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주범’ 탄소 줄이자더니…손 놓은 ‘탄소 관측’

입력 2019.04.01 (06:31) 수정 2019.04.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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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 변화의 주범인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선진국들은 탄소가 어디서 얼마나 나오는지 파악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요 탄소 배출국인 우리나라에선 기본적인 관측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탄소 측정 장비를 실은 차량이 서울 시내를 달립니다.

지난 1월 국내 4개 기관 연구진이 공동 실시한 도심 온실가스 관측 모습입니다.

서울 시내의 하루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600ppm에 육박했습니다.

이는 서해 안면도보다 40%나 높은 수치입니다.

출근 시간대에는 농도가 더 치솟아 서울역 부근과 종로, 을지로의 경우 최고 700ppm을 웃돌았습니다.

[정수종/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도로변에서 굉장히 높게 나왔기 때문에 아마 차량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라고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심에서의 탄소 배출이 전체 배출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정부는 제대로 된 관측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이산화탄소 관측소가 내륙에는 단 한 곳도 없고,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섬 지역 3곳에만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탄소 줄이기 정책이 헛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우정헌/건국대 기술융합공학과 교수 : "배출량을 정확히 잘 산정하고 검증하기 위해서는 주로 배출이 많이 일어나는 도시나 산업 지역이 중요할 것 같고요. 또 한편으로는 흡수가 많이 일어나는 산림이나 농업 지역에 대한 관측도 중요하다고…"]

오는 2023년부터는 국제 협약에 따라 국가별로 탄소 배출을 얼마나 줄였는지 점검하게 됩니다.

탄소 배출을 못 줄이면 국제사회의 통상 압력 등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관측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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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 변화 주범’ 탄소 줄이자더니…손 놓은 ‘탄소 관측’
    • 입력 2019-04-01 06:32:05
    • 수정2019-04-01 07: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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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 변화의 주범인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선진국들은 탄소가 어디서 얼마나 나오는지 파악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요 탄소 배출국인 우리나라에선 기본적인 관측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탄소 측정 장비를 실은 차량이 서울 시내를 달립니다.

지난 1월 국내 4개 기관 연구진이 공동 실시한 도심 온실가스 관측 모습입니다.

서울 시내의 하루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600ppm에 육박했습니다.

이는 서해 안면도보다 40%나 높은 수치입니다.

출근 시간대에는 농도가 더 치솟아 서울역 부근과 종로, 을지로의 경우 최고 700ppm을 웃돌았습니다.

[정수종/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도로변에서 굉장히 높게 나왔기 때문에 아마 차량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라고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심에서의 탄소 배출이 전체 배출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정부는 제대로 된 관측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이산화탄소 관측소가 내륙에는 단 한 곳도 없고,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섬 지역 3곳에만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탄소 줄이기 정책이 헛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우정헌/건국대 기술융합공학과 교수 : "배출량을 정확히 잘 산정하고 검증하기 위해서는 주로 배출이 많이 일어나는 도시나 산업 지역이 중요할 것 같고요. 또 한편으로는 흡수가 많이 일어나는 산림이나 농업 지역에 대한 관측도 중요하다고…"]

오는 2023년부터는 국제 협약에 따라 국가별로 탄소 배출을 얼마나 줄였는지 점검하게 됩니다.

탄소 배출을 못 줄이면 국제사회의 통상 압력 등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관측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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