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도권 전체 역 미세먼지 농도 첫 공개…최악 20곳은?

입력 2019.03.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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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과 철도가 운송에 기여하는 역할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같은 대도시권 시민들은 더욱 열차 의존도가 높다.

서울시 조사 결과, 지하철 등 철도의 운송분담률은 2016년 기준 38.9%. 여러 교통수단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의 운송 분담률 34.7%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난 숫자이다. 역사 등 철도시설 환경이 시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역시 계속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수도권 전체 426개 역 '평균 미세먼지 농도' 공식 조사

KBS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홍근 의원의 도움을 받아 수도권에서 철도를 운행 중인 코레일, 서울교통공사, 인천지하철공사, 서울메트로(9호선)의 수도권 지하철역 426곳의 미세먼지(PM10) 측정 자료를 전수 분석했다. 연구 등의 목적으로 이뤄지는 외부 기관의 측정이 아니라 '실내공기질 관리법' 등 정해진 법령에 따라 시설의 관리주체가 직접 측정한 공식 자료 전체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2018년 측정된 수도권 지하역사 426곳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77.1㎍/㎥로 나타났다.

실내공기질 관리법상 유지해야 하는 환경 기준 100㎍/㎥ 보다는 낮은 숫자이다. 하지만 개별 지하철역별로 봤을 때 편차가 컸다. 우이신설선 가운데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삼양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118.9㎍/㎥에 달했다. 분당선 야탑역도 117.4㎍/㎥로 기준을 초과했다. 반면 인천1호선 경인교대입구역은 21.3㎍/㎥로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았고, 인천1호선 갈산역도 26.1㎍/㎥로 나타나 두 번째로 낮았다.

환경기준 100㎍/㎥를 넘은 수도권 지하철역은 모두 20곳이었다. 실내공기질 관리대상인 수도권 전체 지하철역의 4.7%에 해당한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역이 환경 기준을 충족했다고 해서 안심은 금물이다. 법령상의 기준인 100㎍/㎥와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나쁜 공기질로 간주되는 지하철역의 숫자는 급격하게 늘어난다.

측정 방법이 다소 다르지만, 환경부와 기상청의 미세먼지 '나쁨' 예보 기준(81㎍/㎥ 이상)을 역의 공기질에 적용하면 미세먼지 '나쁨' 상태인 역은 201곳으로 급증한다. 전체 지하철역 가운데 절반 가까이 되는 셈이다.

역사를 관리 주체별로 봤을 때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교통공사(82.6㎍), 서울메트로 9호선(77.8㎍), 코레일(76.8㎍), 인천교통공사(52.5㎍)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하철을 노선별로 봤을 때(서울교통공사 관할 기준) 가장 공기질이 좋지 않은 역은 1호선(89㎍)이 가장 높았고, 5호선(74.9㎍)이 가장 낮았다.

'천차만별' 공기질…공기정화시설 설치 실태는?

실내공기질이 이렇게 역별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배경 농도(역의 지리적 위치), 역사 이용 승객의 숫자와 혼잡도, 환기시설, 공기청정기 등을 변수로 꼽는다.

박홍근 의원은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인천지하철공사 등이 관리 중인 역사 426곳 가운데 대합실에 공기청정기가 배치된 역사는 32곳(7.5%)에 모두 154대에 불과했다"면서, "노후화된 객차와 역사 시설의 공기질을 개선하려면 먼저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장기적으로는 공조 설비 등 환기시설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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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수도권 전체 역 미세먼지 농도 첫 공개…최악 20곳은?
    • 입력 2019-03-26 19:00:11
    취재K
지하철과 철도가 운송에 기여하는 역할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같은 대도시권 시민들은 더욱 열차 의존도가 높다.

서울시 조사 결과, 지하철 등 철도의 운송분담률은 2016년 기준 38.9%. 여러 교통수단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의 운송 분담률 34.7%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난 숫자이다. 역사 등 철도시설 환경이 시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역시 계속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수도권 전체 426개 역 '평균 미세먼지 농도' 공식 조사

KBS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홍근 의원의 도움을 받아 수도권에서 철도를 운행 중인 코레일, 서울교통공사, 인천지하철공사, 서울메트로(9호선)의 수도권 지하철역 426곳의 미세먼지(PM10) 측정 자료를 전수 분석했다. 연구 등의 목적으로 이뤄지는 외부 기관의 측정이 아니라 '실내공기질 관리법' 등 정해진 법령에 따라 시설의 관리주체가 직접 측정한 공식 자료 전체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2018년 측정된 수도권 지하역사 426곳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77.1㎍/㎥로 나타났다.

실내공기질 관리법상 유지해야 하는 환경 기준 100㎍/㎥ 보다는 낮은 숫자이다. 하지만 개별 지하철역별로 봤을 때 편차가 컸다. 우이신설선 가운데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삼양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118.9㎍/㎥에 달했다. 분당선 야탑역도 117.4㎍/㎥로 기준을 초과했다. 반면 인천1호선 경인교대입구역은 21.3㎍/㎥로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았고, 인천1호선 갈산역도 26.1㎍/㎥로 나타나 두 번째로 낮았다.

환경기준 100㎍/㎥를 넘은 수도권 지하철역은 모두 20곳이었다. 실내공기질 관리대상인 수도권 전체 지하철역의 4.7%에 해당한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역이 환경 기준을 충족했다고 해서 안심은 금물이다. 법령상의 기준인 100㎍/㎥와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나쁜 공기질로 간주되는 지하철역의 숫자는 급격하게 늘어난다.

측정 방법이 다소 다르지만, 환경부와 기상청의 미세먼지 '나쁨' 예보 기준(81㎍/㎥ 이상)을 역의 공기질에 적용하면 미세먼지 '나쁨' 상태인 역은 201곳으로 급증한다. 전체 지하철역 가운데 절반 가까이 되는 셈이다.

역사를 관리 주체별로 봤을 때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교통공사(82.6㎍), 서울메트로 9호선(77.8㎍), 코레일(76.8㎍), 인천교통공사(52.5㎍)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하철을 노선별로 봤을 때(서울교통공사 관할 기준) 가장 공기질이 좋지 않은 역은 1호선(89㎍)이 가장 높았고, 5호선(74.9㎍)이 가장 낮았다.

'천차만별' 공기질…공기정화시설 설치 실태는?

실내공기질이 이렇게 역별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배경 농도(역의 지리적 위치), 역사 이용 승객의 숫자와 혼잡도, 환기시설, 공기청정기 등을 변수로 꼽는다.

박홍근 의원은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인천지하철공사 등이 관리 중인 역사 426곳 가운데 대합실에 공기청정기가 배치된 역사는 32곳(7.5%)에 모두 154대에 불과했다"면서, "노후화된 객차와 역사 시설의 공기질을 개선하려면 먼저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장기적으로는 공조 설비 등 환기시설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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