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고용 허가제는 ‘현대판 노예제’?…불법체류 양산

입력 2019.03.29 (21:34) 수정 2019.03.2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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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어촌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일손 부족이 심각한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오히려 현대판 노예제로 불리며 불법체류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곽선정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의 한 채소밭.

일하고 있는 노동자 4명 모두 외국인입니다.

[농민 : "지금 외국인들 아니면 일하기가 힘들고요. 한국 사람들은 거의 없죠."]

대부분 불법체류, 즉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이들은 이른바 '봉고차'라 불리는 알선업자를 통해 일거리를 찾습니다.

이른 새벽 승합차 한 대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을 태워 나릅니다.

[알선 업자/음성변조 : "연락 와서 몇 명 모아 달라고 하면 모아서 가요."]

외국인들이 농어촌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고용허가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왜 불법체류자들이 생기는 걸까?

고용허가제는 특정 사업장에서만 일하도록 장소가 지정돼 있고, 사업주 허가없이 이탈하면 곧바로 불법체류자가 됩니다.

이 때문에 '현대판 노예제'라고도 불립니다.

부당한 처우를 당해도 그냥 참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사업장을 무단이탈해 불법 체류자가 되는 겁니다.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음성 변조 : "(사장이) 불법으로 가든 말든 나가라고 밀어 가지고 머리를 다쳤어요."]

지난해 취업을 위해 한국에 왔다 불법 체류자가 된 외국인은 약 만 2천여명.

이 가운데 8천9백여 명, 약 70% 가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했습니다.

사업주들도 불만이 많습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공급되는 외국인 노동자가 턱없이 적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일손을 메꾸려면 불법체류자를 쓸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김춘호/변호사 :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용허가제 안에 너무 구속이 되어서 억울한 사장님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많거든요. 궁극적으로는 폐지해야 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외국인 고용 허가제가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어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불법체류자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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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고용 허가제는 ‘현대판 노예제’?…불법체류 양산
    • 입력 2019-03-29 21:36:08
    • 수정2019-03-29 21:57:43
    뉴스 9
[앵커]

농어촌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일손 부족이 심각한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오히려 현대판 노예제로 불리며 불법체류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곽선정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의 한 채소밭.

일하고 있는 노동자 4명 모두 외국인입니다.

[농민 : "지금 외국인들 아니면 일하기가 힘들고요. 한국 사람들은 거의 없죠."]

대부분 불법체류, 즉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이들은 이른바 '봉고차'라 불리는 알선업자를 통해 일거리를 찾습니다.

이른 새벽 승합차 한 대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을 태워 나릅니다.

[알선 업자/음성변조 : "연락 와서 몇 명 모아 달라고 하면 모아서 가요."]

외국인들이 농어촌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고용허가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왜 불법체류자들이 생기는 걸까?

고용허가제는 특정 사업장에서만 일하도록 장소가 지정돼 있고, 사업주 허가없이 이탈하면 곧바로 불법체류자가 됩니다.

이 때문에 '현대판 노예제'라고도 불립니다.

부당한 처우를 당해도 그냥 참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사업장을 무단이탈해 불법 체류자가 되는 겁니다.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음성 변조 : "(사장이) 불법으로 가든 말든 나가라고 밀어 가지고 머리를 다쳤어요."]

지난해 취업을 위해 한국에 왔다 불법 체류자가 된 외국인은 약 만 2천여명.

이 가운데 8천9백여 명, 약 70% 가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했습니다.

사업주들도 불만이 많습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공급되는 외국인 노동자가 턱없이 적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일손을 메꾸려면 불법체류자를 쓸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김춘호/변호사 :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용허가제 안에 너무 구속이 되어서 억울한 사장님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많거든요. 궁극적으로는 폐지해야 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외국인 고용 허가제가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어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불법체류자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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