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에 나온 주진형 “‘국민연금이 조양호 해임’은 웃기는 이야기”

입력 2019.04.06 (08:02) 수정 2019.04.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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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은 소액주주와 연기금(국민연금+해외 기관투자자)이 끌어내린 것이다. 데스크나 편집자가 기사 제목을 잘못 붙였다"

20년 만에 대한항공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조양호, 그를 끌어내린 건 국민연금의 힘이었을까. 대다수 언론은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행동 규정)'의 첫 적용 사례로 이번 사건을 바라봤다.

하지만 국정농단 청문회 스타로 꼽히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해 내놓은 대답은 "웃기는 이야기다" 였다. '스튜어드십 코드' 때문이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언론이 모두 오보를 쏟아냈단 얘기일까. 이번 주 'J'에서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바라보는 언론의 이중적 보도 행태를 들여다본다. 또 '연금사회주의' 찬반 논란으로까지 확대된 국민연금의 힘에 대한 진실을 알아본다.


지난 3월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칼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부결되자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 JTBC 모두 당일 저녁 메인뉴스로 6~8건씩 소개했다.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과의 인터뷰까지 비중 있게 실었다. 다음날인 3월 28일 종합 일간지들도 모두 1면 머리기사로 관련 소식을 다뤘다. 그런데 제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뚜렷한 시각차가 드러난다.

총수 첫 퇴출…재벌 자본주의 흔든 '주주혁명'
(경향신문)
'오너 리스크' 끌어내린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일보)
조양호 밀어낸 국민연금, 떨고 있는 294개 기업들
(동아일보)
소액주주 혁명…갑질 총수 첫 해고
(서울신문)
국민연금, 조양호 밀어내다
(세계일보)
재계를 덮친 '국민연금 파워'
(조선일보)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기업오너 첫 경영 퇴진
(중앙일보)
재벌총수, 주주 손에 퇴출당하다
(한겨레)
총수 경영권 첫 박탈…국민연금의 위력
(한국일보)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의 첫 적용사례라는 점을 강조한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중앙일보는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기업오너 첫 경영 퇴진>이라는 기사에서 "재계에선 대한한공 사례를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는 이에 따른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국민연금기금 운영에 있어 정부 입김을 배제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조양호 밀어낸 국민연금, 떨고 있는 294개 기업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흐름에 기업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하는 지분 5% 이상 보유 상장사는 294개다. 국민연금이 정부의 의사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썼다.


'저널리즘 토크쇼 J' 패널로 나선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국민연금이 조양호 씨에 대한 연임을 반대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이명박 정권 시절부터다. 그 이후 한진칼이나 대한항공에 대해 연임의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지속해서 반대를 해왔다. 이번은 과거와 달리 국민연금과 함께 반대표를 던진 다른 소액 주주들의 수가 늘었기 때문에 연임이 부결된 것이다. 상징적으로 의미가 있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부 언론들이) 대단한 일이 벌어진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시작되는 계기를 뿌리째 자르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 고정패널인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도 "의결권 행사는 당연히 해야 하는 최소한의 권리에 해당한다. 의결권 행사는 이미 해야 했던, 그리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건전성을 관리하는 적극적인 개입 정도로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언론은 마치 대단히 새로운 일인 양 보도를 하는 게 문제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에 있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측에 확인해봤다. 기금운용위원회 측은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의 단계별 도입을 의결했다. 2020년에는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목표로 현재 중점관리기업 등을 선정해 감시 기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번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한 것은 기존에도 해오던 의결권 행사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다만, 지난 2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가 스튜어드십 코드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큰 틀에서 해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실패를 '연금사회주의'의 현실화로 보는 언론 보도도 잇따랐다. 지난달 28일 한국경제는 <연금사회주의가 현실로, 충격에 휩싸인 재계>라는 기사를 통해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가 악용되면 주요 기업의 경영권이 취약해지고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라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같은 날 《대한항공 사태…'관제 스튜어드십' 막는 독립성 확보 우선》이라는 사설에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한 자문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다수가 정권 입맛에 맞는 비슷한 성향이다 보니 사실은 경영이 기업을 압박하는 관제 스튜어드십 아니냐는 뒷말이 나올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진형 전 대표는 "연금사회주의는 피터 드러커가 1976년 <더 퍼블릭 인터레스트(THE PUBLIC INTEREST)>에 '펜션 펀드 소셜리즘(Pension fund socialism)'라는 글을 실어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 사회주의라고 한다면, 노동자의 퇴직금을 위해서 적립하는 돈인 연기금이 지금 미국의 자본 시장에서 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으므로 어떤 면에서 노동자가 자본을 갖게 된 것이니 연금사회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분석한 것이다. 피터 드러커가 연기금의 급속한 성장이라고 하는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쓴 표현에 불과한 것이지 이것이 잘못됐다고 말한 적은 없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일종의 '레드 콤플렉스'를 이용하기 위해 쓰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평했다.

