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마가 동경했다는 악기 ‘더블 베이스’의 매력에 빠진 밤

입력 2019.03.19 (15:19) 수정 2019.03.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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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3월 중순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흰 눈이 펄펄 내리던 밤, 서울 우면산 자락에 자리한 예술의 전당 음악당 IBK 체임버홀에서는 흔치 않은 광경이 펼쳐졌다. 사람 키만 한 아니 장신의 젊은 남성 키보다도 훨씬 더 큰 육중한 악기 '더블 베이스'가 피아노의 반주를 받으며 '독주'를 펼친 것. 그런 비범한 무대를 가능하게 한 것은 역시 '비범하다'는 소리를 듣는 연주자 성민제 더블 베이시스트였다.

성민제는 또 '기이하다'는 평판을 받는 작곡가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 1875-1962)의 곡들을 원래의 바이올린 버전이 아닌 더블 베이스 버전으로 풀어내며 <조연에서 주연으로 - 더블 베이스 날개를 달다>라는 그날의 공연 부제에 걸맞게 예상치 못한 음악을 선사해주었다.

지난 15일 공연 부제: ‘조연에서 주연으로, 더블베이스 날개를 달다’지난 15일 공연 부제: ‘조연에서 주연으로, 더블베이스 날개를 달다’

'더블 베이스'라는 악기의 소리가 어떨지 쉽게 잘 상상이 되는가? 오케스트라 뒤편에 포진한 악기 부대로서의 모습이나 재즈바에서 가수의 감미로운 노랫소리에 맞춰 반주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떠올려볼 수 있지만, 막상 이 커다란 악기가 내는 '자신만의 소리'에 오롯이 귀 기울여본 적이 있었던가? 그럴 수 있는 환경이 되었던가?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더블 베이스 리사이틀(독주회)'이라는 그날의 무대는 이 익숙하고도 새로운 현악기를 발견하기에 충분한 '기회'였다.

그날 밤 추위 속에 유독 붉은 몸체가 도드라져 보였던 그 악기는 흰 셔츠를 입은 금발 머리 성민제와 때로는 한몸이 되어, 때로는 파트너가 되어 내내 둘이 부둥켜안고 춤추는 느낌이었다. 바이올린이 연주자가 들고 연주하고, 첼로가 안고 연주한다면 더블 베이스는 기대어 서서 붙들고 의지하는 듯한 모습이랄까. 오케스트라 일부로서 앉아서 연주하는 모습에만 익숙했던 까닭에 그 자체부터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악기는 큰 몸집만큼이나 다양한 음역과 음색을 뽐냈다. 마치 그동안 저 끼를 어떻게 감추고 있었나 궁금할 정도로.

어떤 때는 타조 같고 어떤 때는 백조 같고, 연주자와 악기가 어우러진 모습이 때로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뤼미에르와 피피의 춤 장면을 연상케 했다어떤 때는 타조 같고 어떤 때는 백조 같고, 연주자와 악기가 어우러진 모습이 때로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뤼미에르와 피피의 춤 장면을 연상케 했다

피아니스트 최현호와 함께한 1부에서의 첫인상은 한 마디로 '어라? 생각보다 높은음 소리가 나네?'였다.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Op. 47>과 파가니니 <모세환상곡 M.S. 23>, 슈베르트의 <마왕 D.328> 등을 연이어 연주하며 실로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성민제는 섬섬옥수를 쉼 없이 움직이며-운지 범위가 넓은 만큼 손도 엄청 빨리 움직여야 했다- 연신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 비올리스트 이한나와 앙상블로 꾸민 2부에서는 크라이슬러의 곡들로만 꾸몄는데 우선 바이올린-더블 베이스-비올라 순으로 선 위치부터가 인상적이었다. 1부에서 생각보다 높은 음역대에서의 기량과 기교를 뽐냈다면 2부에서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묵직하고 나지막한 소리로 음악의 무게감과 중심을 잡아주는 듯하면서도 다른 현악기들과 비교해 '이게 바로 나야!'라고 확실하게 차별화하는 듯했다. 때로는 요염한 여자 같다가 바이올린과 맞출 때는 점잖은 노신사 할아버지 같고, 여러 가지 소리와 풍부한 매력을 갖췄지만 막 내세우기보다는 포용력 있게 상대에 맞춰주고 배려할 줄 아는 은근한 매력이 있는, 그야말로 '볼매(볼수록 매력 있는)' 악기였다. 연주자의 말마따나 '참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더블 베이시스트 성민제-비올리스트 이한나가 앙상블로 꾸민 무대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더블 베이시스트 성민제-비올리스트 이한나가 앙상블로 꾸민 무대

마침 그날 앨범이 발매되었다는 성민제는 그런 더블 베이스에 대해 "얼핏 보면 아주 크고 남성적일 것만 같지만 실은 매우 섬세하고, 현악기 중에서도 가장 소리가 작게 나는 악기라며 그래서 굉장한 매력을 느낀다"라고 했다. 그리고 크라이슬러의 곡들을 연주한 이유에 대해서는 "연주하는 사람들도 웃으면서 연주할 수 있는 매우 아름다운 곡들이기 때문"이라고 선곡 이유를 밝혔다. 청중을 따뜻하게 감싸 안고 포용하는 느낌이랄까.


