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년, ‘기레기’는 사라졌을까?

입력 2019.04.14 (14:03) 수정 2019.04.1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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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이 된다. '세월호' 참사는 언론에 대해 깊은 불신을 남겼고, 기자와 쓰레기를 합성한 '기레기'라는 단어는 국민들의 뇌리에 박혔다. '세월호' 5년을 맞은 지금, '기레기'는 사라졌을까? 만약 지금 대형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한다면 기자들은 '세월호' 참사를 교훈 삼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번 주 <저널리즘 토크쇼 J>(이하 J)는 세월호 5주년 특집으로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채널A 공채 1기 기자로 입사했다 세월호 사태를 겪은 뒤 퇴사한 이명선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2년전 포털에 '나는 왜 종편을 떠났나?'라는 글을 남기며 언론계에 큰 파장을 던졌던 그는 "회의적이다"라고 답했다.

"저는 회의적인 게 제가 그때 채널A 나왔을 때 전혀 잡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갈아 끼울 수 있거든요, 얼마든지. 제가 지금 퇴사한 지 벌써 5년 가까이 되는데 그 사이 정말 많은 기자가 퇴사를 했거든요. 하지만 그 기자들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기자가 들어와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사실 채널A 자체 그리고 보수 종편이 바꿀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시청률에 따라서 광고매출이 더 늘어난다면 채널A와 같은 종편이 굳이 좋은 기사들을 만들어낼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회의적으로 봅니다."


'세월호' 참사 때 4년 차 기자로 반성문을 올렸던 강나루 KBS 기자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는 이번 주 J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오늘 오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던 게 주말에 산불 화재 때문에 저희가, 저희 조직이 지금 계속 국민들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그렇게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세월호 5주기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것도 대형재난이었는데 적절히 대응을 못 한 거고 그리고 저희가 파업을 비롯한 여러 가지 쇄신, 변화의 모습을 한다고는 했지만, KBS가 지금은 잘한다고 박수받거나 칭찬받거나 그런 상황이 아니란 말이죠. 그러니까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비슷한 사고가 났을 때 과거보다는 기자들이 훨씬 더 선의를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해요. 예전처럼 막 정권이 그래도 하라는 대로 하고 이런 부분을 저항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기자들이 많이 있다고는 하지만, 역량이 좀 받쳐져야 한다고 보는데 저희 조직의 어떤 근육이랄까? 이런 대형 참사에 대응하는 KBS의 그 근육이 아직 좀 잘 붙지 않았다, 부족하다 이런 생각이 좀 계속 들더라고요"


