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소득 빅데이터 분석해보니…결혼도 ‘빈익빈 부익부’

입력 2019.03.20 (21:31) 수정 2019.03.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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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출산과 고령화, 우리 사회가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중요한 문제죠.

저출산 문제가 그나마 해소되려면 결혼이 늘어야 할텐데,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구 천 명당 결혼 건수가 2011년 이후 7년 연속 낮아지면서 지난해엔 5건에 머물렀는데요.

통계청은 결혼 적령기 인구가 줄고, 결혼에 대한 인식이 변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불어난 주거비 부담에 비해 소득이 적은 경제적 이유를 한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실제로 KBS가 데이터를 좀 더 분석해보니, 결혼 적령기인 30대 남성은 소득이 낮을수록 혼인율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젊은 세대의 이른바 '3포'가 그냥 넋두리가 아닌 겁니다.

오수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학원생인 31살 노경호 씨는 결혼을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과외와 연구비 등으로 한 달에 버는 돈이 70만 원 정도에 불과해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경호/대학원생 : "일단 돈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디서 살아야 할 지도 막막하고. 실제로 결혼을 한 친구들한테는 저희가 '저 친구는 분명히 원래 집에 돈이 있는 사람이다'…."]

주 결혼 연령층인 30대를 소득에 따라 나눈 뒤 혼인율을 살펴봤습니다.

남자의 경우 소득 상위 10%는 결혼한 사람이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이 넘었습니다.

반면 소득 하위 10%는 두 명에 불과합니다.

소득에 따른 혼인율 차이가 4배 이상입니다.

특히 지난 10년 사이 남성의 소득 상위 10% 혼인율은 소폭 낮아진 데 반해 하위 10%는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결국 30대의 결혼 감소는 인구나 인식 변화 보다는 경제적인 여건이 주 원인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두 계층의 소득을 보면 고소득자 벌이는 더 늘었고 저소득층은 소득이 절반 정도로 줄어 양극화가 더 심해졌습니다.

[김유선/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 "임금 수준이 낮거나 불안정하면 결혼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거나 스스로 결혼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세태를) 반영한다고 봅니다."]

반면 여성은 중간층이 혼인율이 가장 낮았고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이 높은 U자형 곡선으로 분석됐습니다.

결혼을 한 뒤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저임금 일자리에 몰린 탓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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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소득 빅데이터 분석해보니…결혼도 ‘빈익빈 부익부’
    • 입력 2019-03-20 21:34:00
    • 수정2019-03-20 21:48:30
    뉴스 9
[앵커]

저출산과 고령화, 우리 사회가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중요한 문제죠.

저출산 문제가 그나마 해소되려면 결혼이 늘어야 할텐데,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구 천 명당 결혼 건수가 2011년 이후 7년 연속 낮아지면서 지난해엔 5건에 머물렀는데요.

통계청은 결혼 적령기 인구가 줄고, 결혼에 대한 인식이 변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불어난 주거비 부담에 비해 소득이 적은 경제적 이유를 한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실제로 KBS가 데이터를 좀 더 분석해보니, 결혼 적령기인 30대 남성은 소득이 낮을수록 혼인율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젊은 세대의 이른바 '3포'가 그냥 넋두리가 아닌 겁니다.

오수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학원생인 31살 노경호 씨는 결혼을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과외와 연구비 등으로 한 달에 버는 돈이 70만 원 정도에 불과해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경호/대학원생 : "일단 돈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디서 살아야 할 지도 막막하고. 실제로 결혼을 한 친구들한테는 저희가 '저 친구는 분명히 원래 집에 돈이 있는 사람이다'…."]

주 결혼 연령층인 30대를 소득에 따라 나눈 뒤 혼인율을 살펴봤습니다.

남자의 경우 소득 상위 10%는 결혼한 사람이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이 넘었습니다.

반면 소득 하위 10%는 두 명에 불과합니다.

소득에 따른 혼인율 차이가 4배 이상입니다.

특히 지난 10년 사이 남성의 소득 상위 10% 혼인율은 소폭 낮아진 데 반해 하위 10%는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결국 30대의 결혼 감소는 인구나 인식 변화 보다는 경제적인 여건이 주 원인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두 계층의 소득을 보면 고소득자 벌이는 더 늘었고 저소득층은 소득이 절반 정도로 줄어 양극화가 더 심해졌습니다.

[김유선/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 "임금 수준이 낮거나 불안정하면 결혼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거나 스스로 결혼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세태를) 반영한다고 봅니다."]

반면 여성은 중간층이 혼인율이 가장 낮았고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이 높은 U자형 곡선으로 분석됐습니다.

결혼을 한 뒤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저임금 일자리에 몰린 탓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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