첼리스트 요요마는 언젠가 '어떻게 첼로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바 있다. "어린 시절 자신의 키보다도 훨씬 큰 더블 베이스를 연주하는 베이시스트를 보고 너무 멋져 보여서 원래는 더블 베이스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어렸기 때문에 대신 좀 더 작은 첼로를 하게 되었다"라고. 세계 최고의 첼리스트 가운데 한 명인 요요마도 왠지 아직 그 어린 시절의 '동경'을 간직하고 있을 듯하다. 정제되고 절제된 클래식함은 물론이고, 무어라 규정지을 수 없는 펑키(funky)함과 힙(hip)함, 자유로움, 재지(jazzy)함까지 가지고 있는 '더블 베이스'라는 악기에 대한 동경을…….

'순전한 호기심으로, 그 호기심을 따라 찾아오길 참 잘했다!'
뜻밖의 눈이 내린 봄날 밤, 더블 베이스라는 악기의 예상 밖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해준 베이시스트 성민제의 노고에 새삼 감사한 밤이었다.

다음은 베이시스트 성민제와의 일문일답:

Q. 더블 베이스란 어떤 악기인가?
더블 베이스의 시초는 더블 베이스라는 악기가 탄생하기 전 르네상스 시대에 대중적 악기였던 '비올 패밀리' 중 가장 큰 악기인 비올로네라는 악기에서 유래하여 오케스트라 현악기 가운데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악기이다. 20세기 이후부터는 더블 베이스가 발전을 하여 비올과 바이올린 패밀리가 복합적으로 섞여서 현재는 다양한 모양과 특징으로 존재하고 있다.

Q. 더블 베이스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집안이 클래식 음악 가족이었기 때문에 열 살 때 집에 있었던 더블 베이스를 거부감 없이 잡게 되었던 것 같다. (성 씨는 가족이 모두 음악인으로 아버지 성영석 씨도 더블 베이스 연주자이다.)

Q. 어렸을 때는 이토록 큰 악기가 버거웠을 것 같은데 어떻게 연습했나?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작게 만들어져 있는 악기가 없어서 큰 악기를 가지고 두꺼운 사전을 여러 개 밟고 올라가 연습을 하였다. 어느 콩쿨에서는 몸집이 작아서 선생님께서 악기를 올려다 주시는 해프닝도 있었다.

Q. 스스로 생각하는 더블 베이스의 매력은?
생각보다 악기가 굉장히 예민하다. 그냥 보기엔 매우 크고 남성적일 것 같지만, 매우 섬세하고, 현악기 중에서 가장 소리가 작게 나는 악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연주자들이 여러 방면으로 초점을 잘 맞추어야 하는 악기이다. 그런 부분에서 굉장한 매력을 느낀다.

Q. 곡이 끝나고도 한참을 악기통을 붙잡고 있던데 왜 그런가?
악기통을 울리려고 계속 잡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그 부분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보잉 텐션을 유지하려 두 팔이 같이 호흡하는 것인데, 그 때 가장 힘든 건 허리가 몹시 아프다는 점이다.

Q. 더블 베이스 연주자로서 애환도 있을까?
아무래도 더블 베이스 솔로 측면으로 보면 방향성에 대한 부분인데 무언가 정해져 있지 않은 길을 나아가는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이 악기에 대한 매우 올바른 방향으로 길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렵기도 하지만 또 그것들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성민제: 더블 베이시스트. 16세에 세계적 권위의 요한 마티아스 슈페르거 더블 베이스 국제 콩쿨과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쿠세비츠키 더블 베이스 국제 콩쿨에서 연달아 우승. 2007~2008 대원음악상·금호음악상 수상. 2011 독일 마르크노이키르헨 국제 콩쿨 한국인 최초 입상. 국제 더블 베이스 앙상블 바시오나 아모로사와 미국 카네기홀 공연. 베를린 필하모닉 체임버홀에서 솔로 무대. 국내에서는 '정명훈과 7인의 음악인들'로 무대에 올랐고, 더블 베이스 연주자로는 최초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초청돼 독주회를 펼치며 더블 베이스 솔로 연주자로서 독보적 입지를 굳힘. 자라섬 페스티벌과 서울재즈페스티벌 등 재즈 연주로도 영역을 넓혀가는 중.

