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60%? 80%?…산업단지 가동률 논쟁, 사실은?

입력 2019.04.01 (17:35) 수정 2019.04.0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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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산업단지 공장가동률은 60%대인 상황이다. 그런데 박영선 후보자는 인청(인사청문회)에서 80%대라고 하더라."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어제(3월 3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중소기업벤처부 인사청문회에서 박영선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한 상황을 언급하며 "중기부장관 후보자의 한국경제에 관한 인식이 이렇게 안이하다.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어 "탈원전으로 지역경제가 쑥대밭이 된 창원은 가동률이 절반이란 얘기도 있다. 공식 가동률이 그러니 실제 현장의 상황은 훨씬 비참할 걸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주장처럼 박 후보가 현실과 동떨어진 답변을 내놨다면, 국회 인사청문회에 임한 장관 후보자가 경제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60%와 80%, 무려 20% 포인트나 차이 나는 양측의 인식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지나친 생략'이 낳은 오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후보자가 가진 중소기업 상황에 대한 인식이 절박하지 못하다며 "공단이나 산단(산업단지)의 공장가동률이 보통 어느 정도 되는지 아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지금 80% 조금 넘는...(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박 후보의 답변에 이 의원은 "그 부분(현실 인식)도 심각하다. 지금 구로산단조차도 공장 가동률이 80%도 안 된다. 지금 60~70% 이렇다. 70%대일 거다. 확인해보라."면서 "지방으로 내려가면 더 심각하다. 60% 정도 된다. 말이 60%지 실질적으로 거의 반 이상 가동 안 된다는 얘기다."라고 주장했다.

산단의 공장가동률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매월 집계해 발표하는 '단지별 가동률' 데이터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양측이 같은 데이터를 보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한 셈인데, 그 이유가 뭘까?

지난 2년간(2017년 1월~2019년 1월) 주요 국가산업단지 공장 가동률을 살펴보면 양측의 주장이 모두 맞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양측이 서로 다른 곳의 가동률 수치를 말하면서 결과적으로 동문서답한 꼴이 되었다. 이 의원은 인사청문 당시 회의장 내 화면에 '구로디지털단지 공장 가동률' 그래프를 띄우며 비판을 이어갔지만, 이미 `80%대 답변'이 나온 후였다.

자료 : 이언주 의원실자료 : 이언주 의원실

공단의 37개 주요 산단 공장 가동률 전체 평균은, 70% 후반대에서 80% 초반대를 오갔다. 반면 서울 지역으로 국한해 봤을 땐 50% 후반대에서 70% 후반대로 등락을 거듭했다. 서울 지역의 국가산단은 구로디지털단지로 박영선 후보의 지역구다. 그래서 이 의원은 박 후보의 지역구인 서울 데이터를 언급하며 박 후보의 상황 인식을 비판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박 후보가 전국 평균치를 들어 답하면서 동문서답이 됐다.


