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북한 외교무대 여성의 힘

입력 2019.03.23 (08:07) 수정 2019.03.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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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전 치러진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과 최선희 부상 등이 처음으로 선출됐습니다.

이 두 여성은 북미 정상회담 현장에도 여러 차례 모습을 보이며 북한 권력의 실세로 꼽히기도 했는데요.

북한 엘리트 사회에서 이들처럼 여성들의 입지가 점차 확대되는 게 김정은 시대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여성 파워 엘리트, 집중 분석합니다.

[리포트]

김일성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

지난 2월 16일,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7번째 생일, 이른바 광명성절을 맞아 참배를 진행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입상에 경의를 표하는 김정은 위원장.

그런데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김여정이었다.

[조선중앙TV : "최룡해동지, 리만건동지, 김여정 동지, 리영식 동지를 비롯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일꾼들이 참가했습니다."]

지난해 광명성절까지만 해도 참배 행사에서 제외됐던 김여정.

그런 김여정이 올해부터 소수의 당 핵심 간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김여정은 여기에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북한의 당정을 아우르는 권력의 핵심으로 평가받게 된 것이다.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여동생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도 됐고요. 노동당 가장 핵심부서인 선전선동부 1부부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대의원으로 선출도 됐죠. 로열패밀리로서뿐만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직함으로서도 북한 내에서 영향력이 아주 크고요. 또 우리 대남 관련 또 대외 비핵화 회담 관련 활동 사항들을 보면 그리고 북한 내에서 현재 선전선동과 관련된 그런 분위기 상황을 보면은 김여정의 역할이 굉장히 크고요. 영향력도 대단하다 평가할 수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 12월.

김여정은 아버지를 여읜 후 슬픔에 잠긴 초췌한 얼굴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채 1년도 되지 않아 그녀의 자유분방한 모습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2012년 7월, 평양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장에서자유롭게 화단을 뛰어다니고, 환하게 웃으며 박수치는 모습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조선중앙TV :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들인 김경옥 동지, 황병서 동지, 김여정 동지가 동행했습니다."]

이후 2014년 김여정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투표 보도에서‘노동당 책임일꾼’으로 호명되며 공식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조선중앙TV :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들인 김여정 동지..."]

몇 달 뒤엔‘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으로 다시 한 번 공식 호명됐고,

[조선중앙TV : "당 중앙위원회 위원 김여정..."]

2016년 5월, 노동당 7차 당 대회를 통해 중앙위원 자리까지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2017년 10월, 마침내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리며 주석단 전면에도 등장했다.

그야말로 북한 파워 엘리트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2017년 10월에 김여정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 위원으로 선출되기 이전과 이후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정치국 후보 위원이 되기 전에는 김여정이 김정은의 공개 활동에 주로 뒤에서 따르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후보 위원에 선출된 다음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똑같이 걸어가면서 국사를 논의하는 모습도 보여줬고 후보위원이 되기 전에는 주석단에 앉지 못했습니다. 후보위원이 되고 나서는 각종 중요한 행사의 주석단에 같이 앉는 그런 어떤 변화가 일어났고요."]

지난해, 김여정의 활동영역은 국제무대로 확장됐다.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평창 동계 올림픽을 찾은 것이다.

무채색 정장에 액세서리 하나 하지 않은 모습.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도 꼿꼿하게 고개를 들고 당황하지 않는 태도, 때때로 보이는 미소까지.

작은 행동 하나까지도 화제가 됐다.

그 중에서도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이 확연히 드러난 계기는 청와대 방문이었다.

[김여정/2018년 2월 10일/청와대 : "반갑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어제 추운 날씨에 힘들지 않았습니까?"]

[김여정/2018년 2월 10일/청와대 : "네, 대통령님께서 마음 많이 써주셔서. 불편함 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여정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명을 받은 사실상의 특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친서를 전달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그가 청와대를 예방을 했을 때 정치부 상무위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김여정에게 먼저 자리를 앉으라고 권할 정도로 그는 사실상 실세의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영남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서 정치국 상임위원이고 그리고 김여정은 후보위원이지만 북한 노동신문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한 김여정의 모습을 김영남보다 더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그만큼 그가 실세라는 거죠."]