[사진 출처 : 크레디아(CRED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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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요마가 동경했다는 악기 ‘더블 베이스’의 매력에 빠진 밤
    • 입력 2019-03-19 15:19:07
    • 수정2019-03-19 16:01:42
    취재K
지난 금요일, 3월 중순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흰 눈이 펄펄 내리던 밤, 서울 우면산 자락에 자리한 예술의 전당 음악당 IBK 체임버홀에서는 흔치 않은 광경이 펼쳐졌다. 사람 키만 한 아니 장신의 젊은 남성 키보다도 훨씬 더 큰 육중한 악기 '더블 베이스'가 피아노의 반주를 받으며 '독주'를 펼친 것. 그런 비범한 무대를 가능하게 한 것은 역시 '비범하다'는 소리를 듣는 연주자 성민제 더블 베이시스트였다.

성민제는 또 '기이하다'는 평판을 받는 작곡가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 1875-1962)의 곡들을 원래의 바이올린 버전이 아닌 더블 베이스 버전으로 풀어내며 <조연에서 주연으로 - 더블 베이스 날개를 달다>라는 그날의 공연 부제에 걸맞게 예상치 못한 음악을 선사해주었다.

지난 15일 공연 부제: ‘조연에서 주연으로, 더블베이스 날개를 달다’
'더블 베이스'라는 악기의 소리가 어떨지 쉽게 잘 상상이 되는가? 오케스트라 뒤편에 포진한 악기 부대로서의 모습이나 재즈바에서 가수의 감미로운 노랫소리에 맞춰 반주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떠올려볼 수 있지만, 막상 이 커다란 악기가 내는 '자신만의 소리'에 오롯이 귀 기울여본 적이 있었던가? 그럴 수 있는 환경이 되었던가?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더블 베이스 리사이틀(독주회)'이라는 그날의 무대는 이 익숙하고도 새로운 현악기를 발견하기에 충분한 '기회'였다.

그날 밤 추위 속에 유독 붉은 몸체가 도드라져 보였던 그 악기는 흰 셔츠를 입은 금발 머리 성민제와 때로는 한몸이 되어, 때로는 파트너가 되어 내내 둘이 부둥켜안고 춤추는 느낌이었다. 바이올린이 연주자가 들고 연주하고, 첼로가 안고 연주한다면 더블 베이스는 기대어 서서 붙들고 의지하는 듯한 모습이랄까. 오케스트라 일부로서 앉아서 연주하는 모습에만 익숙했던 까닭에 그 자체부터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악기는 큰 몸집만큼이나 다양한 음역과 음색을 뽐냈다. 마치 그동안 저 끼를 어떻게 감추고 있었나 궁금할 정도로.

어떤 때는 타조 같고 어떤 때는 백조 같고, 연주자와 악기가 어우러진 모습이 때로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뤼미에르와 피피의 춤 장면을 연상케 했다
피아니스트 최현호와 함께한 1부에서의 첫인상은 한 마디로 '어라? 생각보다 높은음 소리가 나네?'였다.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Op. 47>과 파가니니 <모세환상곡 M.S. 23>, 슈베르트의 <마왕 D.328> 등을 연이어 연주하며 실로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성민제는 섬섬옥수를 쉼 없이 움직이며-운지 범위가 넓은 만큼 손도 엄청 빨리 움직여야 했다- 연신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 비올리스트 이한나와 앙상블로 꾸민 2부에서는 크라이슬러의 곡들로만 꾸몄는데 우선 바이올린-더블 베이스-비올라 순으로 선 위치부터가 인상적이었다. 1부에서 생각보다 높은 음역대에서의 기량과 기교를 뽐냈다면 2부에서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묵직하고 나지막한 소리로 음악의 무게감과 중심을 잡아주는 듯하면서도 다른 현악기들과 비교해 '이게 바로 나야!'라고 확실하게 차별화하는 듯했다. 때로는 요염한 여자 같다가 바이올린과 맞출 때는 점잖은 노신사 할아버지 같고, 여러 가지 소리와 풍부한 매력을 갖췄지만 막 내세우기보다는 포용력 있게 상대에 맞춰주고 배려할 줄 아는 은근한 매력이 있는, 그야말로 '볼매(볼수록 매력 있는)' 악기였다. 연주자의 말마따나 '참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더블 베이시스트 성민제-비올리스트 이한나가 앙상블로 꾸민 무대
마침 그날 앨범이 발매되었다는 성민제는 그런 더블 베이스에 대해 "얼핏 보면 아주 크고 남성적일 것만 같지만 실은 매우 섬세하고, 현악기 중에서도 가장 소리가 작게 나는 악기라며 그래서 굉장한 매력을 느낀다"라고 했다. 그리고 크라이슬러의 곡들을 연주한 이유에 대해서는 "연주하는 사람들도 웃으면서 연주할 수 있는 매우 아름다운 곡들이기 때문"이라고 선곡 이유를 밝혔다. 청중을 따뜻하게 감싸 안고 포용하는 느낌이랄까.


