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가족 ‘뚜 루루 뚜루’ 먹어도 되나?…중금속 ‘비소’ 농도↑

입력 2019.04.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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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뚜 루루 뚜루 바다의 뚜 루루 뚜루 사냥꾼 뚜 루루 뚜루 상어 가족!"

상어가족 동요, 많이들 들어보셨죠? 할리우드 영화의 고전 '죠스' 이후, 상어가 이렇게 친근하게 다가온 적이 있을까요? 공포의 대상인 상어가 동요를 통해 익숙해졌습니다. 과거부터 상어는 생각보다 접하기 쉬운 물고기였습니다. 상어는 식용으로 아시아 국가에서 많이 쓰였는데요, 우리나라만 해도 1481년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을 비롯해 동의보감(東醫寶鑑, 1613), 장전간찰(張瑱簡札, 1690), 그리고 자산어보(玆山魚譜, 1814) 등에 기록된 바 있습니다. 상어고기를 소비해 온 역사가 짧지 않은 셈입니다. 오늘날에도 상어 지느러미가 요리에 이용되거나 상어 간이 술안주로 쓰이기도 합니다. 경상북도 일부 지방에서는 전통적으로 상어고기가 제사상에 올랐습니다. 물론 상어고기가 보편적인 음식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선 상어를 직접 잡는 건 드뭅니다. ‘부수 어획물’로 잡힌 상어를 위판장에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상어고기를 먹어도 될까요? 인체에 안전할까요?

서울대수의대, 제주 인근 포획 상어 25마리, 중금속 농도 측정해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생생물 연구팀이 나섰습니다. 2017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에 걸쳐 제주도 인근에서 포획된 상어 25마리를 대상으로 근육에 포함된 비소, 수은, 크롬, 구리, 아연 등 12가지 중금속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상어별 개체의 체중, 몸길이, 허리둘레, 나이, 성별, 서식형태, 어획지에 따른 각 중금속 농도의 차이를 확인해 상어고기의 식용 안전성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포획 상어 '비소' 농도, 최대 허용치보다 2.6배 높아

그 결과 상어고기에 포함된 중금속 대부분은 잔류허용기준치 이하로 나타났지만, 유독 비소(Total As)와 수은(Hg)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비소는 국내 수산물 내 잔류허용기준치에 대한 설정이 없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식료품에 관한 중금속 최대 허용치'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대부분의 국제 연구들이 인용하는 기준입니다. 비소의 경우 한 마리를 제외한 모든 상어에서 비소 농도가 기준치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포획 상어의 비소 평균치는 7.7mg/kg으로 기준치 3mg/kg의 2.6배가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중금속 '비소'는 과다섭취 시 피부병변은 물론 만성 폐 질환, 간 질환, 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세포를 손상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중금속입니다.


상어 체중 25kg, 몸길이 130cm 이상, '수은' 기준치 초과 가능성↑

수은의 경우도 포획된 25마리 중 3마리가 최대 허용치를 초과했습니다. 연구팀은 수은 농도가 체중과 상어 길이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발견했습니다.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상어 체중 약 25kg, 몸길이 약 130cm 이상일 경우 수은 최대 허용 기준치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구팀은 더 큰 상어 고기를 먹을 경우 허용 기준치를 초과하기 쉽다고 조언했습니다.

상어, 해양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중금속 고농도 축적위험↑

정리해보면 '상어'는 비소와 수은 농도가 높은 물고기란 겁니다. 왜 하필 상어일까요?
김상화 서울대수의대 수생생물연구팀 박사는 중금속 등 다양한 환경 독성 물질들이 먹이사슬을 따라 동물의 체내에 축적되는데, 최근 환경오염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김 박사는 해양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상어 체내엔 상대적으로 고농도 위해 물질이 쌓일 수밖에 없고, 이를 인간이 그대로 섭취하기 때문에 상어고기의 위험성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상어 급격히 감소, 중간 포식자 급격히 늘어... 생태계 파괴

전문가들은 상어에 중금속이 많다는 이유가 아니더라도 상어는 식용자원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해양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종이기 때문입니다. 상어는 먹이사슬 최상위층에 존재하기 때문에 상어가 급감하면 중간 포식자를 자처하는 물고기가 크게 늘어 먹이사슬 전체가 무너지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결과적으로는 바닷속 산호까지 줄어들 뿐 아니라 인간이 식용으로 이용하는 어패류까지 감소해 결국 우리도 피해를 본다고 경고합니다. 상어고기를 먹을 땐 좀 더 신중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상어는 최상위 포식자이기에 건강에 좋지 않은 중금속이 많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또 조화로운 자연 생태계를 위해 식용이 아닌 동요 속 상어가족처럼 더불어 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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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어가족 ‘뚜 루루 뚜루’ 먹어도 되나?…중금속 ‘비소’ 농도↑
    • 입력 2019-04-03 07:00:28
    취재K
"우리는 뚜 루루 뚜루 바다의 뚜 루루 뚜루 사냥꾼 뚜 루루 뚜루 상어 가족!"

