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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에펠탑 불이 꺼지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않고…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자성
입력 2019.04.01 (18:20) 수정 2019.04.02 (14:55) 글로벌 돋보기
[글로벌 돋보기] 에펠탑 불이 꺼지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않고…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자성
지난달은 유난히 '기후' 관련 기사가 많은 달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두드러지게 표출된 한 달이었다.

지난달 30일 ‘어스아워(Earth Hour)’ 행사에 맞춰 소등한 런던 빅벤과 모스크바 크렘린궁, 서울 숭례문,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 신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지난달 30일 ‘어스아워(Earth Hour)’ 행사에 맞춰 소등한 런던 빅벤과 모스크바 크렘린궁, 서울 숭례문,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 신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3월의 마지막 주말엔 전 세계 곳곳의 유명 랜드마크에서 특정 시간에 불이 꺼졌다. 기후변화와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자는 취지의 '어스 아워(Earth Hour).'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de Fund For Nature)의 주도로 올해로 열세 번째를 맞은 이 행사에 참가한 국가들은 각각 현지 시각으로 오후 8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소등식을 가졌다. 영국 런던의 빅벤 시계탑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도, 프랑스 파리 에펠탑도, 호주 시드니의 명물 오페라 하우스도,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UAE 두바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도,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피라미드,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등도 불을 끄고 "지구에 휴식을 주자"는 캠페인에 동참했다. 해가 갈수록 참가국이 늘면서 올해는 세계에서 190개 가까운 나라가 참여했고 200개가 넘는 랜드마크의 불이 꺼졌으며 수백만 명이 동참하거나 지켜봤다.

‘어스 아워’에 맞춰 불이 꺼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환경운동가들이 자전거 동력을 활용해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올해 ‘어스 아워’의 주제는 ‘줄이고(Reduce), 다시 생각하고(Rethink), 삶의 방식을 바꾸자(Change the Way We Live)’였다.‘어스 아워’에 맞춰 불이 꺼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환경운동가들이 자전거 동력을 활용해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올해 ‘어스 아워’의 주제는 ‘줄이고(Reduce), 다시 생각하고(Rethink), 삶의 방식을 바꾸자(Change the Way We Live)’였다.

해마다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저녁 8시 반부터 1시간 동안 전등을 끄는 이 행사는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됐다. 일 년에 단 한 시간 불을 끄는 것만으로 기후변화(지구온난화)나 야생동물 멸종,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 싶지만 어느덧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세계 최대 풀뿌리 운동'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WWF가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물고기·새·양서류·파충류·포유류 등 척추동물의 60%가 1970년 이후 인간으로 인해 멸종한 가운데, 개개인의 불 끄는 행동 동참으로 드러난 위기의식에 힘입어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플라스틱 사용이 금지되고 카자흐스탄에 1,7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지는 등 실질적인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에펠탑 소등에 앞서 파리 이달고 시장 등이 시민들과 함께 지구 온난화와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에펠탑 소등에 앞서 파리 이달고 시장 등이 시민들과 함께 지구 온난화와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3월의 시작은 어린 학생들의 시위였다. "자연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세로부터 빌려온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지난달 1일(현지시간) 독일 북부 함부르크에서는 청소년 3천여 명이 "어른들이 우리의 미래를 훔쳐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에 나와 목소리를 낸다"면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이들 학생들은 수업을 빠지고 집회에 참석해 사회적인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확대돼 15일에는 전 세계 40여 나라에서 연쇄·연대 집회가 열렸다.

학생 등교거부 시위가 가장 먼저 시작된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학생들이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날 구호에는 ‘시간이 녹아내리고 있다’, ‘즉각 행동하지 않으면 수영하게 된다’, ‘공룡들도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 등의 다양한 내용이 등장했다.학생 등교거부 시위가 가장 먼저 시작된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학생들이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날 구호에는 ‘시간이 녹아내리고 있다’, ‘즉각 행동하지 않으면 수영하게 된다’, ‘공룡들도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 등의 다양한 내용이 등장했다.

