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스크바영화제 심사위원장에 김기덕 감독…영화계·여성단체 “반대”

입력 2019.04.11 (11:53) 수정 2019.04.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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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제41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에 김기덕 감독이 위촉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모스크바국제영화제는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고 위원장에 김기덕 감독이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영화제 측은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와 충격적인 비주얼, 그리고 전례 없는 메시지로 관객과 평단 양쪽에서 환영받았다"고 김 감독을 소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영화인과 여성단체들은 "김 감독이 영화 제작 중 배우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피해 증언이 이어져온 상황에서 어떤 사과나 반성 없이 해외 영화제 활동을 지속해선 안될 일"이라며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김 감독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해외 영화제 심사위원장에 위촉된 것은 창작 등 그의 공적인 활동에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며 "어렵게 증언에 나선 여러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영화산업노조 안상길 부위원장은 "제작현장에서 그의 언행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아무런 도의적 해명도 내놓지 않은 채 국제무대에서 활동을 계속하는 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도 "국내 영화 현장에서 인권침해를 저지른 감독이 국제 영화제의 상징적인 자리에 계속해서 초청돼서는 안 된다"라며 "해외 영화제 초청과 관련해 영화계 내 엄격한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달에 열린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개막작으로 초청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한국여성민우회는 영화제 측에 개막작 취소 요구 공문을 보내는 등 반대운동을 벌였고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김 감독은 또 영화 제작 당시 미투 의혹을 폭로한 여성 배우와 이를 보도한 MBC PD 수첩을 상대로도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한때 세계 4대 영화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한 모스크바국제영화제는 1989년 배우 강수연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여우 주연상을, 2003년 장준환 감독이 '지구를 지켜라!'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제41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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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모스크바영화제 심사위원장에 김기덕 감독…영화계·여성단체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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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4-11 14: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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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제41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에 김기덕 감독이 위촉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모스크바국제영화제는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고 위원장에 김기덕 감독이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영화제 측은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와 충격적인 비주얼, 그리고 전례 없는 메시지로 관객과 평단 양쪽에서 환영받았다"고 김 감독을 소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영화인과 여성단체들은 "김 감독이 영화 제작 중 배우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피해 증언이 이어져온 상황에서 어떤 사과나 반성 없이 해외 영화제 활동을 지속해선 안될 일"이라며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김 감독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해외 영화제 심사위원장에 위촉된 것은 창작 등 그의 공적인 활동에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며 "어렵게 증언에 나선 여러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영화산업노조 안상길 부위원장은 "제작현장에서 그의 언행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아무런 도의적 해명도 내놓지 않은 채 국제무대에서 활동을 계속하는 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도 "국내 영화 현장에서 인권침해를 저지른 감독이 국제 영화제의 상징적인 자리에 계속해서 초청돼서는 안 된다"라며 "해외 영화제 초청과 관련해 영화계 내 엄격한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달에 열린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개막작으로 초청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한국여성민우회는 영화제 측에 개막작 취소 요구 공문을 보내는 등 반대운동을 벌였고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김 감독은 또 영화 제작 당시 미투 의혹을 폭로한 여성 배우와 이를 보도한 MBC PD 수첩을 상대로도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한때 세계 4대 영화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한 모스크바국제영화제는 1989년 배우 강수연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여우 주연상을, 2003년 장준환 감독이 '지구를 지켜라!'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제41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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