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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위험한 비상구…문 열자 아찔한 ‘낭떠러지’
입력 2019.03.26 (08:31) 수정 2019.03.26 (08:42)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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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위험한 비상구…문 열자 아찔한 ‘낭떠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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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건물 안에서 화재나 재난 등 비상상황이 되면 비상구를 찾게 되죠.

그런데 사람을 살리려고 만든 이 비상구가 오히려 안전 사각지대가 된다면 어떨까요?

한 노래방에서 비상구 문 밖으로 다섯 명이 줄줄이 추락사고를 당했습니다.

비상구 문을 열었더니 바로 낭떠러지였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22일 밤 10시가 넘은 시각,

충북 청주의 한 지구대에 출동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장노수/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경위 : "처음에 112 지령실로 신고된 내용은 사람 다섯 명이 노래방에서 창문으로 떨어졌다. 추락했다. 많이 다쳤다 그런 내용으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자, 출동 당시 현장의 모습입니다.

노래방 건물 앞 인도 위에 성인 남성 여러 명이 쓰러져 있습니다.

119 대원에 경찰들까지, 한 눈에 봐도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목격 시민/음성변조 : "딱 봐도 무슨 일 있었구나 하는 그런 상태였어요. 바닥에 사람들이 4~5명 정도 누워계셨고 구급대원분들이랑 여러 번 깨우셨을 때 미동하는 기색도 없으셨고…."]

[출동 소방대원 : "머리 쪽에 출혈이 있어서 가자마자 목 보호대 착용하고 실어서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했어요.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환자분이 말씀하시거나 지각능력이 있는 상태가 아니셨어요."]

이날 병원으로 이송된 다섯 명 가운데 두 사람이 크게 다쳤습니다.

성인 남성 다섯 명이 한꺼번에 2층 노래방에서 추락한 사고.

그날 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추락한 다섯 명은 직장동료 사이로 이곳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장노수/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경위 : "직장 동료 다섯 명이 저녁때부터 1차 회식을 끝나고 2차 노래방 와서 놀다가 또다시 3차를 가려고 서로 얘기를 하는 중에 가자, 가지 말자, 그런 다툼이 있었어요."]

노래방에서 시작된 실랑이가 점점 몸싸움으로 번졌는데요.

하필 일행이 다투던 곳이 노래방 안에 있는 비상구 근처였습니다.

[장노수/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경위 : "싸움을 말리려고 하는 와중에 비상탈출구 쪽으로 밀리면서 같이 휩싸여서 떨어진 거로 추정이 됩니다."]

비상구 문이 열렸다고 4미터 아래 건물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게 쉽게 이해가 가지 않으시죠.

문제의 비상구를 한 번 보겠습니다.

이 모 씨 등 다섯 명이 싸움을 하고 또 말리면서 뒤엉켰던 공간인데요, 비상구 문의 망가진 잠금장치가 당시의 충격을 보여줍니다.

이 비상구 문을 열자, 놀랍게도 발 디딜 곳 없는 낭떠러지입니다.

[장노수/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경위 : "자꾸 (싸우는) 위치가 비상탈출구 쪽이니까 사장님께서 그쪽은 위험하다 비상탈출구니까 이쪽으로 나오라 했는데 도저히 말릴 수가 없더라는 거예요."]

한 눈에 봐도 아찔해 보이는 비상구, 건물 밖으로 문만 뚫어놓았는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비상구가 대피 공간과 추락 경고문까지 부착된, 규정에는 전혀 어긋나는 게 없는 적합한 '비상구'라는 겁니다.

[이창우/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과 교수 : "1차 안전지대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쇠사슬이나 이런 게 없었던 거고요. 그리고 또 여기에는 추락주의라는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문제는 없죠.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닙니다."]

이같은 낭떠러지형 비상구는 주위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한 건물입니다.

비상탈출 표시를 따라 복도 끝에 이르자 비상문이 나타나는데요,

문을 열었더니 곧바로 낭떠러지입니다.

또 다른 상가 건물은 외벽에 난 유리문이 비상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안전장치 없는 비상구,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정원경/충북 청주시 : "이게 진짜 비상구인지 지옥으로 떨어지는 문인지도 모르고 안전성의 문제도 있는 거죠. 구체적으로 비상구의 기능도 못하는 거니까."]

[박승민/충북 청주시 : "발판이 없다는 거에 대해서는 약간 충격이긴 했어요. 왜냐하면 비상문인데 발판이 없다는 건 비상문의 의미가 없어지는 거니까, 결국은."]

문제는 이같은 비상구에서 인명피해를 동반한 추락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2년 전, 강원도 춘천의 한 노래방에서는 화장실 통로인 줄 알고 비상구 문을 연 50대 남성이 3미터 아래로 떨어져 숨졌고, 2016년엔 부산에서 20대 여성이 골절상을, 2015년엔 경기도 안산의 한 건물에서 20대 남성 한 명이 숨지고 또 다른 한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는 2년전 관련법을 개정해 비상구 추락을 방지할 안전시설 설치를 의무화 했는데요.

경보장치와 함께 추락방지용 쇠사슬이나 안전로프 설치하고 추락위험을 알리는 표시를 두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관련법 강화도 비상구 추락사고를 막진 못했습니다.

[이창우/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과 교수 : "법이 만들어지고 법이 시행될 때는 소급적용을 하지 않고 새로 만들어지는 시설에 대해서만 적용을 하다보니까 기존에 있었던 시설들은 사실 위험요소를 그대로 갖고 있는 겁니다."]

2층 이상에 있는 다중이용업소의 비상구 가운데 안전을 위한 계단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적지 않은데요.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기존 건물들의 유예기간이 올해 말까지입니다.

