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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발전소 사업자, ‘지진’을 ‘진동’으로…‘지진 위험’ 축소 의혹
입력 2019.03.26 (21:25) 수정 2019.03.27 (09:10)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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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발전소 사업자, ‘지진’을 ‘진동’으로…‘지진 위험’ 축소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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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규모 5.4의 포항 지진.

그런데 이 지진을 '진동'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분명히 다른 개념이지만, 포항 지열발전소 사업자들은 그 이전에 일어났던 수십 번의 지진을 '작은 진동'으로 표현해왔습니다.

지진 위험을 제대로 알리기는커녕,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보도에 손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열발전 주관사 넥스지오와 포항시가 맺은 업무협약서입니다.

사업 해지 요건으로 '지진'이 아닌 '진동' 의 피해를 명시합니다.

사업단이 만든 자료에는 더 생소한 말이 등장합니다.

'미소 진동'.

아주 작은 진동이란 뜻입니다.

그러면서 지진이라는 용어와 혼용되지만 지열발전에서는 대부분 세기가 약한 규모 2.0 이하기 때문에 미소진동이라고 쓴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업이 시작된 2010년에는 이미,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가 규모 3.4 의 지진을 일으켜 폐쇄된 뒤였고, 학계에선 심지어 규모 5.7의 큰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까지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또, 실제로 포항 지열발전소에서는 규모 1.0 이상의 지진이 63차례, 규모 2.0 이상의 지진만 10차례 일어났습니다.

학자들조차 진동과 지진은 다른 개념이라고 지적합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지하철이나 큰 트럭이 지나갈 때 흔들림 이런 것까지 모두 포함해서 진동이라고 해서 미소 진동이란 말 안에는 지진보다는 생활 잡음에 의한 떨림이란 뉘앙스가 강하죠."]

그렇다면, 연구진은 왜 '진동'이라고 표현했을까?

번역의 문제라면서도 이렇게 답합니다.

[지열발전사업 참여 연구진/음성변조 : "지진이란 말을 쓰면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작은 것들은 가능하면 미소 진동으로 쓰자는 경향이 있으니까."]

때문에, 위험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양만재/정부조사연구단 포항지진 시민대표자문위원 : "지진이라 하면 사업을 반대할 테니까 진동을 쓴 거죠. 실제 연구는 지진의 기준이 되는 규모나 진도 기준으로 해 놓고요."]

지열발전소 건설과정에서 일어난 수십번의 지진을 '미소 진동'으로 관리한 결과는 규모 5.4의 포항 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 지열발전소 사업자, ‘지진’을 ‘진동’으로…‘지진 위험’ 축소 의혹
    • 입력 2019.03.26 (21:25)
    • 수정 2019.03.27 (09:10)
    뉴스 9
지열발전소 사업자, ‘지진’을 ‘진동’으로…‘지진 위험’ 축소 의혹
[앵커]

규모 5.4의 포항 지진.

그런데 이 지진을 '진동'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분명히 다른 개념이지만, 포항 지열발전소 사업자들은 그 이전에 일어났던 수십 번의 지진을 '작은 진동'으로 표현해왔습니다.

지진 위험을 제대로 알리기는커녕,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보도에 손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열발전 주관사 넥스지오와 포항시가 맺은 업무협약서입니다.

사업 해지 요건으로 '지진'이 아닌 '진동' 의 피해를 명시합니다.

사업단이 만든 자료에는 더 생소한 말이 등장합니다.

'미소 진동'.

아주 작은 진동이란 뜻입니다.

그러면서 지진이라는 용어와 혼용되지만 지열발전에서는 대부분 세기가 약한 규모 2.0 이하기 때문에 미소진동이라고 쓴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업이 시작된 2010년에는 이미,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가 규모 3.4 의 지진을 일으켜 폐쇄된 뒤였고, 학계에선 심지어 규모 5.7의 큰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까지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또, 실제로 포항 지열발전소에서는 규모 1.0 이상의 지진이 63차례, 규모 2.0 이상의 지진만 10차례 일어났습니다.

학자들조차 진동과 지진은 다른 개념이라고 지적합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지하철이나 큰 트럭이 지나갈 때 흔들림 이런 것까지 모두 포함해서 진동이라고 해서 미소 진동이란 말 안에는 지진보다는 생활 잡음에 의한 떨림이란 뉘앙스가 강하죠."]

그렇다면, 연구진은 왜 '진동'이라고 표현했을까?

번역의 문제라면서도 이렇게 답합니다.

[지열발전사업 참여 연구진/음성변조 : "지진이란 말을 쓰면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작은 것들은 가능하면 미소 진동으로 쓰자는 경향이 있으니까."]

때문에, 위험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양만재/정부조사연구단 포항지진 시민대표자문위원 : "지진이라 하면 사업을 반대할 테니까 진동을 쓴 거죠. 실제 연구는 지진의 기준이 되는 규모나 진도 기준으로 해 놓고요."]

지열발전소 건설과정에서 일어난 수십번의 지진을 '미소 진동'으로 관리한 결과는 규모 5.4의 포항 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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