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부모 살해’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입력 2019.03.1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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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2016년 투자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뒤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이 씨가 다시 화제의 한가운데 섰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의 부모는 지난달 25일에서 26일 사이 경기도 안양 자택에서 살해됐습니다. 이 씨 아버지의 시신은 경기도 평택의 한 창고에서 유기된 채, 이 씨 어머니 시신은 자택 옷장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CCTV 추적 등을 통해 유력한 용의자 34살 김 모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인데 사건 곳곳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주범 김 씨, 이희진 투자 피해자?
경찰은 현재까진 주범 김 씨가 아버지 이 씨와의 금전 문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 이 씨에게 투자 명목으로 2천만 원을 줬다가 돌려받지 못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이희진 씨와 김 씨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파악된 게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숨진 이 씨의 아버지는 62세, 주범 김 씨의 나이는 34세. 서른 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는 이들 사이에 금전 거래가 일반적인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또래인 33세 이희진 씨 또는 31세인 이 씨의 동생과 연결 고리가 더 커 보입니다.

이 때문에 김 씨가 이희진 씨의 투자 피해자 중 한 명이거나, 피해자 모임의 회원일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희진 씨의 동생은 형과 함께 공범으로 기소돼 1심에서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데 지난해 11월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된 상태였습니다. 부모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것도 이 씨의 동생이었습니다.

숨진 어머니 황 모 씨는 이희진 씨가 세운 투자회사의 사내이사를 맡았었는데, 이 씨의 투자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자택에 현금 5억 원?
김 씨는 범행 직후 이 씨 부모의 자택에서 현금 5억 원을 들고 나간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가정집에서 현금 5억 원을 보관하는 것 또한 일반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경찰은 "이희진 씨 동생이 차를 판 돈을 아버지가 보관했던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고급 차종이길래 중고차를 팔았는데 현금 5억 원을 보관하고 있었던 건지, 경찰은 아직 차종에 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희진 씨가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탈 때 그가 재력을 과시하며 공개한 주차장에는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대 고급 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5억 원의 출처가 차를 판 돈이라면 이희진 씨가 은닉해 둔 재산이거나 수사 기관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한 범죄 수익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할 당시 현금 5억 원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 중입니다.


△이 씨 아버지 시신만 유기?
김 씨는 범행 직후 이 씨 아버지의 시신을 경기도 평택에 있는 창고로 유기했습니다. 창고는 김 씨가 임대한 곳이었습니다.

시신을 냉장고에 넣은 뒤 이삿짐센터를 불러 냉장고를 통째로 창고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이 씨 어머니의 시신은 자택 옷장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현장에 갔을 때 방은 깨끗이 치워진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범행 직후에는 뒷수습을 도와달라며 지인 2명을 불렀다가 돌려보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범행 현장을 숨길 목적이었다면 왜 이 씨 어머니의 시신만 자택에 남겨뒀는지 의문이 남는 대목입니다.

△중국 동포 3명 역할은?
김 씨는 범행 당시 공범인 중국 동포 3명을 고용했습니다. CCTV 확인 결과, 중국 동포 3명은 지난달 25일 오후 3시 50분쯤, 김 씨와 함께 이 씨 부모의 자택이 있는 아파트로 들어갔습니다. 이 씨 부모는 15분 정도 뒤에 아파트로 들어갔습니다.

중국 동포 3명 그날 밤 10시 20분쯤 다시 아파트를 빠져나간 것으로 CCTV에 포착됐는데, 불과 1시간 30분 뒤인 25일 밤 11시 51분 중국 칭타오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범 중 한 명의 가족은 올해 초 중국으로 미리 출국한 기록도 파악됐습니다.

사전에 동선을 미리 짜고, 도피 경로까지 마련해둔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큰 겁니다.

경찰은 김 씨가 인터넷을 통해 경호 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채용하듯 이들을 고용했다고 했습니다.

김 씨가 중국 동포 3명에게 어떤 지시를 했고, 범행 과정에서 이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밝혀져야 합니다.

