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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K] 미세먼지 먹는 식물은 무엇?…“공기청정기 필요 없어요”
입력 2019.03.27 (07:02) 지식K
[지식K] 미세먼지 먹는 식물은 무엇?…“공기청정기 필요 없어요”
"집에서 화초 하나씩은 키우시죠?"

연초부터 정말 불티나게 팔리는 물건이 바로 '공기청정기'입니다. 아침마다 공기질을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된 요즘 공기청정기가 생활필수품처럼 돼 버렸습니다. 본 기자도 버티고 버티다 결혼 8년 만에 공기청정기를 집에 들였습니다.

우리 집 베란다에는 화분이 하나뿐입니다. 앙상한 커피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몇 개 더 있던 화분은 얼마 전 이사를 하면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물론 저의 게으름 때문이겠죠. 가끔이지만 '저 작은 화초들이 산소라도 조금 뿜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물도 주곤 했었는데, 이제는 아쉬움만 남았습니다.

"공기청정기 없이 살아요"

경기도 수원에 사는 이선녀 씨네 베란다에는 작은 화단이 있습니다. 그 안에는 벵갈고무나무와 스킨답서스, 스파티필럼, 홍콩야자수 등 화초들이 가득합니다. 이른바 공기 정화 효과가 있다는 식물들입니다. 거실에 걸린 텔레비전의 양옆은 식물로 벽을 덮은 '바이오월(BioWall)'로 꾸며졌습니다.

이선녀 씨네 베란다이선녀 씨네 베란다

이 씨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기르기 시작했는데 효과가 남다르다고 말합니다. "가습기 역할도 하고, 수분도 공급해줘서 좋아요. 특히 바이오월은 벽에다 설치하니까 공기도 맑아지고 여름에는 온도도 낮춰주고 겨울에는 건조하지 않게 해주니까."

이선녀 씨네 거실에 설치된 '바이오월(BioWall)이선녀 씨네 거실에 설치된 '바이오월(BioWall)

물론 바이오월 설치에는 돈이 적잖이 들었다고 합니다. 1㎡당 100만 원 정도니까 웬만한 공기청정기 가격과 비슷한데, 전기제품처럼 고장 날 일도 없고, 일주일에 한 번씩 자동으로 물이 공급돼 관리하기도 편리하다고 이 씨는 말합니다. "공기청정기요?" 이 씨는 공기청정기를 살 생각이 없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다들 우리 집에 오면 공기가 다르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화초가 정말 공기를 미세먼지를 잡아준다고요?"

초등학교 때 배운 것처럼 식물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해줍니다. '증산작용'을 통해 뿌리로 빨아들인 수분을 잎을 통해 다시 공기 중으로 내보냅니다. 배운대로라면 식물이 우리에게 산소와 수분을 나눠준다는 것은 맞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일부 식물은 미세먼지까지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4년 동안 여러 종의 실내 식물을 대상으로 연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미세먼지를 공기 중으로 날려 3시간 둔 뒤, 가라앉은 큰 입자는 빼고 초미세먼지(PM 2.5)를 300㎍/㎥ 농도로 맞춘 밀폐된 공간에 식물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각각 4시간 동안 조사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농진청은 "미세먼지를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화 기기'를 이용했더니 식물이 있는 방에서 초미세먼지가 실제로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잎 면적 1㎡ 기준으로, 4시간 동안 줄어든 초미세먼지 양을 보면 파키라(155.8㎍/㎥), 백량금(142.0㎍/㎥), 멕시코소철(140.4㎍/㎥), 박쥐란(133.6㎍/㎥), 율마(111.5㎍/㎥) 등이 효과가 우수했습니다.



농진청은 "초미세먼지 '나쁨'(55㎍/㎥) 기준으로, 20㎡ 면적의 거실에 잎 면적 1㎡ 크기의 화분 3∼5개를 두면 4시간 동안 초미세먼지를 2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는 어떻게 줄어들었을까요? 식물 잎을 보면 뒷면에 주름이 많이 진 것도 있고, 잔털이 많은 것도 있습니다. 또 앞면처럼 뒷면도 매끈한 것도 있습니다. 과연 어떤 잎이 미세먼지 줄이기에 가장 효과적일까요?

"잎 뒷면 잔털은 미세먼지 저감에 도움 안 돼"

전자현미경으로 잎을 관찰한 결과, 재미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잔털이 미세먼지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기자의 추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이에 대해 농진청의 김광진 연구관은 "잎 표면의 끈적한 왁스층 또는 털 등에 미세먼지가 달라붙거나, 잎 표면의 기공 속으로 미세먼지가 흡수된다"며, "잎 뒷면의 기공 크기가 20~30μm 정도 되는데, 초미세먼지는 2.5μm로 기공이 훨씬 더 크니까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서 이산화탄소가 들어갈 때 같이 미세한 입자들이 따라 들어간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연구관은 "기공의 크기와 형태를 관찰해 왔는데, 잎 뒷면에 잔털이 많으면 좋을 거로 생각했는데, 어느 정도 있으면 좋은데 너무 많으면 미세먼지의 접근이 잘 안 되고 오히려 잘 안 붙었다. 오히려 밋밋한 것보다는 주름진 것이 미세먼지가 잘 붙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미세먼지 줄이기, 바이오월이 훨씬 효과적"

