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넥스지오, 회계 꼼수에 코스닥 상장까지 시도

입력 2019.03.27 (21:31) 수정 2019.03.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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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규모 포항지진을 촉발했던 지열발전소.

지열발전 사업을 진행했던 넥스지오가 당시 부채비율이 천% 대가 넘었던 것 뿐만 아니라, 사실상 자본 잠식 상태였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런 회사가 코스닥 상장까지 시도했다는 겁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하에 물주입이 한창이던 2016년,

넥스지오의 회계상태가 담긴 감사보고섭니다.

'건설 중인 자산' 항목이 365억여 원.

시범 가동 중이던 포항지열발전소를 뜻합니다.

아직 상업발전을 하지 못해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자산'으로 처리하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당시 넥스지오는 500억 원대 회사.

정상적인 회계대로 지열발전소를 '비용' 처리하고 부채 460억 원까지 반영한다면 회사의 자산은 약 마이너스 325억 원입니다.

완전자본잠식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 넥스지오는 2016년 10월 코스닥 진출까지 시도합니다.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회사소개입니다.

창사 이래 지속적인 성장, 독보적인 회사, 지열발전 시장을 선점했다고 자랑합니다.

2017년 이후 매출이 급격히 증가할 거라는 등 자본 잠식 상태의 회사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입니다.

일반상장보다 기준이 느슨한 '기술특례' 상장을 신청했지만, 결국 더 악화된 회사 사정에 그나마도 자진철회했습니다.

[김경률/참여연대 집행위원장/회계사 : "상장 가능성이 거의 없는 회사다 이렇게밖에 볼 수 없습니다. (상장으로 주가를 올리고 싶은) 주주들의 요구에 의해서 취한 가짜 행동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미 정상적인 회사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넥스지오.

전환사채로 자금을 수혈하며 지열발전소에 매달렸지만 그 발전소는 초유의 인공지진을 촉발하게 됐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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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잠식’ 넥스지오, 회계 꼼수에 코스닥 상장까지 시도
    • 입력 2019-03-27 21:33:44
    • 수정2019-03-28 09: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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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규모 포항지진을 촉발했던 지열발전소. 지열발전 사업을 진행했던 넥스지오가 당시 부채비율이 천% 대가 넘었던 것 뿐만 아니라, 사실상 자본 잠식 상태였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런 회사가 코스닥 상장까지 시도했다는 겁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하에 물주입이 한창이던 2016년, 넥스지오의 회계상태가 담긴 감사보고섭니다. '건설 중인 자산' 항목이 365억여 원. 시범 가동 중이던 포항지열발전소를 뜻합니다. 아직 상업발전을 하지 못해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자산'으로 처리하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당시 넥스지오는 500억 원대 회사. 정상적인 회계대로 지열발전소를 '비용' 처리하고 부채 460억 원까지 반영한다면 회사의 자산은 약 마이너스 325억 원입니다. 완전자본잠식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 넥스지오는 2016년 10월 코스닥 진출까지 시도합니다.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회사소개입니다. 창사 이래 지속적인 성장, 독보적인 회사, 지열발전 시장을 선점했다고 자랑합니다. 2017년 이후 매출이 급격히 증가할 거라는 등 자본 잠식 상태의 회사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입니다. 일반상장보다 기준이 느슨한 '기술특례' 상장을 신청했지만, 결국 더 악화된 회사 사정에 그나마도 자진철회했습니다. [김경률/참여연대 집행위원장/회계사 : "상장 가능성이 거의 없는 회사다 이렇게밖에 볼 수 없습니다. (상장으로 주가를 올리고 싶은) 주주들의 요구에 의해서 취한 가짜 행동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미 정상적인 회사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넥스지오. 전환사채로 자금을 수혈하며 지열발전소에 매달렸지만 그 발전소는 초유의 인공지진을 촉발하게 됐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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