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확 달라진 북한 TV…첨단 기술 ‘적극’ 활용

입력 2019.04.13 (08:08) 수정 2019.04.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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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TV의 변화상 저희 남북의창에서도 종종 소개를 해드렸는데요.

최근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드론과 다양한 카메라를 이용한 새로운 촬영 기법을 선보이는가 하면 3차원 컴퓨터그래픽까지 방송에 도입하고 있는데요.

프로그램 형식도 다양해지고 등장인물들도 과거와 다르게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합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선 북한 TV의 최근 변화상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방송국 부조종실을 배경으로 뉴스를 전하는 북한 아나운서.

[조선중앙TV : "평양시안의 경공업 공장들에서는 현대화, 국산화, 질 제고의 기치 높이..."]

그리고 아나운서 뒤로 실시간 발생하는 그래픽.

지난달 21일 전파를 탔던 북한 TV뉴스에서 크게 눈길을 끈 부분이다.

기존 하늘색 지구본이 조금씩 움직이는 화면에서 새로운 변화가 시도된 것이다.

이어 5분 정도 이어진 영상물에서는 기존과 달라진 촬영기법들도 다수 발견됐다.

드론을 사용해 높은 곳에서 부감을 찍는 헬리캠과, 유연한 카메라의 움직임을 만드는 스테디캠이 동원된 듯한 영상.

평양 백화점에선 인파로 붐비는 장면을 부각하기 위해 느리게 촬영해 빠른 속도로 보여주는 '타임랩스' 기법이 사용되기도 했다.

기록영화 제작이나 열병식 중계 등 특별한 상황에서나 활용되던 특수 장비가 이제 일상적인 보도 영상에까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민욱/KBS 영상취재부 팀장 : "드론을 사용한 영상이 상당히 많아진 듯한 느낌이 들고요. 드론 이외에도 요즘 핸드헬드하고 짐벌이라고 해서 간단하게 손만 손에 잡고 뭐 다 요즘은 이런, 이런 식으로 어느 정도의 부감이라든가 안정적인 부감이라든가 스테디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그런 장비가 좀 보급된 거 같고 이 장비가 들어감으로써 뭔가 써보고 싶다라는 그런 느낌이 드는지 상당히 많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새로워진 3차원 그래픽 기법도 눈길을 끈다.

공장 컨베이어 벨트 화면에 3차원 그래픽으로 주요 내용을 띄우는가 하면, 신발과 저울 모형으로 구현한 그래픽이 데이터를 시각화 시켰다.

이 같은 기법은 철저하게 계획된 연출에, 숙련된 기술자의 작업이 더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경아/KBS 보도그래픽부 팀장 : "아마 촬영하실 때부터 계획을 세워서 그래픽을 입히겠다는 미리 계획이 선 상태에서 아마 그래픽이 제작된 거 같아요. 적어도 4~5년은 하신 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전 그래픽에서도 3D를 사용하신 걸 보니까 3D 그래픽에 숙련된 분들이 있으신 거 같아요."]

다양해진 화면, 속도감 있는 편집.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구성을 시도하고 있는 북한 TV는 지금 어떤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걸까?

조선중앙TV와 만수대 TV, 룡남산TV, 스포츠TV까지 총 네 개의 채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TV방송.

그중에서도 북한을 대표하는 TV방송은 조선중앙TV다.

1963년 ‘평양텔레비전방송국’으로 개국한 조선중앙TV는 북한 유일의 전국 종합채널로, 위성을 통해 해외로도 송출되고 있다.

1970년, 김일성 주석이 제 5차 당대회에서‘온나라의 텔레비전화’를 강조할 만큼 북한의 정치권력은 조선중앙TV를 체제 선전에 적극 활용해 왔다.

