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식 ‘나홀로’ 불참한 한국당…안산 대신 인천 찾은 이유는?

입력 2019.04.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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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세월호 5주기 기억식…한국당만 '나 홀로' 불참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꼭 5년이 된 오늘(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다섯번째 세월호 참사 기억식이 거행됐습니다.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주관한 이날 추도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 자리에 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인천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식에 참석했습니다.

250명에 이르는 단원고 학생 희생자들의 유가족이 주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일반인 희생자 43명의 유가족으로 꾸려진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각각 안산과 인천에서 따로 추모 행사를 치러왔습니다.

정치권 인사들은 아무래도 희생자 대다수가 속한 가족협의회 주관 안산 추도식에 주로 참석해왔지만, 한국당 지도부는 유독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한국당 지도부, 세월호 3주기·4주기에도 추도식 불참

지난해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4주기 추도식엔 여야 4당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반면, 한국당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2년 전 3주기 추도식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는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는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주요 대선주자들이 모두 참석해 추도사를 했지만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홍준표 후보는 세월호 추도식 불참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권에서 세월호 사건을 얼마나 많이 울궈먹었냐, 3년이 지났는데 세월호 희생자들을 더 이상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홍 후보의 이런 발언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한국당이 느끼는 불편한 속내를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의 결정적 단초가 됐던 세월호 참사는 한국당 입장에선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과도 같은 기억이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 책임자 명단' 오른 황교안 대표…인천서도 야유받아

한국당의 '세월호 트라우마'는 현재 진행형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세월호 관련 검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으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꼽은 처벌 대상 정부 책임자 18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가족협의회가 주관하는 안산 세월호 5주기 기억식에 황교안 대표가 불참한 데에는 이런 배경 역시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안산이 아닌 인천이었지만, 그래도 한국당 지도부로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세월호 추도식에 참석한 황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사고 당시 지난 정부에 몸담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을 담아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5년간 4월 16일은 상처와 아픔으로만 기억되어 왔지만 이제 4월 16일이, 대한민국 안전이 거듭난 날로 우리 국민 모두가 서로의 아픔을 보듬은 따뜻한 날로 새롭게 기억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물러가라', '세월호 책임자를 비호하는 적폐를 청산하자'는 고성과 야유가 터져나왔습니다.

어제와 오늘 논란이 된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 비난 글 때문입니다.

황 대표는 추도식 참석 뒤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에 대해 "부적절하고 국민 정서와 어긋나는 표현을 했다"며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세월호 5주기에 터져나온 막말 논란…한국당, 윤리위 소집

황 대표의 발언 이후 한국당은 중앙윤리위를 소집해 두 사람의 징계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 대표는 사죄와 함께 서로의 아픔을 보듬자고 말하는데, 정작 당내에선 "징하게 해 처먹는다", "그만 좀 우려먹으라"는 막말이 터져 나오는 상황.

세월호 유가족들이 한국당의 진짜 속내가 무엇이냐고 묻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리고 이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한국당 지도부의 '나 홀로 추도식 불참'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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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기억식 ‘나홀로’ 불참한 한국당…안산 대신 인천 찾은 이유는?
    • 입력 2019-04-16 18:13:49
    취재K
안산 세월호 5주기 기억식…한국당만 '나 홀로' 불참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꼭 5년이 된 오늘(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다섯번째 세월호 참사 기억식이 거행됐습니다.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주관한 이날 추도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 자리에 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인천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식에 참석했습니다.

250명에 이르는 단원고 학생 희생자들의 유가족이 주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일반인 희생자 43명의 유가족으로 꾸려진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각각 안산과 인천에서 따로 추모 행사를 치러왔습니다.

정치권 인사들은 아무래도 희생자 대다수가 속한 가족협의회 주관 안산 추도식에 주로 참석해왔지만, 한국당 지도부는 유독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한국당 지도부, 세월호 3주기·4주기에도 추도식 불참

지난해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4주기 추도식엔 여야 4당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반면, 한국당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2년 전 3주기 추도식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는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는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주요 대선주자들이 모두 참석해 추도사를 했지만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홍준표 후보는 세월호 추도식 불참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권에서 세월호 사건을 얼마나 많이 울궈먹었냐, 3년이 지났는데 세월호 희생자들을 더 이상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홍 후보의 이런 발언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한국당이 느끼는 불편한 속내를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의 결정적 단초가 됐던 세월호 참사는 한국당 입장에선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과도 같은 기억이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 책임자 명단' 오른 황교안 대표…인천서도 야유받아

한국당의 '세월호 트라우마'는 현재 진행형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세월호 관련 검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으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꼽은 처벌 대상 정부 책임자 18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가족협의회가 주관하는 안산 세월호 5주기 기억식에 황교안 대표가 불참한 데에는 이런 배경 역시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안산이 아닌 인천이었지만, 그래도 한국당 지도부로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세월호 추도식에 참석한 황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사고 당시 지난 정부에 몸담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을 담아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5년간 4월 16일은 상처와 아픔으로만 기억되어 왔지만 이제 4월 16일이, 대한민국 안전이 거듭난 날로 우리 국민 모두가 서로의 아픔을 보듬은 따뜻한 날로 새롭게 기억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물러가라', '세월호 책임자를 비호하는 적폐를 청산하자'는 고성과 야유가 터져나왔습니다.

어제와 오늘 논란이 된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 비난 글 때문입니다.

황 대표는 추도식 참석 뒤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에 대해 "부적절하고 국민 정서와 어긋나는 표현을 했다"며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세월호 5주기에 터져나온 막말 논란…한국당, 윤리위 소집

황 대표의 발언 이후 한국당은 중앙윤리위를 소집해 두 사람의 징계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 대표는 사죄와 함께 서로의 아픔을 보듬자고 말하는데, 정작 당내에선 "징하게 해 처먹는다", "그만 좀 우려먹으라"는 막말이 터져 나오는 상황.

세월호 유가족들이 한국당의 진짜 속내가 무엇이냐고 묻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리고 이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한국당 지도부의 '나 홀로 추도식 불참'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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