 활동하셨던 애경 제품 사용하고 피해 입으신 분들 현재 지금 뭐라고 말씀하시나요?

▶ 김정백 : 마찬가지입니다. 애경은 자료를 검토해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자료를 보시면 옥시 피해자들은 그래도 10% 정도 아마 피해 구제가 된 모양인데 애경이나 SK는 1%도 안 돼요, 영점몇 프로도 보상이 안 돼서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고 있고 최근에 뉴스 보니까 부사장 하나 구속시켜놓고 이러는데 지금이라도 시작하는 건 좋은데 그 선에서 그치지 말고 이참에 철저히 밝혀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이 억울함이 없이 좀 많이 깨끗하게 파헤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정백 : 예,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아들을 잃은 피해자 한 분 연결해서 말씀을 나눠봤는데요. 최예용 부위원장님, 말씀 듣다 보니까 오히려 다국적 기업이라고 하는 옥시보다 지금 SK케미칼이라든가 애경 쪽이 계신 분들은 전혀 진척 상황이 없네요.

▶ 최예용 : 네, 2016년도 검찰 수사 때는 이 제품을 사용해서 정부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받는 사람이 없었고 또 정부의 동물실험에서도 당시에 가장 중요한 피해 내용인 폐 섬유화, 폐가 딱딱해지는 어떤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수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피해자들이 10명이나 지금 사망자를 포함해서 정부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받았고 또 환경부가 동물 실험한 내용에 보면 쥐라든지 이런 동물 실험에서 폐사하거나 다양한 형태의 건강 피해가 확인됐다고 해서 작년에 환경부 차관이 국정감사 때 검찰에 이러한 자료를 제출하겠다, SK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런 식의 의견이 제시되면서 새롭게 수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죠.

▷ 오태훈 : 그동안 SK케미칼 측은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책임이 없었다, 이런 입장을 계속 견지해왔었는데 왜 갑자기 또 부사장이 구속된 건가요?

▶ 최예용 : 금방 말씀드린 대로 그런 SK와 애경 가습기메이트 제품에 대한 피해 내용들이 확인이 됐고요.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추가적인 고발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조사를 했는데 보니까 2016년도에 애경 책임자가 국정조사에서 “우리는 몰랐다. 그리고 처음 개발을 할 때도 그런 조사한 보고서가 현재 없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한 거가 거짓말임이 드러났어요. 그러면서 그 보고서를 은폐하고 폐기하는 그런 내용들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인이 돼서 그 사람들은 그래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해서 구속이 된 것이고요. 그런데 정작 이 제품의 유해성 때문에 수많은 피해자들이 죽고 다쳤다고 하는 이 사건의 본류, 그러니까 과실치사나 살인죄에 대한 그런 수사가 남아 있는 것입니다.

▷ 오태훈 : 피해자들이 그동안 겪었을 고초가 어마어마했을 것 같은데 피해 보상도 전혀 안 이루어진 상황 아니겠습니까, 현재까지?

▶ 최예용 : 아주 일부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에요. 아까도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신고자의 한 10% 정도만 정부가 피해자로 인정하고 그리고 기업기금이 일부 있어서 그걸로 일부 지원을 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굉장히 미진한 상태여서 이런 상태로... 아니, 이분들은 죄가 전혀 없거든요, 아무런 잘못이 없어요. 정부에서 허가하고 또 유명한 회사들이 광고한 그런 제품을 사서 쓴 것밖에 없는데 인과관계나 과학적인 그런 의학적인 한계가 큰 인과관계로 왜 이 피해자들이 모두 뒤집어 써야 하는가, 그런 점에서 이번을 계기로 기업들이 아주 전향적으로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고 전향적으로 내놓는 그렇게 해서 사회적으로 해결하는 그런 과정이어야 되는 것이지 이것을 또 법정으로 가져가서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공방하고 그것이 3심까지 대법원까지 가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릅니다. 기업과 정부의 책임이 명백하게 드러난 사건인 만큼 분명하게 빨리 해결책이 나와야 된다고 보죠.

▷ 오태훈 : 앞서 말씀하신 내용 중에서 피해자 중에 10명 중에 1명 정도만 인정을 받는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아홉 분은 왜 인정을 못 받는 겁니까?