[조선중앙TV : "조선중앙방송을 창설하여 주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방송을 우리식대로 하여 사회주의 완전 승리와 조국통일 세리의 자주화 위업 실현에 참답게 이바지 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당 선전 선동부를 맡으며 조선중앙TV의 방송 내용과 형식까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조선중앙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기록영화 ‘백두의 선군혁명위업을 계승하시여’ : "우리 인민은 또 한분의 백두산 장군, 출중한 위인을 모시는 민족의 행운을 받아 안았습니다."]

집권 초부터 승계의 정당성을 부각하기 위한 기록영화를 주기적으로 제작, 상영했고,

[조선중앙TV :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시험 완전 성공!"]

핵이나 미사일 시험과 같은 중대 사안들도 조선중앙TV를 통해 즉각 보도케 했다.

젊은 권력자의 등장과 함께 조선중앙TV도 상당한 변화를 맞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면상의 변화다.

진행자의 뒤로 들어선 대형 디지털 화면, 정지된 사진 앞에서 진행하던 과거 모습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변화였다.

동영상이나 그래픽이 담긴 이른바 ‘어깨걸이 이펙트’도 김정은 위원장 집권과 함께 등장한 것들이다.

2017년 12월부터는 모든 영상을 HD로 내보내는 등 방송 포맷도 국제적 기준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북한 방송 자체가 발전된 속도로 봐서는 그 정도 수준에 올라갈 시기적으로 됐다라고 판단이 들고요. 왜냐하면 많은 면에서 전반적인 면 수준에서 인프라에서 많은 차이가 날지 몰라도 기본적으로 세계 발전 속도라고 하는 것에 맞춰서 일정 정도 올라간다고 본다면 지금 현재 북한의 방송 정도는 최첨단 방송하고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정 정도 수준에 올라와있다라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연출도 크게 달라졌다.

기성 아나운서들이 스튜디오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보도 형식을 탈피해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중앙TV :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각지 전투장에서 들어온 소식입니다."]

다양한 동선, 대화를 주고받는 듯한 남녀 아나운서의 진행, 여기에 기술적 시스템까지 갖춰지면서 프로그램은 부쩍 세련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론 스튜디오 밖 야외 진행을 통해 생동감을 살리기도 한다.

[조선중앙TV : "그럼 오늘 첫 순서를 앞장서고 있는 기업소들을 소개합시다. 네 그렇게 합시다 그렇게 합시다!"]

리얼리티를 표방한 프로그램이 늘어난 것도 연출 변화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장에 투입되는 방송원도 딱딱했던 틀에서 벗어나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북한 농장원 : "방송원 동지, 이렇게 감자밭 옆에 척 앉아서 감자구이를 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김성광/조선중앙TV 방송원 : "나도 양강도 대홍단, 또 장진 부전에서 감자구이가 특산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장진 땅에 와서 또 감자밭 옆에서 해보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북한 방송원 : "이 지방 사람들은 그 오복을 다 가져온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오복탕을 만들어 먹고는 했는데..."]

방송원이 맛집을 찾아 직접 음식을 맛보고 주변 관광지를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은 우리의 예능 프로그램과도 닮은 모습이다.

이는 시대 흐름에 발맞춤과 동시에, 장마당 등을 통해 외부 방송물을 접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아무래도 연출이라든가 이런 것이 예전처럼 보여줄려고 했었던 부분 외에도 자연스러운 연출 쪽으로 많이 가고 있는 부분들이고요. 그게 우리 같은 경우에도 보면 아마 90년대 들어서 방송에서 NG 모음 같은 걸 방송에 내보냈던 게 있을 거예요. 그게 원래 사실 NG라고 하는 것은 방송이 돼서는 안 되는 부분들인데 방송의 소재로 활용하기 시작을 했었던 것처럼 북한도 정말로 방송 내보낼 것만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방송임을 드러낼려고 하는 것이 최근에 큰 변화라고 할 수가 있죠."]

그러나 새로워진 연출법, 다양화된 촬영 기법에도 사상 주입과 선전선동을 목적으로 하는 북한 방송의 근본은 그대로라는 게 김정은 정권을 경험한 탈북민의 증언이다.

