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작가 전이수 “어른들은 잊고 있나봐요” 노키즈존 글 화제

입력 2019.03.2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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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동화작가 전이수(11) 군이 노키즈 존을 경험하고 쓴 글이 뒤늦게 화제다.

최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전 군이 노키즈 존에 대한 생각을 적은 글 '우태의 눈물'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전 군은 지난해 11월 인스타그램에 동생 생일을 맞아 방문한 식당에서 입장을 거부당한 경험을 풀어놓은 뒤 슬퍼하는 동생을 보니 "내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아팠다"며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하는 그 권리보다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적었다.

전 군은 이날 눈물을 흘리는 동생 우태를 그린 그림과 연필로 꾹꾹 눌러쓴 일기 석 장을 찍어 올렸다.


"여기는 노키즈 존이야"… "그게 뭐예요? 무슨 말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전 군은 "11월 19일. 내 동생 우태가 태어난 날이 바로 오늘이다. 그래서 우태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먼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우태는 가는 내내 콧노래로 신이나 있었다. 나 또한 그랬다. 드디어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 (중략) 근데 어떤 누나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다. 이해가 안 되었다. 꿈쩍도 않고 서 있는 우태의 등을 문 쪽으로 떠밀며 '들어오면 안 돼요' 한다"고 적었다.

전 군은 "그래서 난 '저희도 밥 먹으러 온 거예요' 했더니 누나는 이렇게 얘기했다. '여기는 노키즈 존이야'. '그게 뭐예요?' 하니까 '애들은 여기 못 들어 온다는 뜻이야' 한다. 무슨 말인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전 군은 이후 "우리는 밥 먹으러 왔다니까요. 오늘 제 동생 생일이거든요"라고 말했지만, 종업원은 화가 난 채로 "여기는 너희는 못 들어와. 얼른 나가!"라고 말했고 이에 기분이 상한 전 군과 동생 우태는 실망한 얼굴로 조금씩 발을 옮겼다.

전 군은 "문밖을 나와 우태를 보니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며 "그때 마침 우태를 본 엄마가 '여기 식당에 요리하는 삼촌이 귀 수술을 했나 봐. 당분간은 아주 조용히 해야 낫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이해해주자'하고 말했다"고 적었다.

전 군은 "우태는 돌아가는 내내 '먹고 싶어! 아무 말도 안 하고 먹으면 되잖아'하고 울었다"며 "조용히 우태를 안아주는 엄마의 눈에도 슬픔이 가득해 보였다"고 회상한 뒤 "어른들이 조용히 있고 싶고 아이들이 없어야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난 생각한다.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하는 그 권리보다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 어린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는 거니까"라고 덧붙였다.


"아빠! 왜 개와 유대인은 가게에 들어갈 수 없어요?"

전 군은 "어른들은 잊고 있나 보다. 어른들도 그 어린이였다는 사실을"이라고 적은 뒤 "얼마 전에 봤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아빠에게 물어보는 아들의 대사가 생각난다. '아빠! 왜 개와 유대인들은 가게에 들어갈 수 없어요?'"라고 적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글에는 "어른들이 미안해요. 어린 작가님 글을 보고 느끼는 게 참 많네요", "우태 덕분에 이모가 너무 이기적인 건 아니었나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노키즈 존으로 아이들이 상처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글을 읽고 눈물이 났어요. 스스로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어른인 나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어요. 글을 보며 울컥했어요. 어른인 우리가 한발 뒤에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어 미안해요" 등 댓글 300여 개가 달렸다.

제주도에 사는 전 군은 여덟 살 때 첫 동화책 '꼬마악어 타코'를 출간했고 2년 뒤 '걸어가는 늑대들'을 낸 동화작가이다.

[사진출처: 전인수 인스타그램 @jeon2soo]

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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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20 16: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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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동화작가 전이수(11) 군이 노키즈 존을 경험하고 쓴 글이 뒤늦게 화제다.

최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전 군이 노키즈 존에 대한 생각을 적은 글 '우태의 눈물'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전 군은 지난해 11월 인스타그램에 동생 생일을 맞아 방문한 식당에서 입장을 거부당한 경험을 풀어놓은 뒤 슬퍼하는 동생을 보니 "내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아팠다"며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하는 그 권리보다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적었다.

전 군은 이날 눈물을 흘리는 동생 우태를 그린 그림과 연필로 꾹꾹 눌러쓴 일기 석 장을 찍어 올렸다.


"여기는 노키즈 존이야"… "그게 뭐예요? 무슨 말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전 군은 "11월 19일. 내 동생 우태가 태어난 날이 바로 오늘이다. 그래서 우태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먼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우태는 가는 내내 콧노래로 신이나 있었다. 나 또한 그랬다. 드디어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 (중략) 근데 어떤 누나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다. 이해가 안 되었다. 꿈쩍도 않고 서 있는 우태의 등을 문 쪽으로 떠밀며 '들어오면 안 돼요' 한다"고 적었다.

전 군은 "그래서 난 '저희도 밥 먹으러 온 거예요' 했더니 누나는 이렇게 얘기했다. '여기는 노키즈 존이야'. '그게 뭐예요?' 하니까 '애들은 여기 못 들어 온다는 뜻이야' 한다. 무슨 말인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전 군은 이후 "우리는 밥 먹으러 왔다니까요. 오늘 제 동생 생일이거든요"라고 말했지만, 종업원은 화가 난 채로 "여기는 너희는 못 들어와. 얼른 나가!"라고 말했고 이에 기분이 상한 전 군과 동생 우태는 실망한 얼굴로 조금씩 발을 옮겼다.

전 군은 "문밖을 나와 우태를 보니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며 "그때 마침 우태를 본 엄마가 '여기 식당에 요리하는 삼촌이 귀 수술을 했나 봐. 당분간은 아주 조용히 해야 낫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이해해주자'하고 말했다"고 적었다.

전 군은 "우태는 돌아가는 내내 '먹고 싶어! 아무 말도 안 하고 먹으면 되잖아'하고 울었다"며 "조용히 우태를 안아주는 엄마의 눈에도 슬픔이 가득해 보였다"고 회상한 뒤 "어른들이 조용히 있고 싶고 아이들이 없어야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난 생각한다.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하는 그 권리보다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 어린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는 거니까"라고 덧붙였다.


"아빠! 왜 개와 유대인은 가게에 들어갈 수 없어요?"

전 군은 "어른들은 잊고 있나 보다. 어른들도 그 어린이였다는 사실을"이라고 적은 뒤 "얼마 전에 봤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아빠에게 물어보는 아들의 대사가 생각난다. '아빠! 왜 개와 유대인들은 가게에 들어갈 수 없어요?'"라고 적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글에는 "어른들이 미안해요. 어린 작가님 글을 보고 느끼는 게 참 많네요", "우태 덕분에 이모가 너무 이기적인 건 아니었나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노키즈 존으로 아이들이 상처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글을 읽고 눈물이 났어요. 스스로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어른인 나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어요. 글을 보며 울컥했어요. 어른인 우리가 한발 뒤에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어 미안해요" 등 댓글 300여 개가 달렸다.

제주도에 사는 전 군은 여덟 살 때 첫 동화책 '꼬마악어 타코'를 출간했고 2년 뒤 '걸어가는 늑대들'을 낸 동화작가이다.

[사진출처: 전인수 인스타그램 @jeon2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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