학생 시위의 시발은 스웨덴의 열여섯 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 양이었다. 기후변화 활동가인 툰베리는 지난해 8월 수업에 들어가는 대신 정부 청사 건물에서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지키지 않는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고 이후 벨기에 브뤼셀과 호주 시드니,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헤이그 등 전 세계 100여 개 나라 여러 도시에서 수만 명의 청소년이 조직을 이루어 참여하게 되었다. 학생들은 석탄의 조기 퇴출 등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전향적인 대책을 요구하며 '기후동맹휴업'을 벌였고, 자국 정부와 정치권·기업 등에 대해 "어른들이 우리의 눈앞에서 우리의 미래를 훔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기후변화를 부인하거나 찔끔찔끔 대책만 내놓는 것에 항의하였다. "미래가 파괴된다면 공부할 필요도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학교에 가는 대신 시위에 나와 근원적 대책 수립과 실행을 요구한 것이다.

지난해 15세의 스웨덴 학생 그레타 툰버그가 3주 동안은 매일, 이후엔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의사당 앞 계단에서 1인 시위를 벌인 것이 발단이 돼 10대와 20대 초반 청소년들의 국제연대시위로 발전했다. 툰버그는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됐다.(정 가운데 팻말 든 소녀)지난해 15세의 스웨덴 학생 그레타 툰버그가 3주 동안은 매일, 이후엔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의사당 앞 계단에서 1인 시위를 벌인 것이 발단이 돼 10대와 20대 초반 청소년들의 국제연대시위로 발전했다. 툰버그는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됐다.(정 가운데 팻말 든 소녀)

이뿐만 아니다. 유명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지난달 중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에 투자하는 약 1,700억 원 규모 펀드의 후원자이자 고문을 맡아 화제가 되었는데 성명에서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려면 우리의 에너지 사용과 기술을 시급하고 광범위하게 바꿔야 한다"며 "지구의 더 건강한 미래 확보를 위해 민간 부문의 투자가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소의 소신을 다시 한 번 세상에 확인시켰다.

이러한 노력이 미미하여 기껏해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뿐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미약하나마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 자주 논의되고 있고, 그럼으로써 꾸준히 사람들을 각성(覺醒)시키고 있다. 3월은 갔지만, 그 여파는 4월에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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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9.04.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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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에펠탑 불이 꺼지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않고…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자성
지난달은 유난히 '기후' 관련 기사가 많은 달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두드러지게 표출된 한 달이었다.

지난달 30일 ‘어스아워(Earth Hour)’ 행사에 맞춰 소등한 런던 빅벤과 모스크바 크렘린궁, 서울 숭례문,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 신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지난달 30일 ‘어스아워(Earth Hour)’ 행사에 맞춰 소등한 런던 빅벤과 모스크바 크렘린궁, 서울 숭례문,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 신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3월의 마지막 주말엔 전 세계 곳곳의 유명 랜드마크에서 특정 시간에 불이 꺼졌다. 기후변화와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자는 취지의 '어스 아워(Earth Hour).'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de Fund For Nature)의 주도로 올해로 열세 번째를 맞은 이 행사에 참가한 국가들은 각각 현지 시각으로 오후 8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소등식을 가졌다. 영국 런던의 빅벤 시계탑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도, 프랑스 파리 에펠탑도, 호주 시드니의 명물 오페라 하우스도,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UAE 두바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도,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피라미드,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등도 불을 끄고 "지구에 휴식을 주자"는 캠페인에 동참했다. 해가 갈수록 참가국이 늘면서 올해는 세계에서 190개 가까운 나라가 참여했고 200개가 넘는 랜드마크의 불이 꺼졌으며 수백만 명이 동참하거나 지켜봤다.

‘어스 아워’에 맞춰 불이 꺼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환경운동가들이 자전거 동력을 활용해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올해 ‘어스 아워’의 주제는 ‘줄이고(Reduce), 다시 생각하고(Rethink), 삶의 방식을 바꾸자(Change the Way We Live)’였다.‘어스 아워’에 맞춰 불이 꺼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환경운동가들이 자전거 동력을 활용해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올해 ‘어스 아워’의 주제는 ‘줄이고(Reduce), 다시 생각하고(Rethink), 삶의 방식을 바꾸자(Change the Way We Live)’였다.