이후 북중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김여정은 외교무대 곳곳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빠 김정은 위원장을 밀착 보좌하기 위해선 자신보다 서열이 높고 연로한 당 간부들도 거리낌 없이 앞서가면서도 개인적 수발에 나서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열차 여행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

휴식시간 김위원장이 담배를 피우자,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재떨이를 들고 다가서는 장면은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김여정은 등장하는 시기와 장소마다 극적인 효과를 보여주며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외교 무대에서 김여정은 가장 영향력 있는 북한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대외적 이미지로 놓고 봐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관심을 끌고 있는 거죠.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외교활동들 그리고 남한에서 활동 다 성공을 거뒀습니다. 물론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은 실패했지만요. 그런 의미에서는 능력이 뛰어나고 자기 역할을 충분히 더 많이 하고 있다 이렇게 봅니다. 김여정이 적극 나오고 있는 것은 또 나서고 있는 것은 대외적 이미지 그리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 그런 의미에서도 선전선동의 모습의 일환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최선희/북한 외무성 부상/3월1일 : "영변 핵단지를 통째로 폐기할 데 대한 제안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민수용 제재 결의, 부분적 제재 결의까지 해제하기 어렵다는 미국 측 반응을 보며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 조미(북미) 거래에 대해 의욕을 잃지 않으시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백두혈통으로 불리는 로열 패밀리는 아니지만 김정은 시대 외교무대에서 각광받는 여성 엘리트도 있다.

바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다.

최선희 부상은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연달아 대외적으로 전달하면서 대미 실세 라인임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 역시 이번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북한의 내각 총리를 지낸 최영림의 수양딸로 알려진 최선희는 중국·오스트리아 등에서 유학 뒤 북한 외무성에서 통역으로 활동하며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2003년부터 2008년 까지 열린 6자회담에서도 북측 수석대표의 통역을 맡은 최선희.

불과 2년 뒤인 2010년에 북미국 부국장으로 승진하고, 2011년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에는 북측 차석대표로 참석하게 된다.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본인의 능력과 배경이 동시에 작용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아빠가 검찰서 소장도 했고요. 또 북한 총리직도 지냈습니다. 김정일 시대 때는 가장 핵심 엘리트 간부 중에 한 명이었죠. 그래서 그 후광으로서 또 많은 도 움을 받았고요. 외무성에서 일을 하면서 역시 본인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비핵화 관련 김계관 부상의 역할이 축소가 되면서 뒤로 물러서면서 최선희의 역할이 부각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주체 조선의 핵공격 능력을 강화하는 데서 거대한 우위를 가지는 지상 대 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 ‘화성-10’..."]

2016년 6월, 북한은 여섯 번째 시도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무수단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다.

사거리 3천 킬로미터.

북한이 직접 괌 미군 기지를 목표로 한 것이라 밝히면서 국제사회엔 큰 파장이 일었다.

당시 최선희는 북한의 입장을 대표하며 강경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최선희/당시 북한 외무성 부국장/2016년 6월 : "이제는 우리가 미국이 어떠한 핵전쟁을 강요해도 당당히 상대 해 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기쁩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미국 측과의 물밑대화에서 잇따라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노르웨이에서의 북미접촉을 마친 최선희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직접대화를 거론하기도 했다.

[최선희/당시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2017년 5월 : "여건이 되면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하죠 뭐."]

이후 두 번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거치며 북미 책임 외교 일꾼으로 자리매김한 최선희 부상.

그녀의 이런 활약은 북한의 여성 정치인 발탁과 엘리트 배출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이다.

[박영자/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지금은 미국과 협상이 북한이 아주 중요해졌습니다. 이러면서 외무성이나 아니면 조평 통해서 언어 능력도 되고 상대방 문화를 좀 더 빨리 캐치할 수 있는 여성성 이런 것들이 협상에서 되게 중요한 역할을 하죠."]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최선희.. 과거 북한 외무성 부상급 인물 중에서 여성은 거의 없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여성으로서 외무성 부상까지 올라갔다는 자체가 앞으로 다른 그런 고위급 여성 간부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북한 내부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여성 파워 엘리트들.

