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LA 한인타운 ‘주차 싸움’ 2시간 가까이 대치극 트위터에 생중계…당신은 누구 편?

입력 2019.04.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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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 주차장에서 빈자리를 찾다가 다른 차량과 마주쳐, 주차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경험이 한두 번씩은 있을 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차량 정체가 심하고 또 주차난도 심각한 대표적인 대도시 가운데 하나다.

인구 밀집 지역인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도 마찬가지다.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하다 보니 빨간 선이 쳐진 주차 금지 구역까지 차를 대놓기 일 쑤다.

그런데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도로변 주차 공간을 놓고 차량 두 대가 2시간 가까이 대치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LA 한인타운 '주차 전쟁' 양보 없이 2시간가량 대치…트위터에 중계

지난 2일 저녁,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머라이어 플로레스 씨는 자신의 아파트 앞 맞은편 도로변 주차 공간을 놓고 차량 두 대가 다투는 상황을 목격했다.

은색 차량이 앞에서 후진해 평행 주차를 하려던 검은 차량을 막아선 것이다. 그녀가 목격한 시점은 6시 20분. 20분이 지나도 계속 대치 상태가 이어지자 그녀는 이 상황을 자신의 트위터(@Mrhflrs)에 올려 생중계했다.

플로레스 씨는 "지금 저녁 6시 40분이고 이들은 차 전조등을 켰습니다. 정말 우스꽝스러운 상황입니다."라며 마치 실시간 중계하듯 10초 정도 분량의 영상을 촬영해 5~10분 간격으로 계속 올렸다.

이만하면 누군가 문을 열고 나와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질 법도 하지만, 두 차량 운전자는 차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계속 대치만 했다.

차 안에서 차분하게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찾아보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신경전만 벌였다.

해가 지고 있었지만, 어느 차도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이런 대치 상황은 1시간 40분이 넘게 이어졌다고 한다.

대치 차량이 길을 막고 있어서 지나가던 다른 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화를 내봤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승강이를 벌인 것이다.


'당신은 누구 편?'…SNS에 설문 조사까지 올려

심지어 소셜미디어에선 대치 상황이 생중계되는 동안 두 차량 가운데 당신은 누구 편인지를 묻는 설문 조사까지 올라와 사람들이 편을 나눠 지지의 글을 올리면서 전국적으로 화제가 돼버렸다.

상당수 사람은 뒤에 온 것으로 추정되는 은색 차량이 잘못한 것이라는 글이 많았지만, 먼저 온 검정 차량이 한참 지나쳤다가 다시 후진해온 상황이라면 "이미 지나쳐 버린 주차 공간은 어쩔 수 없다."라면서 은색 차량을 지지하는 글도 올라왔다.

플로레스 씨는 트위터를 통해 "검은색 차량이 먼저 주차공간을 발견했고 뒤로 후진해 주차하려던 찰나에 뒤따라 오던 은색 차량이 곧바로 끼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두 차량은 서로 양보하기를 거부한 채 1시간 넘게 그 상태에서 대치를 이어갔다"면서 "정말 드라마 같은 모습이며, 도로 위를 혼잡하게 해 매우 위험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마지막 남은 주차 공간을 놓고 벌어진 두 차량의 오기 싸움은 결국 거리 주차를 했던 다른 차량이 서둘러 공간을 내주면서 마무리됐다.

두 차가 주차를 할 공간이 만들어졌고, 주차를 한 뒤 운전자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을 때 플로레스 씨는 "은색 차량이 황금을 차지했다."라고 글을 올렸다.

플로레스 씨의 메모지플로레스 씨의 메모지

"당신의 끈기는 고무적…오랜 시간 재미 주어 감사!"

두 차량 운전자의 인종이나 성별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두 차량 운전자는 주차한 뒤에도 한참을 문을 열고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도 내가 먼저 문을 열고 나가면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주차한 뒤에도 서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플로레스 씨는 나중에 두 차량 앞 유리창에 이런 내용의 메모지를 남겼다.

"당신의 끈기는 고무적입니다.

한 시간 반 넘게 재미를 주어 고마워요.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거예요.