해마다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저녁 8시 반부터 1시간 동안 전등을 끄는 이 행사는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됐다. 일 년에 단 한 시간 불을 끄는 것만으로 기후변화(지구온난화)나 야생동물 멸종,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 싶지만 어느덧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세계 최대 풀뿌리 운동'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WWF가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물고기·새·양서류·파충류·포유류 등 척추동물의 60%가 1970년 이후 인간으로 인해 멸종한 가운데, 개개인의 불 끄는 행동 동참으로 드러난 위기의식에 힘입어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플라스틱 사용이 금지되고 카자흐스탄에 1,7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지는 등 실질적인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에펠탑 소등에 앞서 파리 이달고 시장 등이 시민들과 함께 지구 온난화와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에펠탑 소등에 앞서 파리 이달고 시장 등이 시민들과 함께 지구 온난화와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3월의 시작은 어린 학생들의 시위였다. "자연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세로부터 빌려온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지난달 1일(현지시간) 독일 북부 함부르크에서는 청소년 3천여 명이 "어른들이 우리의 미래를 훔쳐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에 나와 목소리를 낸다"면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이들 학생들은 수업을 빠지고 집회에 참석해 사회적인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확대돼 15일에는 전 세계 40여 나라에서 연쇄·연대 집회가 열렸다.

학생 등교거부 시위가 가장 먼저 시작된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학생들이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날 구호에는 ‘시간이 녹아내리고 있다’, ‘즉각 행동하지 않으면 수영하게 된다’, ‘공룡들도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 등의 다양한 내용이 등장했다.학생 등교거부 시위가 가장 먼저 시작된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학생들이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날 구호에는 ‘시간이 녹아내리고 있다’, ‘즉각 행동하지 않으면 수영하게 된다’, ‘공룡들도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 등의 다양한 내용이 등장했다.

학생 시위의 시발은 스웨덴의 열여섯 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 양이었다. 기후변화 활동가인 툰베리는 지난해 8월 수업에 들어가는 대신 정부 청사 건물에서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지키지 않는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고 이후 벨기에 브뤼셀과 호주 시드니,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헤이그 등 전 세계 100여 개 나라 여러 도시에서 수만 명의 청소년이 조직을 이루어 참여하게 되었다. 학생들은 석탄의 조기 퇴출 등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전향적인 대책을 요구하며 '기후동맹휴업'을 벌였고, 자국 정부와 정치권·기업 등에 대해 "어른들이 우리의 눈앞에서 우리의 미래를 훔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기후변화를 부인하거나 찔끔찔끔 대책만 내놓는 것에 항의하였다. "미래가 파괴된다면 공부할 필요도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학교에 가는 대신 시위에 나와 근원적 대책 수립과 실행을 요구한 것이다.

지난해 15세의 스웨덴 학생 그레타 툰버그가 3주 동안은 매일, 이후엔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의사당 앞 계단에서 1인 시위를 벌인 것이 발단이 돼 10대와 20대 초반 청소년들의 국제연대시위로 발전했다. 툰버그는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됐다.(정 가운데 팻말 든 소녀)지난해 15세의 스웨덴 학생 그레타 툰버그가 3주 동안은 매일, 이후엔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의사당 앞 계단에서 1인 시위를 벌인 것이 발단이 돼 10대와 20대 초반 청소년들의 국제연대시위로 발전했다. 툰버그는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됐다.(정 가운데 팻말 든 소녀)

이뿐만 아니다. 유명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지난달 중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에 투자하는 약 1,700억 원 규모 펀드의 후원자이자 고문을 맡아 화제가 되었는데 성명에서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려면 우리의 에너지 사용과 기술을 시급하고 광범위하게 바꿔야 한다"며 "지구의 더 건강한 미래 확보를 위해 민간 부문의 투자가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소의 소신을 다시 한 번 세상에 확인시켰다.

이러한 노력이 미미하여 기껏해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뿐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미약하나마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 자주 논의되고 있고, 그럼으로써 꾸준히 사람들을 각성(覺醒)시키고 있다. 3월은 갔지만, 그 여파는 4월에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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