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지하철로 하루에 379km, 당신은 누구신가요?

입력 2019.04.03 (19:26) 수정 2019.04.0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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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교통카드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삑"
카드를 사용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들을 수 있는 소리입니다. 교통요금이 결제됐다는 신호죠.

그런데 이 찰나의 순간 교통카드를 통해서 수많은 정보가 생성, 수집됩니다.

지금 타는 교통수단이 버스인지, 지하철인지부터 시작해서 승·하차 시간은 언제인지, 어디에서 타서 어디서 내리는지, 어디에서 환승을 하는지 등 많은 정보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물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서 교통카드 소지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정보는 수집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교통카드 정산 사업자들만 이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데, 얼마 전 관련 법이 만들어지면서 지금은 국토교통부가 통합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일, 국토부가 교통카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도권 대중교통 이용 실태를 사상 처음으로 분석 발표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자 하루 평균 719만 명…. 하루 평균 1.92회 이용


지난 한 해 수도권에서는 6,777만 명이 교통카드를 66억 6천만 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에 719만 명꼴입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90만 명이었고 경기도가 260만 명, 인천은 68만 명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1인당 1.92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경기와 인천에서 서울로 가는 평균 이용객은 하루 평균 131만 명이었습니다. 반면 서울에서 경기와 인천으로 가는 이용객 수는 126만 명이었습니다.

광역자치단체 간 이동 수치는 엇비슷하게 나왔지만, 자치단체 내부 이동 수치는 조금 차이가 났습니다. 서울시 내에서만 이동한 이용객은 693만 명으로 서울시 전체 이용객의 85% 선이었지만 경기도의 경우 304만 명으로 71% 선, 인천은 83만 명으로 75% 선에 그쳤습니다.

서울의 경우 서울 내에서만 이동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경기도와 인천의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용객이 서울보다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버스는 143번…지하철은 2호선이 가장 붐벼


수도권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버스 노선은 서울 '정릉산장 아파트'에서 '개포중학교' 구간을 운행하는 143번 노선이었습니다. 연간 이용객 수가 1,394만 명, 하루 평균 4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얼핏 보면 아주 알짜노선 같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서울의 경우 버스 1대당 평균 승객은 620명이고, 버스 1대당 600명 후반에서 800명 초반 정도는 돼야 손익분기점에 달한다고 합니다. 143번의 경우 승객 수는 많지만, 운행 버스도 51대나 돼서 버스 1대당 승객이 750명 정도입니다. 평균보다는 많지만, 손익분기점을 살짝 넘기는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지하철은 2호선이 연간 이용자 수 5억 5천만 명, 하루 평균 152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출퇴근 시간 혼잡도로 악명이 높은 9호선은 연간 이용자 수 1억 천만 명에 하루 평균 이용객 수 30만 5천 명으로 절대적인 숫자는 높지 않았습니다. 2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는 서울 강남역이 승하차 인원이 가장 많은 전철역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달픈 출퇴근길....출퇴근 이동에만 하루 3시간 내외 걸려


수도권 신도시가 늘어나면서 출퇴근 시간이 늘어났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경우 평균 1시간 21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인천에서 경기도로 출근할 경우 평균보다 27분이나 더 긴 1시간 48분이나 걸렸습니다. 인천에서 서울로 출근할 때는 1시간 24분이었고, 그나마 서울에서 경기로 출근할 때는 평균보다 빠른 1시간 19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퇴근 시간까지 포함하면 수도권에서 출퇴근 시 도로에서 보내는 시간은 어림잡아 3시간 안팎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분석이 최초 분석이어서 과거보다 얼마나 이동시간이 늘어났는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내년에 자료가 다시 나오면 출퇴근길이 더 고단해졌는지, 아니면 개선됐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루 379km를 다니신 분, 당신은 누구십니까?

"총 이용 거리가 가장 길었던 사람은 4회 환승하여 379km(8시간 25분)를 이용하였고…."

국토부 자료 마지막에 나와있던 내용입니다. 누군가가 수도권 최대 환승 횟수인 4번을 꽉 채워서 무려 379km나 이동한 겁니다.

국토부와 서울시에 물어봤지만,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자료는 수집할 수 없어서 누군지는 전혀 알 수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간단하게 요금 계산을 해봤습니다.
버스만 탔다면 처음 10km까지는 기본요금이고 나머지는 5km마다 100원씩 요금이 추가되니 대략 8,600원 정도 나옵니다. 지하철만 탔다면 처음 10km 기본요금에 거리 추가 요금을 합치면 대략 6천 원 넘는 요금이 나올 것 같습니다.

물론 버스와 지하철을 환승했을 수도 있으니 요금은 다를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 어르신이라면 무료로 지하철만 탑승해 이동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루 8시간 반 가까운 시간을 대중교통으로 다닐 수 있도록 촘촘하게 연결되고 환승 가능하게 설계된 우리 대중교통이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동시에 어떤 사연이 있길래 그 긴 시간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하루 379km를 다닌 당신, 당신은 과연 누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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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지하철로 하루에 379km, 당신은 누구신가요?
    • 입력 2019-04-03 19:26:21
    • 수정2019-04-03 19:26:45
    취재K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교통카드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삑"
카드를 사용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들을 수 있는 소리입니다. 교통요금이 결제됐다는 신호죠.