새로운 국면을 맞은 북한의 외교에 또 어떠한 돌파구 역할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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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북한 외교무대 여성의 힘
    • 입력 2019-03-23 08:51:59
    • 수정2019-03-23 0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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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전 치러진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과 최선희 부상 등이 처음으로 선출됐습니다.

이 두 여성은 북미 정상회담 현장에도 여러 차례 모습을 보이며 북한 권력의 실세로 꼽히기도 했는데요.

북한 엘리트 사회에서 이들처럼 여성들의 입지가 점차 확대되는 게 김정은 시대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여성 파워 엘리트, 집중 분석합니다.

[리포트]

김일성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

지난 2월 16일,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7번째 생일, 이른바 광명성절을 맞아 참배를 진행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입상에 경의를 표하는 김정은 위원장.

그런데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김여정이었다.

[조선중앙TV : "최룡해동지, 리만건동지, 김여정 동지, 리영식 동지를 비롯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일꾼들이 참가했습니다."]

지난해 광명성절까지만 해도 참배 행사에서 제외됐던 김여정.

그런 김여정이 올해부터 소수의 당 핵심 간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김여정은 여기에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북한의 당정을 아우르는 권력의 핵심으로 평가받게 된 것이다.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여동생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도 됐고요. 노동당 가장 핵심부서인 선전선동부 1부부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대의원으로 선출도 됐죠. 로열패밀리로서뿐만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직함으로서도 북한 내에서 영향력이 아주 크고요. 또 우리 대남 관련 또 대외 비핵화 회담 관련 활동 사항들을 보면 그리고 북한 내에서 현재 선전선동과 관련된 그런 분위기 상황을 보면은 김여정의 역할이 굉장히 크고요. 영향력도 대단하다 평가할 수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 12월.

김여정은 아버지를 여읜 후 슬픔에 잠긴 초췌한 얼굴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채 1년도 되지 않아 그녀의 자유분방한 모습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2012년 7월, 평양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장에서자유롭게 화단을 뛰어다니고, 환하게 웃으며 박수치는 모습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조선중앙TV :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들인 김경옥 동지, 황병서 동지, 김여정 동지가 동행했습니다."]

이후 2014년 김여정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투표 보도에서‘노동당 책임일꾼’으로 호명되며 공식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조선중앙TV :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들인 김여정 동지..."]

몇 달 뒤엔‘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으로 다시 한 번 공식 호명됐고,

[조선중앙TV : "당 중앙위원회 위원 김여정..."]

2016년 5월, 노동당 7차 당 대회를 통해 중앙위원 자리까지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2017년 10월, 마침내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리며 주석단 전면에도 등장했다.

그야말로 북한 파워 엘리트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2017년 10월에 김여정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 위원으로 선출되기 이전과 이후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정치국 후보 위원이 되기 전에는 김여정이 김정은의 공개 활동에 주로 뒤에서 따르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후보 위원에 선출된 다음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똑같이 걸어가면서 국사를 논의하는 모습도 보여줬고 후보위원이 되기 전에는 주석단에 앉지 못했습니다. 후보위원이 되고 나서는 각종 중요한 행사의 주석단에 같이 앉는 그런 어떤 변화가 일어났고요."]

지난해, 김여정의 활동영역은 국제무대로 확장됐다.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평창 동계 올림픽을 찾은 것이다.

무채색 정장에 액세서리 하나 하지 않은 모습.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도 꼿꼿하게 고개를 들고 당황하지 않는 태도, 때때로 보이는 미소까지.

작은 행동 하나까지도 화제가 됐다.

그 중에서도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이 확연히 드러난 계기는 청와대 방문이었다.

[김여정/2018년 2월 10일/청와대 : "반갑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어제 추운 날씨에 힘들지 않았습니까?"]

[김여정/2018년 2월 10일/청와대 : "네, 대통령님께서 마음 많이 써주셔서. 불편함 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여정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명을 받은 사실상의 특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친서를 전달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그가 청와대를 예방을 했을 때 정치부 상무위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김여정에게 먼저 자리를 앉으라고 권할 정도로 그는 사실상 실세의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영남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서 정치국 상임위원이고 그리고 김여정은 후보위원이지만 북한 노동신문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한 김여정의 모습을 김영남보다 더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그만큼 그가 실세라는 거죠."]

