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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 오도독] 3만 2천가구가 보증금을 못 받아 큰 일입니까?
입력 2019.03.20 (07:00) 수정 2019.03.20 (10:19) 한국언론 오도독
[한국언론 오도독] 3만 2천가구가 보증금을 못 받아 큰 일입니까?
"전셋값 10% 하락하면 3만 2천 가구, 임대보증금 반환 못 해" (연합뉴스 3. 19)
"전셋값 10% 하락하면 3.2만 가구 보증금 못 받는다." (조선비즈 3.19)
"전셋값 10% 떨어지면 3만 2,000가구 임대보증금 반환 못 할 수도"(한국경제 3.19)



지난 19일 나온 한국은행 보도자료를 가지고 쓴 연합뉴스, 조선비즈, 한국경제의 기사 제목들입니다.
기사 제목이 거의 똑같습니다.
전셋값이 10%만 하락해도 임대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가구가 3만 2천 가구나 된다고 하니 이거 정말 큰 일인 것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이 기사들의 원자료인 한국은행 보도 참고자료를 꼼꼼히 읽어봤습니다.


1.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세가격은, 지역의 경우 2017년 4월부터, 수도권은 2017년 말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좋은 일입니다. 집 없는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55%만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45%는 집 없이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지요.


2.전셋값이 떨어져서 힘든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집주인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자기가 소유한 집에 살지 않고 남에게 세를 준 사람들입니다. 자가 소유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 통계들과는 별 관련이 없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임대 가구의 숫자는 211만 가구라고 합니다. 전체 1,969만 가구의 10.7%지요. 그런데 전셋값 떨어졌다고 그 사람들 전부가 다 힘들지는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자기가 가진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사람들, 그러니까 빚을 잔뜩 지고 집을 무리하게 산 사람들이 힘든 겁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이 이 사람들 숫자도 계산해봤습니다. 그러니까 임대 가구의 0.6%라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0.6%. 전체 임대가구가 211만 가구인데 0.6%면 불과 만 2천 가구 정도 됩니다.


3. 그런데 저 조선비즈나 연합뉴스 등의 기사들이 인용한 숫자 3만 2천 가구는 뭔가? 그건 임대가구의 총자산이 아니라 금융자산만 놓고 봤을 때, 임대가구의 금융자산과 임대보증금을 비교해보니, 임대보증금이 10% 내려가면 임대 가구주들이 자신이 가진 예금이나 적금 등 금융자산을 동원해서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숫자를 뜻합니다. 그게 3만 2천 가구라는 것이지요.


4. 심각합니까? 임대가구 211만 중 1.5%인 3만 2천 가구가 자신의 금융자산만으로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 돌려 말하면 98.5%는 돌려줄 수 있다... 이게 심각한 일인가요?

5. 게다가 이들 가구(3.2만 가구)의 임대 보증금 반환 부족 규모는 2천만 원 이하가 71.5%나 되는데 말이지요. 2~5천만 원이 21.6%, 5천만 원 초과는 6.9%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금융자산만으로는 전세가가 10% 떨어지면 돌려줘야 할 보증금 부족 액수가 5천만 원을 초과하는 가구는 2,208가구뿐이라는 계산입니다. 심각합니까? 한국의 전체 1,969만 가구 가운데 2,208가구가 5천만 원이 없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된다면 이에 따라 한국 은행들의 재정건전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일까요? 영향이 거의 없을 겁니다.

반대로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전세금 5천만 원이 부족해서 이사를 전전해야 했던 사람들, 얼마나 많았습니까? 아직도 전셋값 오를까 걱정하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집 없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45%, 900만 가구에 이릅니다. 이들 세입자들이 보기에 연합뉴스, 조선비즈, 한국경제 등의 이런 기사쓰기 행태는 대체 어떻게 비춰질까요?
  • [한국언론 오도독] 3만 2천가구가 보증금을 못 받아 큰 일입니까?
    • 입력 2019.03.20 (07:00)
    • 수정 2019.03.20 (10:19)
    한국언론 오도독
[한국언론 오도독] 3만 2천가구가 보증금을 못 받아 큰 일입니까?
"전셋값 10% 하락하면 3만 2천 가구, 임대보증금 반환 못 해" (연합뉴스 3. 19)
"전셋값 10% 하락하면 3.2만 가구 보증금 못 받는다." (조선비즈 3.19)
"전셋값 10% 떨어지면 3만 2,000가구 임대보증금 반환 못 할 수도"(한국경제 3.19)



지난 19일 나온 한국은행 보도자료를 가지고 쓴 연합뉴스, 조선비즈, 한국경제의 기사 제목들입니다.
기사 제목이 거의 똑같습니다.
전셋값이 10%만 하락해도 임대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가구가 3만 2천 가구나 된다고 하니 이거 정말 큰 일인 것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이 기사들의 원자료인 한국은행 보도 참고자료를 꼼꼼히 읽어봤습니다.


1.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세가격은, 지역의 경우 2017년 4월부터, 수도권은 2017년 말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좋은 일입니다. 집 없는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55%만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45%는 집 없이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지요.


2.전셋값이 떨어져서 힘든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집주인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자기가 소유한 집에 살지 않고 남에게 세를 준 사람들입니다. 자가 소유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 통계들과는 별 관련이 없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임대 가구의 숫자는 211만 가구라고 합니다. 전체 1,969만 가구의 10.7%지요. 그런데 전셋값 떨어졌다고 그 사람들 전부가 다 힘들지는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자기가 가진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사람들, 그러니까 빚을 잔뜩 지고 집을 무리하게 산 사람들이 힘든 겁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이 이 사람들 숫자도 계산해봤습니다. 그러니까 임대 가구의 0.6%라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0.6%. 전체 임대가구가 211만 가구인데 0.6%면 불과 만 2천 가구 정도 됩니다.


3. 그런데 저 조선비즈나 연합뉴스 등의 기사들이 인용한 숫자 3만 2천 가구는 뭔가? 그건 임대가구의 총자산이 아니라 금융자산만 놓고 봤을 때, 임대가구의 금융자산과 임대보증금을 비교해보니, 임대보증금이 10% 내려가면 임대 가구주들이 자신이 가진 예금이나 적금 등 금융자산을 동원해서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숫자를 뜻합니다. 그게 3만 2천 가구라는 것이지요.


4. 심각합니까? 임대가구 211만 중 1.5%인 3만 2천 가구가 자신의 금융자산만으로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 돌려 말하면 98.5%는 돌려줄 수 있다... 이게 심각한 일인가요?

5. 게다가 이들 가구(3.2만 가구)의 임대 보증금 반환 부족 규모는 2천만 원 이하가 71.5%나 되는데 말이지요. 2~5천만 원이 21.6%, 5천만 원 초과는 6.9%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금융자산만으로는 전세가가 10% 떨어지면 돌려줘야 할 보증금 부족 액수가 5천만 원을 초과하는 가구는 2,208가구뿐이라는 계산입니다. 심각합니까? 한국의 전체 1,969만 가구 가운데 2,208가구가 5천만 원이 없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된다면 이에 따라 한국 은행들의 재정건전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일까요? 영향이 거의 없을 겁니다.

반대로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전세금 5천만 원이 부족해서 이사를 전전해야 했던 사람들, 얼마나 많았습니까? 아직도 전셋값 오를까 걱정하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집 없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45%, 900만 가구에 이릅니다. 이들 세입자들이 보기에 연합뉴스, 조선비즈, 한국경제 등의 이런 기사쓰기 행태는 대체 어떻게 비춰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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