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일본 편의점의 비명…24시간 영업 한계에

입력 2019.03.30 (07:01) 수정 2019.03.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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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세븐일레븐 점포(좌) 영업시간 단축 공지(우)

편의점 왕국 일본… 24시간 체제의 필수 시설?

일본은 편의점 사회이다. 신예 작가 '무라타 사야카'는 편의점 시간제 직원 경력을 바탕으로 소설 『편의점 인간』을 썼다. 편의점의 일상을 배경으로 규격화 요구와 일탈 욕구 사이에 놓인 일본인의 심리 문제 등을 다뤄 주목을 받았다. 소설은 2016년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일본 방문객들에게 편의점 도시락과 달걀 샌드위치 등은 필수 시식 아이템이다. 최근 치킨과 어묵 등도 추천 메뉴에 올랐다. 편의점 먹거리는 탁월한 맛과 영양을 보장하지 않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 이른바 가성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은 종종 예상을 훨씬 웃도는 맛과 품질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일본은 편의점 왕국이다. 동네마다 구획마다 주요 길목마다 편의점이 있다. 특히 홀로 사는 일본인의 바깥 생활은 편의점에서 시작해 편의점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이 식사류, 식료품, 생필품, 기호품, 서적 구매는 물론 출금, 송금, 납세, 택배까지 일상의 수요 대부분을 충족시킨다. 주민표 교부 등 관공서 기능 일부도 대행한다. 생활 공간 가까이 24시간 존재하는 편의점.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에게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이지만,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사람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참 편리하다. 그러나 그뿐일까?

24시간 체제를 떠받치는 노동의 고단함

24시간 체제를 편리함만 보다가 간과하기 쉬운 점이 있다. 노동하는 사람, 노동자의 고단함이다. 편의점은 기업과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잘 설계된 시스템이다. 그리고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는 부담은 편의점 노동자 몫이다. 취급 물품과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노동 강도는 높아진다. 그만큼 임금도 올라갈까? 편의점 주인은 자선 사업가가 아니다.

편의점은 만능 점포를 목표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선택은 일선 점포가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부, 유통 대기업이 좌우한다. 가장 밑부분에 있는 것은 생계형 아르바이트, 시간제 노동자가 있다.

노동 인력이 풍부할 때는 그럭저럭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구직자 1인당 일자리 1.6개의 인력난 사회가 도래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법정 최저임금을 웃도는 임금에도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점원모집 공고가 연중 붙어 있는 점포가 드물지 않다. 24시간 편의점을 떠받쳐온 심야 노동력을 저렴한 인건비로 구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편의점 업주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세븐일레븐 점포주, "단축 영업했다가 과징금" 호소

오사카 부 히가시오사카 시에서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는 마쓰모토 씨. 24시간 영업의 적절성 논쟁을 촉발한 주인공이다. 지난 2월 1일부터 '24시간 영업'을 중단하고, 영업시간을 아침 6시부터 새벽 1시까지로 변경했다. 직원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 점포세븐일레븐 점포

가맹점 본부 측은 계약 위반이라며 계약해제와 천700만 엔(약 1억 7천만 원)의 위약금을 요구했다. 편의점주들은 보통 본사 승인이 없는 한 24시간 영업을 해야 한다는 불리한 계약을 맺고 있다.

마쓰모토 씨는 본사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단축 영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사연이 알려지자, 편의점 점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편의점 가맹점 유니언'은 기자회견을 열고 24시간 영업 정책의 수정을 촉구했다.

'24시간 체제' 고수 속에 단축 영업 실험

정부까지 나서는 등 논란이 커지자, 세븐일레븐이 한 걸음 물러났다. 3월 들어 전국 10개 직영점에서 영업시간을 축소하고 수개월 동안의 매출 및 상품 배송, 직원 업무 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개점 시간은 ▶새벽 5시∼ 다음날 새벽 1시 ▶ 아침 7시∼ 밤 11시 ▶ 아침 6시∼ 새벽 0시 등 3가지 방식으로 했다. 영업시간 축소는 가맹점으로도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24시간 영업 원칙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손 부족과 일하는 방식 개혁 등 사회 환경 변화도 있으므로, 실험을 통해 물류 및 매장 운영 방법 등의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 편의점 61% "일손 부족" 호소 … 정부, 업계에 개선 요구 ]

주무 부처인 경제산업성이 지난해 말부터 지난 24일까지 전국의 편의점 소유자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답변자 만여 명의 61%가 '일손 부족'을 호소했다. '(일손이)충분하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운영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34%였다.

세코 경제산업상세코 경제산업상

편의점 체인에 가맹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이 8%, '대체로 만족'이 45%, '만족하지 않는다'가 39%로 나타났다. 편의점 본부가 일손 부족에 대한 지원을 늘리거나 영업시간 설정에 재량을 인정해달라는 의견이 잇따랐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26일 내각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의 생활 인프라인 편의점의 지속성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4대 편의점 업체에 대해 일손 부족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담은 행동 계획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 편의점 업계, 개선 노력은 하겠다는데… ]

편의점 업계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취지의 원론적 반응을 내놨다.