이후에 당신과 다른 운전자가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 한인타운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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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06 08:02:11
    특파원 리포트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 주차장에서 빈자리를 찾다가 다른 차량과 마주쳐, 주차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경험이 한두 번씩은 있을 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차량 정체가 심하고 또 주차난도 심각한 대표적인 대도시 가운데 하나다.

인구 밀집 지역인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도 마찬가지다.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하다 보니 빨간 선이 쳐진 주차 금지 구역까지 차를 대놓기 일 쑤다.

그런데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도로변 주차 공간을 놓고 차량 두 대가 2시간 가까이 대치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LA 한인타운 '주차 전쟁' 양보 없이 2시간가량 대치…트위터에 중계

지난 2일 저녁,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머라이어 플로레스 씨는 자신의 아파트 앞 맞은편 도로변 주차 공간을 놓고 차량 두 대가 다투는 상황을 목격했다.

은색 차량이 앞에서 후진해 평행 주차를 하려던 검은 차량을 막아선 것이다. 그녀가 목격한 시점은 6시 20분. 20분이 지나도 계속 대치 상태가 이어지자 그녀는 이 상황을 자신의 트위터(@Mrhflrs)에 올려 생중계했다.

플로레스 씨는 "지금 저녁 6시 40분이고 이들은 차 전조등을 켰습니다. 정말 우스꽝스러운 상황입니다."라며 마치 실시간 중계하듯 10초 정도 분량의 영상을 촬영해 5~10분 간격으로 계속 올렸다.

이만하면 누군가 문을 열고 나와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질 법도 하지만, 두 차량 운전자는 차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계속 대치만 했다.

차 안에서 차분하게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찾아보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신경전만 벌였다.

해가 지고 있었지만, 어느 차도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이런 대치 상황은 1시간 40분이 넘게 이어졌다고 한다.

대치 차량이 길을 막고 있어서 지나가던 다른 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화를 내봤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승강이를 벌인 것이다.


'당신은 누구 편?'…SNS에 설문 조사까지 올려

심지어 소셜미디어에선 대치 상황이 생중계되는 동안 두 차량 가운데 당신은 누구 편인지를 묻는 설문 조사까지 올라와 사람들이 편을 나눠 지지의 글을 올리면서 전국적으로 화제가 돼버렸다.

상당수 사람은 뒤에 온 것으로 추정되는 은색 차량이 잘못한 것이라는 글이 많았지만, 먼저 온 검정 차량이 한참 지나쳤다가 다시 후진해온 상황이라면 "이미 지나쳐 버린 주차 공간은 어쩔 수 없다."라면서 은색 차량을 지지하는 글도 올라왔다.

플로레스 씨는 트위터를 통해 "검은색 차량이 먼저 주차공간을 발견했고 뒤로 후진해 주차하려던 찰나에 뒤따라 오던 은색 차량이 곧바로 끼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두 차량은 서로 양보하기를 거부한 채 1시간 넘게 그 상태에서 대치를 이어갔다"면서 "정말 드라마 같은 모습이며, 도로 위를 혼잡하게 해 매우 위험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마지막 남은 주차 공간을 놓고 벌어진 두 차량의 오기 싸움은 결국 거리 주차를 했던 다른 차량이 서둘러 공간을 내주면서 마무리됐다.

두 차가 주차를 할 공간이 만들어졌고, 주차를 한 뒤 운전자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을 때 플로레스 씨는 "은색 차량이 황금을 차지했다."라고 글을 올렸다.

플로레스 씨의 메모지
"당신의 끈기는 고무적…오랜 시간 재미 주어 감사!"

두 차량 운전자의 인종이나 성별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두 차량 운전자는 주차한 뒤에도 한참을 문을 열고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도 내가 먼저 문을 열고 나가면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주차한 뒤에도 서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플로레스 씨는 나중에 두 차량 앞 유리창에 이런 내용의 메모지를 남겼다.

"당신의 끈기는 고무적입니다.

한 시간 반 넘게 재미를 주어 고마워요.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거예요.

이후에 당신과 다른 운전자가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 한인타운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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