상어가족 동요, 많이들 들어보셨죠? 할리우드 영화의 고전 '죠스' 이후, 상어가 이렇게 친근하게 다가온 적이 있을까요? 공포의 대상인 상어가 동요를 통해 익숙해졌습니다. 과거부터 상어는 생각보다 접하기 쉬운 물고기였습니다. 상어는 식용으로 아시아 국가에서 많이 쓰였는데요, 우리나라만 해도 1481년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을 비롯해 동의보감(東醫寶鑑, 1613), 장전간찰(張瑱簡札, 1690), 그리고 자산어보(玆山魚譜, 1814) 등에 기록된 바 있습니다. 상어고기를 소비해 온 역사가 짧지 않은 셈입니다. 오늘날에도 상어 지느러미가 요리에 이용되거나 상어 간이 술안주로 쓰이기도 합니다. 경상북도 일부 지방에서는 전통적으로 상어고기가 제사상에 올랐습니다. 물론 상어고기가 보편적인 음식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선 상어를 직접 잡는 건 드뭅니다. ‘부수 어획물’로 잡힌 상어를 위판장에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상어고기를 먹어도 될까요? 인체에 안전할까요?

서울대수의대, 제주 인근 포획 상어 25마리, 중금속 농도 측정해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생생물 연구팀이 나섰습니다. 2017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에 걸쳐 제주도 인근에서 포획된 상어 25마리를 대상으로 근육에 포함된 비소, 수은, 크롬, 구리, 아연 등 12가지 중금속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상어별 개체의 체중, 몸길이, 허리둘레, 나이, 성별, 서식형태, 어획지에 따른 각 중금속 농도의 차이를 확인해 상어고기의 식용 안전성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포획 상어 '비소' 농도, 최대 허용치보다 2.6배 높아

그 결과 상어고기에 포함된 중금속 대부분은 잔류허용기준치 이하로 나타났지만, 유독 비소(Total As)와 수은(Hg)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비소는 국내 수산물 내 잔류허용기준치에 대한 설정이 없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식료품에 관한 중금속 최대 허용치'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대부분의 국제 연구들이 인용하는 기준입니다. 비소의 경우 한 마리를 제외한 모든 상어에서 비소 농도가 기준치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포획 상어의 비소 평균치는 7.7mg/kg으로 기준치 3mg/kg의 2.6배가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중금속 '비소'는 과다섭취 시 피부병변은 물론 만성 폐 질환, 간 질환, 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세포를 손상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중금속입니다.


상어 체중 25kg, 몸길이 130cm 이상, '수은' 기준치 초과 가능성↑

수은의 경우도 포획된 25마리 중 3마리가 최대 허용치를 초과했습니다. 연구팀은 수은 농도가 체중과 상어 길이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발견했습니다.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상어 체중 약 25kg, 몸길이 약 130cm 이상일 경우 수은 최대 허용 기준치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구팀은 더 큰 상어 고기를 먹을 경우 허용 기준치를 초과하기 쉽다고 조언했습니다.

상어, 해양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중금속 고농도 축적위험↑

정리해보면 '상어'는 비소와 수은 농도가 높은 물고기란 겁니다. 왜 하필 상어일까요?
김상화 서울대수의대 수생생물연구팀 박사는 중금속 등 다양한 환경 독성 물질들이 먹이사슬을 따라 동물의 체내에 축적되는데, 최근 환경오염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김 박사는 해양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상어 체내엔 상대적으로 고농도 위해 물질이 쌓일 수밖에 없고, 이를 인간이 그대로 섭취하기 때문에 상어고기의 위험성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상어 급격히 감소, 중간 포식자 급격히 늘어... 생태계 파괴

전문가들은 상어에 중금속이 많다는 이유가 아니더라도 상어는 식용자원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해양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종이기 때문입니다. 상어는 먹이사슬 최상위층에 존재하기 때문에 상어가 급감하면 중간 포식자를 자처하는 물고기가 크게 늘어 먹이사슬 전체가 무너지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결과적으로는 바닷속 산호까지 줄어들 뿐 아니라 인간이 식용으로 이용하는 어패류까지 감소해 결국 우리도 피해를 본다고 경고합니다. 상어고기를 먹을 땐 좀 더 신중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상어는 최상위 포식자이기에 건강에 좋지 않은 중금속이 많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또 조화로운 자연 생태계를 위해 식용이 아닌 동요 속 상어가족처럼 더불어 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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