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에서 가장 오래된 목제 배 모형 출토

입력 2019.04.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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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경주 월성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당시 의례에 사용됐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소형 목재 배'가 발굴됐습니다. 4~5세기쯤 사용된 온전한 형태의 실물 방패도 함께 출토됐습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 월성(사적 제16호) 발굴 조사 중 '해자' 내부에서 길이 약 40cm가량의 목재 배를 발굴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물도랑'입니다.

이번에 발굴된 소형 배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뱃머리와 배꼬리 부분이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이 배는 약 5년생의 잣나무 종류로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제작 연대는 4세기에서 5세기 초로 추정됩니다.

발굴조사팀은 "배의 형태를 정교하게 모방하고 공을 들여 만든 것으로 보아 왕실이나 최고위 계층을 위한 의례용 유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비교적 온전한 형태의 방패 2점도 함께 출토됐습니다. 이 가운데 1점은 최초로 손잡이가 달린 형태로 발견됐으며, 가장 온전한 형태의 실물 자료라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해당 방패는 실제 전쟁에서 방어용 무기로 사용됐을 가능성과 함께 수변 의례 시 의장용으로 세워둔 채 사용했을 가능성도 함께 제기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북 경산지역에서도 방패가 나왔지만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이번에 나온 두 가지 형태의 방패는 문양이나 형태가 충분히 확인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방관인 '당주'가 곡물과 관련된 사건을 보고받은 내용을 적어둔 묵서가 적힌 '목간'도 발견됐습니다. 목간에는 벼와 조, 피, 콩 등 곡물이 차례로 등장하고 그 부피를 일컫는 일, 삼, 팔 등이 '갖은자'(같은 뜻을 가진 한자보다 획이 많은 글자)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월성 해자 기슭의 흙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제 구조물, 총 63종의 씨앗과 열매, 6개월 전후의 어린 멧돼지 뼈 26개체 등도 함께 출토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 성과를 시민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오는 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특별전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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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 월성에서 가장 오래된 목제 배 모형 출토
    • 입력 2019-04-02 09:01:54
    문화
신라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경주 월성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당시 의례에 사용됐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소형 목재 배'가 발굴됐습니다. 4~5세기쯤 사용된 온전한 형태의 실물 방패도 함께 출토됐습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 월성(사적 제16호) 발굴 조사 중 '해자' 내부에서 길이 약 40cm가량의 목재 배를 발굴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물도랑'입니다.

이번에 발굴된 소형 배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뱃머리와 배꼬리 부분이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이 배는 약 5년생의 잣나무 종류로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제작 연대는 4세기에서 5세기 초로 추정됩니다.

발굴조사팀은 "배의 형태를 정교하게 모방하고 공을 들여 만든 것으로 보아 왕실이나 최고위 계층을 위한 의례용 유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비교적 온전한 형태의 방패 2점도 함께 출토됐습니다. 이 가운데 1점은 최초로 손잡이가 달린 형태로 발견됐으며, 가장 온전한 형태의 실물 자료라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해당 방패는 실제 전쟁에서 방어용 무기로 사용됐을 가능성과 함께 수변 의례 시 의장용으로 세워둔 채 사용했을 가능성도 함께 제기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북 경산지역에서도 방패가 나왔지만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이번에 나온 두 가지 형태의 방패는 문양이나 형태가 충분히 확인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방관인 '당주'가 곡물과 관련된 사건을 보고받은 내용을 적어둔 묵서가 적힌 '목간'도 발견됐습니다. 목간에는 벼와 조, 피, 콩 등 곡물이 차례로 등장하고 그 부피를 일컫는 일, 삼, 팔 등이 '갖은자'(같은 뜻을 가진 한자보다 획이 많은 글자)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월성 해자 기슭의 흙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제 구조물, 총 63종의 씨앗과 열매, 6개월 전후의 어린 멧돼지 뼈 26개체 등도 함께 출토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 성과를 시민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오는 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특별전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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