J 패널로 나선 변상욱 전 CBS 대기자도 "연금사회주의라는 이름을 내걸고 지금의 사태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조선일보의 경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대한항공은 조선일보와 특수관계에 있는 TV조선의 9.7% 지분을 갖고 있어 3대 주주이다. 조선일보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점점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유착돼 가는 관계가 보여 언론의 씁쓸한 자화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연금사회주의'라고 비판한 일부 언론은 그러나 2015년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앞둔 지난 2015년 7월 조선일보는 《국내 기업 보호 위해 국민연금 백기사 역할론 부상》이라는 기사에서 "국민역금이 해외 투기 자본의 공세에 맞서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백기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도 같은 시기 《국민연금, 삼성물산 합병 백기사로 나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민연금이 외부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에 합병 찬반 결정을 위임하기보다는 직접 투자위원회를 주재해 주도적으로 이번 사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준희 교수는 "이 기사의 논리는 '우리나라 자본인 삼성의 경영권을 외국 투기 자본이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니까 연기금이 나서야 한다'라는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된 언론사 고유의 철학과 가치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해 논리를 선별적으로 가져다 쓰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무엇이 바뀌는 건가요?"


J 고정 패널인 팟캐스트 MC 최욱 씨가 주진형 전 대표에게 물었다. 주진형 전 대표는 "조양호 씨는 대한항공의 지주 회사 격인 한진칼의 대표이사직은 여전히 유지하면서 자회사인 대한항공을 경영할 것이다. 그리고 대한항공의 대표이사가 자기 아들(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고 다른 대표이사(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는 자기 '심복'이다.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라고 대답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오는 7일(일요일) 밤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38회는 《국민연금을 바라보는 언론의 두 얼굴》이라는 주제로 토론이 이뤄진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변상욱 기자, 신지원 KBS 기자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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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에 나온 주진형 “‘국민연금이 조양호 해임’은 웃기는 이야기”
    • 입력 2019-04-06 08:02:12
    • 수정2019-04-12 14:07:04
    저널리즘 토크쇼 J
"조양호 회장은 소액주주와 연기금(국민연금+해외 기관투자자)이 끌어내린 것이다. 데스크나 편집자가 기사 제목을 잘못 붙였다" 20년 만에 대한항공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조양호, 그를 끌어내린 건 국민연금의 힘이었을까. 대다수 언론은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행동 규정)'의 첫 적용 사례로 이번 사건을 바라봤다. 하지만 국정농단 청문회 스타로 꼽히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해 내놓은 대답은 "웃기는 이야기다" 였다. '스튜어드십 코드' 때문이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언론이 모두 오보를 쏟아냈단 얘기일까. 이번 주 'J'에서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바라보는 언론의 이중적 보도 행태를 들여다본다. 또 '연금사회주의' 찬반 논란으로까지 확대된 국민연금의 힘에 대한 진실을 알아본다. 지난 3월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칼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부결되자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 JTBC 모두 당일 저녁 메인뉴스로 6~8건씩 소개했다.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과의 인터뷰까지 비중 있게 실었다. 다음날인 3월 28일 종합 일간지들도 모두 1면 머리기사로 관련 소식을 다뤘다. 그런데 제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뚜렷한 시각차가 드러난다. 총수 첫 퇴출…재벌 자본주의 흔든 '주주혁명' (경향신문) '오너 리스크' 끌어내린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일보) 조양호 밀어낸 국민연금, 떨고 있는 294개 기업들 (동아일보) 소액주주 혁명…갑질 총수 첫 해고 (서울신문) 국민연금, 조양호 밀어내다 (세계일보) 재계를 덮친 '국민연금 파워' (조선일보)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기업오너 첫 경영 퇴진 (중앙일보) 재벌총수, 주주 손에 퇴출당하다 (한겨레) 총수 경영권 첫 박탈…국민연금의 위력 (한국일보)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의 첫 적용사례라는 점을 강조한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중앙일보는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기업오너 첫 경영 퇴진>이라는 기사에서 "재계에선 대한한공 사례를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는 이에 따른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국민연금기금 운영에 있어 정부 입김을 배제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조양호 밀어낸 국민연금, 떨고 있는 294개 기업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흐름에 기업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하는 지분 5% 이상 보유 상장사는 294개다. 국민연금이 정부의 의사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썼다. '저널리즘 토크쇼 J' 패널로 나선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국민연금이 조양호 씨에 대한 연임을 반대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이명박 정권 시절부터다. 그 이후 한진칼이나 대한항공에 대해 연임의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지속해서 반대를 해왔다. 