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나선경제특구’를 가다…석탄 산더미 속 투자 유치 안간힘

입력 2019.04.03 (21:14) 수정 2019.04.0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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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첫 경제특구인 나선특구에 KBS 취재진이 중국인 투자자들과 함께 들어가, 현재 상황을 촬영했습니다.

대북제재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그래서 더더욱 중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 유치에 노력하는, 상반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선양에서 김명주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북중 접경을 지나 나선 경제특구로 가는 길, 고속도로 입구에 북한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중국인 가이드 : "여기 택시비는 150위안이에요. 4명이 나눠서 요금을 낼 수도 있어요."]

나선 시내까지는 차로 한 시간 남짓...

북한 가이드가 능숙한 중국어로 나선 지역 현황을 설명합니다.

[북한 가이드 : "(북중 양국은 나선에서) 공동개발관리위원회를 운영하는데요. 그 밑에 중국 독자 기업도 있고 나선 시정부와 합자 형태로 운영되는 기업들도 많아요."]

나선 시찰 행사에 참가한 중국인 투자자들 앞에서 북한 가이드들이 분위기를 띄웁니다.

["꽃 사시요~ 꽃 사시요~ 어여쁜 빨간 꽃~"]

김일성-김정일 부자 사진이 내걸린 선봉역을 지나자, 북한 최대 정유공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1964년부터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 석유 제품을 생산하다가 대북제재로 가동이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북한 가이드 : "1~2년 뒤에 이란, 리비아 등 여러 나라의 원유를 가공할 수 있고요. 여러분 중에서 원유 가공 분야 투자하고 싶은 분이 있으면 가공도 가능해요."]

나선 시내로 들어서자 곳곳에 고층 건물 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설운동장과 체육관 등 주민 편의시설을 갖췄고, 왕복 6차선 도로엔 과속 단속용으로 보이는 카메라도 설치돼 있습니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 부두 운영권을 나눠준 나선항..

[북한 가이드 : "차 왼쪽 건너편이 1번(북한) 부두이고 지금 차가 지나가는 곳은 2번(중국) 부두예요. 차 오른쪽이 3번(러시아) 부두예요."]

북방 물류 거점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대북제재의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수출길이 막힌 북한산 석탄들이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조봉현/IBK경제연구소 북한경제연구센터장 : "기존 가격보다 3분의 1 헐값으로 매각하려고 시도는 하고 있지만, 대북제재로 인해 바이어가 나타나지 않아 석탄 수출길이 막힌 상황입니다."]

현대식 2층 건물에 지난 2013년 문을 연 나진시장...

대부분 중국 제품이 팔리는데 중국 돈으로도 물건을 사고 팝니다.

북측은 지난 달에만 2차례 열린 나선특구 시찰 행사에서 국제무역단지와 공장들을 중국인 투자자들에게 공개했습니다.

[나선 국제상무성 중국측 담당자 : "북한에 투자하고 싶거나 다시 와보고 싶은 분들은 먼저 둘러보시고 저희한테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초청장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제재 속에 투자를 받기가 쉽지는 않지만, 북한은 신의주에도 중국 업체와 공동 운영하는 무역단지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북한의 이런 적극적인 투자 유치 노력은 대북제재로 가중된 경제난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선양에서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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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나선경제특구’를 가다…석탄 산더미 속 투자 유치 안간힘
    • 입력 2019-04-03 21:17:39
    • 수정2019-04-03 22: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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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첫 경제특구인 나선특구에 KBS 취재진이 중국인 투자자들과 함께 들어가, 현재 상황을 촬영했습니다.

대북제재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그래서 더더욱 중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 유치에 노력하는, 상반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선양에서 김명주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북중 접경을 지나 나선 경제특구로 가는 길, 고속도로 입구에 북한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중국인 가이드 : "여기 택시비는 150위안이에요. 4명이 나눠서 요금을 낼 수도 있어요."]

나선 시내까지는 차로 한 시간 남짓...

북한 가이드가 능숙한 중국어로 나선 지역 현황을 설명합니다.

[북한 가이드 : "(북중 양국은 나선에서) 공동개발관리위원회를 운영하는데요. 그 밑에 중국 독자 기업도 있고 나선 시정부와 합자 형태로 운영되는 기업들도 많아요."]

나선 시찰 행사에 참가한 중국인 투자자들 앞에서 북한 가이드들이 분위기를 띄웁니다.

["꽃 사시요~ 꽃 사시요~ 어여쁜 빨간 꽃~"]

김일성-김정일 부자 사진이 내걸린 선봉역을 지나자, 북한 최대 정유공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1964년부터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 석유 제품을 생산하다가 대북제재로 가동이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북한 가이드 : "1~2년 뒤에 이란, 리비아 등 여러 나라의 원유를 가공할 수 있고요. 여러분 중에서 원유 가공 분야 투자하고 싶은 분이 있으면 가공도 가능해요."]

나선 시내로 들어서자 곳곳에 고층 건물 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설운동장과 체육관 등 주민 편의시설을 갖췄고, 왕복 6차선 도로엔 과속 단속용으로 보이는 카메라도 설치돼 있습니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 부두 운영권을 나눠준 나선항..

[북한 가이드 : "차 왼쪽 건너편이 1번(북한) 부두이고 지금 차가 지나가는 곳은 2번(중국) 부두예요. 차 오른쪽이 3번(러시아) 부두예요."]

북방 물류 거점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대북제재의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수출길이 막힌 북한산 석탄들이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조봉현/IBK경제연구소 북한경제연구센터장 : "기존 가격보다 3분의 1 헐값으로 매각하려고 시도는 하고 있지만, 대북제재로 인해 바이어가 나타나지 않아 석탄 수출길이 막힌 상황입니다."]

현대식 2층 건물에 지난 2013년 문을 연 나진시장...

대부분 중국 제품이 팔리는데 중국 돈으로도 물건을 사고 팝니다.

북측은 지난 달에만 2차례 열린 나선특구 시찰 행사에서 국제무역단지와 공장들을 중국인 투자자들에게 공개했습니다.

[나선 국제상무성 중국측 담당자 : "북한에 투자하고 싶거나 다시 와보고 싶은 분들은 먼저 둘러보시고 저희한테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초청장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제재 속에 투자를 받기가 쉽지는 않지만, 북한은 신의주에도 중국 업체와 공동 운영하는 무역단지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북한의 이런 적극적인 투자 유치 노력은 대북제재로 가중된 경제난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선양에서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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