▶ 최예용 : 그게요, 그러니까 이 사건이 1994년부터 제품을 판매했고 2011년에 문제가 돼서 판매 금지됐습니다. 지금부터 따지자면 7~8년 또는 한 20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이죠. 그러면 그 제품을 사용한 당시에 사망한 사람은 사망했고 또 여러 가지 질환이 나타나고 해서 병원에 다녔는데 그러한 질환들이 과연 이 제품 때문에 그러냐라는 것을 엄격한 인과관계의 잣대를 요구하는 거예요. 그런데 피해자로서는 내가 이 제품을 썼고 그뒤에 죽고 다쳤다는 것을 말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것에 대한 아주 명확한 인과관계, 폐가 딱딱해지는 이 증상이 과연 가습기살균제에 어떤 성분이 들어가서 이것을 일으켰느냐는 그런 과정에 대한 과학적인 엄밀성을 피해자에게 요구하니 피해자들로서는 답답할 노릇이고 또 거꾸로 이렇게 엄밀한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것은 가해 기업, 그러니까 이런 제품을 만든 기업들에게 90%의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정부가 해온 방법이 100%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굉장한 한계를 가지니 지금까지 방식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 어떻게 보면 기업들이 우리 제품 써서 저런 질환이 나타날 리 없다고 반증해보라 이거예요. 반증을 하지 못하면 이분들은 당신네들 제품 때문에 그랬다고 우리는 볼 수밖에 없다는 그런 식의 총괄적인 사회적인 어떤 해결 방식이 필요한 상황이죠.

▷ 오태훈 : 사회적참사 특조위에서 피해 과정에 대한 실태조사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피해자분들 어떤 상황이신가요?

▶ 최예용 : 저희가 작년에 특별법에 의해서 발족하면서 정부는 질환별로 조사를 하거든요,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하지만 피해자들은 이 제품을 가정 단위로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떤 사람은 피해자로 신청하고 어떤 사람은 경증으로 신청 안 했지만 사실은 온 가족이 모두 다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 가정 단위로 조사를 했더니 정부가 인정하는 질환보다 훨씬 다양한 전신 질환이 진행 중이고 호소를 하고 있고 또 정신 건강이 굉장히 심각한 것으로 그렇게 나와요. 우울증, 불안장애, 자살 위험 또 자살 시도, 전체 조사 대상자 10명 중에 7명이 만성적인 울분 상태다, 이런 조사 결과도 있고요. 그리고 경제적인 피해도 엄청납니다. 사망자의 경우 한 400억 이상의 그런 경제적인 피해가 있다고 조사가 된 그런 상황인데 그런데 정부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받아도 평균 한 1,500만 원밖에 못 받으니 이게 해결책이 아닌 거죠, 사실은.

▷ 오태훈 : 참 확인된 피해자가 6천 명이 넘고 이중에 약 1,40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인데 이게 이렇게까지 미진하게 됐다는 게 화도 나는데 앞으로 재판도 있겠습니다만 사회적참사 특조위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신가요?

▶ 최예용 : 저희가 이렇게 피해자들의 실태가 이렇다는 것을 제대로 조사해서 드러내고요,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요. 그렇게 하고 또 그렇다면 지금까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정부의 대책이 이런 의미는 있었지만 이런 데에 한계가 있으니 과학적인 엄밀성을 왜 피해자들에게만 묻느냐? 가해자들에게도 그런 책임을 분명히 묻고 그렇게 해서 범사회적인 어떤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지금 6천 명 넘게 피해 신고되어 있다고 하지만 정부 추산에 의하면 한 50만 명이 피해자로 그렇게 예상이 돼요.

▷ 오태훈 : 50만 명이요?

▶ 최예용 : 예, 이 제품이 1천만 개가 넘게 팔렸거든요, 18년 동안에. 그러니까 모르는 거예요.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자기가 이 제품을 썼는지 기억도 못하고 그 제품 때문에 우리 가족이 죽고 다쳤는데 그 사실 자체를 모르거나 우리 집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진상규명이라고 하는 것은 신고된 피해자들에 대한 어떤 건강 피해와 피해 대책도 물론이지만 지금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을 최대한 확인해내는 과정도 진상규명에 중요한 과정이라고 그렇게 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만 말씀 듣고요. 다음에 또 한번 저희가 기회될 때 연결을 해서 자세한 얘기들, 진행 상황들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예용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의 최예용 부위원장 또 피해자 연결해서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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