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단층 지역’에 발전소?…소송 규모 커질 듯
입력 2019.03.21 (08:03)
수정 2019.03.2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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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항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 탓 아니냐 그동안 계속 논란이 돼왔는데 이번 정부 조사로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 파장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 친절한 뉴스에서는 포항 지진 원인 조사 결과에 대해 좀더 자세히 짚어봅니다.
우정화 기자! 조사 결과를 보니까 포항 지진 전에 작은 규모의 지진이 계속 일어났다는데, 일종의 신호 아니었습니까?
[기자]
2년 동안 무려 예순 세차례나 발생했습니다.
미소지진이라고 하는데요,
왜 이게 지열발전소와 연관됐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열발전소는 이렇게 땅속 깊이 구멍을 뚫고 물을 넣은 뒤에 지열로 달궈진 증기로 전기를 만드는데요,
조사해 보니까 물을 주입하면 규모가 작다는 '미소 지진'이 어김없이 일어났습니다.
포항 지진이 일어나고 보니까 이 미소 지진이 앞으로 큰 지진이 있을거다, 이런 사전 경고를 해 준 셈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지난 2016년 12월 22일입니다.
물 3천6백톤을 주입했더니 바로 다음날 규모 2.2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2017년 4월에도 2천8백톤의 물 주입을 한 다음 날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포항 지진이 일어나기 전까지 물 주입은 계속 됐고, 이렇게 모인 힘들이 단층을 자극해, 큰 지진으로 이어졌다는게 조사단의 판단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포항은 이런 지열발전소가 들어서면 사실상 안 되는 지역이라던데 여러 단층지역이라 그렇다죠.
그런데 발전소가 왜 건설됐죠?
[기자]
네, 조사 결과, 지진을 일으킨 단층에 대한 검토가 미흡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발전소 개발을 주도한 곳의 보고섭니다.
발전소 주변에 양산단층 등 4개의 단층이 분포한다고 표시해 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텁니다.
포항 지진을 일으킨 단층이 바로 곡강단층인데, 보고서에는 이 곡강단층이 "존재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써놨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단층이 존재한다면,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백히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곡강단층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진까지 대비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게 결국 드러났습니다.
[앵커]
그런데, 해외에서는 지진 문제 때문에 지열발전소가 폐쇄된 적 있다죠?
이런 사례도 검토해보지 않고 건설이 추진됐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문제의 지열발전소는 지하 4,5 킬로미터까지 시추하는 '심부발전' 방식으로 지어졌는데요,
아시아 최초였습니다.
그러면 좀 더 해외사례를 보고 신중했어야 했습니다.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는 지난 2006년, 물 주입 후 며칠 만에 지진이 일어나 작업이 중단됐고 3년 뒤 폐쇄됐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런 사례가 제대로 검토됐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 들어보시죠.
[정승일/산업통상자원부 차관 : "스위스 바젤 건 같은 경우에는 지열발전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할 당시에 충분하게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할 걸로 보입니다."]
또 발전소 사업을 추진한 업체는 지진을 일으킨 곡강단층을 알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항변합니다.
그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윤운상/넥스지오 대표 : "충분히 지질조사가 이미 시행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을 하였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그것도 숨겨진 활성 단층을 인지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전문가들은 상황이 이렇다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설치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반대로 지열발전소가 없었으면 포항에서 지진이 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기자]
단정할 순 없다는 게 조사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지열발전소가 없었다면 지진 발생 확률이 낮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포항 안전할까요,
정부조사연구단장인 서울대 이강근 교수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이강근/서울대 교수 : "그건 장담은 못하지만, 아마도 그 단층은 어느 정도 힘이 해소됐기 때문에 그 주변은 모르겠지만 예전보다는 위험성이 줄어들었을 거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상 인재인 것이 드러났는데, 포항시민들 일부는 벌써 소송을 제기했다고요?
[기자]
네, 포항지진으로 백 열여덟 명이 다쳤고, 정부 집계 재산피해는 850억 원입니다.
