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남매-황교안의 진실 공방…“2013년 3월 13일, 무슨 일이 있었나”

입력 2019.03.28 (18:30) 수정 2019.03.2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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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김학의 인사 검증 당시 문제없다고 들어"

지난 15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기자들과 이런 문답을 했습니다.

기자 : 김학의 전 차관이 수사를 받을 당시 장관이었는데 그때 관련 보고를 받으셨느냐.
황교안 대표 : (인사) 검증 결과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 그래서 임명이 됐는데 그 뒤에 의혹 제기가 있었다. 그리고나서 본인이 사퇴했다. 그게 전부다. -3월 15일


황 대표는 사흘 뒤인 18일에도 기자들과 비슷한 문답을 되풀이했습니다.

기자 :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이 2013년 11월 검찰에서 무혐의 종결됐다. 당시 수사 보고를 받은 것이나 관련 입장 밝힐 게 있으시냐.
황교안 대표 : 김학의 전 차관은 검증 절차를 거쳤는데 문제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임명됐다. 임명 며칠 뒤에 그런 보도(별장 성접대 의혹)가 나왔다. 얼마 안 지나서 본인이 사표를 내고 나갔다. 그게 전부다. -3월 18일


황 대표의 말에 구체적인 시간을 대입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황교안 대표 : "김학의 전 차관이 임명된 2013년 3월 15일 이전까지는 인사 검증에서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3월 19일에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관련 보도가 있었고 이틀 뒤인 3월 21일 김학의 전 차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황교안, 김학의 임명 전 성폭력 의혹 알아"…"턱도 없는 소리"


그런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는 27일 자신의 청문회에서 이런 황 대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박영선 후보자 : 김학의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에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께서 국회에 오신 날, 따로 뵙자고 해서 (김학의 별장 성폭력 관련) 동영상 CD를 꺼내서 '제가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이 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굉장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가 야당 법사위원장이지만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간곡하게 지금 건의드리는 겁니다'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 -3월 27일

당시 법사위원이면서 박영선 후보자와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추며 현안 대응을 해와 '박 남매'로 불려온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여기에 힘을 실었습니다.

박지원 의원 : 김학의 차관 임명 때에 경찰 고위관계자로부터 CD 동영상, 사진, 녹음파일을 받아서 이를 박영선 의원과 공유했다. 박영선 의원이 이 자료를 황교안 당시 법무장관에게 이야기했는지 여부는 알지는 못한다. -3월 27일

황 대표는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평소 그답지 않게 '턱도 없는 소리'라는 말까지 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황교안 대표 : 턱도 없는 소리다. 그런 CD를 본 적이 없다. 김학의 차관 관련해서 문제가 없다, 난 그 얘기까지 들었다. -3월 27일

황 대표는 그렇지만 당시 박영선 후보자를 만났는지 여부에 대해선 '기억에 없다'고 했습니다.

기자: (박영선 후보자와) 김학의 차관 관련해서 얘기를 나누셨나?
황교안 대표 : 글쎄 기억 안 난다. CD를 본 기억이 전혀 없다. 위원장실에서 나한테 CD를 보여줬다고? 그런 기억 없다. -3월 27일


박 남매의 일정표 공개…2013년 3월 13일에 무슨 일이?

그러자 박영선 후보자가 28일 자신의 SNS에 당시 황 대표와 만난 증거라며 2013년 3월 13일 오후 4시 40분에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법무부 장관이 인사를 하러 온다는 내용이 적힌 일정표 사진을 올렸습니다.


2013년 3월 13일은 오후 2시쯤에 김학의 전 차관이 법무부 차관으로 내정돼 발표된 날이고 정식 임명되기 이틀 전입니다. 이 일정표가 맞는다면 "김학의 전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을 법사위원장실에서 따로 만났다"는 박 후보자의 말을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박 남매' 박지원 의원도 오늘 기자들을 만나 박 후보자를 또 한 번 거들었습니다. 역시 자신의 일정표를 보여줬는데, 3월 13일 오후 5시 15분에 황교안 법무장관과 김주현 기조실장을 만난 것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3월 13일 박 후보자-황 대표 만남

박 남매의 잇단 일정표 공개로 3월 13일에 박영선 후보자와 황교안 대표 사이의 만남이 있었던 것은 기정사실이 되어가는 분위기이지만, 황교안 대표는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오후 공개 일정이 있었지만 2013년 3월 13일 박 후보자와 만남이 있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황 대표 측 관계자도 KBS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자와 만남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해야 할 것 같다"고만 말했습니다.

박 남매와 황교안의 진실 게임…누구 말이 맞나?

'박 남매'의 말대로 황 대표가 당시 이런 의혹들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차관 내정 직후라 하더라도 청와대에 소관 부처의 장관이자 국무위원 자격으로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여기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이었을 겁니다. '박 남매'의 창끝이 가리키는 지점도 바로 그 부분입니다.