그러다 보니 북한 주민들의 눈길도 한국 드라마나 영화, 음악에 더 치우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송 자체가 최고 지도자의 업적부각에만 치우치다 보니 일부 방송에선 기술적으로 함량 미달의 영상도 여과 없이 방송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민욱/KBS 영상취재부 팀장 : "중간중간에 필수장비인 삼각대 트라이포드를 안 쓰는 듯한 그런 영상도 좀 있어요. 아무래도 이런 영상에 대한 교육이 좀 못 됐다라는 안 됐다라는 생각은 들거든요. 편집이라든가 아마추어적인 편집 같은 게 많이 보여요. 이미지 라인을 안 맞췄다든가..."]

또한 갖추고 있는 기술력에 비해 예술적 균형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도 북한 TV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강경아/KBS 보도그래픽부 팀장 : "기술적인 부분은 비교적 빨리 습득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장비를 산다든지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디자인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디자인 교육을 받아야 되거든요. 디자인적인 세련됨이나 심미적인 부분에서는 아직 많이 부족한 거 같습니다."]

지난 달 보도와는 별도로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국가 소개 영상물이다.

최상의 화질과 생동감 넘치는 영상은 북한 매체의 높은 촬영 수준을 보여줬지만 그 내용은 체제 선전과 최고지자에 대한 찬양으로 채워졌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그 사회가 갖고 있는 문화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은 그 사회가 허용될 수 있는 범위가 있는 것이죠. 북한도 사회주의 주체라고 하는 테두리 안에서 표현에 대한 허용이 늘어나는 부분들이지 그것이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기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들인 거죠. 기본적인 정치성과 관련된 부분들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변화될 내용은 거의 없는거죠."]

집권 이후 각 분야에서 국제적 수준을 강조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북한 TV 역시 형식 면에서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는 있지만 콘텐츠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기에는 아직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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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확 달라진 북한 TV…첨단 기술 ‘적극’ 활용
    • 입력 2019-04-13 08:40:03
    • 수정2019-04-15 10:41:43
    남북의 창
[앵커]

북한 TV의 변화상 저희 남북의창에서도 종종 소개를 해드렸는데요.

최근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드론과 다양한 카메라를 이용한 새로운 촬영 기법을 선보이는가 하면 3차원 컴퓨터그래픽까지 방송에 도입하고 있는데요.

프로그램 형식도 다양해지고 등장인물들도 과거와 다르게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합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선 북한 TV의 최근 변화상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방송국 부조종실을 배경으로 뉴스를 전하는 북한 아나운서.

[조선중앙TV : "평양시안의 경공업 공장들에서는 현대화, 국산화, 질 제고의 기치 높이..."]

그리고 아나운서 뒤로 실시간 발생하는 그래픽.

지난달 21일 전파를 탔던 북한 TV뉴스에서 크게 눈길을 끈 부분이다.

기존 하늘색 지구본이 조금씩 움직이는 화면에서 새로운 변화가 시도된 것이다.

이어 5분 정도 이어진 영상물에서는 기존과 달라진 촬영기법들도 다수 발견됐다.

드론을 사용해 높은 곳에서 부감을 찍는 헬리캠과, 유연한 카메라의 움직임을 만드는 스테디캠이 동원된 듯한 영상.

평양 백화점에선 인파로 붐비는 장면을 부각하기 위해 느리게 촬영해 빠른 속도로 보여주는 '타임랩스' 기법이 사용되기도 했다.