포항시민 천 3백여 명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번 조사 결과 발표로 소송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우선 지열발전 사업은 영구 중단하겠다면서, 포항 특별재생사업에 5년간 2천2백여 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책임을 얼마나 지겠다거나 직접 보상하겠다는 계획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원인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지진피해를 입은 포항시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포항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 탓 아니냐 그동안 계속 논란이 돼왔는데 이번 정부 조사로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 파장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 친절한 뉴스에서는 포항 지진 원인 조사 결과에 대해 좀더 자세히 짚어봅니다.
우정화 기자! 조사 결과를 보니까 포항 지진 전에 작은 규모의 지진이 계속 일어났다는데, 일종의 신호 아니었습니까?
[기자]
2년 동안 무려 예순 세차례나 발생했습니다.
미소지진이라고 하는데요,
왜 이게 지열발전소와 연관됐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열발전소는 이렇게 땅속 깊이 구멍을 뚫고 물을 넣은 뒤에 지열로 달궈진 증기로 전기를 만드는데요,
조사해 보니까 물을 주입하면 규모가 작다는 '미소 지진'이 어김없이 일어났습니다.
포항 지진이 일어나고 보니까 이 미소 지진이 앞으로 큰 지진이 있을거다, 이런 사전 경고를 해 준 셈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지난 2016년 12월 22일입니다.
물 3천6백톤을 주입했더니 바로 다음날 규모 2.2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2017년 4월에도 2천8백톤의 물 주입을 한 다음 날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포항 지진이 일어나기 전까지 물 주입은 계속 됐고, 이렇게 모인 힘들이 단층을 자극해, 큰 지진으로 이어졌다는게 조사단의 판단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포항은 이런 지열발전소가 들어서면 사실상 안 되는 지역이라던데 여러 단층지역이라 그렇다죠.
그런데 발전소가 왜 건설됐죠?
[기자]
네, 조사 결과, 지진을 일으킨 단층에 대한 검토가 미흡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발전소 개발을 주도한 곳의 보고섭니다.
발전소 주변에 양산단층 등 4개의 단층이 분포한다고 표시해 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텁니다.
포항 지진을 일으킨 단층이 바로 곡강단층인데, 보고서에는 이 곡강단층이 "존재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써놨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단층이 존재한다면,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백히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곡강단층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진까지 대비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게 결국 드러났습니다.
[앵커]
그런데, 해외에서는 지진 문제 때문에 지열발전소가 폐쇄된 적 있다죠?
이런 사례도 검토해보지 않고 건설이 추진됐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문제의 지열발전소는 지하 4,5 킬로미터까지 시추하는 '심부발전' 방식으로 지어졌는데요,
아시아 최초였습니다.
그러면 좀 더 해외사례를 보고 신중했어야 했습니다.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는 지난 2006년, 물 주입 후 며칠 만에 지진이 일어나 작업이 중단됐고 3년 뒤 폐쇄됐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런 사례가 제대로 검토됐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 들어보시죠.
[정승일/산업통상자원부 차관 : "스위스 바젤 건 같은 경우에는 지열발전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할 당시에 충분하게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할 걸로 보입니다."]
또 발전소 사업을 추진한 업체는 지진을 일으킨 곡강단층을 알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항변합니다.
그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윤운상/넥스지오 대표 : "충분히 지질조사가 이미 시행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을 하였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그것도 숨겨진 활성 단층을 인지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전문가들은 상황이 이렇다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설치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반대로 지열발전소가 없었으면 포항에서 지진이 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기자]
단정할 순 없다는 게 조사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지열발전소가 없었다면 지진 발생 확률이 낮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포항 안전할까요,
정부조사연구단장인 서울대 이강근 교수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이강근/서울대 교수 : "그건 장담은 못하지만, 아마도 그 단층은 어느 정도 힘이 해소됐기 때문에 그 주변은 모르겠지만 예전보다는 위험성이 줄어들었을 거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상 인재인 것이 드러났는데, 포항시민들 일부는 벌써 소송을 제기했다고요?
[기자]
네, 포항지진으로 백 열여덟 명이 다쳤고, 정부 집계 재산피해는 850억 원입니다.