박 남매의 거센 공세가 일단락됐고 황 대표는 대응을 모색하며 숨 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공방은 아직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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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남매-황교안의 진실 공방…“2013년 3월 13일, 무슨 일이 있었나”
    • 입력 2019-03-28 18:30:40
    • 수정2019-03-28 20:01:47
    취재K
황교안 "김학의 인사 검증 당시 문제없다고 들어"

지난 15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기자들과 이런 문답을 했습니다.

기자 : 김학의 전 차관이 수사를 받을 당시 장관이었는데 그때 관련 보고를 받으셨느냐.
황교안 대표 : (인사) 검증 결과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 그래서 임명이 됐는데 그 뒤에 의혹 제기가 있었다. 그리고나서 본인이 사퇴했다. 그게 전부다. -3월 15일


황 대표는 사흘 뒤인 18일에도 기자들과 비슷한 문답을 되풀이했습니다.

기자 :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이 2013년 11월 검찰에서 무혐의 종결됐다. 당시 수사 보고를 받은 것이나 관련 입장 밝힐 게 있으시냐.
황교안 대표 : 김학의 전 차관은 검증 절차를 거쳤는데 문제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임명됐다. 임명 며칠 뒤에 그런 보도(별장 성접대 의혹)가 나왔다. 얼마 안 지나서 본인이 사표를 내고 나갔다. 그게 전부다. -3월 18일


황 대표의 말에 구체적인 시간을 대입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황교안 대표 : "김학의 전 차관이 임명된 2013년 3월 15일 이전까지는 인사 검증에서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3월 19일에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관련 보도가 있었고 이틀 뒤인 3월 21일 김학의 전 차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황교안, 김학의 임명 전 성폭력 의혹 알아"…"턱도 없는 소리"


그런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는 27일 자신의 청문회에서 이런 황 대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박영선 후보자 : 김학의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에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께서 국회에 오신 날, 따로 뵙자고 해서 (김학의 별장 성폭력 관련) 동영상 CD를 꺼내서 '제가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이 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굉장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가 야당 법사위원장이지만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간곡하게 지금 건의드리는 겁니다'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 -3월 27일

당시 법사위원이면서 박영선 후보자와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추며 현안 대응을 해와 '박 남매'로 불려온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여기에 힘을 실었습니다.

박지원 의원 : 김학의 차관 임명 때에 경찰 고위관계자로부터 CD 동영상, 사진, 녹음파일을 받아서 이를 박영선 의원과 공유했다. 박영선 의원이 이 자료를 황교안 당시 법무장관에게 이야기했는지 여부는 알지는 못한다. -3월 27일

황 대표는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평소 그답지 않게 '턱도 없는 소리'라는 말까지 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황교안 대표 : 턱도 없는 소리다. 그런 CD를 본 적이 없다. 김학의 차관 관련해서 문제가 없다, 난 그 얘기까지 들었다. -3월 27일

황 대표는 그렇지만 당시 박영선 후보자를 만났는지 여부에 대해선 '기억에 없다'고 했습니다.

기자: (박영선 후보자와) 김학의 차관 관련해서 얘기를 나누셨나?
황교안 대표 : 글쎄 기억 안 난다. CD를 본 기억이 전혀 없다. 위원장실에서 나한테 CD를 보여줬다고? 그런 기억 없다. -3월 27일


박 남매의 일정표 공개…2013년 3월 13일에 무슨 일이?

그러자 박영선 후보자가 28일 자신의 SNS에 당시 황 대표와 만난 증거라며 2013년 3월 13일 오후 4시 40분에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법무부 장관이 인사를 하러 온다는 내용이 적힌 일정표 사진을 올렸습니다.


2013년 3월 13일은 오후 2시쯤에 김학의 전 차관이 법무부 차관으로 내정돼 발표된 날이고 정식 임명되기 이틀 전입니다. 이 일정표가 맞는다면 "김학의 전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을 법사위원장실에서 따로 만났다"는 박 후보자의 말을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박 남매' 박지원 의원도 오늘 기자들을 만나 박 후보자를 또 한 번 거들었습니다. 역시 자신의 일정표를 보여줬는데, 3월 13일 오후 5시 15분에 황교안 법무장관과 김주현 기조실장을 만난 것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3월 13일 박 후보자-황 대표 만남

박 남매의 잇단 일정표 공개로 3월 13일에 박영선 후보자와 황교안 대표 사이의 만남이 있었던 것은 기정사실이 되어가는 분위기이지만, 황교안 대표는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오후 공개 일정이 있었지만 2013년 3월 13일 박 후보자와 만남이 있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황 대표 측 관계자도 KBS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자와 만남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해야 할 것 같다"고만 말했습니다.

박 남매와 황교안의 진실 게임…누구 말이 맞나?

'박 남매'의 말대로 황 대표가 당시 이런 의혹들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차관 내정 직후라 하더라도 청와대에 소관 부처의 장관이자 국무위원 자격으로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여기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이었을 겁니다. '박 남매'의 창끝이 가리키는 지점도 바로 그 부분입니다.

박 남매의 거센 공세가 일단락됐고 황 대표는 대응을 모색하며 숨 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공방은 아직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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