바이오월 유체 흐름바이오월 유체 흐름

식물의 공기 정화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기를 잎과 뿌리로 순환하는 방식으로 개발된 것이 '바이오월'입니다. 공기청정기처럼 실내 공기를 식물로 순환시켜 효율을 높인 건데요. 화분에 심은 식물보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7배 정도 크다고 합니다. 농진청의 최근 실험에 따르면, 화분에 심은 식물의 시간당 미세먼지 평균 저감량이 33㎍/㎥인데, 바이오월은 232㎍/㎥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물론 그러니까 가격이 훨씬 비싼 거겠죠?

2시간 동안 바이오월 1㎡당 줄어든 미세먼지 양2시간 동안 바이오월 1㎡당 줄어든 미세먼지 양

자연 공기청정기 식물…어디까지?

농촌진흥청은 식물 잎의 앞면의 왁스층이 얼마나 미세먼지를 흡착시키는지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왁스층에 미세먼지를 달라붙게 한 뒤 무게를 재서 원래 왁스층의 무게 비교하는 실험까지 하고 있는데 이미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농진청은 또 가로수나 정원수 같은 바깥 식물들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사무공간과 학교에 적용하는 그린 오피스나 그린 스쿨을 조성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1석 3조…"식물도 키우고 공기도 정화하고 산소도 공급받고"

얼마 전 공기청정기에 이어 주목받고 있는 제품이 '가정용 산소발생기'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환기를 못 하다 보니 이산화탄소가 가득해진 집안에 산소를 공급하겠다는 건데요. 실내에 산소가 부족하면 졸리고 집중력도 떨어진다는 얘기를 듣다 보면 산소발생기에 관심이 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아직은 좀 멀게만 느껴집니다. 에어컨처럼 실외기까지 설치하는 산소발생기의 가격은 수백만 원에 이른다고 하니까요. 물론 전기요금은 덤이지요.

푸름이 가득한 나만의 정원을 꿈꿔 봅니다. 눈을 맑게 해주는 식물도 키우고 공기도 맑게 하고 산소도 공급받는 나만의 정원, 이것이 바로 1석 3조 맞죠?
  • [지식K] 미세먼지 먹는 식물은 무엇?…“공기청정기 필요 없어요”
    • 입력 2019.03.27 (07:02)
    지식K
[지식K] 미세먼지 먹는 식물은 무엇?…“공기청정기 필요 없어요”
"집에서 화초 하나씩은 키우시죠?"

연초부터 정말 불티나게 팔리는 물건이 바로 '공기청정기'입니다. 아침마다 공기질을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된 요즘 공기청정기가 생활필수품처럼 돼 버렸습니다. 본 기자도 버티고 버티다 결혼 8년 만에 공기청정기를 집에 들였습니다.

우리 집 베란다에는 화분이 하나뿐입니다. 앙상한 커피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몇 개 더 있던 화분은 얼마 전 이사를 하면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물론 저의 게으름 때문이겠죠. 가끔이지만 '저 작은 화초들이 산소라도 조금 뿜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물도 주곤 했었는데, 이제는 아쉬움만 남았습니다.

"공기청정기 없이 살아요"

경기도 수원에 사는 이선녀 씨네 베란다에는 작은 화단이 있습니다. 그 안에는 벵갈고무나무와 스킨답서스, 스파티필럼, 홍콩야자수 등 화초들이 가득합니다. 이른바 공기 정화 효과가 있다는 식물들입니다. 거실에 걸린 텔레비전의 양옆은 식물로 벽을 덮은 '바이오월(BioWall)'로 꾸며졌습니다.

이선녀 씨네 베란다이선녀 씨네 베란다

이 씨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기르기 시작했는데 효과가 남다르다고 말합니다. "가습기 역할도 하고, 수분도 공급해줘서 좋아요. 특히 바이오월은 벽에다 설치하니까 공기도 맑아지고 여름에는 온도도 낮춰주고 겨울에는 건조하지 않게 해주니까."

이선녀 씨네 거실에 설치된 '바이오월(BioWall)이선녀 씨네 거실에 설치된 '바이오월(BioWall)

물론 바이오월 설치에는 돈이 적잖이 들었다고 합니다. 1㎡당 100만 원 정도니까 웬만한 공기청정기 가격과 비슷한데, 전기제품처럼 고장 날 일도 없고, 일주일에 한 번씩 자동으로 물이 공급돼 관리하기도 편리하다고 이 씨는 말합니다. "공기청정기요?" 이 씨는 공기청정기를 살 생각이 없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다들 우리 집에 오면 공기가 다르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화초가 정말 공기를 미세먼지를 잡아준다고요?"