대표적 편의점 업체인 세븐일레븐 재팬은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실험이나 점포 운영 효율화 등 일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가맹점 소유자와 상호 작용하면서 행동 계획 수립의 요청이 있으며 진지하게 받아들여 대응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훼미리마트는 "행동 계획 수립의 요청이 있으면, 가맹점 의견도 들으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로손 측은 "가맹점과의 정기 의견 교환 기회 등을 활용해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행동 계획의 책정에 가맹점 의견을 듣고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니스톱 측은 "가맹점이 안고 있는 일손 부족 문제는 본부도 인식하고 있다"면서 "행동 계획 책정 요구가 있으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제동우회의 고바야시 대표 간사는 기자 회견을 통해 "소매업에도 여러 가지 특색이 있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국가가 기업의 여러 가지 행동에 대해 너무 관여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기업의 자유를 존중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 24시간 편의점 … 꼭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해야 하나? ]

24시간 영업 관행은 약 40년 전부터 시작됐다. 생필품 공급뿐만 아니라 금융기관과 관공서 기능 일부, 그리고, 대규모 재해 발생 시 '지정 공공기관'으로 물자공급 등의 역할도 수행한다. 생활 인프라의 필수 시설이 된 셈이다.

업계가 24시간 영업을 고수하려는 데는 나름대로 경영상의 이유가 있다. 편의점은 고객이 적은 심야에 검품, 청소, 배치 등의 준비 작업에 집중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판매에 집중하는 구조이다. 식품제조와 물류도 24시간 영업을 전제로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편의점 업계가 일손 부족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 심야 새벽 영업을 중단하는 실험도 있었다. 그런데 상품 진열 등에 문제가 생기면서 매출이 30% 감소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세븐일레븐 측은 앞서 2017년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했다. 심야 시급 인상용 인건비를 지원한다는 명목이었다. 인력 충원을 지원하고 외국인과 고령자 채용도 주선했다. 야간 무인점포와 셀프 계산대 도입 등도 추진했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가용 노동력 감소 속도는 업계의 노력을 이미 추월했다.

편리함의 상징 24시간 편의점은 사실상 누군가의 고된 노동의 결과이다. 고됨을 넘어 희생을 요구한다면 횡포가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24시간 편의점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모든 편의점이 24시간 영업을 해야 하는지는 철저한 재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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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30 07:01:00
    • 수정2019-03-30 13:18:56
    특파원 리포트
일본 세븐일레븐 점포(좌) 영업시간 단축 공지(우)

편의점 왕국 일본… 24시간 체제의 필수 시설?

일본은 편의점 사회이다. 신예 작가 '무라타 사야카'는 편의점 시간제 직원 경력을 바탕으로 소설 『편의점 인간』을 썼다. 편의점의 일상을 배경으로 규격화 요구와 일탈 욕구 사이에 놓인 일본인의 심리 문제 등을 다뤄 주목을 받았다. 소설은 2016년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일본 방문객들에게 편의점 도시락과 달걀 샌드위치 등은 필수 시식 아이템이다. 최근 치킨과 어묵 등도 추천 메뉴에 올랐다. 편의점 먹거리는 탁월한 맛과 영양을 보장하지 않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 이른바 가성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은 종종 예상을 훨씬 웃도는 맛과 품질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일본은 편의점 왕국이다. 동네마다 구획마다 주요 길목마다 편의점이 있다. 특히 홀로 사는 일본인의 바깥 생활은 편의점에서 시작해 편의점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이 식사류, 식료품, 생필품, 기호품, 서적 구매는 물론 출금, 송금, 납세, 택배까지 일상의 수요 대부분을 충족시킨다. 주민표 교부 등 관공서 기능 일부도 대행한다. 생활 공간 가까이 24시간 존재하는 편의점.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에게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이지만,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사람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참 편리하다. 그러나 그뿐일까?

24시간 체제를 떠받치는 노동의 고단함

24시간 체제를 편리함만 보다가 간과하기 쉬운 점이 있다. 노동하는 사람, 노동자의 고단함이다. 편의점은 기업과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잘 설계된 시스템이다. 그리고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는 부담은 편의점 노동자 몫이다. 취급 물품과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노동 강도는 높아진다. 그만큼 임금도 올라갈까? 편의점 주인은 자선 사업가가 아니다.

편의점은 만능 점포를 목표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선택은 일선 점포가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부, 유통 대기업이 좌우한다. 가장 밑부분에 있는 것은 생계형 아르바이트, 시간제 노동자가 있다.

