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중 ‘성희롱·언어폭력’…여성은 게임서도 괴롭다

입력 2019.03.30 (21:14) 수정 2019.03.30 (21:4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요즘은 게임 중에 서로 음성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들이 대세죠.

그런데 그 중 특히 인기를 끌고있는 한 게임에서, 여성 참가자를 향한 성희롱과 모욕성 발언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해당 게임업체는 어쩔 수 없다며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고 있는데요.

공민경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6명씩 한 팀이 돼 승부를 겨루는 한 온라인 게임.

출시 1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할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컴퓨터 마이크로 서로 대화하면서 작전을 짤 수 있다는 게 이 게임의 주요 특징.

그런데 지난해 5월, 한 여성은 이 게임을 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함께 게임하던 남성 팀원이 갑자기 성관계를 요구한 겁니다.

[음성변조 : "오, 여자야, 여자. 야, 한번만... (성관계 하자). 나한테 안... (해주면) 게임 다 지게 만들 거야."]

또 다른 제보 영상에는 성적 비하가 담긴 욕설이 가득합니다.

[음성변조 : "목소리 되게 좋은데, 여자가... 왜 그래. 맞으려고, 진짜. 총으로 쏴 버릴 테니까."]

실제 이 게임을 하는 여성의 85%가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는 시민단체 조사도 있습니다.

[유OO/여성 게이머 : "당황스럽고 공포감이 느껴져요. 왜냐하면 일상 생활에서 그 정도 수위의 욕을 '음성'으로 들은 기회는 별로 없잖아요."]

급기야 여성 게이머들이 게임 안에서 벌어지는 여성 혐오 사례를 수집해 법제화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개선될 조짐은 없습니다.

해당 게임업체는 여성들의 피해는 인지하고 있지만, 음성채팅에서 일어나는 피해를 막을 별도의 대책은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

증거가 남는 문자 대화와 달리 음성으로만 이뤄지는 성희롱과 욕설을 제재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겁니다.

게임 산업 규모 세계 4위의 대한민국.

하지만 성희롱과 언어 폭력이 난무하는 온라인 게임 현실은 여전히 부끄럽기만 합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온라인 게임 중 ‘성희롱·언어폭력’…여성은 게임서도 괴롭다
    • 입력 2019-03-30 21:18:05
    • 수정2019-03-30 21:49:23
    뉴스 9
[앵커]

요즘은 게임 중에 서로 음성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들이 대세죠.

그런데 그 중 특히 인기를 끌고있는 한 게임에서, 여성 참가자를 향한 성희롱과 모욕성 발언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해당 게임업체는 어쩔 수 없다며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고 있는데요.

공민경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6명씩 한 팀이 돼 승부를 겨루는 한 온라인 게임.

출시 1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할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컴퓨터 마이크로 서로 대화하면서 작전을 짤 수 있다는 게 이 게임의 주요 특징.

그런데 지난해 5월, 한 여성은 이 게임을 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함께 게임하던 남성 팀원이 갑자기 성관계를 요구한 겁니다.

[음성변조 : "오, 여자야, 여자. 야, 한번만... (성관계 하자). 나한테 안... (해주면) 게임 다 지게 만들 거야."]

또 다른 제보 영상에는 성적 비하가 담긴 욕설이 가득합니다.

[음성변조 : "목소리 되게 좋은데, 여자가... 왜 그래. 맞으려고, 진짜. 총으로 쏴 버릴 테니까."]

실제 이 게임을 하는 여성의 85%가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는 시민단체 조사도 있습니다.

[유OO/여성 게이머 : "당황스럽고 공포감이 느껴져요. 왜냐하면 일상 생활에서 그 정도 수위의 욕을 '음성'으로 들은 기회는 별로 없잖아요."]

급기야 여성 게이머들이 게임 안에서 벌어지는 여성 혐오 사례를 수집해 법제화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개선될 조짐은 없습니다.

해당 게임업체는 여성들의 피해는 인지하고 있지만, 음성채팅에서 일어나는 피해를 막을 별도의 대책은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

증거가 남는 문자 대화와 달리 음성으로만 이뤄지는 성희롱과 욕설을 제재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겁니다.

게임 산업 규모 세계 4위의 대한민국.

하지만 성희롱과 언어 폭력이 난무하는 온라인 게임 현실은 여전히 부끄럽기만 합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