기록영화 제작이나 열병식 중계 등 특별한 상황에서나 활용되던 특수 장비가 이제 일상적인 보도 영상에까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민욱/KBS 영상취재부 팀장 : "드론을 사용한 영상이 상당히 많아진 듯한 느낌이 들고요. 드론 이외에도 요즘 핸드헬드하고 짐벌이라고 해서 간단하게 손만 손에 잡고 뭐 다 요즘은 이런, 이런 식으로 어느 정도의 부감이라든가 안정적인 부감이라든가 스테디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그런 장비가 좀 보급된 거 같고 이 장비가 들어감으로써 뭔가 써보고 싶다라는 그런 느낌이 드는지 상당히 많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새로워진 3차원 그래픽 기법도 눈길을 끈다.

공장 컨베이어 벨트 화면에 3차원 그래픽으로 주요 내용을 띄우는가 하면, 신발과 저울 모형으로 구현한 그래픽이 데이터를 시각화 시켰다.

이 같은 기법은 철저하게 계획된 연출에, 숙련된 기술자의 작업이 더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경아/KBS 보도그래픽부 팀장 : "아마 촬영하실 때부터 계획을 세워서 그래픽을 입히겠다는 미리 계획이 선 상태에서 아마 그래픽이 제작된 거 같아요. 적어도 4~5년은 하신 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전 그래픽에서도 3D를 사용하신 걸 보니까 3D 그래픽에 숙련된 분들이 있으신 거 같아요."]

다양해진 화면, 속도감 있는 편집.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구성을 시도하고 있는 북한 TV는 지금 어떤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걸까?

조선중앙TV와 만수대 TV, 룡남산TV, 스포츠TV까지 총 네 개의 채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TV방송.

그중에서도 북한을 대표하는 TV방송은 조선중앙TV다.

1963년 ‘평양텔레비전방송국’으로 개국한 조선중앙TV는 북한 유일의 전국 종합채널로, 위성을 통해 해외로도 송출되고 있다.

1970년, 김일성 주석이 제 5차 당대회에서‘온나라의 텔레비전화’를 강조할 만큼 북한의 정치권력은 조선중앙TV를 체제 선전에 적극 활용해 왔다.

[조선중앙TV : "조선중앙방송을 창설하여 주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방송을 우리식대로 하여 사회주의 완전 승리와 조국통일 세리의 자주화 위업 실현에 참답게 이바지 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당 선전 선동부를 맡으며 조선중앙TV의 방송 내용과 형식까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조선중앙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기록영화 ‘백두의 선군혁명위업을 계승하시여’ : "우리 인민은 또 한분의 백두산 장군, 출중한 위인을 모시는 민족의 행운을 받아 안았습니다."]

집권 초부터 승계의 정당성을 부각하기 위한 기록영화를 주기적으로 제작, 상영했고,

[조선중앙TV :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시험 완전 성공!"]

핵이나 미사일 시험과 같은 중대 사안들도 조선중앙TV를 통해 즉각 보도케 했다.

젊은 권력자의 등장과 함께 조선중앙TV도 상당한 변화를 맞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면상의 변화다.

진행자의 뒤로 들어선 대형 디지털 화면, 정지된 사진 앞에서 진행하던 과거 모습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변화였다.

동영상이나 그래픽이 담긴 이른바 ‘어깨걸이 이펙트’도 김정은 위원장 집권과 함께 등장한 것들이다.

2017년 12월부터는 모든 영상을 HD로 내보내는 등 방송 포맷도 국제적 기준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북한 방송 자체가 발전된 속도로 봐서는 그 정도 수준에 올라갈 시기적으로 됐다라고 판단이 들고요. 왜냐하면 많은 면에서 전반적인 면 수준에서 인프라에서 많은 차이가 날지 몰라도 기본적으로 세계 발전 속도라고 하는 것에 맞춰서 일정 정도 올라간다고 본다면 지금 현재 북한의 방송 정도는 최첨단 방송하고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정 정도 수준에 올라와있다라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연출도 크게 달라졌다.

기성 아나운서들이 스튜디오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보도 형식을 탈피해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중앙TV :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각지 전투장에서 들어온 소식입니다."]

