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人災 ②] “지진 위험 없다”…근거 없는 자신감 왜?

입력 2019.04.16 (07:06) 수정 2019.04.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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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니라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인공지진이라는 믿기 힘든 사실이 지난달 정부 조사 결과에서 밝혀졌습니다. KBS 특별취재팀은 국가적 재난 상황을 불러온 민관 합동 포항 지열발전소 개발 사업의 문제점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중단까지 의혹과 과제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2011년 포항시는 넥스지오와 지열발전 사업 추진을 위한 계약을 체결합니다. 국내 최초의 지열발전소를 건설해 신재생에너지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습니다. 주민들에게는 지열발전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지열발전 과정에서 작은 규모의 지진, 즉 '미소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가장 중요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2년 전 스위스 바젤 지역의 지진이 지열발전소 건설로 유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이를 계기로 학계에서 지진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주거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건설된 포항 지열발전소. 하지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제대로 된 공청회 한 번 없이 사업은 시작됐습니다.

■ '지진'과 '진동'이 같은 개념?

포항 지열발전소는 2010년 'MW(메가와트)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이란 이름의 국책사업으로 추진됐습니다. '지열발전'에 관한 연구개발 과제를 470억대 프로젝트를 투입해 사업화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지열에너지 개발사인 넥스지오 외에도 사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서울대학교 등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포항지열발전 사업단이 작성한 ‘미소진동’ 관리 방안 보고서포항지열발전 사업단이 작성한 ‘미소진동’ 관리 방안 보고서

사업 추진 단계에서 이들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지진'에 대한 언급 대신 눈에 띄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미소진동'입니다. 지열발전 과정에서 암반을 깨기 위해 물을 주입하면 땅이 흔들릴 수 있는데, 이는 미세한 떨림의 수준에 불과한 만큼 '진동'으로 표현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학계에서도 일반적으로 두 개념을 혼용해서 쓴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미소 진동은 지진과는 무관한 바람과 물, 파도 등에 의한 지각의 약한 진동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반면 미소지진(출처: 지구과학사전)은 규모가 1 이상 3 미만으로, 이를 관측함으로써 어떤 지역의 지진 활동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전문가들은 지진과 진동은 학술적으로 구분되는 개념이라고 지적합니다. 이강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은 "진동은 원인 측면에서 보면 반드시 지진이 아니어도 굴착이나 공사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흔들림"이라며 "해외에서도 지열발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작은 규모의 지진은 '미소지진'으로 쓰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합니다.

■ 주민 반발 의식…'지진 위험' 축소 의혹

지열발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땅의 흔들림이 미미한 진동 수준에 불과하다면서도 어찌 된 일인지 사업단은 스위스 바젤 사례를 참고한 위험관리 방안을 제시합니다. 바젤 프로젝트가 지진 유발을 예측하거나 방지하지 못해 중단된 만큼 체계적으로 관리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포항은 마치 지진 위험으로부터 굉장히 예외적인 지역인 것처럼 서술합니다. 만약을 위해 관리방안을 만들긴 하지만, 포항에서 지진 발생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정 지었습니다.

이미지 분석을 통해 유추한 포항 지역의 지질도, 출처: 포항지열발전사업단 보고서이미지 분석을 통해 유추한 포항 지역의 지질도, 출처: 포항지열발전사업단 보고서

보고서를 볼까요. 사업단은 포항 인근 양산단층에서 과거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3번 발생했지만, 지열발전소 부지는 10km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진이 유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습니다. 정작 주변 지역의 단층 조사는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말입니다.

또 포항의 지질 조건을 고려할 때 다소 큰 규모, 즉 3.0 이상의 미소진동이 발생하더라도 지상에서 느껴지는 세기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합니다.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지진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연관 기사] [뉴스9] 지열발전소 사업자, ‘지진’을 ‘진동’으로…‘지진 위험’ 축소 의혹 (3월 26일)

지진 발생 가능성을 알면서도 굳이 '진동'으로 표현했던 이유는 뭘까요.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연구진과의 통화에서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규모가 크지 않은데 지진이란 말을 쓰면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겠느냐"며 내심 그렇게 해야만 했던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양만재 정부조사연구단 포항 시민대표 자문위원은 "자신들의 연구는 지진의 기준이 되는 규모나 진도 기준으로 해놓고, 정작 사업을 추진할 때는 주민 반대를 의식해 지진을 진동이라고 쓴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 잇따른 미소지진 무시…규모 5.4 인공지진으로

작은 규모의 '미소지진'은 앞으로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매우 중요한 경고 신호였습니다. 하지만 사업단은 이를 번번이 무시했습니다.