J의 고정패널인 정준희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안타까운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조금이라도 괜찮은 기자들이 '기레기' 소리를 듣는 게 제일 안타까워요. 사실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다 생계가 걸려 있고 솔직히 조직 안으로 들어가서 기자 개인이 저널리즘 활동을 수행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 안에서 자기의 일밖에 못 보기 때문에 성찰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죠. 그런데 그 성찰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염치없음을 기억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세월호 희생자인 '예은이 아빠' 유경근 씨는 5년 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며 진실규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지금 저희가 가장 핵심적으로 꼽고 있는 과제가 진상 규명인데 진상 규명의 방법인 거예요. 어떻게 할 거냐. 특조위가 지금 하고 있지만, 잘 아시다시피 이미 우리가 요구했던 수사권이 특조위에 없어서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상당히 많은 것을 밝혀내고 있거든요. 문제는 우리가 궁금해서 알려고 하는 게 아니라, 책임이 있으면 처벌을 해야 하잖아요. 기소를 해야 하고. 그러려면 검찰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특별수사단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하고 청원도 받고 하고 있는데, 참 재미있는 게 우리가 국민 청원을 받습니다. '도와주세요' 그러면 언론사라든가 인터넷 언론도 마찬가지고 '우리는 이런 것들을 같이 공유 못 합니다' 하는 거예요. '왜요?' 그랬더니 '너무 정치적이에요' 이렇게 대답하는 거죠.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저희가 듣는 대답은 항상 똑같아요. 왜 도대체 유가족들은 국민 청원을 통해서라도 검찰에 수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함께 좀 들여다보고 그 의견들을 전달을 해주고 필요하면 토론을 하고 해야 하는데 아직도 그건 유가족들의 주장이라고만 보는 시각이 언론사 내에 굉장히 크다. 그러면서 도대체 무엇을 반성한다고 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예은이 아빠는 진실 규명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생존자 가족들은 <세월호참사 전면재수사를 지시해주기시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진행 중이다. 청원 마감은 이달 28일까지다.
링크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77697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오는 14일(일요일) 밤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39회는 <세월호 5년, 그리고 '기레기'>라는 주제로 토론이 이뤄진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이명선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송수진, 김덕훈, 강나루 KBS 기자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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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5년, ‘기레기’는 사라졌을까?
    • 입력 2019-04-14 14:03:28
    • 수정2019-04-14 14:50:56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는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이 된다. '세월호' 참사는 언론에 대해 깊은 불신을 남겼고, 기자와 쓰레기를 합성한 '기레기'라는 단어는 국민들의 뇌리에 박혔다. '세월호' 5년을 맞은 지금, '기레기'는 사라졌을까? 만약 지금 대형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한다면 기자들은 '세월호' 참사를 교훈 삼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번 주 <저널리즘 토크쇼 J>(이하 J)는 세월호 5주년 특집으로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채널A 공채 1기 기자로 입사했다 세월호 사태를 겪은 뒤 퇴사한 이명선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2년전 포털에 '나는 왜 종편을 떠났나?'라는 글을 남기며 언론계에 큰 파장을 던졌던 그는 "회의적이다"라고 답했다. "저는 회의적인 게 제가 그때 채널A 나왔을 때 전혀 잡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갈아 끼울 수 있거든요, 얼마든지. 제가 지금 퇴사한 지 벌써 5년 가까이 되는데 그 사이 정말 많은 기자가 퇴사를 했거든요. 하지만 그 기자들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기자가 들어와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사실 채널A 자체 그리고 보수 종편이 바꿀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시청률에 따라서 광고매출이 더 늘어난다면 채널A와 같은 종편이 굳이 좋은 기사들을 만들어낼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회의적으로 봅니다." '세월호' 참사 때 4년 차 기자로 반성문을 올렸던 강나루 KBS 기자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는 이번 주 J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오늘 오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던 게 주말에 산불 화재 때문에 저희가, 저희 조직이 지금 계속 국민들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그렇게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세월호 5주기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것도 대형재난이었는데 적절히 대응을 못 한 거고 그리고 저희가 파업을 비롯한 여러 가지 쇄신, 변화의 모습을 한다고는 했지만, KBS가 지금은 잘한다고 박수받거나 칭찬받거나 그런 상황이 아니란 말이죠. 그러니까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비슷한 사고가 났을 때 과거보다는 기자들이 훨씬 더 선의를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해요. 예전처럼 막 정권이 그래도 하라는 대로 하고 이런 부분을 저항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기자들이 많이 있다고는 하지만, 역량이 좀 받쳐져야 한다고 보는데 저희 조직의 어떤 근육이랄까? 이런 대형 참사에 대응하는 KBS의 그 근육이 아직 좀 잘 붙지 않았다, 부족하다 이런 생각이 좀 계속 들더라고요" J의 고정패널인 정준희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안타까운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조금이라도 괜찮은 기자들이 '기레기' 소리를 듣는 게 제일 안타까워요. 사실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다 생계가 걸려 있고 솔직히 조직 안으로 들어가서 기자 개인이 저널리즘 활동을 수행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 안에서 자기의 일밖에 못 보기 때문에 성찰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죠. 그런데 그 성찰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염치없음을 기억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세월호 희생자인 '예은이 아빠' 유경근 씨는 5년 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며 진실규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지금 저희가 가장 핵심적으로 꼽고 있는 과제가 진상 규명인데 진상 규명의 방법인 거예요. 어떻게 할 거냐. 특조위가 지금 하고 있지만, 잘 아시다시피 이미 우리가 요구했던 수사권이 특조위에 없어서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상당히 많은 것을 밝혀내고 있거든요. 문제는 우리가 궁금해서 알려고 하는 게 아니라, 책임이 있으면 처벌을 해야 하잖아요. 기소를 해야 하고. 그러려면 검찰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특별수사단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하고 청원도 받고 하고 있는데, 참 재미있는 게 우리가 국민 청원을 받습니다. '도와주세요' 그러면 언론사라든가 인터넷 언론도 마찬가지고 '우리는 이런 것들을 같이 공유 못 합니다' 하는 거예요. '왜요?' 그랬더니 '너무 정치적이에요' 이렇게 대답하는 거죠.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저희가 듣는 대답은 항상 똑같아요. 왜 도대체 유가족들은 국민 청원을 통해서라도 검찰에 수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함께 좀 들여다보고 그 의견들을 전달을 해주고 필요하면 토론을 하고 해야 하는데 아직도 그건 유가족들의 주장이라고만 보는 시각이 언론사 내에 굉장히 크다. 그러면서 도대체 무엇을 반성한다고 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예은이 아빠는 진실 규명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생존자 가족들은 <세월호참사 전면재수사를 지시해주기시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진행 중이다. 청원 마감은 이달 28일까지다. 링크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77697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오는 14일(일요일) 밤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39회는 <세월호 5년, 그리고 '기레기'>라는 주제로 토론이 이뤄진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이명선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송수진, 김덕훈, 강나루 KBS 기자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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