박 후보가 전국 평균치를 언급한 건 이 의원의 질문에서 '서울'이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의원은 "공단이나 산단(산업단지)의 공장가동률이 보통 어느 정도 되는지 아느냐?"고 물었고 자연스레 전국평균치에 대한 답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언주 의원실 관계자는 "구로디지털단지의 공장 가동률을 언급한 것이다."라고 밝혔지만, 박영선 후보는 "70~80%에 달하는 전국평균치를 생각하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 당시 이 의원의 관련 공세에 박 후보는 비교적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 보니 오해가 생긴 부분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고, 이 의원은 해당 문제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재차 강조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모른 채 이 의원의 글만 보면 박 후보자가 '너무나도 동떨어진 현실인식'을 하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창원의 가동률이 절반이라는 얘기도 있다."는 이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창원은 지난 2년간 70% 후반에서 80% 후반의 가동률을 보였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공장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보는 수준은 70~80% 수준이었던 것이 40~50%대로 떨어졌을 때를 말한다."며 "80%에서 70% 수준으로 떨어져 유지하는 정도면 특정 업종에 타격을 받은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취재 지원: 팩트체크 인턴기자 최다원 dw08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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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01 17:35:51
    • 수정2019-04-01 18:07:16
    팩트체크K
"국가산업단지 공장가동률은 60%대인 상황이다. 그런데 박영선 후보자는 인청(인사청문회)에서 80%대라고 하더라."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어제(3월 3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중소기업벤처부 인사청문회에서 박영선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한 상황을 언급하며 "중기부장관 후보자의 한국경제에 관한 인식이 이렇게 안이하다.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어 "탈원전으로 지역경제가 쑥대밭이 된 창원은 가동률이 절반이란 얘기도 있다. 공식 가동률이 그러니 실제 현장의 상황은 훨씬 비참할 걸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주장처럼 박 후보가 현실과 동떨어진 답변을 내놨다면, 국회 인사청문회에 임한 장관 후보자가 경제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60%와 80%, 무려 20% 포인트나 차이 나는 양측의 인식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지나친 생략'이 낳은 오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후보자가 가진 중소기업 상황에 대한 인식이 절박하지 못하다며 "공단이나 산단(산업단지)의 공장가동률이 보통 어느 정도 되는지 아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지금 80% 조금 넘는...(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박 후보의 답변에 이 의원은 "그 부분(현실 인식)도 심각하다. 지금 구로산단조차도 공장 가동률이 80%도 안 된다. 지금 60~70% 이렇다. 70%대일 거다. 확인해보라."면서 "지방으로 내려가면 더 심각하다. 60% 정도 된다. 말이 60%지 실질적으로 거의 반 이상 가동 안 된다는 얘기다."라고 주장했다.

산단의 공장가동률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매월 집계해 발표하는 '단지별 가동률' 데이터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양측이 같은 데이터를 보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한 셈인데, 그 이유가 뭘까?

지난 2년간(2017년 1월~2019년 1월) 주요 국가산업단지 공장 가동률을 살펴보면 양측의 주장이 모두 맞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양측이 서로 다른 곳의 가동률 수치를 말하면서 결과적으로 동문서답한 꼴이 되었다. 이 의원은 인사청문 당시 회의장 내 화면에 '구로디지털단지 공장 가동률' 그래프를 띄우며 비판을 이어갔지만, 이미 `80%대 답변'이 나온 후였다.

자료 : 이언주 의원실
공단의 37개 주요 산단 공장 가동률 전체 평균은, 70% 후반대에서 80% 초반대를 오갔다. 반면 서울 지역으로 국한해 봤을 땐 50% 후반대에서 70% 후반대로 등락을 거듭했다. 서울 지역의 국가산단은 구로디지털단지로 박영선 후보의 지역구다. 그래서 이 의원은 박 후보의 지역구인 서울 데이터를 언급하며 박 후보의 상황 인식을 비판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박 후보가 전국 평균치를 들어 답하면서 동문서답이 됐다.


박 후보가 전국 평균치를 언급한 건 이 의원의 질문에서 '서울'이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의원은 "공단이나 산단(산업단지)의 공장가동률이 보통 어느 정도 되는지 아느냐?"고 물었고 자연스레 전국평균치에 대한 답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언주 의원실 관계자는 "구로디지털단지의 공장 가동률을 언급한 것이다."라고 밝혔지만, 박영선 후보는 "70~80%에 달하는 전국평균치를 생각하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 당시 이 의원의 관련 공세에 박 후보는 비교적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 보니 오해가 생긴 부분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고, 이 의원은 해당 문제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재차 강조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모른 채 이 의원의 글만 보면 박 후보자가 '너무나도 동떨어진 현실인식'을 하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창원의 가동률이 절반이라는 얘기도 있다."는 이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창원은 지난 2년간 70% 후반에서 80% 후반의 가동률을 보였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공장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보는 수준은 70~80% 수준이었던 것이 40~50%대로 떨어졌을 때를 말한다."며 "80%에서 70% 수준으로 떨어져 유지하는 정도면 특정 업종에 타격을 받은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취재 지원: 팩트체크 인턴기자 최다원 dw08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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