이후 북중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김여정은 외교무대 곳곳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빠 김정은 위원장을 밀착 보좌하기 위해선 자신보다 서열이 높고 연로한 당 간부들도 거리낌 없이 앞서가면서도 개인적 수발에 나서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열차 여행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

휴식시간 김위원장이 담배를 피우자,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재떨이를 들고 다가서는 장면은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김여정은 등장하는 시기와 장소마다 극적인 효과를 보여주며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외교 무대에서 김여정은 가장 영향력 있는 북한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대외적 이미지로 놓고 봐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관심을 끌고 있는 거죠.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외교활동들 그리고 남한에서 활동 다 성공을 거뒀습니다. 물론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은 실패했지만요. 그런 의미에서는 능력이 뛰어나고 자기 역할을 충분히 더 많이 하고 있다 이렇게 봅니다. 김여정이 적극 나오고 있는 것은 또 나서고 있는 것은 대외적 이미지 그리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 그런 의미에서도 선전선동의 모습의 일환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최선희/북한 외무성 부상/3월1일 : "영변 핵단지를 통째로 폐기할 데 대한 제안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민수용 제재 결의, 부분적 제재 결의까지 해제하기 어렵다는 미국 측 반응을 보며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 조미(북미) 거래에 대해 의욕을 잃지 않으시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백두혈통으로 불리는 로열 패밀리는 아니지만 김정은 시대 외교무대에서 각광받는 여성 엘리트도 있다.

바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다.

최선희 부상은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연달아 대외적으로 전달하면서 대미 실세 라인임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 역시 이번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북한의 내각 총리를 지낸 최영림의 수양딸로 알려진 최선희는 중국·오스트리아 등에서 유학 뒤 북한 외무성에서 통역으로 활동하며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2003년부터 2008년 까지 열린 6자회담에서도 북측 수석대표의 통역을 맡은 최선희.

불과 2년 뒤인 2010년에 북미국 부국장으로 승진하고, 2011년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에는 북측 차석대표로 참석하게 된다.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본인의 능력과 배경이 동시에 작용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아빠가 검찰서 소장도 했고요. 또 북한 총리직도 지냈습니다. 김정일 시대 때는 가장 핵심 엘리트 간부 중에 한 명이었죠. 그래서 그 후광으로서 또 많은 도 움을 받았고요. 외무성에서 일을 하면서 역시 본인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비핵화 관련 김계관 부상의 역할이 축소가 되면서 뒤로 물러서면서 최선희의 역할이 부각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주체 조선의 핵공격 능력을 강화하는 데서 거대한 우위를 가지는 지상 대 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 ‘화성-10’..."]

2016년 6월, 북한은 여섯 번째 시도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무수단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다.

사거리 3천 킬로미터.

북한이 직접 괌 미군 기지를 목표로 한 것이라 밝히면서 국제사회엔 큰 파장이 일었다.

당시 최선희는 북한의 입장을 대표하며 강경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최선희/당시 북한 외무성 부국장/2016년 6월 : "이제는 우리가 미국이 어떠한 핵전쟁을 강요해도 당당히 상대 해 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기쁩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미국 측과의 물밑대화에서 잇따라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노르웨이에서의 북미접촉을 마친 최선희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직접대화를 거론하기도 했다.

[최선희/당시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2017년 5월 : "여건이 되면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하죠 뭐."]

이후 두 번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거치며 북미 책임 외교 일꾼으로 자리매김한 최선희 부상.

그녀의 이런 활약은 북한의 여성 정치인 발탁과 엘리트 배출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이다.

[박영자/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지금은 미국과 협상이 북한이 아주 중요해졌습니다. 이러면서 외무성이나 아니면 조평 통해서 언어 능력도 되고 상대방 문화를 좀 더 빨리 캐치할 수 있는 여성성 이런 것들이 협상에서 되게 중요한 역할을 하죠."]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최선희.. 과거 북한 외무성 부상급 인물 중에서 여성은 거의 없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여성으로서 외무성 부상까지 올라갔다는 자체가 앞으로 다른 그런 고위급 여성 간부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북한 내부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여성 파워 엘리트들.

새로운 국면을 맞은 북한의 외교에 또 어떠한 돌파구 역할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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