첼리스트 요요마는 언젠가 '어떻게 첼로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바 있다. "어린 시절 자신의 키보다도 훨씬 큰 더블 베이스를 연주하는 베이시스트를 보고 너무 멋져 보여서 원래는 더블 베이스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어렸기 때문에 대신 좀 더 작은 첼로를 하게 되었다"라고. 세계 최고의 첼리스트 가운데 한 명인 요요마도 왠지 아직 그 어린 시절의 '동경'을 간직하고 있을 듯하다. 정제되고 절제된 클래식함은 물론이고, 무어라 규정지을 수 없는 펑키(funky)함과 힙(hip)함, 자유로움, 재지(jazzy)함까지 가지고 있는 '더블 베이스'라는 악기에 대한 동경을…….

'순전한 호기심으로, 그 호기심을 따라 찾아오길 참 잘했다!'
뜻밖의 눈이 내린 봄날 밤, 더블 베이스라는 악기의 예상 밖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해준 베이시스트 성민제의 노고에 새삼 감사한 밤이었다.

다음은 베이시스트 성민제와의 일문일답:

Q. 더블 베이스란 어떤 악기인가?
더블 베이스의 시초는 더블 베이스라는 악기가 탄생하기 전 르네상스 시대에 대중적 악기였던 '비올 패밀리' 중 가장 큰 악기인 비올로네라는 악기에서 유래하여 오케스트라 현악기 가운데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악기이다. 20세기 이후부터는 더블 베이스가 발전을 하여 비올과 바이올린 패밀리가 복합적으로 섞여서 현재는 다양한 모양과 특징으로 존재하고 있다.

Q. 더블 베이스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집안이 클래식 음악 가족이었기 때문에 열 살 때 집에 있었던 더블 베이스를 거부감 없이 잡게 되었던 것 같다. (성 씨는 가족이 모두 음악인으로 아버지 성영석 씨도 더블 베이스 연주자이다.)

Q. 어렸을 때는 이토록 큰 악기가 버거웠을 것 같은데 어떻게 연습했나?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작게 만들어져 있는 악기가 없어서 큰 악기를 가지고 두꺼운 사전을 여러 개 밟고 올라가 연습을 하였다. 어느 콩쿨에서는 몸집이 작아서 선생님께서 악기를 올려다 주시는 해프닝도 있었다.

Q. 스스로 생각하는 더블 베이스의 매력은?
생각보다 악기가 굉장히 예민하다. 그냥 보기엔 매우 크고 남성적일 것 같지만, 매우 섬세하고, 현악기 중에서 가장 소리가 작게 나는 악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연주자들이 여러 방면으로 초점을 잘 맞추어야 하는 악기이다. 그런 부분에서 굉장한 매력을 느낀다.

Q. 곡이 끝나고도 한참을 악기통을 붙잡고 있던데 왜 그런가?
악기통을 울리려고 계속 잡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그 부분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보잉 텐션을 유지하려 두 팔이 같이 호흡하는 것인데, 그 때 가장 힘든 건 허리가 몹시 아프다는 점이다.

Q. 더블 베이스 연주자로서 애환도 있을까?
아무래도 더블 베이스 솔로 측면으로 보면 방향성에 대한 부분인데 무언가 정해져 있지 않은 길을 나아가는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이 악기에 대한 매우 올바른 방향으로 길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렵기도 하지만 또 그것들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성민제: 더블 베이시스트. 16세에 세계적 권위의 요한 마티아스 슈페르거 더블 베이스 국제 콩쿨과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쿠세비츠키 더블 베이스 국제 콩쿨에서 연달아 우승. 2007~2008 대원음악상·금호음악상 수상. 2011 독일 마르크노이키르헨 국제 콩쿨 한국인 최초 입상. 국제 더블 베이스 앙상블 바시오나 아모로사와 미국 카네기홀 공연. 베를린 필하모닉 체임버홀에서 솔로 무대. 국내에서는 '정명훈과 7인의 음악인들'로 무대에 올랐고, 더블 베이스 연주자로는 최초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초청돼 독주회를 펼치며 더블 베이스 솔로 연주자로서 독보적 입지를 굳힘. 자라섬 페스티벌과 서울재즈페스티벌 등 재즈 연주로도 영역을 넓혀가는 중.

[사진 출처 : 크레디아(CRED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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