다양한 동선, 대화를 주고받는 듯한 남녀 아나운서의 진행, 여기에 기술적 시스템까지 갖춰지면서 프로그램은 부쩍 세련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론 스튜디오 밖 야외 진행을 통해 생동감을 살리기도 한다.

[조선중앙TV : "그럼 오늘 첫 순서를 앞장서고 있는 기업소들을 소개합시다. 네 그렇게 합시다 그렇게 합시다!"]

리얼리티를 표방한 프로그램이 늘어난 것도 연출 변화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장에 투입되는 방송원도 딱딱했던 틀에서 벗어나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북한 농장원 : "방송원 동지, 이렇게 감자밭 옆에 척 앉아서 감자구이를 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김성광/조선중앙TV 방송원 : "나도 양강도 대홍단, 또 장진 부전에서 감자구이가 특산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장진 땅에 와서 또 감자밭 옆에서 해보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북한 방송원 : "이 지방 사람들은 그 오복을 다 가져온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오복탕을 만들어 먹고는 했는데..."]

방송원이 맛집을 찾아 직접 음식을 맛보고 주변 관광지를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은 우리의 예능 프로그램과도 닮은 모습이다.

이는 시대 흐름에 발맞춤과 동시에, 장마당 등을 통해 외부 방송물을 접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아무래도 연출이라든가 이런 것이 예전처럼 보여줄려고 했었던 부분 외에도 자연스러운 연출 쪽으로 많이 가고 있는 부분들이고요. 그게 우리 같은 경우에도 보면 아마 90년대 들어서 방송에서 NG 모음 같은 걸 방송에 내보냈던 게 있을 거예요. 그게 원래 사실 NG라고 하는 것은 방송이 돼서는 안 되는 부분들인데 방송의 소재로 활용하기 시작을 했었던 것처럼 북한도 정말로 방송 내보낼 것만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방송임을 드러낼려고 하는 것이 최근에 큰 변화라고 할 수가 있죠."]

그러나 새로워진 연출법, 다양화된 촬영 기법에도 사상 주입과 선전선동을 목적으로 하는 북한 방송의 근본은 그대로라는 게 김정은 정권을 경험한 탈북민의 증언이다.

그러다 보니 북한 주민들의 눈길도 한국 드라마나 영화, 음악에 더 치우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송 자체가 최고 지도자의 업적부각에만 치우치다 보니 일부 방송에선 기술적으로 함량 미달의 영상도 여과 없이 방송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민욱/KBS 영상취재부 팀장 : "중간중간에 필수장비인 삼각대 트라이포드를 안 쓰는 듯한 그런 영상도 좀 있어요. 아무래도 이런 영상에 대한 교육이 좀 못 됐다라는 안 됐다라는 생각은 들거든요. 편집이라든가 아마추어적인 편집 같은 게 많이 보여요. 이미지 라인을 안 맞췄다든가..."]

또한 갖추고 있는 기술력에 비해 예술적 균형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도 북한 TV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강경아/KBS 보도그래픽부 팀장 : "기술적인 부분은 비교적 빨리 습득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장비를 산다든지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디자인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디자인 교육을 받아야 되거든요. 디자인적인 세련됨이나 심미적인 부분에서는 아직 많이 부족한 거 같습니다."]

지난 달 보도와는 별도로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국가 소개 영상물이다.

최상의 화질과 생동감 넘치는 영상은 북한 매체의 높은 촬영 수준을 보여줬지만 그 내용은 체제 선전과 최고지자에 대한 찬양으로 채워졌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그 사회가 갖고 있는 문화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은 그 사회가 허용될 수 있는 범위가 있는 것이죠. 북한도 사회주의 주체라고 하는 테두리 안에서 표현에 대한 허용이 늘어나는 부분들이지 그것이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기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들인 거죠. 기본적인 정치성과 관련된 부분들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변화될 내용은 거의 없는거죠."]

집권 이후 각 분야에서 국제적 수준을 강조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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