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범국가기구서 에너지발전 비중 문제 논의…원자력 가장 깨끗”

입력 2019.03.26 (19:50) 수정 2019.03.2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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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에너지 발전 비중 문제를 포함해 미세먼지 저감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반 전 총장은 오늘(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미세먼지 발생원 중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게 꽤 많다"며 "범국가기구에서는 모든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범국가기구가 내놓는 대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용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법적으로 구속력은 없지만, 구속력 있게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범국가기구에서 탈(脫)원전 문제도 다루느냐'는 질문에는 "탈원전은 상당히 민감한 문제인데 국내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대통령이 결정한 문제를 여기서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모든 에너지 중 원자력이 가장 깨끗한 에너지라는 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의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문제로 한국과 중국이 설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중국이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니 이런 노력을 평가하면서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방향으로 중국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중국에 미세먼지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더 해야 한다"며 "한국은 그동안 걱정만 했지 결과적으로 크게 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내일부터 이틀간 중국 하이난에서 열리는 '2019 보아오포럼'에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하는 만큼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있어서 건설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이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언제, 어떻게 폐기하고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소위 말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과거 행태를 보면 소나기가 올 때 소나기를 피하는 데 아주 유연하고 기민하기 때문에 이런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나중에 말을 바꿀 수 없도록 '빅 딜'이라는 큰 틀을 씌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 속담에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 잘못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이제는 우리가 그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북한을 향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북, 한미, 북미 관계가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여야 하는데 지금까지 이중 어느 것 하나 단단하지 못했고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도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미동맹에 흠집이 나 있다'는 평가와 관련해선 "아직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친구 관계에서도 우애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듯이 동맹 관계에서도 서로 관리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조금 더 '케어'(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한미의 생각을 모를 리 없지만,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위기를 모면하고, 이 모호한 표현을 통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 정부의 그런 입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채 선의로 믿은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정부가 의지를 보인 데 대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가 유지되고 있으니 국제사회 분위기도 봐 가면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가들의 입장을 잘 살펴 가면서 하는 게 낫다"며 "무조건 우리는 여기로 가겠다고 '마이웨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한일 관계에 대해선 "한일 관계가 악화할 대로 악화했다"며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한일 관계가 이렇게 나빴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정부 관리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등 분위기가 상당히 냉랭했다"면서 "공직에 있을 때만 해도 일본이 과거사 문제로 미안해하는 감이 있어서 우리가 조금 강하게 이야기하면 그걸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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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26 19:50:27
    • 수정2019-03-26 19:56:58
    정치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에너지 발전 비중 문제를 포함해 미세먼지 저감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반 전 총장은 오늘(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미세먼지 발생원 중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게 꽤 많다"며 "범국가기구에서는 모든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범국가기구가 내놓는 대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용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법적으로 구속력은 없지만, 구속력 있게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범국가기구에서 탈(脫)원전 문제도 다루느냐'는 질문에는 "탈원전은 상당히 민감한 문제인데 국내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대통령이 결정한 문제를 여기서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모든 에너지 중 원자력이 가장 깨끗한 에너지라는 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의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문제로 한국과 중국이 설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중국이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니 이런 노력을 평가하면서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방향으로 중국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중국에 미세먼지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더 해야 한다"며 "한국은 그동안 걱정만 했지 결과적으로 크게 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내일부터 이틀간 중국 하이난에서 열리는 '2019 보아오포럼'에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하는 만큼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있어서 건설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이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언제, 어떻게 폐기하고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소위 말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과거 행태를 보면 소나기가 올 때 소나기를 피하는 데 아주 유연하고 기민하기 때문에 이런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나중에 말을 바꿀 수 없도록 '빅 딜'이라는 큰 틀을 씌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 속담에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 잘못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이제는 우리가 그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북한을 향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북, 한미, 북미 관계가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여야 하는데 지금까지 이중 어느 것 하나 단단하지 못했고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도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미동맹에 흠집이 나 있다'는 평가와 관련해선 "아직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친구 관계에서도 우애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듯이 동맹 관계에서도 서로 관리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조금 더 '케어'(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한미의 생각을 모를 리 없지만,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위기를 모면하고, 이 모호한 표현을 통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 정부의 그런 입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채 선의로 믿은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정부가 의지를 보인 데 대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가 유지되고 있으니 국제사회 분위기도 봐 가면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가들의 입장을 잘 살펴 가면서 하는 게 낫다"며 "무조건 우리는 여기로 가겠다고 '마이웨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한일 관계에 대해선 "한일 관계가 악화할 대로 악화했다"며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한일 관계가 이렇게 나빴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정부 관리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등 분위기가 상당히 냉랭했다"면서 "공직에 있을 때만 해도 일본이 과거사 문제로 미안해하는 감이 있어서 우리가 조금 강하게 이야기하면 그걸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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