포항시민 천 3백여 명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번 조사 결과 발표로 소송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우선 지열발전 사업은 영구 중단하겠다면서, 포항 특별재생사업에 5년간 2천2백여 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책임을 얼마나 지겠다거나 직접 보상하겠다는 계획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원인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지진피해를 입은 포항시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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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3-21 08:08:57
- 수정2019-03-21 08:15:59
[앵커]
포항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 탓 아니냐 그동안 계속 논란이 돼왔는데 이번 정부 조사로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 파장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 친절한 뉴스에서는 포항 지진 원인 조사 결과에 대해 좀더 자세히 짚어봅니다.
우정화 기자! 조사 결과를 보니까 포항 지진 전에 작은 규모의 지진이 계속 일어났다는데, 일종의 신호 아니었습니까?
[기자]
2년 동안 무려 예순 세차례나 발생했습니다.
미소지진이라고 하는데요,
왜 이게 지열발전소와 연관됐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열발전소는 이렇게 땅속 깊이 구멍을 뚫고 물을 넣은 뒤에 지열로 달궈진 증기로 전기를 만드는데요,
조사해 보니까 물을 주입하면 규모가 작다는 '미소 지진'이 어김없이 일어났습니다.
포항 지진이 일어나고 보니까 이 미소 지진이 앞으로 큰 지진이 있을거다, 이런 사전 경고를 해 준 셈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지난 2016년 12월 22일입니다.
물 3천6백톤을 주입했더니 바로 다음날 규모 2.2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2017년 4월에도 2천8백톤의 물 주입을 한 다음 날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포항 지진이 일어나기 전까지 물 주입은 계속 됐고, 이렇게 모인 힘들이 단층을 자극해, 큰 지진으로 이어졌다는게 조사단의 판단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포항은 이런 지열발전소가 들어서면 사실상 안 되는 지역이라던데 여러 단층지역이라 그렇다죠.
그런데 발전소가 왜 건설됐죠?
[기자]
네, 조사 결과, 지진을 일으킨 단층에 대한 검토가 미흡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발전소 개발을 주도한 곳의 보고섭니다.
발전소 주변에 양산단층 등 4개의 단층이 분포한다고 표시해 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텁니다.
포항 지진을 일으킨 단층이 바로 곡강단층인데, 보고서에는 이 곡강단층이 "존재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써놨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단층이 존재한다면,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백히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곡강단층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진까지 대비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게 결국 드러났습니다.
[앵커]
그런데, 해외에서는 지진 문제 때문에 지열발전소가 폐쇄된 적 있다죠?
이런 사례도 검토해보지 않고 건설이 추진됐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문제의 지열발전소는 지하 4,5 킬로미터까지 시추하는 '심부발전' 방식으로 지어졌는데요,
아시아 최초였습니다.
그러면 좀 더 해외사례를 보고 신중했어야 했습니다.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는 지난 2006년, 물 주입 후 며칠 만에 지진이 일어나 작업이 중단됐고 3년 뒤 폐쇄됐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런 사례가 제대로 검토됐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 들어보시죠.
[정승일/산업통상자원부 차관 : "스위스 바젤 건 같은 경우에는 지열발전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할 당시에 충분하게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할 걸로 보입니다."]
또 발전소 사업을 추진한 업체는 지진을 일으킨 곡강단층을 알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항변합니다.
그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윤운상/넥스지오 대표 : "충분히 지질조사가 이미 시행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을 하였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그것도 숨겨진 활성 단층을 인지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전문가들은 상황이 이렇다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설치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반대로 지열발전소가 없었으면 포항에서 지진이 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기자]
단정할 순 없다는 게 조사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지열발전소가 없었다면 지진 발생 확률이 낮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포항 안전할까요,
정부조사연구단장인 서울대 이강근 교수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이강근/서울대 교수 : "그건 장담은 못하지만, 아마도 그 단층은 어느 정도 힘이 해소됐기 때문에 그 주변은 모르겠지만 예전보다는 위험성이 줄어들었을 거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상 인재인 것이 드러났는데, 포항시민들 일부는 벌써 소송을 제기했다고요?
[기자]
네, 포항지진으로 백 열여덟 명이 다쳤고, 정부 집계 재산피해는 850억 원입니다.