초등학교 때 배운 것처럼 식물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해줍니다. '증산작용'을 통해 뿌리로 빨아들인 수분을 잎을 통해 다시 공기 중으로 내보냅니다. 배운대로라면 식물이 우리에게 산소와 수분을 나눠준다는 것은 맞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일부 식물은 미세먼지까지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4년 동안 여러 종의 실내 식물을 대상으로 연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미세먼지를 공기 중으로 날려 3시간 둔 뒤, 가라앉은 큰 입자는 빼고 초미세먼지(PM 2.5)를 300㎍/㎥ 농도로 맞춘 밀폐된 공간에 식물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각각 4시간 동안 조사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농진청은 "미세먼지를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화 기기'를 이용했더니 식물이 있는 방에서 초미세먼지가 실제로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잎 면적 1㎡ 기준으로, 4시간 동안 줄어든 초미세먼지 양을 보면 파키라(155.8㎍/㎥), 백량금(142.0㎍/㎥), 멕시코소철(140.4㎍/㎥), 박쥐란(133.6㎍/㎥), 율마(111.5㎍/㎥) 등이 효과가 우수했습니다.



농진청은 "초미세먼지 '나쁨'(55㎍/㎥) 기준으로, 20㎡ 면적의 거실에 잎 면적 1㎡ 크기의 화분 3∼5개를 두면 4시간 동안 초미세먼지를 2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는 어떻게 줄어들었을까요? 식물 잎을 보면 뒷면에 주름이 많이 진 것도 있고, 잔털이 많은 것도 있습니다. 또 앞면처럼 뒷면도 매끈한 것도 있습니다. 과연 어떤 잎이 미세먼지 줄이기에 가장 효과적일까요?

"잎 뒷면 잔털은 미세먼지 저감에 도움 안 돼"

전자현미경으로 잎을 관찰한 결과, 재미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잔털이 미세먼지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기자의 추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이에 대해 농진청의 김광진 연구관은 "잎 표면의 끈적한 왁스층 또는 털 등에 미세먼지가 달라붙거나, 잎 표면의 기공 속으로 미세먼지가 흡수된다"며, "잎 뒷면의 기공 크기가 20~30μm 정도 되는데, 초미세먼지는 2.5μm로 기공이 훨씬 더 크니까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서 이산화탄소가 들어갈 때 같이 미세한 입자들이 따라 들어간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연구관은 "기공의 크기와 형태를 관찰해 왔는데, 잎 뒷면에 잔털이 많으면 좋을 거로 생각했는데, 어느 정도 있으면 좋은데 너무 많으면 미세먼지의 접근이 잘 안 되고 오히려 잘 안 붙었다. 오히려 밋밋한 것보다는 주름진 것이 미세먼지가 잘 붙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미세먼지 줄이기, 바이오월이 훨씬 효과적"

바이오월 유체 흐름바이오월 유체 흐름

식물의 공기 정화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기를 잎과 뿌리로 순환하는 방식으로 개발된 것이 '바이오월'입니다. 공기청정기처럼 실내 공기를 식물로 순환시켜 효율을 높인 건데요. 화분에 심은 식물보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7배 정도 크다고 합니다. 농진청의 최근 실험에 따르면, 화분에 심은 식물의 시간당 미세먼지 평균 저감량이 33㎍/㎥인데, 바이오월은 232㎍/㎥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물론 그러니까 가격이 훨씬 비싼 거겠죠?

2시간 동안 바이오월 1㎡당 줄어든 미세먼지 양2시간 동안 바이오월 1㎡당 줄어든 미세먼지 양

자연 공기청정기 식물…어디까지?

농촌진흥청은 식물 잎의 앞면의 왁스층이 얼마나 미세먼지를 흡착시키는지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왁스층에 미세먼지를 달라붙게 한 뒤 무게를 재서 원래 왁스층의 무게 비교하는 실험까지 하고 있는데 이미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농진청은 또 가로수나 정원수 같은 바깥 식물들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사무공간과 학교에 적용하는 그린 오피스나 그린 스쿨을 조성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1석 3조…"식물도 키우고 공기도 정화하고 산소도 공급받고"

얼마 전 공기청정기에 이어 주목받고 있는 제품이 '가정용 산소발생기'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환기를 못 하다 보니 이산화탄소가 가득해진 집안에 산소를 공급하겠다는 건데요. 실내에 산소가 부족하면 졸리고 집중력도 떨어진다는 얘기를 듣다 보면 산소발생기에 관심이 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아직은 좀 멀게만 느껴집니다. 에어컨처럼 실외기까지 설치하는 산소발생기의 가격은 수백만 원에 이른다고 하니까요. 물론 전기요금은 덤이지요.

푸름이 가득한 나만의 정원을 꿈꿔 봅니다. 눈을 맑게 해주는 식물도 키우고 공기도 맑게 하고 산소도 공급받는 나만의 정원, 이것이 바로 1석 3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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