[연관 기사] [뉴스9] ‘2016년 12월’ 포항에선 무슨 일이?…‘신호등’ 꺼버린 사업단 (3월 28일)

물 주입이 시작된 2016년 1월, 인근에서 한 달간 규모 1.0 이상 지진이 4차례 납니다. 같은 해 12월 2차 물주입 직후엔 더 심해졌고 처음으로 규모 2.0 이상의 지진까지 납니다. 그러자 나흘 뒤 사업단은 갑자기 지진보고 기준을 바꿉니다. 당초 규모 2.0 이상 지진이 나면 포항시와 산업통상자원부, 기상청, 에너지기술평가원에 모두 보고하게 돼 있었지만, 이 기준을 규모 2.5 이상으로 바꾼 겁니다. 보고도 에너지기술평가원에만 하도록 했고 포항시는 배제했습니다.

포항 지열발전 물주입에 따른 지진 발생과 지진 규모포항 지열발전 물주입에 따른 지진 발생과 지진 규모

물주입과 비례해 지진 규모는 점점 커졌습니다. 1차 물주입 때 규모 1.0 지진이 2차 때는 2.0 지진으로, 3차 물주입 때는 3.1 지진까지 났습니다. 결국, 5번째 물주입 이후 포항에서는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납니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자연지진과 달리 지열발전에서 발생하는 규모 1 이상의 지진은 그 자체로 위험한 신호로 보고 원인을 찾았어야 했다"며 사업단이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지적합니다.

■ 포항 지열발전사업단, 왜 멈추지 못했나

지진 발생 후 가동이 중단된 포항 지열발전소의 모습지진 발생 후 가동이 중단된 포항 지열발전소의 모습

실제로 사업단은 지열발전 과정에서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진 위험성을 과소평가했고, 관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지열발전소 추진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보고서에서 사업단은 "지열발전을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대중의 수용'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합니다. 하지만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주민들과는 소통하지 않았습니다. 사업 추진 당시 지열발전 과정에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학계에서 상식이 됐던 시점이었지만, 정작 주민들은 아무것도 몰랐던 겁니다.

"지진 위험은 없다" 사업단은 자신만만했지만, 이상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됐습니다. 잇따른 경고 신호에도 사업단은 왜 멈추지 못했던 걸까요. 사업이 백지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 지금까지 해온 지열발전 관련 연구들이 통째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발목을 잡은 건 아니었을까요? 진실은 앞으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에서 명백히 밝혀져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포항 지진을 막을 기회는 사실상 여러 차례 있었다며 '골든타임'을 놓친 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지진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업은 가까스로 멈춰 섰지만, 아직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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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수록 人災 ②] “지진 위험 없다”…근거 없는 자신감 왜?
    • 입력 2019-04-16 07:06:04
    • 수정2019-04-17 13:35:24
    취재K
2017년 11월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니라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인공지진이라는 믿기 힘든 사실이 지난달 정부 조사 결과에서 밝혀졌습니다. KBS 특별취재팀은 국가적 재난 상황을 불러온 민관 합동 포항 지열발전소 개발 사업의 문제점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중단까지 의혹과 과제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2011년 포항시는 넥스지오와 지열발전 사업 추진을 위한 계약을 체결합니다. 국내 최초의 지열발전소를 건설해 신재생에너지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습니다. 주민들에게는 지열발전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지열발전 과정에서 작은 규모의 지진, 즉 '미소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가장 중요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2년 전 스위스 바젤 지역의 지진이 지열발전소 건설로 유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이를 계기로 학계에서 지진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주거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건설된 포항 지열발전소. 하지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제대로 된 공청회 한 번 없이 사업은 시작됐습니다.

■ '지진'과 '진동'이 같은 개념?

포항 지열발전소는 2010년 'MW(메가와트)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이란 이름의 국책사업으로 추진됐습니다. '지열발전'에 관한 연구개발 과제를 470억대 프로젝트를 투입해 사업화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지열에너지 개발사인 넥스지오 외에도 사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서울대학교 등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포항지열발전 사업단이 작성한 ‘미소진동’ 관리 방안 보고서
사업 추진 단계에서 이들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지진'에 대한 언급 대신 눈에 띄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미소진동'입니다. 지열발전 과정에서 암반을 깨기 위해 물을 주입하면 땅이 흔들릴 수 있는데, 이는 미세한 떨림의 수준에 불과한 만큼 '진동'으로 표현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학계에서도 일반적으로 두 개념을 혼용해서 쓴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미소 진동은 지진과는 무관한 바람과 물, 파도 등에 의한 지각의 약한 진동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반면 미소지진(출처: 지구과학사전)은 규모가 1 이상 3 미만으로, 이를 관측함으로써 어떤 지역의 지진 활동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전문가들은 지진과 진동은 학술적으로 구분되는 개념이라고 지적합니다. 이강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은 "진동은 원인 측면에서 보면 반드시 지진이 아니어도 굴착이나 공사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흔들림"이라며 "해외에서도 지열발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작은 규모의 지진은 '미소지진'으로 쓰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합니다.

