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동영상 못 구해 아쉽다” 대학강단서 ‘성범죄 희화화’ 논란

입력 2019.03.19 (21:20) 수정 2019.03.19 (22: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으로 불법 촬영물에 대한 경각심, 성감수성이 사회적 화두가 됐지만 한편에선 이런 교수와 강사들이 있습니다.

한 법대 교수는 버닝썬 동영상을 봤다고, 한 대학 강사는 정준영 동영상을 못구하겠더라는 발언을 대학 강단에서 버젓이 하고 있습니다.

오승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15일.

지방의 한 대학 강의실.

[최OO/강사/음성변조 : "(수업 중 감상하는) 영화는 한 시간 20분짜리 하나, 하나는 한 시간 30분 하나. 억수로 야한 걸로. 정준영 동영상을 구해서 한 번 보려고 했는데 그건 못 구하겠다고..."]

강사가 수업계획을 설명하다 '정준영 사건' 동영상을 언급하자 웃음과 한숨 소리가 함께 터져 나옵니다.

이번엔 강사가 가수 승리의 클럽 버닝썬을 빗대어 농담을 던집니다.

["야, 승리가 생일잔치를 하는데 6억 들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뉴스 보니까 6억이 들겠던데, 제일 앞 VIP석이 2천만 원 이라는데..."]

학생들의 제보로 논란이 일자, 강사는 뒤늦게 사과 문자를 돌렸지만, 학교는 강사의 해촉을 결정했습니다.

비슷한 일은 다른 학교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최근 강의 도중 클럽 버닝썬 동영상을 봤다는 얘기를 꺼냈다가 문제가 됐습니다.

학생들은 평소에도 이 교수가 성감수성이 떨어지는 문제 발언을 많이 했다며 항의성 대자보를 게시했습니다.

[성민교/서강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생 : "기분이 상당히 불쾌하고 너무 언짢고 같은 학교의 구성원이라는 거 자체가 상당히 수치스러운 것 같습니다."]

[최민우/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4학년 : "학생들도 조심하고 있는 부분을 조심 안 하시고 강의에서 얘기하신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피해여성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대학 강단에서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부적절한 발언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정준영 동영상 못 구해 아쉽다” 대학강단서 ‘성범죄 희화화’ 논란
    • 입력 2019-03-19 21:22:34
    • 수정2019-03-19 22:05:16
    뉴스 9
[앵커]

이번 사건으로 불법 촬영물에 대한 경각심, 성감수성이 사회적 화두가 됐지만 한편에선 이런 교수와 강사들이 있습니다.

한 법대 교수는 버닝썬 동영상을 봤다고, 한 대학 강사는 정준영 동영상을 못구하겠더라는 발언을 대학 강단에서 버젓이 하고 있습니다.

오승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15일.

지방의 한 대학 강의실.

[최OO/강사/음성변조 : "(수업 중 감상하는) 영화는 한 시간 20분짜리 하나, 하나는 한 시간 30분 하나. 억수로 야한 걸로. 정준영 동영상을 구해서 한 번 보려고 했는데 그건 못 구하겠다고..."]

강사가 수업계획을 설명하다 '정준영 사건' 동영상을 언급하자 웃음과 한숨 소리가 함께 터져 나옵니다.

이번엔 강사가 가수 승리의 클럽 버닝썬을 빗대어 농담을 던집니다.

["야, 승리가 생일잔치를 하는데 6억 들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뉴스 보니까 6억이 들겠던데, 제일 앞 VIP석이 2천만 원 이라는데..."]

학생들의 제보로 논란이 일자, 강사는 뒤늦게 사과 문자를 돌렸지만, 학교는 강사의 해촉을 결정했습니다.

비슷한 일은 다른 학교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최근 강의 도중 클럽 버닝썬 동영상을 봤다는 얘기를 꺼냈다가 문제가 됐습니다.

학생들은 평소에도 이 교수가 성감수성이 떨어지는 문제 발언을 많이 했다며 항의성 대자보를 게시했습니다.

[성민교/서강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생 : "기분이 상당히 불쾌하고 너무 언짢고 같은 학교의 구성원이라는 거 자체가 상당히 수치스러운 것 같습니다."]

[최민우/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4학년 : "학생들도 조심하고 있는 부분을 조심 안 하시고 강의에서 얘기하신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피해여성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대학 강단에서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부적절한 발언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