이번은 과거와 달리 국민연금과 함께 반대표를 던진 다른 소액 주주들의 수가 늘었기 때문에 연임이 부결된 것이다. 상징적으로 의미가 있는 첫 발자국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부 언론들이) 대단한 일이 벌어진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시작되는 계기를 뿌리째 자르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 고정패널인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도 "의결권 행사는 당연히 해야 하는 최소한의 권리에 해당한다. 의결권 행사는 이미 해야 했던, 그리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건전성을 관리하는 적극적인 개입 정도로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언론은 마치 대단히 새로운 일인 양 보도를 하는 게 문제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에 있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측에 확인해봤다. 기금운용위원회 측은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의 단계별 도입을 의결했다. 2020년에는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목표로 현재 중점관리기업 등을 선정해 감시 기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번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한 것은 기존에도 해오던 의결권 행사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다만, 지난 2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가 스튜어드십 코드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큰 틀에서 해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실패를 '연금사회주의'의 현실화로 보는 언론 보도도 잇따랐다. 지난달 28일 한국경제는 <연금사회주의가 현실로, 충격에 휩싸인 재계>라는 기사를 통해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가 악용되면 주요 기업의 경영권이 취약해지고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라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같은 날 《대한항공 사태…'관제 스튜어드십' 막는 독립성 확보 우선》이라는 사설에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한 자문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다수가 정권 입맛에 맞는 비슷한 성향이다 보니 사실은 경영이 기업을 압박하는 관제 스튜어드십 아니냐는 뒷말이 나올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진형 전 대표는 "연금사회주의는 피터 드러커가 1976년 <더 퍼블릭 인터레스트(THE PUBLIC INTEREST)>에 '펜션 펀드 소셜리즘(Pension fund socialism)'라는 글을 실어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 사회주의라고 한다면, 노동자의 퇴직금을 위해서 적립하는 돈인 연기금이 지금 미국의 자본 시장에서 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으므로 어떤 면에서 노동자가 자본을 갖게 된 것이니 연금사회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분석한 것이다. 피터 드러커가 연기금의 급속한 성장이라고 하는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쓴 표현에 불과한 것이지 이것이 잘못됐다고 말한 적은 없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일종의 '레드 콤플렉스'를 이용하기 위해 쓰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평했다. J 패널로 나선 변상욱 전 CBS 대기자도 "연금사회주의라는 이름을 내걸고 지금의 사태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조선일보의 경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대한항공은 조선일보와 특수관계에 있는 TV조선의 9.7% 지분을 갖고 있어 3대 주주이다. 조선일보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점점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유착돼 가는 관계가 보여 언론의 씁쓸한 자화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연금사회주의'라고 비판한 일부 언론은 그러나 2015년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앞둔 지난 2015년 7월 조선일보는 《국내 기업 보호 위해 국민연금 백기사 역할론 부상》이라는 기사에서 "국민역금이 해외 투기 자본의 공세에 맞서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백기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도 같은 시기 《국민연금, 삼성물산 합병 백기사로 나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민연금이 외부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에 합병 찬반 결정을 위임하기보다는 직접 투자위원회를 주재해 주도적으로 이번 사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준희 교수는 "이 기사의 논리는 '우리나라 자본인 삼성의 경영권을 외국 투기 자본이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니까 연기금이 나서야 한다'라는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된 언론사 고유의 철학과 가치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해 논리를 선별적으로 가져다 쓰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무엇이 바뀌는 건가요?" J 고정 패널인 팟캐스트 MC 최욱 씨가 주진형 전 대표에게 물었다. 주진형 전 대표는 "조양호 씨는 대한항공의 지주 회사 격인 한진칼의 대표이사직은 여전히 유지하면서 자회사인 대한항공을 경영할 것이다. 그리고 대한항공의 대표이사가 자기 아들(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고 다른 대표이사(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는 자기 '심복'이다.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라고 대답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오는 7일(일요일) 밤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38회는 《국민연금을 바라보는 언론의 두 얼굴》이라는 주제로 토론이 이뤄진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변상욱 기자, 신지원 KBS 기자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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