그런데 이 찰나의 순간 교통카드를 통해서 수많은 정보가 생성, 수집됩니다.

지금 타는 교통수단이 버스인지, 지하철인지부터 시작해서 승·하차 시간은 언제인지, 어디에서 타서 어디서 내리는지, 어디에서 환승을 하는지 등 많은 정보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물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서 교통카드 소지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정보는 수집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교통카드 정산 사업자들만 이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데, 얼마 전 관련 법이 만들어지면서 지금은 국토교통부가 통합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일, 국토부가 교통카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도권 대중교통 이용 실태를 사상 처음으로 분석 발표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자 하루 평균 719만 명…. 하루 평균 1.92회 이용


지난 한 해 수도권에서는 6,777만 명이 교통카드를 66억 6천만 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에 719만 명꼴입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90만 명이었고 경기도가 260만 명, 인천은 68만 명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1인당 1.92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경기와 인천에서 서울로 가는 평균 이용객은 하루 평균 131만 명이었습니다. 반면 서울에서 경기와 인천으로 가는 이용객 수는 126만 명이었습니다.

광역자치단체 간 이동 수치는 엇비슷하게 나왔지만, 자치단체 내부 이동 수치는 조금 차이가 났습니다. 서울시 내에서만 이동한 이용객은 693만 명으로 서울시 전체 이용객의 85% 선이었지만 경기도의 경우 304만 명으로 71% 선, 인천은 83만 명으로 75% 선에 그쳤습니다.

서울의 경우 서울 내에서만 이동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경기도와 인천의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용객이 서울보다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버스는 143번…지하철은 2호선이 가장 붐벼


수도권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버스 노선은 서울 '정릉산장 아파트'에서 '개포중학교' 구간을 운행하는 143번 노선이었습니다. 연간 이용객 수가 1,394만 명, 하루 평균 4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얼핏 보면 아주 알짜노선 같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서울의 경우 버스 1대당 평균 승객은 620명이고, 버스 1대당 600명 후반에서 800명 초반 정도는 돼야 손익분기점에 달한다고 합니다. 143번의 경우 승객 수는 많지만, 운행 버스도 51대나 돼서 버스 1대당 승객이 750명 정도입니다. 평균보다는 많지만, 손익분기점을 살짝 넘기는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지하철은 2호선이 연간 이용자 수 5억 5천만 명, 하루 평균 152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출퇴근 시간 혼잡도로 악명이 높은 9호선은 연간 이용자 수 1억 천만 명에 하루 평균 이용객 수 30만 5천 명으로 절대적인 숫자는 높지 않았습니다. 2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는 서울 강남역이 승하차 인원이 가장 많은 전철역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달픈 출퇴근길....출퇴근 이동에만 하루 3시간 내외 걸려


수도권 신도시가 늘어나면서 출퇴근 시간이 늘어났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경우 평균 1시간 21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인천에서 경기도로 출근할 경우 평균보다 27분이나 더 긴 1시간 48분이나 걸렸습니다. 인천에서 서울로 출근할 때는 1시간 24분이었고, 그나마 서울에서 경기로 출근할 때는 평균보다 빠른 1시간 19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퇴근 시간까지 포함하면 수도권에서 출퇴근 시 도로에서 보내는 시간은 어림잡아 3시간 안팎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분석이 최초 분석이어서 과거보다 얼마나 이동시간이 늘어났는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내년에 자료가 다시 나오면 출퇴근길이 더 고단해졌는지, 아니면 개선됐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루 379km를 다니신 분, 당신은 누구십니까?

"총 이용 거리가 가장 길었던 사람은 4회 환승하여 379km(8시간 25분)를 이용하였고…."

국토부 자료 마지막에 나와있던 내용입니다. 누군가가 수도권 최대 환승 횟수인 4번을 꽉 채워서 무려 379km나 이동한 겁니다.

국토부와 서울시에 물어봤지만,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자료는 수집할 수 없어서 누군지는 전혀 알 수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간단하게 요금 계산을 해봤습니다.
버스만 탔다면 처음 10km까지는 기본요금이고 나머지는 5km마다 100원씩 요금이 추가되니 대략 8,600원 정도 나옵니다. 지하철만 탔다면 처음 10km 기본요금에 거리 추가 요금을 합치면 대략 6천 원 넘는 요금이 나올 것 같습니다.

물론 버스와 지하철을 환승했을 수도 있으니 요금은 다를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 어르신이라면 무료로 지하철만 탑승해 이동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루 8시간 반 가까운 시간을 대중교통으로 다닐 수 있도록 촘촘하게 연결되고 환승 가능하게 설계된 우리 대중교통이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동시에 어떤 사연이 있길래 그 긴 시간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하루 379km를 다닌 당신, 당신은 과연 누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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