포항시민 천 3백여 명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번 조사 결과 발표로 소송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우선 지열발전 사업은 영구 중단하겠다면서, 포항 특별재생사업에 5년간 2천2백여 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책임을 얼마나 지겠다거나 직접 보상하겠다는 계획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원인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지진피해를 입은 포항시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포항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 탓 아니냐 그동안 계속 논란이 돼왔는데 이번 정부 조사로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 파장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 친절한 뉴스에서는 포항 지진 원인 조사 결과에 대해 좀더 자세히 짚어봅니다.
우정화 기자! 조사 결과를 보니까 포항 지진 전에 작은 규모의 지진이 계속 일어났다는데, 일종의 신호 아니었습니까?
[기자]
2년 동안 무려 예순 세차례나 발생했습니다.
미소지진이라고 하는데요,
왜 이게 지열발전소와 연관됐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열발전소는 이렇게 땅속 깊이 구멍을 뚫고 물을 넣은 뒤에 지열로 달궈진 증기로 전기를 만드는데요,
조사해 보니까 물을 주입하면 규모가 작다는 '미소 지진'이 어김없이 일어났습니다.
포항 지진이 일어나고 보니까 이 미소 지진이 앞으로 큰 지진이 있을거다, 이런 사전 경고를 해 준 셈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지난 2016년 12월 22일입니다.
물 3천6백톤을 주입했더니 바로 다음날 규모 2.2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2017년 4월에도 2천8백톤의 물 주입을 한 다음 날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포항 지진이 일어나기 전까지 물 주입은 계속 됐고, 이렇게 모인 힘들이 단층을 자극해, 큰 지진으로 이어졌다는게 조사단의 판단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포항은 이런 지열발전소가 들어서면 사실상 안 되는 지역이라던데 여러 단층지역이라 그렇다죠.
그런데 발전소가 왜 건설됐죠?
[기자]
네, 조사 결과, 지진을 일으킨 단층에 대한 검토가 미흡했다는 정황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발전소 개발을 주도한 곳의 보고섭니다.
발전소 주변에 양산단층 등 4개의 단층이 분포한다고 표시해 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텁니다.
포항 지진을 일으킨 단층이 바로 곡강단층인데, 보고서에는 이 곡강단층이 "존재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써놨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단층이 존재한다면,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백히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곡강단층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진까지 대비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게 결국 드러났습니다.
[앵커]
그런데, 해외에서는 지진 문제 때문에 지열발전소가 폐쇄된 적 있다죠?
이런 사례도 검토해보지 않고 건설이 추진됐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문제의 지열발전소는 지하 4,5 킬로미터까지 시추하는 '심부발전' 방식으로 지어졌는데요,
아시아 최초였습니다.
그러면 좀 더 해외사례를 보고 신중했어야 했습니다.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는 지난 2006년, 물 주입 후 며칠 만에 지진이 일어나 작업이 중단됐고 3년 뒤 폐쇄됐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런 사례가 제대로 검토됐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 들어보시죠.
[정승일/산업통상자원부 차관 : "스위스 바젤 건 같은 경우에는 지열발전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할 당시에 충분하게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할 걸로 보입니다."]
또 발전소 사업을 추진한 업체는 지진을 일으킨 곡강단층을 알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항변합니다.
그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윤운상/넥스지오 대표 : "충분히 지질조사가 이미 시행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을 하였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그것도 숨겨진 활성 단층을 인지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전문가들은 상황이 이렇다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설치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반대로 지열발전소가 없었으면 포항에서 지진이 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기자]
단정할 순 없다는 게 조사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지열발전소가 없었다면 지진 발생 확률이 낮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포항 안전할까요,
정부조사연구단장인 서울대 이강근 교수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이강근/서울대 교수 : "그건 장담은 못하지만, 아마도 그 단층은 어느 정도 힘이 해소됐기 때문에 그 주변은 모르겠지만 예전보다는 위험성이 줄어들었을 거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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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인재인 것이 드러났는데, 포항시민들 일부는 벌써 소송을 제기했다고요?
[기자]
네, 포항지진으로 백 열여덟 명이 다쳤고, 정부 집계 재산피해는 850억 원입니다.
포항시민 천 3백여 명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번 조사 결과 발표로 소송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우선 지열발전 사업은 영구 중단하겠다면서, 포항 특별재생사업에 5년간 2천2백여 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책임을 얼마나 지겠다거나 직접 보상하겠다는 계획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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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화 기자 jhw0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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