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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카만 가래침 나오곤 해”…인천공항 수하물 처리 노동자 ‘산재인정’
입력 2019.04.11 (09:01) 취재K
“새카만 가래침 나오곤 해”…인천공항 수하물 처리 노동자 ‘산재인정’
수하물 처리 노동자들 "탄광에서 일하는 것 같아"

컨베이어벨트 여기저기에 검은 먼지가 가득 끼어있습니다. 초록색 바닥에도 먼지가 쌓여있습니다. 인천공항 제1 터미널 지하 1층에 있는 수하물처리시설 현장의 모습입니다.

이곳에서 17년을 일하다 폐암에 걸린 50대 양 모 씨는 최근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한 지 1년 만의 일입니다.

양 씨처럼 공항 지하에서 컨베이어벨트 등 시설을 점검하고 수리하는 업무를 하는 이들은 460여 명입니다. 지난해 4월 양 씨를 비롯해 수하물처리시설 노동자,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공사 조합원들은 현장의 분진이 ‘탄광 수준’이고 양 씨의 폐암이 이같은 작업 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산업재해 신청을 했습니다.

병원 소견서, "고농도 발암성 분진에 노출"

노조에 따르면 양 씨의 폐암을 진단한 인하대 병원은 “기준을 초과하는 고농도 발암성 분진에 노출됐다”는 소견서를 냈습니다. 지난해 6월 노조가 수하물처리시설 노동자 2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분진이 매우 심각하다는 답변이 53.2%에 달했습니다.

15년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정해진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수하물지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목장갑을 써도 손이 새까맣게 되고, 가래침을 뱉어도 새카만 게 나왔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1년 전보다 환기 시간이 늘어나 사정이 조금 나아졌지만, 분진 속 노동은 여전해 노동자들은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해진 지회장은 "폐암이 남의 일이 아니고 위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공사지부 측은 “수하물처리시설 내 먼지로 인한 폐암 발병이 산재로 승인된 것은 처음”이라며 “산재 인정을 계기로 작업환경 개선은 물론 폐암과 관련이 높음에도 공항공사에서 측정하지 않은 미세먼지와 관련된 대책도 원청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천공항, "법적 기준치 미만…환기설비 추가할 것"

한편 인천공항공사측은“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인정은 받았으나, 2018년 4월 이후 3회에 걸쳐 실시한 작업환경측정 결과 수하물처리지역 분진은 법적 기준치 미만으로 검출됐다”면서 “노조측의 요구가 있어 수하물처리지역 내 환기설비를 추가하는 작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새카만 가래침 나오곤 해”…인천공항 수하물 처리 노동자 ‘산재인정’
    • 입력 2019.04.11 (09:01)
    취재K
“새카만 가래침 나오곤 해”…인천공항 수하물 처리 노동자 ‘산재인정’
수하물 처리 노동자들 "탄광에서 일하는 것 같아"

컨베이어벨트 여기저기에 검은 먼지가 가득 끼어있습니다. 초록색 바닥에도 먼지가 쌓여있습니다. 인천공항 제1 터미널 지하 1층에 있는 수하물처리시설 현장의 모습입니다.

이곳에서 17년을 일하다 폐암에 걸린 50대 양 모 씨는 최근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한 지 1년 만의 일입니다.

양 씨처럼 공항 지하에서 컨베이어벨트 등 시설을 점검하고 수리하는 업무를 하는 이들은 460여 명입니다. 지난해 4월 양 씨를 비롯해 수하물처리시설 노동자,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공사 조합원들은 현장의 분진이 ‘탄광 수준’이고 양 씨의 폐암이 이같은 작업 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산업재해 신청을 했습니다.

병원 소견서, "고농도 발암성 분진에 노출"

노조에 따르면 양 씨의 폐암을 진단한 인하대 병원은 “기준을 초과하는 고농도 발암성 분진에 노출됐다”는 소견서를 냈습니다. 지난해 6월 노조가 수하물처리시설 노동자 2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분진이 매우 심각하다는 답변이 53.2%에 달했습니다.

15년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정해진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수하물지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목장갑을 써도 손이 새까맣게 되고, 가래침을 뱉어도 새카만 게 나왔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1년 전보다 환기 시간이 늘어나 사정이 조금 나아졌지만, 분진 속 노동은 여전해 노동자들은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해진 지회장은 "폐암이 남의 일이 아니고 위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공사지부 측은 “수하물처리시설 내 먼지로 인한 폐암 발병이 산재로 승인된 것은 처음”이라며 “산재 인정을 계기로 작업환경 개선은 물론 폐암과 관련이 높음에도 공항공사에서 측정하지 않은 미세먼지와 관련된 대책도 원청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천공항, "법적 기준치 미만…환기설비 추가할 것"

한편 인천공항공사측은“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인정은 받았으나, 2018년 4월 이후 3회에 걸쳐 실시한 작업환경측정 결과 수하물처리지역 분진은 법적 기준치 미만으로 검출됐다”면서 “노조측의 요구가 있어 수하물처리지역 내 환기설비를 추가하는 작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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