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건물 매입 논란’ 김의겸 靑대변인 사퇴…“아내 결정이지만 제 탓”

입력 2019.03.29 (11:24) 수정 2019.03.2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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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건물 매입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오늘(29일) 오전 전격 사퇴 했습니다.

김 대변인의 사임은 작년 2월 2일 임명된 지 약 1년 2개월만입니다. 청와대 참모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중도에 하차한 것은 전병헌 전 정무수석,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 김현철 전 경제보좌관에 이어 이번이 4번째입니다.

김 대변인은 오늘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떠나려고 하니 출입 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자신의 건물매입 의혹에 대해선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으나, 제가 알았을땐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고, 이 또한 다 제 탓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라면서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대변인은 "보도를 보니 25억원을 주고 산 제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면서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해주시기 바란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평소 브리핑 때 여러분과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며 "이렇게라도 풀고 간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대변인은 어제 공개된 '2018년 정기재산변동사항'에서 청와대 재직 중이던 지난해 7월, 서울 흑석동 복합건물을 25억 7천만 원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우자 명의로 국민은행에서 10억 2천만 원을 대출받았다고 신고한 만큼 이 금액을 더해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김 대변인은 "돌이켜보면 저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것"이라며 "기자들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고 쏘아붙이기 일쑤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춘추관에 나와 있는 여러분이 싫어서는 결코 아니며 여러분 뒤에 있는 보도 책임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고, 그렇지 않은 언론사라도 잘못된 주장에 휩쓸리지 말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려고 했던 건 언론과 건강한 긴장 관계였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 선 말들이 튀어나왔다"며 "다 제 미숙함 때문이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특히 국내 정치적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에 타협·절충이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르다.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고 우리가 사는 터전의 평화 번영과 직결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노이 회담 이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자칫 어그러질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겁이 난다"며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내려오는 지시에 한 번만 의문을 달고, 한 번만 더 생각하고 기사를 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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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29 11:24:47
    • 수정2019-03-29 15:10:55
    정치
고가 건물 매입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오늘(29일) 오전 전격 사퇴 했습니다.

김 대변인의 사임은 작년 2월 2일 임명된 지 약 1년 2개월만입니다. 청와대 참모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중도에 하차한 것은 전병헌 전 정무수석,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 김현철 전 경제보좌관에 이어 이번이 4번째입니다.

김 대변인은 오늘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떠나려고 하니 출입 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자신의 건물매입 의혹에 대해선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으나, 제가 알았을땐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고, 이 또한 다 제 탓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라면서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대변인은 "보도를 보니 25억원을 주고 산 제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면서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해주시기 바란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평소 브리핑 때 여러분과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며 "이렇게라도 풀고 간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대변인은 어제 공개된 '2018년 정기재산변동사항'에서 청와대 재직 중이던 지난해 7월, 서울 흑석동 복합건물을 25억 7천만 원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우자 명의로 국민은행에서 10억 2천만 원을 대출받았다고 신고한 만큼 이 금액을 더해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김 대변인은 "돌이켜보면 저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것"이라며 "기자들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고 쏘아붙이기 일쑤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춘추관에 나와 있는 여러분이 싫어서는 결코 아니며 여러분 뒤에 있는 보도 책임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고, 그렇지 않은 언론사라도 잘못된 주장에 휩쓸리지 말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려고 했던 건 언론과 건강한 긴장 관계였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 선 말들이 튀어나왔다"며 "다 제 미숙함 때문이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특히 국내 정치적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에 타협·절충이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르다.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고 우리가 사는 터전의 평화 번영과 직결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노이 회담 이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자칫 어그러질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겁이 난다"며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내려오는 지시에 한 번만 의문을 달고, 한 번만 더 생각하고 기사를 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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