낭떠러지 비상구에 대한 조치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위험한 비상구…문 열자 아찔한 ‘낭떠러지’
    • 입력 2019.03.26 (08:31)
    • 수정 2019.03.2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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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위험한 비상구…문 열자 아찔한 ‘낭떠러지’
[기자]

건물 안에서 화재나 재난 등 비상상황이 되면 비상구를 찾게 되죠.

그런데 사람을 살리려고 만든 이 비상구가 오히려 안전 사각지대가 된다면 어떨까요?

한 노래방에서 비상구 문 밖으로 다섯 명이 줄줄이 추락사고를 당했습니다.

비상구 문을 열었더니 바로 낭떠러지였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22일 밤 10시가 넘은 시각,

충북 청주의 한 지구대에 출동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장노수/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경위 : "처음에 112 지령실로 신고된 내용은 사람 다섯 명이 노래방에서 창문으로 떨어졌다. 추락했다. 많이 다쳤다 그런 내용으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자, 출동 당시 현장의 모습입니다.

노래방 건물 앞 인도 위에 성인 남성 여러 명이 쓰러져 있습니다.

119 대원에 경찰들까지, 한 눈에 봐도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목격 시민/음성변조 : "딱 봐도 무슨 일 있었구나 하는 그런 상태였어요. 바닥에 사람들이 4~5명 정도 누워계셨고 구급대원분들이랑 여러 번 깨우셨을 때 미동하는 기색도 없으셨고…."]

[출동 소방대원 : "머리 쪽에 출혈이 있어서 가자마자 목 보호대 착용하고 실어서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했어요.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환자분이 말씀하시거나 지각능력이 있는 상태가 아니셨어요."]

이날 병원으로 이송된 다섯 명 가운데 두 사람이 크게 다쳤습니다.

성인 남성 다섯 명이 한꺼번에 2층 노래방에서 추락한 사고.

그날 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추락한 다섯 명은 직장동료 사이로 이곳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장노수/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경위 : "직장 동료 다섯 명이 저녁때부터 1차 회식을 끝나고 2차 노래방 와서 놀다가 또다시 3차를 가려고 서로 얘기를 하는 중에 가자, 가지 말자, 그런 다툼이 있었어요."]

노래방에서 시작된 실랑이가 점점 몸싸움으로 번졌는데요.

하필 일행이 다투던 곳이 노래방 안에 있는 비상구 근처였습니다.

[장노수/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경위 : "싸움을 말리려고 하는 와중에 비상탈출구 쪽으로 밀리면서 같이 휩싸여서 떨어진 거로 추정이 됩니다."]

비상구 문이 열렸다고 4미터 아래 건물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게 쉽게 이해가 가지 않으시죠.

문제의 비상구를 한 번 보겠습니다.

이 모 씨 등 다섯 명이 싸움을 하고 또 말리면서 뒤엉켰던 공간인데요, 비상구 문의 망가진 잠금장치가 당시의 충격을 보여줍니다.

이 비상구 문을 열자, 놀랍게도 발 디딜 곳 없는 낭떠러지입니다.

[장노수/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경위 : "자꾸 (싸우는) 위치가 비상탈출구 쪽이니까 사장님께서 그쪽은 위험하다 비상탈출구니까 이쪽으로 나오라 했는데 도저히 말릴 수가 없더라는 거예요."]

한 눈에 봐도 아찔해 보이는 비상구, 건물 밖으로 문만 뚫어놓았는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비상구가 대피 공간과 추락 경고문까지 부착된, 규정에는 전혀 어긋나는 게 없는 적합한 '비상구'라는 겁니다.

[이창우/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과 교수 : "1차 안전지대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쇠사슬이나 이런 게 없었던 거고요. 그리고 또 여기에는 추락주의라는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문제는 없죠.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닙니다."]

이같은 낭떠러지형 비상구는 주위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한 건물입니다.

비상탈출 표시를 따라 복도 끝에 이르자 비상문이 나타나는데요,

문을 열었더니 곧바로 낭떠러지입니다.

또 다른 상가 건물은 외벽에 난 유리문이 비상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안전장치 없는 비상구,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정원경/충북 청주시 : "이게 진짜 비상구인지 지옥으로 떨어지는 문인지도 모르고 안전성의 문제도 있는 거죠. 구체적으로 비상구의 기능도 못하는 거니까."]

[박승민/충북 청주시 : "발판이 없다는 거에 대해서는 약간 충격이긴 했어요. 왜냐하면 비상문인데 발판이 없다는 건 비상문의 의미가 없어지는 거니까, 결국은."]

문제는 이같은 비상구에서 인명피해를 동반한 추락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2년 전, 강원도 춘천의 한 노래방에서는 화장실 통로인 줄 알고 비상구 문을 연 50대 남성이 3미터 아래로 떨어져 숨졌고, 2016년엔 부산에서 20대 여성이 골절상을, 2015년엔 경기도 안산의 한 건물에서 20대 남성 한 명이 숨지고 또 다른 한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는 2년전 관련법을 개정해 비상구 추락을 방지할 안전시설 설치를 의무화 했는데요.

경보장치와 함께 추락방지용 쇠사슬이나 안전로프 설치하고 추락위험을 알리는 표시를 두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관련법 강화도 비상구 추락사고를 막진 못했습니다.

[이창우/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과 교수 : "법이 만들어지고 법이 시행될 때는 소급적용을 하지 않고 새로 만들어지는 시설에 대해서만 적용을 하다보니까 기존에 있었던 시설들은 사실 위험요소를 그대로 갖고 있는 겁니다."]

2층 이상에 있는 다중이용업소의 비상구 가운데 안전을 위한 계단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적지 않은데요.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기존 건물들의 유예기간이 올해 말까지입니다.

낭떠러지 비상구에 대한 조치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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