그런데 중국 동포 3명이 중국으로 달아남에 따라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경찰은 인터폴 적색 수배를 통해 중국 동포 3명에 대한 국내 송환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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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진 부모 살해’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 입력 2019-03-19 14:29:13
    취재K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2016년 투자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뒤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이 씨가 다시 화제의 한가운데 섰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의 부모는 지난달 25일에서 26일 사이 경기도 안양 자택에서 살해됐습니다. 이 씨 아버지의 시신은 경기도 평택의 한 창고에서 유기된 채, 이 씨 어머니 시신은 자택 옷장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CCTV 추적 등을 통해 유력한 용의자 34살 김 모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인데 사건 곳곳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주범 김 씨, 이희진 투자 피해자?
경찰은 현재까진 주범 김 씨가 아버지 이 씨와의 금전 문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 이 씨에게 투자 명목으로 2천만 원을 줬다가 돌려받지 못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이희진 씨와 김 씨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파악된 게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숨진 이 씨의 아버지는 62세, 주범 김 씨의 나이는 34세. 서른 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는 이들 사이에 금전 거래가 일반적인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또래인 33세 이희진 씨 또는 31세인 이 씨의 동생과 연결 고리가 더 커 보입니다.

이 때문에 김 씨가 이희진 씨의 투자 피해자 중 한 명이거나, 피해자 모임의 회원일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희진 씨의 동생은 형과 함께 공범으로 기소돼 1심에서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데 지난해 11월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된 상태였습니다. 부모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것도 이 씨의 동생이었습니다.

숨진 어머니 황 모 씨는 이희진 씨가 세운 투자회사의 사내이사를 맡았었는데, 이 씨의 투자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자택에 현금 5억 원?
김 씨는 범행 직후 이 씨 부모의 자택에서 현금 5억 원을 들고 나간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가정집에서 현금 5억 원을 보관하는 것 또한 일반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경찰은 "이희진 씨 동생이 차를 판 돈을 아버지가 보관했던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고급 차종이길래 중고차를 팔았는데 현금 5억 원을 보관하고 있었던 건지, 경찰은 아직 차종에 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희진 씨가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탈 때 그가 재력을 과시하며 공개한 주차장에는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대 고급 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5억 원의 출처가 차를 판 돈이라면 이희진 씨가 은닉해 둔 재산이거나 수사 기관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한 범죄 수익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할 당시 현금 5억 원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 중입니다.


△이 씨 아버지 시신만 유기?
김 씨는 범행 직후 이 씨 아버지의 시신을 경기도 평택에 있는 창고로 유기했습니다. 창고는 김 씨가 임대한 곳이었습니다.

시신을 냉장고에 넣은 뒤 이삿짐센터를 불러 냉장고를 통째로 창고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이 씨 어머니의 시신은 자택 옷장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현장에 갔을 때 방은 깨끗이 치워진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범행 직후에는 뒷수습을 도와달라며 지인 2명을 불렀다가 돌려보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범행 현장을 숨길 목적이었다면 왜 이 씨 어머니의 시신만 자택에 남겨뒀는지 의문이 남는 대목입니다.

△중국 동포 3명 역할은?
김 씨는 범행 당시 공범인 중국 동포 3명을 고용했습니다. CCTV 확인 결과, 중국 동포 3명은 지난달 25일 오후 3시 50분쯤, 김 씨와 함께 이 씨 부모의 자택이 있는 아파트로 들어갔습니다. 이 씨 부모는 15분 정도 뒤에 아파트로 들어갔습니다.

중국 동포 3명 그날 밤 10시 20분쯤 다시 아파트를 빠져나간 것으로 CCTV에 포착됐는데, 불과 1시간 30분 뒤인 25일 밤 11시 51분 중국 칭타오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범 중 한 명의 가족은 올해 초 중국으로 미리 출국한 기록도 파악됐습니다.

사전에 동선을 미리 짜고, 도피 경로까지 마련해둔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큰 겁니다.

경찰은 김 씨가 인터넷을 통해 경호 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채용하듯 이들을 고용했다고 했습니다.

김 씨가 중국 동포 3명에게 어떤 지시를 했고, 범행 과정에서 이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밝혀져야 합니다.

그런데 중국 동포 3명이 중국으로 달아남에 따라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경찰은 인터폴 적색 수배를 통해 중국 동포 3명에 대한 국내 송환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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