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자리 전기자극으로 혈압 낮춘다

[앵커]

우리나라 30살 이상 성인 4명 가운데 1명이 고혈압 환자일 정도로 고혈압은 흔한 만성질환인데요.

한의학연구원의 연구 결과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혈자리를 전기로 자극했더니 실제 혈압이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연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혈압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신부전 등 전신에 갖가지 합병증을 일으킵니다.

현재로선 약을 계속 먹으면서 혈압을 관리하는 게 고혈압의 주요 치료법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약물투여 없이 특정 혈자리를 전기로 자극해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습니다.

전기로 자극을 준 부위는 손목 한 가운데, 손가락 3개 정도 아래에 위치한 내관혈이라는 혈자리입니다.

연구팀이 약물 치료 경험이 없는 경증 고혈압 환자 11명의 내관혈 주변에 일주일에 한 번 전기자극을 줬습니다.

그랬더니 4주차에 11명 모두 수축기 혈압 평균이 155에서 140로 떨어졌습니다.

전기 자극이 내관혈 부위를 지나는 통증 전달 신경을 활성화해 혈압을 낮춘 겁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침 치료가 고혈압의 보조치료 방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확인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류연희/한국한의학연구원 임상의학부 책임연구원 : "1단계 고혈압, 160 이하의 수축기 혈압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내관혈을 자침했을 때 혈압이 유의미하게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의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혈압을 조절할 수 있는 착용 가능 기기를 개발하고, 다양한 연령과 성별의 중증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연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