■ 주민 반발 의식…'지진 위험' 축소 의혹

지열발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땅의 흔들림이 미미한 진동 수준에 불과하다면서도 어찌 된 일인지 사업단은 스위스 바젤 사례를 참고한 위험관리 방안을 제시합니다. 바젤 프로젝트가 지진 유발을 예측하거나 방지하지 못해 중단된 만큼 체계적으로 관리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포항은 마치 지진 위험으로부터 굉장히 예외적인 지역인 것처럼 서술합니다. 만약을 위해 관리방안을 만들긴 하지만, 포항에서 지진 발생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정 지었습니다.

이미지 분석을 통해 유추한 포항 지역의 지질도, 출처: 포항지열발전사업단 보고서
보고서를 볼까요. 사업단은 포항 인근 양산단층에서 과거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3번 발생했지만, 지열발전소 부지는 10km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진이 유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습니다. 정작 주변 지역의 단층 조사는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말입니다.

또 포항의 지질 조건을 고려할 때 다소 큰 규모, 즉 3.0 이상의 미소진동이 발생하더라도 지상에서 느껴지는 세기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합니다.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지진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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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 가능성을 알면서도 굳이 '진동'으로 표현했던 이유는 뭘까요.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연구진과의 통화에서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규모가 크지 않은데 지진이란 말을 쓰면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겠느냐"며 내심 그렇게 해야만 했던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양만재 정부조사연구단 포항 시민대표 자문위원은 "자신들의 연구는 지진의 기준이 되는 규모나 진도 기준으로 해놓고, 정작 사업을 추진할 때는 주민 반대를 의식해 지진을 진동이라고 쓴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 잇따른 미소지진 무시…규모 5.4 인공지진으로

작은 규모의 '미소지진'은 앞으로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매우 중요한 경고 신호였습니다. 하지만 사업단은 이를 번번이 무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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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주입이 시작된 2016년 1월, 인근에서 한 달간 규모 1.0 이상 지진이 4차례 납니다. 같은 해 12월 2차 물주입 직후엔 더 심해졌고 처음으로 규모 2.0 이상의 지진까지 납니다. 그러자 나흘 뒤 사업단은 갑자기 지진보고 기준을 바꿉니다. 당초 규모 2.0 이상 지진이 나면 포항시와 산업통상자원부, 기상청, 에너지기술평가원에 모두 보고하게 돼 있었지만, 이 기준을 규모 2.5 이상으로 바꾼 겁니다. 보고도 에너지기술평가원에만 하도록 했고 포항시는 배제했습니다.

포항 지열발전 물주입에 따른 지진 발생과 지진 규모
물주입과 비례해 지진 규모는 점점 커졌습니다. 1차 물주입 때 규모 1.0 지진이 2차 때는 2.0 지진으로, 3차 물주입 때는 3.1 지진까지 났습니다. 결국, 5번째 물주입 이후 포항에서는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납니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자연지진과 달리 지열발전에서 발생하는 규모 1 이상의 지진은 그 자체로 위험한 신호로 보고 원인을 찾았어야 했다"며 사업단이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지적합니다.

■ 포항 지열발전사업단, 왜 멈추지 못했나

지진 발생 후 가동이 중단된 포항 지열발전소의 모습
실제로 사업단은 지열발전 과정에서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진 위험성을 과소평가했고, 관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지열발전소 추진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보고서에서 사업단은 "지열발전을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대중의 수용'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합니다. 하지만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주민들과는 소통하지 않았습니다. 사업 추진 당시 지열발전 과정에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학계에서 상식이 됐던 시점이었지만, 정작 주민들은 아무것도 몰랐던 겁니다.

"지진 위험은 없다" 사업단은 자신만만했지만, 이상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됐습니다. 잇따른 경고 신호에도 사업단은 왜 멈추지 못했던 걸까요. 사업이 백지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 지금까지 해온 지열발전 관련 연구들이 통째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발목을 잡은 건 아니었을까요? 진실은 앞으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에서 명백히 밝혀져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포항 지진을 막을 기회는 사실상 여러 차례 있었다며 '골든타임'을 놓친 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지진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업은 가까스로 멈춰 섰지만, 아직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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