노동 인력이 풍부할 때는 그럭저럭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구직자 1인당 일자리 1.6개의 인력난 사회가 도래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법정 최저임금을 웃도는 임금에도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점원모집 공고가 연중 붙어 있는 점포가 드물지 않다. 24시간 편의점을 떠받쳐온 심야 노동력을 저렴한 인건비로 구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편의점 업주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세븐일레븐 점포주, "단축 영업했다가 과징금" 호소

오사카 부 히가시오사카 시에서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는 마쓰모토 씨. 24시간 영업의 적절성 논쟁을 촉발한 주인공이다. 지난 2월 1일부터 '24시간 영업'을 중단하고, 영업시간을 아침 6시부터 새벽 1시까지로 변경했다. 직원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 점포
가맹점 본부 측은 계약 위반이라며 계약해제와 천700만 엔(약 1억 7천만 원)의 위약금을 요구했다. 편의점주들은 보통 본사 승인이 없는 한 24시간 영업을 해야 한다는 불리한 계약을 맺고 있다.

마쓰모토 씨는 본사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단축 영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사연이 알려지자, 편의점 점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편의점 가맹점 유니언'은 기자회견을 열고 24시간 영업 정책의 수정을 촉구했다.

'24시간 체제' 고수 속에 단축 영업 실험

정부까지 나서는 등 논란이 커지자, 세븐일레븐이 한 걸음 물러났다. 3월 들어 전국 10개 직영점에서 영업시간을 축소하고 수개월 동안의 매출 및 상품 배송, 직원 업무 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개점 시간은 ▶새벽 5시∼ 다음날 새벽 1시 ▶ 아침 7시∼ 밤 11시 ▶ 아침 6시∼ 새벽 0시 등 3가지 방식으로 했다. 영업시간 축소는 가맹점으로도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24시간 영업 원칙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손 부족과 일하는 방식 개혁 등 사회 환경 변화도 있으므로, 실험을 통해 물류 및 매장 운영 방법 등의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 편의점 61% "일손 부족" 호소 … 정부, 업계에 개선 요구 ]

주무 부처인 경제산업성이 지난해 말부터 지난 24일까지 전국의 편의점 소유자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답변자 만여 명의 61%가 '일손 부족'을 호소했다. '(일손이)충분하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운영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34%였다.

세코 경제산업상
편의점 체인에 가맹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이 8%, '대체로 만족'이 45%, '만족하지 않는다'가 39%로 나타났다. 편의점 본부가 일손 부족에 대한 지원을 늘리거나 영업시간 설정에 재량을 인정해달라는 의견이 잇따랐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26일 내각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의 생활 인프라인 편의점의 지속성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4대 편의점 업체에 대해 일손 부족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담은 행동 계획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 편의점 업계, 개선 노력은 하겠다는데… ]

편의점 업계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취지의 원론적 반응을 내놨다.

대표적 편의점 업체인 세븐일레븐 재팬은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실험이나 점포 운영 효율화 등 일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가맹점 소유자와 상호 작용하면서 행동 계획 수립의 요청이 있으며 진지하게 받아들여 대응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훼미리마트는 "행동 계획 수립의 요청이 있으면, 가맹점 의견도 들으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로손 측은 "가맹점과의 정기 의견 교환 기회 등을 활용해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행동 계획의 책정에 가맹점 의견을 듣고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니스톱 측은 "가맹점이 안고 있는 일손 부족 문제는 본부도 인식하고 있다"면서 "행동 계획 책정 요구가 있으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제동우회의 고바야시 대표 간사는 기자 회견을 통해 "소매업에도 여러 가지 특색이 있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국가가 기업의 여러 가지 행동에 대해 너무 관여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기업의 자유를 존중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 24시간 편의점 … 꼭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해야 하나? ]

24시간 영업 관행은 약 40년 전부터 시작됐다. 생필품 공급뿐만 아니라 금융기관과 관공서 기능 일부, 그리고, 대규모 재해 발생 시 '지정 공공기관'으로 물자공급 등의 역할도 수행한다. 생활 인프라의 필수 시설이 된 셈이다.

업계가 24시간 영업을 고수하려는 데는 나름대로 경영상의 이유가 있다. 편의점은 고객이 적은 심야에 검품, 청소, 배치 등의 준비 작업에 집중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판매에 집중하는 구조이다. 식품제조와 물류도 24시간 영업을 전제로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편의점 업계가 일손 부족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 심야 새벽 영업을 중단하는 실험도 있었다. 그런데 상품 진열 등에 문제가 생기면서 매출이 30% 감소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세븐일레븐 측은 앞서 2017년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했다. 심야 시급 인상용 인건비를 지원한다는 명목이었다. 인력 충원을 지원하고 외국인과 고령자 채용도 주선했다. 야간 무인점포와 셀프 계산대 도입 등도 추진했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가용 노동력 감소 속도는 업계의 노력을 이미 추월했다.

편리함의 상징 24시간 편의점은 사실상 누군가의 고된 노동의 결과이다. 고됨을 넘어 희생을 요구한다면 횡포가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24시간 편의점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모든 편의점이 24시간 영업을 해야 하는지는 철저한 재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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